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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로맨스 C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배 아파 배 아파 배가 아파 죽을 것만 같다
나만 보면 냉하게 무표정을 짓거나 비웃는 듯 썩소를 지으면서
꼴에 상사 대접은 해준다고 고개만 까딱하고 지나가는 권순영이
다른 직원들한테는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다.
분명 나랑 몇 년 만에 어색하고 싸가지없는 대면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주일이 지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권순영은 뭔 짓을 한 건지 우리 팀원들은 물론 다른 부서 팀원들과도 친해져 하하호호 거리고 있다.
내가 회사를 다니는 그 긴 시간 내내 어색한 인사만 나누고 지나친 사람들과 대체 어떻게 친해진 건지 보면 볼 수록 얄미워 죽겠다.
게다가 권순영이 입사한 지가 고작 일주일인데
이 회사엔 금사빠들만 모인 건가
여자들이 모였다 하면 권순영, 권순영.
요즘 우리 회사 여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권순영과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라던가,
권순영은 여자친구가 있는가 인 것 같다.
나랑 안면 있는 여 사원들 뿐만 아니라 팀장들까지도 김팀장님네 신입 있잖아요,
어때요? 일 잘하죠? 여자친구는 있데요?
이러고 앉아있는데,
우리 팀 신입 일 잘하는 지 못 하는 지를 댁들이 왜 신경 씁니까,
여자친구 있데요 있답니다.
본인 것도 아닌데 여자친구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실망은 왜 들 하시는지.
지금 입사한 지 일주일 됐는데, 다들 눈이 없으신가요?
쟤 본 모습을 못 봤으니 저러는 거지 다들 기다려봐요 언젠가 권순영의 실체를 보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가게 될 테니.
아무것도 모르는 채 권순영과 대화라도 한번 나눠보려고 난리 치는 여직원들을 보니 회사 꼴이 참 잘 돌아간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와서 나와 꽤 친한 최팀장님네 여직원들도 요즘 본인들 부서엔 왜 신입 사원이 안 들어오냐며 난리를 친다고
주변 일에 관심 없는 승철씨마저
종종 나에게 권순영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권순영씨요?"
" 왜 이리 인기가 갑자기 많아진 건지 나한테 와서 권순영씨랑 친하냐고, 소개 좀 시켜 달라는 직원들이 늘어나서 죽겠어서."
"저한테도 난리던데 소문이 참 빠른가 봐요.
제가 볼 땐 최 팀장님이 훨씬 나은데 다들 이리 보는 눈이 없는지."
"하하, 여주씨가 그리 말해주니 기분 좋네, 우리 팀원들이 모두 나한텐 관심도 없고 권순영 권순영 거려서 우울하던 참이었거든요."
"전 왜 인기가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던데.
그리고 여자친구 있다는 거 같던데."
"다들 기대하던데 여직원들 상심이 커서 어쩌나"
최팀장님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건네는 커피를 받아 드는데
언제부터 거기 있던 건지
권순영이 귀신 마냥 서서 날 노려보며 서있더니
나와 눈이 마주치자 쌩 하니 가버린다
"어? 저 분이 소문의 권순영씨 아닌가?"
"맞아요. 인기 많다고 칭찬 해 준 건데 뭘 째려보고 가는지 하여간."
"응? 작게 말해서 못 들었어요"
"아니예요. 혼잣말이예요.
다음 주부터 프로젝트 시작하는데 지옥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리네요"
"디자인 팀이 프로젝트가 빡세긴 하지. 야근에 밤샘에... 또 회사에서 살겠네 여주씨는."
"항상 그렇죠 뭐. 그래도 끝내고 나면 휴가에 보너스가 있으니 그것만 보며 버티는 거죠"
"프로젝트 잘 끝나면 한 턱 쏘기?"
"당연하죠 응원하고 계세요"
"하하, 기대할게."
승철씨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이렇게 다정하고 얼굴도 잘생겼는데 여직원들은 눈이 삔 건가
최팀장님과 권순영은 비교가 안되는데 왜 이렇게 잘난 남자를 두고 그 싸가지를 좋다고 난리들인지.
