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 연애 3 (完) : 센 년과 센 놈이 만나면
욕설 주의. 매우 주의. 화장실 갈 때 읽으세요. 쓰레기입니다.
1. 약속
"나 오늘 약속."
"누구랑."
"아, 몰라. 그냥 전에 알던 사람 몇몇이랑 크루 사람들."
"그냥 전에 알던 사람들이라기엔 누나 표정이 말이 아닌데?"
전정국은 눈치가 빠르다. 마음에 들어.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내가 봐도 죽상인 얼굴이었다. 진짜 가기 싫은데. 전정국은 게임을 하던 휴대 전화를 손에서 잠시 놓더니 왜 그래? 하고 물었다. 됐어, 새끼야…….
"늦게 들어가요?"
"응……."
"자리 끝나면 연락해요. 데리러 갈게."
"스케줄은……."
"비활동기잖아, 비활동기. 누나 가기 싫은 거 알겠으니까 제발 그 죽상인 얼굴 좀 펴요."
그러다 주름 생기면 어떡해? 제법 발칙한 소리를 내뱉는 전정국의 팔뚝을 꼬집었다. 아, 아, 아! 새하얗지도, 까무잡잡하지도 않은 애매한 피부가 빨갛게 물들었다. 그럼에도 전정국은 잘못했다는 소리를 꺼내지 않았다. 나는 넘어갔다. 잘못한 건 아니지. 내 심기를 건드린 건 맞아도. 그나저나 존나 가기 싫다.
"꼰대가 개소리하면 그냥 쌍욕하고 나와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어른이면 예의를 차려야 하지만 꼰대는 예외죠."
전정국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가끔 얘는 말을 너무 잘해서 말문을 막히게 할 때가 있었다. 또, 가끔 얘가 너무 잘생겨서 아무런 말을 못할 때가 있었다.
지금은 둘 다였다. 인정하기 싫은데 그래. 내 표정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언제 갈 거예요?"
"곧 간다, 새끼야."
"어레. 왜 욕질. 듣는 새끼 기분 나쁘네."
"꼬우면 너도 하든가."
"점점 윤기 형 닮아가네요. 둘이 붙어 있지 마."
전정국은 다시 휴대 전화를 쥐고 게임을 했다.
2. 걱정
"형. 오늘 누나 약속 있대요."
"어. 그럴걸."
"표정이 죽상이던데요?"
"응. 그럴 거다, 아마."
"……이쯤이면 무슨 자리인지 말해 줘야 할 거 아니에요."
"네 표정이 '내가 모르는 000 약속을 어째서 네가 알고 있냐' 하고 있는 표정이라서. 나 한 대 칠 기센데."
"아, 뭐."
정곡을 찔린 정국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남준이 태평하게 하품을 했다. 정국은 그런 남준 옆으로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곁에 있던 호석이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였다. 이 미친놈.
"크루 사람 아니라는 그 사람이 누구예요?"
"있어. 데뷔하고 인성 때문에 쫄딱 망했는데, 그 분을 후배들한테 푸는 꼰대 하나."
"……설마 000한테도 그래요, 그 사람?"
"나야 모르지. 데뷔하고 나서 안 만났어. 그 사람이 아이돌 혐오하거든. 내가 말 안 했냐? 그 사람한테 디스곡 선물받았다고."
이런. 정국의 손과 입이 서로를 찾았다. 손톱을 씹는 행위가 리드미컬했다. 박자가 경쾌한 것 같기도 했다. 물론 호석의 입장에서 봤을 때였다. 정국은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보내지 말았어야 하나?"
"아니. 그 인간은 자리에 참석 안 했다고 별 지랄은 다 떨 인간이라."
"아, 그럼 어떡해요."
아이돌 혐오한다면서. 그럼 아이돌인 저랑 사귀는 000은 당연히 그 지랄을 받아 내야 하는 거잖아요! 정국의 외침에 남준은 기지개를 피면서 태평한 소리를 해댔다.
"그거 다 사회생활이야. 000이 그 지랄 못 받아 낼 애도 아니고."
"……."
"왜. 형이 틀린 말이라도 했냐."
"씨발……. 형 진짜 한 대 치고 싶네요……."
정국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3. 너도 와
[야. 김남준.]
양반은 못되네. 한창 00에 대한 말이 오가고 있을 때, 남준은 00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ㅇㅇ.]
