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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는 누구에게나 상냥한 사람이었다. 상냥함. 다정함. 친절함. 세상에 존재하는 따뜻함을 표현하는 그 모든 말은 너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너는 모든 이에게 친절했고 나 역시 그 범주 안에 속했다. 그래, 너는 그런 사람이었다. 모두가 쳐놓은 나를 향한 그 벽들을 너만은 그렇지 않았다.


 "조심해."

 "……."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볼에 난 상처들을 가리려 숙인 고개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계단에서 구를 뻔한 그 때 너는 어디서 나타난건지 내 팔을 붙잡았다. 다친데는 없어?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들을 조심스럽게 귀 뒤로 넘겨주는 그 손길에 볼의 상처들이 부끄러워져 차마 너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네 말에 대답조차 하지 못 하고 여전히 내 팔을 잡고 있는 네 손을 바라보자 그제서야 너는 놀란듯 황급히 한 발짝 멀어졌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왜인지 내게 사과를 건네오는 네게 조심스럽게 고개를 젓자 네 얼굴에는 곧 해사한 웃음이 번진다.

 "그럼 난 친구들이 기다려서 먼저 가볼게."


 손을 흔들고는 곧이어 붉은 머릿칼을 이따금씩 흩날리며 너는 계단을 내려갔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네가 잡은 팔에 손을 올렸다. 여전히 네 온기가 남아있는듯 했다. 따뜻함이 남은 자리. 그래, 너는 내게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이다. 화상을 입을 것처럼.



어항



 람의 체온은 36.5도로 사람에게 사람의 체온은 그다지 높은 온도가 아니다. 하지만 금붕어의 경우 사람의 체온은 너무나도 따뜻해 맨손으로 금붕어를 만질 때는 꼭 차가운 물로 손의 열을 식힌 후에 잡아야 한다고 한다.

 나는 사람들의 차가움에 익숙했다. 아빠도, 엄마도, 친구들도 모두 그랬으니까. 어릴 때부터 그랬다. 과연 벽을 친 건 사람들이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면 나는 그 무거운 시선들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 그 날 이후 볼에 난 상처들이 아물어갈 때 쯤, 눈에는 커다란 멍이 하나가 생겼다. 한숨을 푸욱 쉬며 안대라도 낄까 찾아보았지만 있을리가 만무했다. 안대를 살 돈조차 없어 일찍 학교를 가 보건실에서 받으려고 했으나 퉁퉁 부은 눈 때문에 그 마저도 실패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주방가위를 들고 와 눈을 살짝 가릴만큼 길게 앞머리를 잘랐다.


 "아!"


 다 잘라갈 때쯤 끝부분의 머리카락은 핏방울과 함께 뭉쳐져 후두둑 떨어졌다. 멍하니 그 조각들을 바라보자니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아 황급히 숨을 들이마쉬고는 잔해들을 치우고 가방을 맸다. 네가 너무나도 보고싶었다.



어항



 근대는 목소리. 눈에 난 멍자국이 욱씬거렸다. 어떤 이들의 웃음과 연민은 오늘따라 아프게 다가왔다. 한참을 꾸물거린 탓에 지각을 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꾸여꾸역 억누르고 교실 문을 열까말까 고민하기를 수십 번,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문을 열면 나를 향하는 수십 개의 눈동자. 하루 이틀도 아니면서 오늘은 나를 따라오는 그 시선들에 찔리는 것만 같았다. 애써 무시하고 내 자리로 향하면 너는 조금 놀란듯이 나를 바라본다.

 

 "너…."


 혹여나 네가 더 물어볼까 황급히 책상에 고개를 파묻었다. 미안한데 선생님 오시면 나 아프다고 말 좀 해주라. 들릴까 말까한 목소리로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면 용캐도 알아들은 너는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다독거렸다. 울지마….

  그 때 나는 울고 있었다.



어항



 너를 처음 만난 건 추운 겨울 날, 술취한 아버지를 피하려 신발조차 신지 못한채 허겁지겁 도망칠 때였다. 혹시나 쫒아올까 눈물이 눈 앞을 가렸지만 헉헉대며 한 걸음이라도 더 멀리 집에서 달아나던 그 때 모퉁이를 돌다가 어떤 이와 부딪혔었다. 풀썩 주저앉은 나는 앞의 사람이 괜찮냐며 물어오는 말에도 답할 수 없었다. 무언가 펑 터진듯 그 자리에서 겨울바람에 차가워진 그 바닥에서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앞의 사람은 놀란듯 어버버거리더니 피하듯이 어디론가 달려갔다. 오 분 정도가 지났을까.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울음이 그쳐갈쯔음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좀 괜찮아요?"


 다리에 힘이 풀려 또 한 번 자빠지는 걸까, 쪽팔림과 두려움에 눈을 꼭 감으면 느껴지는 건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 아닌 조금은 차가워진 사람의 온기였다. 눈을 뜬 내 앞에는 머릿칼을 붉게 물든 남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교복. 나와 같은 교복을 입은 채로. 대답하지 못한 나 떄문에 그의 말은 공중으로 흩어졌다. 여전히 답을 해주지 못하고 나를 잡은 그 손을 바라보면 놀란 듯한 표정으로 황급히 손을 떼어냈다. 미안해요. 그래, 그 때도 너는 미안하다고 했구나. 아니라며 고개를 젓자 안심한 듯한 표정이 얼굴에 채워졌다.

