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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벌레 전체글ll조회 836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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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먹었다

여주는 금방이라도 다 쏟아낼 것 같이 울렁이는 속을 몇 번이고 가라앉혔다

침대에 누운 여주는 나가는 석진의 뒤로 손을 흔들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석진이 나갔고 문 밖으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하나다섯-.”

 

점점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에 그제야 여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화장실 문을 닫기도 전에 변기에 머리를 박고 속을 게워냈다들썩이는 몸에 장기가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다 걸러냈다고 생각했는데도 계속 나오는 토악질에 여주가 손이 하얘지도록 변기를 붙잡았다.

 

하아.”

 

속을 게워내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힘겹게 팔을 뻗어 물을 내린 여주가 화장실 타일에 주저앉았다

입을 헹구고 침대로 가야하는데머리는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한참을 화장실에 앉아있던 여주가 몸을 일으켜 입을 헹구고 거울을 바라봤다거울 안으로 핼쑥한 제 얼굴이 보였다.

 

다행이다반장이 없어서.”

 

거울을 보며 힘없이 웃고선 물을 틀어 다시 입을 헹구려 고개를 숙인 사이로 붉은 색이 섞여들었다

여주의 손이 빠르게 물로 코와 입을 닦아냈다살과 물의 마찰음이 크게 울렸다

하지만 세면대에는 여전히 붉은 색이 흐르고 있었다여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쿨럭!”

 


코와 입에서 진한 피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한 손으로 막는 걸로는 안 돼 두 손으로 막아 봐도 역부족이었다

다급히 수건을 갖다 댔지만 수건이 피로 젖어가고 있었다

결국 여주의 손이 호출 벨을 눌렀다.

 


진통제하고 수면제 놔드릴게요.”

.”

 


호출로 달려온 의사와 간호사 덕에 무사히 응급치료를 끝낸 여주가 제 팔을 통해 들어오는 액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푹 쉬라는 말과 무슨 일 있으면 꼭 부르라는 말을 전하고 나가는 의사와 간호사의 모습을 끝으로 여주는 눈을 감았다.

 


밤이 가고 아침이 오고 있었다여주는 몽롱한 상태로 깨어날 수가 없었다

꼭 무중력의 상태에서 둥실 떠 있는 기분이었다

눈을 떠야하는 데 눈꺼풀이 무겁고 입을 떼고 싶은데 누군가 입술을 붙여 논 것 마냥 입술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정신이 꺼졌다.

 여주는 다시 어딘지 모를 곳으로 끌려 들어갔다.

 


 


아직 자네.”


 

석진이 모처럼 일찍 온 시간까지 여주는 눈을 뜨지 못했다

파리해진 얼굴로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있는 여주의 모습에 석진은 문득 무서움을 느꼈다.

 그가 조심스럽게 여주의 코 아래로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손가락 위로 숨결이 느껴졌다.

 



자는 거구나.”

 


석진이 안도의 숨결처럼 중얼거렸다가만히 서 여주를 바라보던 석진이 간이의자를 끌어 여주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한 번도 자세히 본 적 없던 여주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봤다.

 


이마가 둥글고 깨끗했다눈썹은 순하게 살짝 아래로 쳐져 있었고 가지런한 속눈썹은 길고 촘촘했다

코는 미끄럼틀 같았고 입술은 저와 비슷하게 두툼했다석진이 저도 모르게 여주의 입술을 만지고 몸을 푸르르 떨었다

혹시 누가 보기라도 한 거 아닌지 고개를 돌리던 때 병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석진이 놀란 눈으로 문을 바라봤다.



 

친구 분.”

안녕하세요.”

 

들어온 사람은 간호사였다석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자 간호사가 여주와 석진을 번갈아 보더니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무언가 할 얘기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는 성급히 묻지 않았다그저 기다렸다

제가 알아야 할 일이라면 말을 해줄 것이라 생각하며 조용히 간호사의 생각 정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간호사가 생각을 정리했는지 입을 열었다.

 



실례인 질문인 걸 알지만 여주씨와는 정확히 어떤 관계에요?”

고등학교 동창이고 친구입니다.”

단지 친구일 뿐인가요?”





.”

 


석진은 간호사의 물음이 이해되지 않았다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기에 여주와의 관계를 물어보고 또 확인하는 것일까

그가 얼굴 한가득 물음표를 띠고 간호사를 바라보자 잠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던 간호사가 입을 열었다.

 


여주씨의 상태가 친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지 않아요.”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무슨?”

어젯밤에 한번 위험한 상황이 왔었어요.”

?”

 

간호사의 말에 고장 난 테이프를 듣는 것처럼 느리게 늘여져 들려왔다귓가에 무겁게 내려앉는 말에 석진이 멍해졌다.

 

여주씨는 지금 길게 봐야 한 달이에요.’

온전한 정신으로 한 달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 중 열흘은 잠에 빠져 지낼 거예요.’

물론 정신은 있어요어떤 말을 하면 듣기는 하지만 반응은 하지 못해요그리고 그 단계를 거치면 천천히 숨이 멈출 거예요.’

                 ‘오늘은 수면제 때문에 자는 거니 큰 걱정은 말아요하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으세요.’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하나도 실감나지 않는 말들이 귀를 파고 들었다

귀를 파고든 말들은 녹아나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었다그래서 더 영화 같았다.

 



숨이 멈춘다.

죽는다.

 다신 볼 수 없고만질 수 없고,

 이야길 나누지 못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침대 위로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생각했던 것보다 큰 충격이었다.

 석진은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위로 손을 덮었다.





'ㅁ'...나우이즈굿의 여주는 너무 씩씩해서 더 마음이 아픈거 같아여 8ㅁ8...

