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기회가 주어진다면04
부제: 놀이터
[지켜왔던 과거는 산산이 부셔졌다.
새로 써내려가는 블록버스터 판타지 액션 공포 로맨스 sf 에로는 집어치우고 에러.
이 모든 장르를 섭렵하는 당신의 이야기.
지금 바로 써 내려가시죠.
이상한 점이 있죠?
갑자기 그가 이사를 간다거나, 듣도 보도 못한 등장인물이 나오는 그런 경우 말입니다.
그리고 장난스러웠던 사람이 다정하게 변하고, 당신을 설레게합니다.
이런 경우는 쉽게 이어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입니다.
너무 순탄하게 이어지면 재미없잖아요.
그러면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아침을 즐겁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는 선물입니다.]
시베리아 벌판에서 조카18색깔크레파스로 그림그리는 경우를 봤나. 그리고, 왜 에로가 안돼? 할 수도 있는..(말잇못)
sf는 또 뭐야;; 이제 우주까지 진출하라는 건가?
심술이 나 볼펜을 가져와 종이에 욕을 적는데 갑자기 하나둘씩 지워지기 시작한다.
"이게 무슨 경우야 진짜.. 뒤통수 존나 세게 맞은 느낌이네.."
[욕은 나빠요. 종이가 아야합니다.]
저번에 거울에 써졌던 것처럼 종이에 글씨가 써 내려져갔다.
효과음가지 넣듯 특유의 사각거리는 소리까지 들려 소름이 돋아 종이를 꾸겨 던져버렸다.
멀리 가지 않아 바닥으로 떨어진 종이가 서서히 펴지기 시작했다.
펴진 종이에는 모든 글씨가 지워져 있었고 곧 그에게 큰일이 닥칠 거라는 말만 적혀져 있었다.
설마 과거로 왔는데 민규가 아프다거나, 죽는다거나 그런 개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이거 진짜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가면 히트감이다.
그 전에 누가 이 일을 믿어주기나 할까?
"학교 안 가니!? 지각하겠어!"
"제가 지금 학교를 갈 때가 아닙니다, 어머니. 이 종이를 불태워버리고 재가 되어버린 종이를 변기통에 내려버려야 한다구요."
"얘가 뭐라는 거야.. 여주야 요즘 많이 아프니?"
"엄마 내가 지금 20살이라고 하면 내쫒을 거지?"
"오늘은 학원 쉴래?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래.."
엄마도 안 믿어주는 마당에 누가 믿어주겠어.
내가 겪고 있는 일을 민규한테 말했다간 관종으로 찍힐 걱정까지 안아야 하기 때문에 오늘도 꾹 참아본다.
"장난이지, 장난."
"무슨 장난이 그렇게 심각해?"
"학원은 진짜 쉴 거예요! 딴 말 하기 없기!"
학원 안 간 건 기쁜데 왜 이렇게 마음 한편이 시릴까.
**
학교에 가기 전 빠르게 방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틀고 철벽을 뚫는 방법을 검색해보았다. 제일 위에 뜨는 게 다름 아닌 변기 뚫는 방법이란다;;
그렇다. 난 아침부터 민규의 철벽이 아닌 변기를 뚫는 개 같은 방법을 배웠다.
더 검색해보다 친절하게 대해주면 된다는 한 가지 방법을 얻어냈다. 이제 등교해야지.
"넥타이 했어?"
만나자마자 하는 인사가 오늘도 여전히 못생겼다가 아닌 넥타이 걱정이라니.. 이석민 이번 생은 글러먹었다. 다시 태어나는 걸 추천해줘야겠다.
"석민아 했어가 아닌 했냐?라고 해야지."
"에이.. 여자한테 어떻게 했냐?라고해."
"석민아 나는 여자가 아니야. 남자처럼 대해줘."
"야 ㅇ여주 끝나고 사우나 갈까?"
"미친놈아..!!!!"
"남자처럼 대해달라며. 난 남자한테 이러는데?"
"꺼져.."
"꺼져가 뭐야. 이리와라고 한 번 해봐ㅎㅎ"
"아 말투 왜저래ㅠㅠㅠㅠ 극혐ㅠㅠㅠㅠ"
"극혐이 뭐야?"
