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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정택운] 정략결혼? 07 | 인스티즈






07



사랑 없는 입맞춤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오롯이 본능으로만 이뤄진 행위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뜨겁게 엉겨드는 욕망들 사이에서 우리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숨 막히게 밀려들어오는 애증이라는 감정과 알 수 없는 그의 눈빛 틈에서 그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만해"



문득 짧아진 그녀의 목소리가 뜨거운 공기를 비집고 그의 귓가를 파고들어.

가까이 다가온 그의 얼굴에, 세게 끌어당기는 그의 손길에 시선을 피했던 은성이는 다시 고개를 들고 택운의 눈을 바라봐.

억지로 손목을 비틀어 빼내는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그녀의 달아오른 손목을 은근슬쩍 훔쳐보며,

택운은 제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더니 이내 평소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



아니, 무표정하다 하기에는 복잡한 표정을 하고 그가 거칠게 돌아서.



제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그가 성큼성큼 방으로 향하고, 은성이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숨을 참아.

얼마 안 가 이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방문이 닫혀.



은성이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달아오른 숨을 내뱉어.

꽁꽁 묶어놓았던 그녀의 심장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요동치고 있어.

그녀가 눈을 꾹- 감고 미간을 찌푸리며 제 가슴에 손을 올려봐.



미쳤다고 그녀는 생각해.



이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속눈썹이 떨린다.



*



알람이 울리지 않는 주말, 창 틈으로 스며들어온 빛에 택운은 손을 뻗어 탁상시계를 확인해.

그가 엎드렸던 몸을 일으키고는 제 검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넘겨.

시간을 확인한 그는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침대 밖으로 다리를 뻗어.

그러다 문득 밀려드는 어젯밤 은성이의 눈빛에 멍하니 한참을 앉아있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억지로 한 결혼이야.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단지 필요에 의하여 시작된 이 계약 관계가 택운은 마음에 들지 않았어.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고, 피할 수 없음을 알았을 때서부터 끝을 생각하기 시작했지.

그러는 와중에 반항 한 번 안 하고 자신과 결혼한 여자를 택운이 어떻게 좋아할 수 있겠어.

이미 몸과 마음 둘 다 다른 곳에 가 있는데 어떻게 그 여자가 고깝지 않을 수 있겠어.



그런대도 자꾸 생각나는 거야.

어젯밤 은성이의 그 눈빛이 밤새도록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거야.

괴롭다 싶을 만큼 진득하게 그에게 눌어붙어 결국에는 선잠에 뒤척이게 만든 거지.

그녀의 그 눈빛이.



마치 자신이 진심 이기라도 하다는 듯한 그 눈빛이.



샤워를 하고 나온 택운은 가벼운 옷을 걸치고는 느지막히 거실로 나서.

문을 열고 나서니 은성이 거실 블라인드를 올려놨는지 집안이 햇살로 가득해.

택운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다 이내 나른하게 부엌으로 걸어가.



아- 참 짜증 나는 여자다.



평소와 다름없이 차려진 아침상을 보며 택운은 생각해.



멍청한 건지 아니면 너무 솔직한 건지 모르겠는 이 여자는.

한결같은 행동들까지 참 넌덜머리나게 진심 같은 이 여자는.



택운은 굳게 닫힌 은성이의 방문을 바라봐.

그녀의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어둠에 기분이 이상했는지 그는 입술을 잘근대다 이내 식탁에 앉아.

차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아직도 온기가 맴돌고 있어.

젓가락을 들고 깨작대던 택운은 어제저녁 그녀의 눈빛이 다시 생각나서 짜증스러운 한숨을 내뱉어.

그러다 고개를 들고 한 번도 마주 앉아 본 적 없는 제 앞자리를 바라보고, 다시 그녀의 방문으로 시선을 옮겨.



한참을 그렇게 바라만 보던 택운이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그러고는 성큼성큼 그 큰 보폭으로 그녀의 방 문 앞에 다가가서는 천천히 문고리를 돌려.



방 문이 열리고 펼쳐진 작은 그녀의 공간.

거실 블라인드는 다 열어놨으면서 자신의 방은 어둠으로 가득하게 내버려 뒀다는 게 택운은 이해가 되지 않아.