[대답을 좀 성의 넘치게 해 봐. 누나 진짜 빡치니까.]
[왜.]
[눈치는 어디다가 팔아먹었어? 나 오늘 그 인간 보러 가잖아. 나 그냥 땅속으로 꺼지고 싶다.]
[땅속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그냥 꺼지시길.]
[너 진짜 그러다가 저승사자랑 하이파이브하고 오는 수가 있어.]
협박도 지같이 해……. 남준의 턱이 앞으로 나왔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뭐긴 뭐야. 너도 오라는 거지. 그 인간이 나한테 쌍욕하면 어떡함?]
[형들이랑 애들이 쉴드쳐 줄 거야.]
[이 개새야. 그럼 너도 내가 쉴드쳐 줄 테니까 빨리 와.]
[ㄴㄴ. 그 인간이 나 죽빵 때리면 어떡함. 넌 여자니까 그래도 때리진 못하겠지만 나는 아니라고.]
[걍 한 대 얻어터져.]
[뚫린 입이라고 막말한다?]
[랩괴물 같은 새끼가. 그 인간이 너 아이돌됐다고 지랄지랄하면 랩괴물이라고 하삼.]
[뒤진다. 어차피 저는 안 가는데요~]
[너 전정국 닮아가니?]
남준의 표정이 삽시간 굳어졌다. 지금 뭐? 전정국?
[입이 참 자유분방하시네요. 그 자유를 속박당하고 싶으신가요?]
[아니. 야. 진짜 진지하게 그 인간이 전정국이랑 나랑 사귀는 데에 있어서 뭐라고 하면 어떡하지? 진짜 너무 빡치잖아. 나 소주잔을 집어던질 수도 있다고.]
"야, 정국아. 너 000이랑 잠깐만 헤어져 있을래?"
"네? 형 개소리 마세요."
[지금 네 남친이 나한테 개소리 말라 그랬다. 나 진짜 너무 빡치니까 너랑 채팅 안 할래.]
[속 좁은 새끼.]
[속 좁은 년.]
더이상 00에게서 오는 메시지는 없었다. 남준은 구겼던 얼굴을 펴 냈다. 와. 내가 이겼어.
4. 기분이 어때요?
"왔냐."
시영이 힘이 빠진 목소리로 00을 반겼다. 00과 시영이 손바닥을 맞부딪혔다. 시영은 00과 같은 크루에 있는 래퍼였다. 요즘 시영은 화보도 찍고 염색도 하고 인지도도 높아지는 추세였다. 오, 연예인이다. 요즘 그렇게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으시다면서요. 00이 장난을 치자 시영이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받아쳤다. 지랄.
"오늘은 연예인 할 때 연 자도 꺼내지 마라."
"그 말을 꺼낼 사람은 나거든."
"그냥 오늘은 둘 다 싸우지 마요."
00과 시영은 가볍게 투닥이는 것을 멈추고 음식점 구석에 널부러진 우성을 바라봤다. 우성은 크루에서의 막내였다.
"어차피 미친개한테 물려서 좆되는 건 똑같으니까……."
시영이 킥킥 웃었다. 00은 우성의 말에 잠시 윤기를 떠올렸다. 윤기의 별명이 미친개인데. 음.
"미친개 말고 다른 걸로 칭해."
"예를 들어?"
"어, 뭐……. 그냥 좆 같은 거에 물리면 좆된다고 하자."
"나쁘진 않네요."
하, 하하, 하하하……. 셋이서 힘 없이 웃었다.
5. 기분이요? 거지 같네요
'그 인간'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 냈다. 그 인간이든, 그 사람이든, 미친개든, 좆 같은 거든……. 그를 칭하는 건 많았지만 아무튼 그가 나타났다. 분위기가 얼어붙었지만 그렇지 않은 척했다. 길시영과 전우성이 한숨을 쉬어댔다. 그러다 오빠들에게 얻어터질 뻔했다.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면 닥치라고. 실제로 그 인간의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툭 치면 울 것 같은 얼굴들이었다. 오빠들, 행운을 빕니다…….
"00아, 오늘 조심해. 저 인간이 너 갈굴지도 모르잖아……."
"언니나 술 많이 마시지 마. 지난번에 구남친한테 전화, 읍!"