나 이런 찌통글 잘 모써....9ㅅ9

홍일점님 덕분에 제가 이런 분량 낭낭한 멋진 글을 써봅니당.....(웃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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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요귤이에요!!! 이거 너무 맴찢인 거 아닌가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죽는다녀ㅜㅜㅜㅜㅜㅜㅜ여주가 죽는다니여ㅜㅜㅜㅜㅜㅜㅜ쥬그면 앙대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눈물)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2
비비빅이에요! 여주가 씩씩해서 더 슬프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ㅠㅜㅜㅜ어제까지만 해도 밝은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가 한달이 채 안되서 떠난다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슬프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ㅠㅜ
7년 전
독자3
윤기윤기에요 ㅠㅠㅠㅠㅠ씩씩해서 더 안쓰러운 우리 여주 ㅠㅠㅠ여주야 ㅠㅠ힘들면 울어도 되고 누군가에게 기대도되 ㅠㅠㅠㅠㅠㅠ 밝은 얼굴로 맞아주던 여주가 아파서 누워 잠에 빠져 맞아줄때 석진이는 얼마나 놀랬을까요 ㅠㅠ
7년 전
독자4
990419
ㅠㅜㅠㅜㅠ 진짜 씩씩해서 더 마음 아프네여ㅠㅜ 여주 오래 살아야지!! 석진이랑 알콩달콩 해야지!!

7년 전
비회원196.9
땅위 입니다!!
으어...여주 길어야 한달이라뇨!!!석진이를 이제 만났는데!!!!빨리 우리 여주 살려주세요!!!ㅠㅠㅠ

7년 전
독자5
···숨이 멈춘다.
죽는다.
다신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
이부분에서 심정지를 느낀 [정연아]에요!
어우..찌통글을 못쓰신다니요..제 심장이 덜컹했습니다만..
여주너무아파보여요ㅜㅠㅜㅠㅜㅠㅜㅠ석진이도ㅜㅠㅜㅜㅠ안돼ㅜㅠㅜㅠㅜㅠ
다음편기대할께요!!

7년 전
독자6
츄파춥스입니다!!오늘 왜이렇게 가슴이 먹먹한거죠ㅠㅠㅠㅠㅠㅠ여주가 정말 죽으면 저까지 막 울컥할 것 같아요..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7
세상에 벌써 5화라니...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작가님!!!!
7년 전
독자8
아..ㅠㅠㅠㅠ길어야 한달..구것도 온전하지못한.ㅠㅠㅠㅠㅠㅠ아휴ㅜㅜㅠ
7년 전
비회원126.162
끼랑까랑

으앙 ㅠㅠㅠㅠㅠ 갑자기 눙물이 나오려고해여ㅜㅜㅜㅜ 헤어짐을 준비하는건 언제든 누구든 어려운거자나여 ㅜㅜㅜㅜㅜ 여주도 석찌도 불쌍해서 잠이 안와여 ㅠㅅㅠ 크흥

7년 전
독자9
석진이 글이라니..석찌맘은 좋아죽습니다.ㅜㅜㄱ 다 읽구 왔어요!! 혹시 암호닉 신청을 해도 된다면 슙지니로 신청할게요 감사합니다!!
7년 전
비회원224.20
열렬 입니다! 탄소는 꿋꿋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석진이는 의도치 않게 사실을 접하게 되었네요. 8ㅅ8 남은 시간,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시간 전까진 두 눈을 또렷이 마주하고 또박또박 예쁜 말 하면서 잠깐만이라도,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열렬히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제 소원이지만요 (?) 오늘도 사랑받는 하루 되세요, 울 꼬물이 자까님 ♥
7년 전
독자10
안녕하세요 잠만보입니다:)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이라니.. 세상에ㅠㅠㅠㅠ 진짜 글 읽다가 울것같아요ㅠㅠㅠ
7년 전
독자11
디즈니예요 아휴...ㅠㅠ 아픈 와중에도 석진이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여주가 너무 안쓰러워요 자신이 사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안다는건 얼마나 절망적일까...ㅠㅠ 그래도 여주가 덜 외롭게 석진이를 만나서 다행인거같아요ㅠ
7년 전
독자12
방소에여!!! 아 진짜 너무 슬퍼요 ㅠㅠㅠㅠ찌통찌통해요 ㅠㅠㅠㅠㅠ힝 진짜 여주가 너무 씩씩해서 더 마음아프네요 ㅠㅠㅠㅠ오늘도 잘 보고갑니당!!!!
7년 전
독자13
황혼입니다 침벌레님 오랜만이에요 방학에도 현생에 치여 한 번에 미뤄보는 못난 저를 부디 용서해주세요 8ㅅ8
7년 전
독자14
너만볼래♡예요!
아하.. 연합해서 같이 올리는 것이였구나! 다시 2화 4화 보러가야겠아여! 여트누ㅜㅜㅜ 석진이 너무 충격 먹었다ㅠㅠㅠㅠ 에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5
호식이네 입니다ㅠㅠㅠㅠ여주가 씩씩해서 마음이 더 아프고 찡해요ㅠㅠㅠㅠ마지막을 생각하면 더 슬퍼지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야 가지마아아ㅠㅠ
7년 전
독자16
골드빈이예요ㅠㅠㅠㅠ너무 마음이 아프자나여ㅠㅠㅠㅠㅠㅠㅠ죽지마로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7
ㅠㅠㅠ 여주는 진짜 왜 하필 더 씩씩해가지고 제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ㅠㅠㅠ 씩씩하면 좋은거지만 그래도 마움아파여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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