깔끔한 책상 위에 올려진 시집도, 잘 깎여 필통에 들어앉은 연필들도 하나같이 낯설기만 해.

그녀의 책장에 빽빽히 꽂혀있는 책들을 바라보다 택운은 이내 그녀의 시집에 손을 대.



팔랑- 팔랑- 주인 없는 방에서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택운은 이내 시집을 덮고는 그녀의 방에서 나와.

매일 집에 있던 은성이 말도 안 하고 사라지자 괜히 어색한 기분이 들어.

그렇다고 그녀와 많은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아침에는 얼굴 보는 일이 많지도 않았고, 퇴근할 때나 돼서야 자신을 기다리는 그녀의 얼굴을

차가운 표정으로 슬쩍 바라본 게 다였으면서 뭐가 그리 이상한지 택운은 제 머리를 긁적거려.

주말에 집에 있는 시간이면 그녀가 다가와 말을 건다는 것을 그는 알아.

매번 흘려듣기 마련인 그녀의 언어들이 뭐였는지 택운은 기억나지도 않아.

다만 웅- 웅- 울리는 그 목소리만 어렴풋이 맴돌 뿐이야.



그런 생각이 들자 택운은 제 자신도 낯설어져버렸는지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방문을 닫아.

거실로 걸어가 소파에 털썩- 앉아 고개를 젖히니 그제야 좀 마음이 편안해져. 



익숙한 벨 소리가 귓가에 들려.



택운은 핸드폰 액정에 뜬 이름을 바라보다 이내 천천히 입꼬리를 올려.

낮에는 잘 전화하지 않는 그녀의 이름이 반짝이고 있어.



그러다 문득 '그래, 이게 맞는 거지' 하는 교만한 생각을 해.



해가 떠 있는 시간보다, 늦은 밤 그녀가 자신을 찾는다는 것을 택운은 알고 있어.

그런데 뭘까, 오늘 이 여우 같은 아가씨가 원하는 게 도대체 뭘까?



몸 말고 다른 게 더 있나?



"여보세요"



"나야, 오늘 만날 수 있어?"



"응"



"잘 됐네, 그럼 한 시에 자주 가던 카페에서 만나"



"그래"



*



은성이는 오늘 오랜만에 외출을 했어.

아침에 홍빈에게 전화해서 점심 약속을 하고, 날씨도 좋아 보이고 해서 일찍 집 밖으로 나왔어.

어느새 봄이 완연해졌는지 가는 길마다 벚꽃이 예쁘게도 피어있고,

숨 쉬는 공간을 가득 매우는 꽃향기와 듣기 좋은 봄 노래들이 귓가에 맴돌아서

그녀는 문득 가만히 멈춰 서서 공기를 들이마시다가 부드러운 바람에 제 머리칼을 맡겨.



"일찍 왔네"



부드러운 그 목소리에 눈을 뜨니 홍빈이 눈앞에 서 있어.

은성이는 놀라서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려.



"너 왜 여기 있어? 여기서 만나기로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산책이나 할까 하고 걷고 있었지. 여기 우리 집 근처잖아"



"아- 맞다, 그러네"



그녀가 그제야 알았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며 배시시 웃어 보여.

홍빈은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서는 가볍게 붉은 입술을 움직여.



"우연치고는 너무 운명적이지"



*



홍빈과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어왔어.

옛날 얘기를 하며 커피를 마시니 은성이는 조금 마음이 편해져서는

어제의 일은 서서히 잊기로 하고 그와의 즐거운 시간을 마음껏 보내고 있었어.

답지 않게 시시콜콜한 말도 많이 하고 불평을 하기도 하고.



홍빈은 그녀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툭- 툭- 던지듯 장난스러운 농담도 내뱉어.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본 다면 둘이 부부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어.

오래된 책의 한 구절과, 그 밑에 그어진 밑줄처럼 자연스러운 두 사람의 소란이 지나가고 있었어.



"오늘 따라 얘기도 잘하고 기분도 좋아 보이네"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봐"



그녀가 레모네이드를 빨대로 저으며 말해.



"흠--"



"왜?"