"어휴. 언니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착각했나 보다, 예쁜 내 동생. 그치."
아, 우리 크루에는 남자만 득실대는 게 아니었다. 여자도 몇몇 있었다. 비트메이커 언니 하나랑, 나까지 포함해 현직 래퍼 두 명. 총 세 명이네. 남자만 득실대는 거 맞네. 오늘 비트메이커 언니는 뉴욕으로 떠나 버려서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고, 현직 래퍼 언니 한 명은 내 옆에서 꼭 붙어 있었다. 언니 이름은 현주였는데, 우리 크루에서 유일하게 나만 본명인 현주를 부를 수 있게 해 주었다. 비트메이커 언니는 먼저 선수를 치더라. 나 너 본명 안 불러, 하고. 아무튼.
현주 언니는 내 입에 당근을 쑤셔넣었다. 길시영이 웃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열심히 우물대면서 남은 당근을 던졌다. 당근을 맞은 길시영은 오이를 던졌다. 아. 이 새끼가. 옆에서 전우성이 썩은 얼굴을 하고선 말했다.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마요. 나와 길시영이 시무룩해졌다.
"누나."
"왓."
"누나 휴대 전화 번쩍거리는데요. 남자 친구인 것 같은데."
"아, 감사."
전우성의 말에 휴대 전화를 확인했다. 전우성의 말대로 전정국이었다. 전정국도 걱정이 되는지 계속해서 어디냐는 말과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했다. 나는 대충 답을 했다. 여기 M 음식점. 기분? 거지 같아. 전정국은 내 답을 기다린 듯 바로바로 답이 왔다. 밖에서 기다릴게요. 기분은 거지 같다니 다행이네. 기분이 좆 같아지면 바로 뛰쳐나와요. 그럼 내가 보일걸. 내심 기분이 괜찮아졌다. 전정국이 셀카를 보냈다. 입술을 쭉 내민 채였다. 현주 언니는 전정국과의 채팅을 훔쳐보곤 테이블 위로 늘어졌다.
"부럽다. 연하남이 애교도 부려 주고……."
"에엥? 얘네 완전 서로 으르렁대던데?"
"그런 게 묘미지. 서로 쌍욕 날리다가도 사랑해, 하고 애교 부리는 거. 누가 나한테 연하남 하나만 내려 줬으면 좋겠다."
"누나, 연하남 원해요?"
"원하지 그럼."
"여기 있네. 전우성 어때요, 전우성. 애새끼 키우는 맛이 쏠쏠해."
"에라이, 씨팔아."
현주 언니가 킬킬대는 길시영에게 상추를 집어던졌다. 상추는 물기가 가득했다. 그 물기 가득한 상추를 맞았음에도 정신을 못 차린 길시영은 으흐흐 웃어댔다. 쯧. 모지리 같은…….
"어린 애들이 다 여기 있었네."
"……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그럼. 나야 잘 지냈지. 들어 보니까, 00이가 이슈의 중심에 있더라고. 나 깜짝 놀랐다."
'그 인간'의 눈빛이 빛났다. 먹잇감을 물었을 때의 눈빛이었다. 현주 언니도, 길시영도, 전우성도. 긴장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걱정이 한가득 담긴 눈이었다.
나는 한숨이 터져나오려는 걸 꾹 막았다. 그리고 네에, 하는 대답을 뱉어 냈다.
아.
나 좆됐네.
6. 전형적인 개소리
데뷔를 엄청 일찍 했다고 한다. 랩 실력도 괜찮았다. 그러나, 평소 하고 다니는 행실이 가히 쓰레기였다고 했다. 질이 나쁜 사람. 언더그라운드라는 바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다. 기피대상 1호라고.
허세에 가득 찌든 사람이었다. 망한 앨범과 함께 생긴 분노를 후배들을 쪼아대며 푼다는 꼰대라고, 모두 그렇게 입을 모아 말했다.
"솔직히 말이야, 난 네가 아이돌하고 사귈 줄은 몰랐어."
응. 그랬다. 나는 지금 그런 사람한테 공개적인 꼰대짓을 당하고 있었다.
"내가 아이돌 그룹 혐오하는 거 알면서도 아무 말 안 했잖아."
"……."
"뭐, 와꾸 때문이냐? 하긴, 아이돌이라는 새끼들은 얼굴만 반반하면 되는데. 그걸로 돈 벌어먹고 사니까."