와.. 이 때 극혐이란 말도 없었어? 아니 극혐 없이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하면서 살아왔지?
극히 혐오라고 풀어서 말해줘야 하는 친절함을 베풀 때가 온 것 같지만 오늘도 입을 꾹 다문다.
"나도 몰라."
"자기가 써놓고 자기가 모르는 건 무슨 심보래?"
"이제야 이석민같네."
"귀엽게."
"난 간다. 너도 가라."
"약은?"
"응? 무슨 약?"
"약 발랐냐구, 팔꿈치 다친 거 말이야. 쪽지는 봤어?"
"응.."
"진심이니까 꼭 새겨들어."
"꺼져..!"
반 안으로 들어와 머리를 쥐어 싸매고 있는데 누군가 내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준다.
고개를 천천히 들어보는데 승철이가 꿀 떨어지는 얼굴로 날 보고 있었다.
"여기도 문제, 저기도 문제, 내가 문제네."
"야 얼빠진 사람처럼 왜 그러고 서있냐? 아침부터 누가 얼빠지게 해놨어?"
"저기 승철아.. 이런 거 물어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기분 나쁠 수도 있겠으면 물어보질 마."
"아니야 이건 물어봐야 돼. 너 언제부터 우리반이였어?"
"아침부터 기분 확 나빠지게 하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미안.."
"줄 거 있으니까 여기 꼼짝 말고 있어."
자기 자리 쪽으로 걸어가는 승철이를 보다가 도망가기 위해 앞문을 여는데 도망치면 죽는다는 말에 앞문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뭣도 하지말래.
앞문에 기대고 서있던 난 승철이만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급 앞문이 열리며 온몸이 뒤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넘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문을 연 사람을 세게 잡으려는데, 먼저 날 잡아주는 조심스러운 손길에 올렸던 손을 내렸다.
"조심 좀 해."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자 역시 내 예상이 맞았는지 민규가 서있었다.
머릿속엔 친절한미소를 보내라고 했지만 막상 미소를 지으니 억지미소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인사할 거면 차라리 하지 말지."
"민규야!"
"나 귀 안 먹었는데."
물어볼 게 있었는데 김민규의 말에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지금 가장 거슬리는 말이 튀어나왔다.
후회해봤자 이미 늦어버렸으니 친절한 이미지는 포기하는 게 낫겠다.
"요즘 싸가지를 밥 말아먹니?"
"아니. 콩나물국에 밥 말아먹었는데?"
그래. 맞는 말인데 왜 빡치는 거지?
싸가지를 누가 말아먹겠어? 싸가지보다는 콩나물국이 낫지.
"누가 나한테 집중 안 하래."
"그건 또 뭔 인소 같은 말이야."
"그만큼 설렜어?"
"맞다 민규ㅇ.. 어디 갔지?"
"저기."
승철이가 가리키는 손끝에는 우리 반 여자아이와 함께 하하 호호 얘기를 나누는 민규가 있었다.
학교 오자마자 집에 가고 싶네.
"짠."
자기를 보라는 듯이 내 눈 앞에 들이미는 작은 상자를 보며 설마 반지..? 하는 마음에 상자를 열기가 두려워졌다.
떨리는 마음으로 상자를 열자 앙증맞은 캐릭터 대일밴드가 보였다.
"뽀로로..? 언제 적 뽀로로야?"
"그 말 초등학교 앞에서 하잖아? 그대로 2D처럼 납작해지는 거야. 하도 밟혀서."
"아.. 지금은 그럴만하겠네.."
"아오 진짜. 너 생각해서 사온 내가 등신이지."
"누가 싫대!? 잘 쓸게!!"
"진작 그랬어야지."
"근데 왜 상자에 넣었어?"
"그냥 주기엔 모양 빠지잖아. 상자에 넣어서 주니까 설레지?"
답지 않은 캐릭터 밴드를 사온 것도 신기한데 예쁜 상자에까지 넣어온 승철이의 정성에 웃음이 나왔다.