"아니, 난 나 봐서 좋은 줄 알았지"



"그런 장난 좀 그만하라니까-"



"장난 아니야"



어느새 바닥을 보이는 레모네이드를 가볍게 저어가던 은성이는 문득 내려앉은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눈이 마주치자 꽤나 진지해 보이는 홍빈의 얼굴이 보이고 은성이는 조금 당황한 듯 그를 쳐다봐.

문득 홍빈이 해사하게 웃어 보여. 볼에 특유의 보조개가 벚꽃처럼 피어올라.



"난 장난 아니야"



그가 다시 한 번 그녀에게 말을 해.



"난 너한테 단 한 번도 장난인 적 없었어"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

딸랑- 하고 울리는 카페 문소리.

발소리, 구두 소리, 나른하게 걸어오는.



금세 사랑에 빠지는...



"아주 오래전부터"



*



사랑해 버려요

평범한 사랑을 모르겠죠 난

어차피 사랑에 사랑에 빠지겠죠 난



[장범준 / 사랑에 빠져요 : 금세 사랑에 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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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야생이예여 대박......홍빈아.....택운아...오늘따라 둘다 왜이렇게 맘 설레게해....
8년 전
독자2
구름이에요 이 무슨 운명같은 장난이란말입니까ㅠ 서브남주가 홍빈이ㅠㅠ 잘 읽고 가여
8년 전
독자3
택운이가 긴장타야겠네요 결혼한 여주에게 들이대고 있엉 큽
8년 전
독자4
체리에여!!!헐....택운오빠가여주와홍빈이를보고질투할려는걸까...아님여주가택운오빠랑딴여자를보고맴찢하려는걸까...궁금해여!!!개인적으론전자이길!!!!!!
8년 전
독자5
택운아 조심해!!!그러다 뺏길라...ㅠㅠ
8년 전
독자6
헐... 마지막 에 핑크색으로 가사 나온 거 딱 보는 순간 비지엠에서도 딱 저 구절이 나온...
8년 전
독자7
브금 너무 좋으거 아니에요? 브금 잘까시는 분들보면 부러워요ㅠㅠ
8년 전
독자8
둘 다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택운이는 언제쯤 맘을 열어줄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9
헉... 역시나 홍빈이가ㅠㅠ 택운아 뺏기겠다!
8년 전
독자10
뭔가 택운이에게도 좋은 징조가... 다행이다 홍빈이는 일단 여주를 좋아하는군요..
8년 전
독자11
홍빈이ㅠㅠ너무 아련하다ㅜ홍빈이가 너무 다정해서 택운이가 더 미운느낌...ㅠㅠ
8년 전
독자12
헐 택운이 질투해라!! ㅠㅠ 홍빈이도 너무 설레요ㅜㅜ 여주가 홍빈이랑 결혼했더라면 더 행복했을텐데ㅠㅠ
8년 전
독자13
홍빈아 안도이ㅣㅜㅜㅜㅜㅜㅜㅜ 여주는 택운이꺼야ㅜㅜ
8년 전
독자14
홍빈이 같은 남자가 왜 제게는 없는 거죠?ㅋㅋㅋㅋㅋ
7년 전
독자15
와 홍빈아 ㅠㅠㅠㅠㅠ 설ㄹ렒ㅁ미뉴ㅠㅠ
7년 전
독자16
헐 대박......택운아 여주뺏기기전에 잘해줘라!!
7년 전
독자17
택운아 조심해라..!! 여주한테 좀 잘해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8
으어어ㅏ앙아질투해택운아!!!!!! 홍빈이오ㅑ이렇게 설레게하는거예요우ㅜㅠㅜㅜ 잘읽고가요~
7년 전
독자19
대박 완전 재밌어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20
홍빈아ㅠㅠㅠㅠㅠㅠㅜ
7년 전
독자21
택우니 이제 신경쓰이는거야?근데저나받고 왜나가 왜ㅜㅠ가지마ㅜㅠㅜ홍비나ㅜㅜ홍비니 왜이렇게 설레ㅠㅠ
7년 전
독자22
이제야 보는데 왜 이런글을 이제서야 봤는지 너무 후회되네요ㅜㅜㅜㅜㅜ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7년 전
독자23
세상에 홍빈아ㅠㅠㅠㅠ
7년 전
독자24
음마야 ㅜㅜ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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