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로맨스 B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부승관씨 이따가 권순영씨 오시면 이번 프로젝트 설명이랑 팀원들 통성명 부탁드릴게요"
"에? 그건 원래 팀장님 담당..."
"제가 오늘 많이 바빠서요. 오늘만 좀 부탁드려요"
사실 제가 할 일은 딱히 없는데 바쁘긴 바쁘죠
어떻게하면 프로젝트 기간 동안 권순영과 최대한 안 마주하며 지낼 수 있을지 계산하느라 오랜만에 뇌가 바쁘거든요
쿨하게 살고 싶었는데 어쩌겠어요
솔직히 고백도 제가 했는데 제가 찬 것도 아니고 차이고서 그렇게 따라다녔는데 이건 쿨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당연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요?
곧 온다 권순영이 온다 내 첫 사랑, 첫 고백, 첫 키스 그리고 처음으로 차인. 내 모든 '처음'이란 단어를 가져간 인간
" 팀장님 권순영씨 오셨어요. "
팀장실 문을 열고 석민씨가 사람 좋게 웃으며 해주는 말이 오늘 따라 왜 이리 듣기 싫은 걸까
"네. 들어오세요."
두근 두근 두근 분명 사랑은 아닌 형태인데 어떤 형태인지는 알 수 없는 모양으로 심장이 뛴다.
내 추억 속에 대부분을 차지했던 너라 그런걸까
아니면 너무 보기 싫어서 심장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걸까
슬로우 모션처럼 네가 들어온다
5년 전에 내게 다가오던 네가 겹쳐 보인다
더불어 내게서 뒤돌던 네 모습도 보인다.
우리의 마지막의 너는 너무나 차가운 색으로 물든 뒷 모습이 었는데 내게로 직접 걸어 들어오다니.
1초가 1분처럼 느리게 흐르는데 너는 여전하다
날카로운 눈매도 슈트가 잘 어울리는 탄탄한 몸매도.
단지 항상 염색 중이고 귀엔 피어싱 투성이었던 그때와 달리 머리는 차분한 흑색이 되었고 귀도 빛나지 않는다.
아, 날 보면 항상 찌푸리며
더 날카롭게 올라가던 눈도 오늘은 아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신입으로 들어오게 된 권순영입니다."
"......"
".....?"
"...아, 디자인 팀장 김여주예요. "
날 보며 놀란 눈빛도 반가운 표정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무덤덤 그 자체.
아무렇지 않게 보통의 상사를 대하듯 깍듯이 인사하는 그 모습에 순간 당황해서 말을 잃었다.
권순영이 워낙에 공과 사가 확실한 성격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줄이야
세월이 나에 대한 감정을 흐리게 만들어서 더 이상 내가 권순영 인생에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 인 건가.
옆에서 웃으며 서있는 석민씨에게 눈짓하니 금새 의도를 알아차리고 자리를 비켜준다.
괜히 석민씨를 보냈나.
알 수 없는 정적만이 흐른다.
정말 모르는 사이인 척 무시하고 일 얘기를 해야 할지 아니면 반가운 척 근황을 물어야 할지 내 앞에 웃으며 서있는 권순영은 적응이 너무 안되기에
아니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한 수많은 상황 중에 이 상황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다
"그때 이후로 처음이지 우리?"
"....?"
"오랜만이다 김여주"
"...어 그래. 근데 우리..."
"너 아직도 나 좋아해서 일부로 네 밑으로 넣은 건 아니지?"
".....뭐?"
"아니면 반대로 옛날 일을 복수하려는 목적이라던가,"
"저기 권순영"
"우리 사적인 감정을 공적인 일에 끌어들이지 맙시다,
저랑 어떤 사이인지 소문나면 팀장님만 곤란하잖아요.
사적으로 많이 엮여있는 사이긴 하지만 공적인 일 외에는 대화하는 일도 없었으면 하구요. "
지금 이 자식이 뭐라고 지껄이는걸까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아까의 그 예의 바르던 권순영은 어디로 갔는지 옛날의 그 냉한 권순영으로 그 눈빛 그대로 서 있는데
어째 눈빛이 좀 날 비웃는거 같기도 하고?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몰라도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겠다.
저 자식은 날 여전히 싫어한다
적어도 5년 전 권순영은
이따위의 도끼병에 무개념은 아니였는데
나이를 먹고 군대도 다녀왔다는 놈이 5년 만에 만난 구 여친에게 하는 말이 자뻑질에 협박질?
미치고 팔짝 뛰겠네,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길래 멀쩡하던 놈이 저렇게 뒤틀리고 세상을 부정적으로 지멋대로 바라보는걸까,
" ...5년이나 지났는데 무슨 철 지난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권순영씨 얼굴보기 껄끄러운 사람이니까 사적으로 엮이게 될 일 절대 없을겁니다.
그리고 아는사이라도 회사에선 상사니까
존댓말 사용해주세요."
"...아, 제가 오해했나 보네요 그럼 앞으로 사적인 건 잊고 공적으로 봬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김팀장님"
말려들 뻔 했으나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잘 대처했다.
내 반응에 권순영도 멋쩍었는지 다시 예의바르게 돌아간다.
어째 날 째려보던 눈도 좀 풀린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로 선을 그었으니 이젠 편하게 공적으로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다행이다.
"네 저도 잘 부탁드려요.
이제 나가시면 부승관씨가 팀원들을 소개해줄거예요 그분한테 프로젝트 설명도 들으시면 됩니다."
"네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권순영과 대화하며 느낀건데 인정하기 싫지만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더럽게 멋지구나 넌.
맡은 일은 죽어도 끝을 봐야 되는 성격이고
또 어떤 분야던 못 하는 게 없다.
공부도, 운동도, 미술도, 음악도, 뭐 하나 못 하는 게 없다. 하다못해 연애도 잘한다.
외모도 정석 미남은 아니지만 미치게 매력적이고 그에 맞게 몸매도 섹시하고.
성격도 예의 바르고 다정한 편이고
그래 니가 그렇게 잘났으니 날 그렇게 죽어라 찼겠지
뒤돌아 나가는 권순영을 보며 욕을 읊조리며 째려보고 있는데
순간 뒤를 도는 권순영에 급히 표정관리를 했다
" 아, 노파심에 말씀드리는 건데요"
" ....? "
"참고로 저 여자친구 있습니다."
다 취소다
저 새끼는 성격 상 또라이에
눈만 쫙 찢어진 미친새끼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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