대일밴드를 보며 웃자 내 손에 있던 대일밴드를 가져가는 최승철이다.
"뭐야?"
"이거 사온 건 난데 왜 이걸 보고 있냐? 나를 보면서 웃어야지."
"환장하겠네, 진짜."
"나보고 웃어 얼른."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웃음을 보여주자 같이 억지웃음을 짓더니 상자까지 가져갔다.
이 새끼 겁나 쪼잔 하네.
"와 상자까지.. 너무했네."
"이거 너 말고 내 짝 줄게."
"그러고 보니 내가 다친 거 어떻게 알았어?"
"괜히 말 돌리지마."
"말 돌린 거 아닌데..."
"궁금해?"
고개를 끄덕이자 자기 자리를 가리킨다.
자리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도저히 모르겠어서 최승철을 보자 자기도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아 뭐야."
"눈만 돌려도 너 자리가 보이는 걸 어떡해."
이정도면 미소년시뮬레이션이네.
미소년 시뮬레이션은 고르는 거라도 있지 이건 뭐 선택권도 없고 그냥 고통스러워 죽으라는 건가?
**
"1분단 첫째 줄부터 읽어보자. 한 문장씩 읽고 바로 옆으로 넘어가는 거야."
우리 국어선생님은 항상 이런 식이다. 시키는 거에 미련이 있으신 게 분명하다.
딴 짓을 하다가 혹시라도 그 부분을 못 찾아서 혼나기라도 할까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아이들이 읽는 곳을 따라가고 있었다. 있었는데.
민규차례가 오자마자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취해 정신이 빠져가지고 내 차례가 온 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눈감고 감상이나 쳐하고 있었다.
"ㅇ여주?"
"네!!?"
"멍 때렸으니 넌 두 문장 읽도록."
"네!"
그래서 어디까지 읽었다고?
정신없이 국어책을 보다가 민규가 끝마쳤던 부분이 생각나 간신히 찾아 읽으려하는데 내 목소리보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더 먼저 나왔다.
"어딘지도 몰라?"
"아.."
"뒤에 나가서 수업 들어."
김민규 성격 다음으로 고약한 사람을 꼽자면 난 주저 없이 국어선생님을 고를 것이다.
원래 뒤에서 수업을 들으면 수업 안 듣고 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고로 난 오늘도 뒤에서 수업은 듣지 않고 딴 생각에 빠져 깊은 망상에 빠져있다.
예를 들면 민규와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한 깊은 망상정도? 그렇다. 혼자 설레발 치고 있는 중이다.
"여주야 그래서 화자가 처한 상황은?"
"네..?"
"들여보내려고 했는데.. 아쉽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물론 깊은 상상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결국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업이 끝날 때까지 서서 수업을 들어야 했고, 종이 치자마자 자리에 앉아 아픈 다리를 주물렀다.
주무르다가 민규를 쳐다보는데 답지 않게 공부를 하고있다.
내 기억으로는 이새끼가 펜을 잡을 때는 빙고할 때 밖에 없었는데?
"공부해?"
"보시다시피."
"고마워 덕분에 다리 운동했다."
"지가 못 읽은 거 가지고 남탓 쩌네."
그건 그렇네.
계속 쳐다보자 인상을 쓴 채 나를 보았고 그 모습에 쫄아 먼 산을 바라보았다.
민규에게 무슨 말을 걸까 고민하다가 이번 수업에 대해 말을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화자가 처한 상황이 뭔 줄 알아?"
"몰라"
"알려줄까?"
"아까 모른다며."
"헐 나한테 집중했어? 아까 나 보고 있었지?"
민규는 별 꼴을 다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고 난 또 시무룩해졌다.
표정으로 사람 죽이겠네, 아주.
"알려줄게. 대신 알려주면 오늘 집에 같이가."
"죽을 때까지 안 알아도 되니까 말시키지 마."
"표정 보니까 궁금한 것 같은데?"
"전혀."
"아 민규야ㅠㅠㅠㅠ 나 집갈 때 너무 무서워. 어제는 술 취한 아저씨가 다가와서ㅠㅠㅠ"
"술 취한 아저씨도 사리분별은 하니까 걱정 마."