속이 끓었다. 크루 사람들이 혀로 입술만 적셨다. 나는 말아쥔 주먹이 하얘진 것만 보고 있었다. 옆에 있는 현주 언니가 내 손을 감쌌다.
"에휴, 씨발. 나도 와꾸만 좀 먹어 주면 돈 조온나게 편하게 버는 건데……. 너도 참 그렇다. 얼굴 반반한 새끼가 누나, 누나 하니까 홀라당 넘어가서는."
"형, 그만하……."
"형이 지금 말하고 있잖아."
상황을 지켜보던 혁우 오빠가 말리려다 말이 댕강, 잘라졌다. 혁우 오빠의 얼굴이 멍했다. 어이없음을 나타 낸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오빠 말은, 너도 이중잣대 같다는 말……."
"오빠."
오빠, 라고 부르는 것도 존나 짜증 나 죽겠다. 이 씨발놈아, 라고 나갈 뻔했다.
"여기 왜 오셨어요?"
"뭐?"
"분위기 다 흐리셨잖아요, 지금. 여기 오빠 초대한 사람 있어요?"
"야. 너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형, 그만하세요. 00이 말 틀린 거 없어요."
"야. 아, 이 새끼들이. 야, 놔 봐."
"에이, 형, 취하셨네, 취하셨어. 들어가세요, 이만."
다시는 오지 마시고. 평소에 성격 좋기로 유명한 재민 오빠가 저런 말까지 하는 거 보면 말 다했지. 재민 오빠가 어딘가로 그 인간을 데리고 나간 뒤 크루 사람들이 나를 토닥였다. 괜찮아? 미안, 오지 말라고 막았어야 했는데.
"그냥 저 가 봐도 돼요?"
"어?"
"기분이 뭐 같아서요."
리더 오빠는 나를 꼭 안아 줬다.
7. 어디야?
00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정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휴대 전화를 부여잡고 내내 00의 연락만 기다리던 정국은 냉큼 그 전화를 받았다. 어, 끝났어요?
"……목소리가 왜 그래."
작업에 한창이던 남준이 정국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반가움으로 차 있던 정국의 얼굴이 금세 걱정으로 가득 찼다. 남준은 한숨을 쉬었다. 작업 때문에 뒤집어 놓았던 휴대 전화를 다급한 손길로 집었다. 역시나 그렇지. 오늘 00에게 있었던 일들이 남준의 휴대 전화 화면으로 피어올랐다. 자신이 다 속상하다며 그 남자를 욕해대는 말들을 대충 눈으로 흝은 남준은 달칵, 문이 닫히는 소리에 다시 뒤를 돌았다.
"야, 전정국!"
정국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작업실 밖으로 나온 정국의 걸음이 점차 빨라졌다. 그냥 걸음에서 빠른 걸음으로, 결국은 뛰는 것으로. 숨이 가빠오는 것도 몰랐다. 그냥 그랬다.
그리고 마침내 00이 알려 주었던 장소에 다다르자─
"……전정국."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00을 만날 수가 있었다.
8. 난 괜찮아. 넌 괜찮아?
"왜 이러고 있어, 위험하게."
"여름이라서 밝아."
"네. 여름이라서 해가 긴 건 맞지만 지금은 어둡네요."
정국의 말에 00이 언뜻 웃었다. 정국은 00의 손을 힘 있게 쥐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무슨 일이었냐고는 묻고 싶지 않았다. 아이돌을 혐오한다는 남준의 말. 그거 하나로 충분히 유추 가능했다. 무엇보다 00이 싫어하니까. 그게 가장 중요했다.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건, 누가 잘못했건, 상황이 어땠건. 최우선이어야 할 것은 00이 그 사람과 그 상황을 싫어한다는 것, 그거 하나였다.
"미안해."
"뭐가요."
"괜한 말 듣게 했어, 내가."
"그 자리에 내가 없었잖아요. 직접적으로 내가 안 들었으니까 됐어."
쓸데없는 걱정 좀 하지 말고. 정국이 00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난 괜찮아요."
"……나도 괜찮아."
"그럼 됐네."
정국이 00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9. 분위기
분위기가 왜 이리 흘러가는지 알 턱이 없었다. 그저 깊어진 밤, 유독 여름밤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00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작업실에 가겠다 고집을 부린 것뿐이었다. 00 혼자 작업실에 두기 걱정되는 정국은 그 뒤를 따랐을 뿐이고.