 남자는 주머니를 잠시 뒤적거리더니 캔코코아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갑자기 느껴지는 뜨거움에 손마디가 아파와 눈을 살짝 찡그리는 내 모습에 너는 어쩔 줄 몰라했다. 왜 그래요, 괜찮아요? 괜찮냐는 말만 몇 번째인건지. 살풋이 웃음이 났다. 네게 더 이상 걱정끼치고 싶지 않아 네가 준 코코아를 손에 꼭 쥐고는 너를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어…,"

 "임영민이에요."

 "…네…?"

 "임영민이라구요, 내 이름."


 그제야 네 이름이 바듯하게 적힌 명찰이 눈에 들어왔다. 임영민. 초록색의 명찰에 달린 네 이름을 눈에 새겼다. 네 이름은? 한 글자, 한 글자. 무안하리만큼 네 명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으면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너를 바라보았다.

 "안 알려줄거야?"


 닿지 못한 시선이 길을 잃은 어린 아이마냥 떠돌아다니는 모습에 그제야 내 교복에 명찰이 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생각이 났다. 내 이름을 소개한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다. 조금은 낯설은 내 이름을 한 자씩 뱉어냈다.


 "…이름, 예쁘네."


 웃음으로 답해오는 네 미소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다.



어항



 마나 지난걸까. 고요한 그 공기에 놀라 눈을 뜨면 어느덧 시계는 점심시간 10분 후를 가리키고 있었다. 기분 좋은 꿈에 취해 4교시를 훌쩍 자버린 것이었다. 무슨 꿈이더라…. 오랜만에 악몽을 꾸지 않았다.

 정신이 든 건지, 그제야 고파오는 배에 급식실로 갈까 하다가 책상 위 올려져있는 빵과 우유가 눈에 들어왔다.


 [일어나면 먹어!]


 긴 막대기에 동그라미 하나. 네가 느낌표를 그릴 때의 습관이었다. 살포시 웃음이 났지만 나는 그 것들을 받을 수 없었다. 노란 포스트잇만 혹여나 구겨질까 파일을 꺼내어 넣어놓고는 식수대로 발길을 옮겼다.

 굶주린 배에 물을 한 가득 채워놓고 돌아오면 몇몇 아이들이 밥을 먹고 돌아온건지 복도가 소란스러웠다.

 

 "야! 임영민이랑 OOO이랑 사귄대!"

 교실 뒷 문으로 들어갈 그 때 옆 반에서 들려오는 말에 걸음이 굳어지고 말았다. 혹시나 잘못 들었을까 옆 반을 힐끗 바라보면 교실 한 가운데서 와하하 웃는 네 친구가 보였다. 그리고 그런 친구를 툭툭 치며 입을 틀어막는 너도 보였고. …그리고 그런 네 옆에는 너를 닮은 붉은 색의 긴머리의 여자아이가 볼을 붉게 물들인채로 서 있었다. 많이 닮았구나. 그 여자아이가 짓고있는 그 미소가 너를 닮은듯 했다.

 그 예쁜 아이를 바라보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시선이 아래로 향하면 그제야 앞 코가 닳아버린 실내화 한 켤레가 눈에 들어온다. 이게 현실이다. 나는 대체 무엇을 바랐던 것일까. 살이 아픈 기분이 들었다. 몸살이 오려는 것일까. 나는 너의 그 따뜻함을 곱씹었다. 열병. 나는 작은 열병을 앓았구나.






바라봄 모먼트

글잡은 처음이네요. 다정보스 지훈이가 보고싶었는데 영민이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 호댜댝 써보았어요.

늘 조각으로만 쓰다가 이렇게 길게 쓰니까 많이 부족한게 보이네요.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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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녕민... ㅜㅜ 넘 스윗... 신알신 하고 갈게요! 재밌어요 ㅜㅠ
6년 전
바라봄 모먼트
스윗한 영민이 최고되죠 8ㅅ8 신알신 감사합니다 예쁜 독자님 (❤️)
6년 전
독자2
어항이라도 좋으니 내 주위에 있었으.....아 나는 여대였지...참......ㅠㅠㅠㅠ
6년 전
바라봄 모먼트
여대셨군요 8ㅅ8 하지만 우리 소중한 독자님께 어장치는 남자는 ✂️...
6년 전
독자3
작가님 필력이 너무 좋으세요 ㅠㅡㅠ
작가님의 다른 글도 꼭 보고 싶답니다 ❤️
스윗한 영민이와 반대되는 분위기의 여주 조합 사랑합니다...

6년 전
바라봄 모먼트
부족한 글 감히 이런 칭찬을 받아도 되나 싶네요 8ㅅ8 사실 이런 분위기의 글이 너무 좋아 연재작으로도 하나 생각하구 있어요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
6년 전
독자4
어항인 걸 알고 자격지심을 느꼈을 것 같아요 ㅠㅠㅠㅠ 여주 상처받아서 어떡하죠... 금방 잊을 수 있었으면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6년 전
바라봄 모먼트
상처덩어리였던 여주가 차츰차츰 영민이로 치유되고 있는듯 했지만 영민이의 악의없는 친절함에 무너지는 글이 보고싶었어요 8ㅅ8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6년 전
독자5
저왜 이거 지금본거죠... 사랑합니다 영민이글많이써주세요.. 필력너무좋아서 신알신하고가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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