저 포기할게요.
더 이상은 못해먹겠어요.
여기서 느끼한 석민이와 최큼 무서운 승철이랑 알콩달콩 살면서
천년만년 살아야겠다.
"필기 안했냐?"
"사물함에 올려놓고 필기 할바엔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아! 나 공부 안하는 건 아니야..ㅎ"
"누가 뭐래? 이거 보고 베껴."
나에게 자기 책을 밀어주며 밖으로 나가는 민규였다.
뭐야? 화자가 처한 상황 적었으면서 안다고 말을 하지. 괜히 사람 민망하게.
베끼다가 느낀 건데 내 얘기를 시적으로 적어놓은 줄 알았다. 임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
친구였을 때 민규가 그립긴 하네.
**(민규 시점)
"내일 보자!!"
"응."
"꼭이다!!"
"알았다니까아.."
그녀와 헤어지기 전 마지막 말이었다.
갑작스러운 이사, 생각치도 못한 이별.
전해주지 못한 수십 장의 편지가 우리 집에 가득 쌓여있다.
전해주고 싶은데 그녀는 나를 싫어하니까.
하루 전 날 말한 것도 잊을 정도로 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드디어 그녀를 만났다.
전학간 후에 무슨 일이 있었나 얘기해주려고 했는데 나를 잊은 건지 남 대하듯 대하는 그녀에 의해 서러움이 앞섰다.
엄마한테 한탄하듯 말한 다음날에 저렇게 친절하게 바뀐 걸 보니 백퍼 엄마가 말해준 게 틀림 없다.
괜히 말했네 내가.
**
분명히 잊은 줄 알았다.
그녀가 없을 때는 살만했는데 내 앞에 있으니 알 것 같다. 잊은 게 아니었다.
"어? 승철이다."
내 앞에서 내가 아닌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는 게,
나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인사도 없이 다른 남자한테 간다는 게.
간신히 잊은 내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승철아 왔어?"
굳이 내 앞으로 스쳐 지나가며 내가 아닌 최승철한테로 향한다.
존나 거슬리게승철아, 승철아거리네.
**(다시 여주시점!)
민규 일은 잊고 친구와 신나게 놀다가 집에 가던 길이었다.
오늘도 역시나 술 취한 아저씨들은 넘쳐났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데 누군가 내 팔을 잡았다.
너무 놀라 가방으로 그 사람을 세게 내리치는데 가볍게 가방을 잡고 자길 보라는 듯 얼굴을 들이밀었다.
얼굴을 보고도 난 가방으로 다시 내칠 수 밖에 없었다.
모르는데 어떻게 안 때려요!(feat.조세호)
"오빠야!!"
"오빠..? 나 아는 오빠 없어요!!!"
"너의 오빠는 섭섭하다. 진짜 오빠 없어?"
"친오빠에요..? 숨겨둔 자식이 이제야 밝혀진 건가?"
"역시 일상에 지친 나를 웃겨 주는 건 여주밖에 없구나ㅋㅋㅋㅋㅋ"
이분은 나를 아주 개그우먼 취급하고 있다.
몸개그라도 하면 땅에 누워서 웃을 사람이다 이 사람은.
"저기.. 성함이.."
"뭐야 무섭게. 갑자기 왜 나 처음 보는 사람 보듯 봐?"
"아.. 오빠 알지! 너무 잘 알지~ 어렸을 때 그 뭐지.. 그거!"
"그거?"
"엄마아빠놀이도 하고!"
"응..?"
"안했나!? 다른 오빠랑 헷갈렸나보다!"
"오빠는 너 초등학교 때 처음 만났는데..?"
입이 문제지.
하루에 한명씩 왜 이렇게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는 건지 1도 모를 일이다.
이것도 장애물인가? 장애물 달리기처럼 넘고 지나가면 되는 겁니까?
헛기침을 하고 있는데 주워진 내 가방을 주워 털더니 자기가 매고 나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왜 이래요?"
"왜 이래? 새삼스럽게."
"전 걸을 때 어깨동무 하는 거 질색인데.."
"허리가 시리다. 언제쯤 둘러주려나."