00은 평소대로 행동했다. 빛이 싫어 은은한 스탠드 하나만 켜 두고 지난번 작업해 두었던 비트를 끝없이 반복해 들었다. 정국은 그런 00을 빤히 관찰했다. 눈을 감고 비트를 감상하는 00이 어여뻐 가까이 다가갔고, 옆에 앉아도 눈치채지 못하길래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아."
짧게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쳤으니까 입술도 마주쳐야지. 근본 같은 건 없는 정국의 논리였다. 그리고 그 논리를 정국은 실행시켰다. 정국이 00의 입술을 앙, 하고 깨물었다 한 번 잘끈 씹었다. 00의 미간에 골이 하나 생겨 났다.
매끄럽게 정국의 혀가 00의 입안을 탐했다. 정국이 하는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다. 군더더기 또한 없었다. 말끔한 행동이었다. 얼굴로 닿는 숨이 너무 뜨거웠다. 녹아 버릴 지경이었다. 젖은 듯한 숨이 닿았다 떨어졌다 하더니 마구잡이로 뒤엉켰다. 휘젓는 혀가 퍽 다정했다.
촉. 물기 있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00과 정국의 입술이 떨어졌다.
"……잠깐만 고개 돌리고 있어 봐요."
"……왜?"
"아, 한 번 더 할 것 같으니까 고개 돌리고 있어요. 배려 중이잖아. 배려받으세요."
"아, 근데 그건 알아?"
"뭘요."
"이미 분위기 다 깨져서 한 번 더는 못할걸."
"……망할."
10. 앞으로 어떡할 거야?
"어떻게 하긴. 잘 사귀어야지."
"응. 그래야지."
"000도 저도 음악 활동 계속 이어갈 테고 연애도 잘할 테고."
"응. 그렇지."
"할 말이 없네."
"응. 없다."
"키스할래?"
"뒤져."
사담 |
본격 완결이라도 위화감 없는 글. 어차피 시리즈물이라서 이렇게 3편으로 우리 배틀 커플이랑 안녕을 하게 됐네요. 이따 올라올 남자 일곱, 여자 하나에서 봐요!
+) 누나와 문자할 때 애교 부린 거 찍어서 보낸 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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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회원, 밑은 비회원. 참고해 주세요. 은갈칰/호비/아망떼/푸후후야/예찬/핀아/카멜리아/푸귀아니/솔트말고슈가/우리사이고멘나사이/달달한비/삐삐걸즈/짐니는나만의연예인/버뚜/민윤기다리털/지니/청보리청/착한공/고딩윤기/만원/현기증/꾹꾸기/올리브/단아한사과/침침한내눈/잠만보/민윤기/리프/방소/라바/사랑현/덮빱/퍼머넌트/이불/윤기윤기/날오/요괴/공주니93/너를위해/융기/전정국오빠/꾸깃꾸깃/프리즈마/망개에이드/방실방실/둥둥이/0328/아이닌/뱁새이/향기/슈볼/뜌/골드빈/새벽밤/Remiel/감귤/라온하제/#침쁘#/흩어지게해/ㅣㄴ굥/다홍/지니위즈/내발가락/여하/짐떡/금요일에만나요/크왕/먀먀/아멜리아/마코/AgustD/뷔밀병기/동상이몽/비비빅/뉴밍뉴밍/단려/1129/내마음의전정쿠키/빵/밍기융기/777/정꾸기냥/듀크/애플릭/미니꾸기/쫑냥/얼음대완간지/망개다/꾸기밥/스타일/오빠미낭낭/돌고돌아서/좋아서그레오 띠리띠리/유루/포뇨/제티♡/2학년/얄루얄루/보노보노/배고프다/찐빵/모닝빵/연서/명탐정코코/뱁새☆/입틀막/밤이죠아/우리사랑방탄/그냥날안아줘/쿠우쿠우/복숭아꽃/자연은알로에/1013/슈멬이/트리플엑스/chouchou/슙/멜팅/0815/퐁퐁/아말카/다을비/소진/지민이랑/니케님사생팬1호/민슈프림/새벽/꽃오징어/동물농장/미스터/백발백뷔/고려대18학번/잘자네아무것도모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