곧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밤샘에 야근에 잠은 거의 못 자고
시체로 몇 달을 살아간다고 보면 되지만,
이번엔 권력을 남용해서 권순영을 괴롭힐 생각에 좀 설렌다
사실 권력 남용은 나쁜 짓이지만 쟤가 저렇게 사람을 무시하고 거슬리게 구니 나도 스트레스 받아 죽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복수는 필요하기에,
잘못이 없는데 혼낸다는 게 아니라 잘못한 게 있으면 조금 더 지적을 하겠다는 건데, 그랬는데,
그렇게 마음 먹었는데,
이 다짐을 하고 또 일주일이 지나 갈 동안 내가 권순영에게 시비를 걸 일도, 화를 낼 일도 전혀 없었다.
일할 때는 진정되긴 하지만 대게는 정신 사납게 구는 이석민, 부승관씨나 좀 혼나고 말았지
권순영이 애초에 들어오자마자 팀장 감이었단 소문이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다. 일을 그냥도 아니고 드럽게 잘한다.
"오늘은 다들 퇴근하세요. 이번 주는 해야 할 분량 확보했으니까 다들 푹 쉬시고 다음 주도 바쁠 테니까 체력 관리 잘 하시구,
다음 주에 뵐게요"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봬요 팀장님"
한 주 내내 불이 거의 꺼지지 않던 부서에
한 자리 두 자리 씩 불이 꺼져 간다.
팀장이라서 일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잠도 하나도 못 자고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문제가 생기면 총 책임자는 내가 돼 버리니까,
프로젝트를 할 때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머리도 지끈지끈하고 괜한 걱정들에 잠을 잘 못 이룬다.
그래서 보통은 술을 마시고 잡념이 없어 질 때쯤 잠이 들곤 하는데
역시 오늘도 술이 고파 가볍게 한 잔 하고 자야겠단 생각으로 뒤늦게 천천히 회사를 빠져나와
술집에 앉아 안주를 시키고는 술을 들이키고 있는데,
또 너냐?
내 인생에서 좀 꺼져 주겠니?
가게 입구 근처에 앉은 게 문제였나,
아니면 이 가게에 온 게?
아니면 술을 먹으려고 다짐했던 게?
대체 뭐가 문제이길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권순영과 딱 눈이 마주쳐 버린 걸까.
그리고 그 뒤에 들어오는 여자는 소문이 자자한 그 대단하신 권순영 여자친구 분이신가? 정체 모를 꽤 예쁜 여자와 함께 들어온다.
이 가게에 들어오는 것 까지야 기분 나쁘지만 어쩔 수 없다 치자,
왜 수많은 빈자리 중에 내 옆자리에 앉는 건데?
권순영은 대체 뭔 생각인지
내 옆자리 테이블에 털썩 하고 자리 잡는다.
나보고 서로 불편하기 싫으면
빨리 마시고 꺼지라는 무언의 압박인가.
옆의 권순영이 너무 거슬린다.
미치겠다,
이러면 내가 나갈 줄 알았지?
"이모 소주 두 병 주세요!"
널 보니 별 생각 없던 술이 급 땡긴다.
내 주량은 소주 반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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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용이 무난무난 한 것 같아요 막 자극적이지도 않고 그냥 평범 평범...너무 평범한 건 아닌지 순영이가 좀 더 못되게 굴어야...^^(아닌가여...ㅎ_ㅎ) 오타랑 지적사항 모두 둥글게 부탁드릴게요 독자님과 소통하며 글을 쓰고 싶어서요 하지만 내용은 이미 정해져있어서 내용 관련은 ㅠ_ㅠ 여주가 매일 고구마만 먹진 않을거예요 하지만 언제쯤 고구마를 뱉을지...게다가 이미 베이스가 구질구질이라ㅠ.ㅠ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도 댓없이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암호닉 분들도 너무 감사드려요! 첫 글임에도 초록글을 마구 올라가서 너무 감사하며 글쓰고 있어요ㅠ_ㅠ 너무 지겹거나 뻔한 이야기가 아니도록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암호닉 확인 (제가 빼먹거나 오타낸 것 모두 마구 지적해주세요ㅠ_^ 감사드립니다) [예찬] [칭칭] [눠예쁘다] [기순영결] [느림의 미학] [처캐럿쀼] [덕마랖] [호시탐탐] [아몬드] [순영바] [순영어] [파랑색당근] [민건살] [지지] [옹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