"예?"
내 팔을 자기 허리에 두르더니 만족했다는 듯이 웃는 이 남자는 참으로도 간지 터지는 남자다.
어디서 이렇게 잘생긴 남자를 뽑아오는 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하.. 제 고민 좀 들어주실래요?"
"뭔데?"
"제가 지금 20살이라고 하면 믿을래요?"
"대체 몇 년을 꿇은 거야.. 진짜 섭섭해."
그놈의 섭섭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이마를 짚는데 자기 허리가 휑해진 걸 느꼈는지 이마를 짚은 손을 끌어 자기 허리에 다시 둘러맸다.
하.. 진짜 환장할일.
"그쪽에겐 나는 뭐에요?"
"미래 신붓감? 어머님이 나 홍사위라고 불러주시잖아."
"섭섭씨. 거절하겠습니다."
조용히 팔을 거두고 거리를 두려 극존칭까지 써가며 밀어냈지만 다시 나에게 붙었다.
이 사람 처음 보는데 왜 자꾸 들러붙어? 거머리인가?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 나는 여주!"
"그게 뭐야ㅎㅎ"
"얼른요!"
"나는 지수."
지수라..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아 맞다. 저번에 반말했다가 엄마한테 맞아죽을 뻔 한 그 사람이구나.
"아.. 그분이구나.."
"근데 왜 갑자기 존댓말을 해? 안 어울리게."
그 때 저 멀리서 익숙한 사람이 걸어온다.
저 모델같은 비율은 김민규 간지라고ㅠㅠㅠㅠ
"헐 오빠 저 좀 숨겨주세요!"
"응? 왜?"
"잠시만 뒤에 이러고 있을게요!"
"백허그 하고싶어서? 마음 껏 해."
뒤에 서서 얼굴을 파묻다가 슬쩍 옆을 보는데 민규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못 본 건지 못 본 척 하는 건지 날 보고도 그냥 지나쳤지만.
"왜 그래?"
"..왜 이렇게 꼬이는 거야."
"뭐가? 무슨 고민 있어?"
"아까 고민 있다고 했을 때 섭섭하다면서요. 안 믿어줄 거면 말아요."
"오빠는 믿어줄게. 다 얘기해 봐."
"됐어요."
내가 겪고 있는 일은 그 누구도 이해 못 할 거야.
**
드디어 평일이 지나고 주말이 왔다.
집에있기 답답해 민규와의 추억이 가득했던 곳을 돌아보다가 놀이터 앞에 멈춰 섰다.
그네에 앉아 있다가 지루함에 일어나 다음 곳을 둘러보고 나서야 만족한 듯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와 씻고, 밥 먹고 이것저것 하다가 방에서 휴대폰을 하려고 찾는데 안 보인다.
아까 나가서 칠칠맞게 흘리고 왔나보네.
"잠시 나갔다올게요."
"얼른 들어와."
"네."
어떻게 하면 휴대폰을 놓고올 수 있을까?
왔던 곳을 되돌아가다 놀이터에 도착했다.
그네 밑에 보이는 휴대폰보다 더 눈을 오래 머물게 하는 건 다름 아닌
울고 있는 민규였다.
엉엉어어ㅠㅠㅠㅠㅠㅠㅠ민규아ㅠㅠㅠㅠ
왜 우는거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마 위에서 종이가 말해줬던 큰일이 닥친 것으로 보입니다ㅠㅠㅠㅠㅠ
밍구는 우는 모습도 이쁘네요.. 납치하고싶게..
스탑잇. 그만.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추석 잘 보내셨나요? 전 아주 잘 보냈답니다!!
다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잤죠?
요즘 신알신이 안울린다면서요..?
아직도 안울려요?ㅠㅠㅠㅠㅠㅠㅠ
엉엉엉ㅇ 진실의 신알신아 울려라!
안울리면 일일히 돌아다니며 독자님들께 글을 틀어주고싶네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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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면 [세봉이네하숙집님 여신]이라던가 [세봉이네하숙집님 최고]라던가^^
<다음편 예고>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입을 막고 살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무거나 막 말하는 거 보니.
다음편에서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