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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M/임영민] 너의 존재의 의미 上 | 인스티즈


존재의 의미


  날따라 되는 일 하나 없는 꿀꿀한 날이었다. 아침부터 울리지 않는 핸드폰 알람에 눈을 뜨면 고장난 충전기에 핸드폰 배터리는 나가버렸고 꾸역꾸역 일어나 시간을 확인하면 지각이 코 앞이었다. 머리도 감지 못한채 급히 준비해 겨우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번호를 잘못 봐 회사와는 정반대로 가는 버스를 타버렸다. 직장상사의 눈을 피해 조용히 자리에 앉아 옆 동료에게 휴대폰 충전기를 빌려 점심시간까지 굶주린 배를 쥐어잡으며 밀려오는 업무를 정신 없이 하고 있는 중 짧은 진동과 함께 도착한 여자친구의 문자는 간결하게 헤어지자는 한 마디였다.


 "하…."


 평소 잘 하지도 않던 욕을 속으로 뇌까렸다.



존재의 의미



 껏 지쳐버린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혼술이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든 봉투에는 맥주캔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늘 돌아가는 퇴근길이 오늘은 멀기만 하다. 헤어지자고 한 여자친구에게는 답장조차 하지 못했다. 아마 이별을 예상했는지도 모르겠다. 길어진 연락의 텀. 나 역시도 질린 상태였으니. 집에 도착하면 먹어야지 했던 맥주 캔 하나를 꺼내 그 자리에서 꼴깍꼴깍, 목을 타고 들어가는 느낌에 그제야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몸에 닿은 찝찝한 밤공기가 오늘은 유독시리 우울했다.

 술을 잘 마시는 편이 아닌지라 맥주 한 캔에도 알딸딸해진 기분에 헤헤헤, 실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두 볼이 따뜻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얼른 들어가 차가운 물로 씻는다면 오늘 있었던 신의 모든 만행들을 용서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문 앞에 도착해 번호키를 하나하나 누르다 집 안에서 들려오는 헙, 하는 짧은 신음과 함께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기분좋게 취해버린 자신의 정신을 번쩍들게 하기에 좋았다. 평소 방음이 잘 되지않아 옆 집 남자의 기타소리라던가, 윗 집 남자의 매번 바뀌는 여자소리라던가 익숙했지만 제 집 안에서 들려오는 낯선 소음에 번호키를 누르던 손가락이 갈 길을 잃고 공중을 헤맸다. 진정하자. 자신은 남자다. 그것도 180이 넘는 나름 거구의 사내. 어릴 때 배웠던 태권도 기술들을 머릿 속에 떠올리며 문을 열었다.


 "어…."

 "……."


 문을 열면 우왕자왕하던 모습을 감추고는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여자는 차마 눈을 마주하기는 힘들었는지 내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로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가 도르륵하고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근육질의 건장한 남자가 있을까, 하고 잔뜩 겁을 먹은 상태로 문을 열자마자 손에 잡아 쥔 우산이 무색하리만큼 지금 내 앞의 여자는 무방비했다. 당황했던 정신을 다시금 붙잡고 여자를 내보내야겠단 마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섰다.


 "자, 잠깐만…!"

 "예?"

 "…지금 이 상황이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저는 절대로 수상한 사람이 아니예요 !"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제 입으로 '나는 도둑입니다' 하는 도둑은 없다지만 숨 쉴 때마다 수상함이라는 수상함은 온통 내뿜고 있는데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니. 자신의 손목을 쥔 내 손을 부여잡는 여자를 향해 실소를 내뱉으면 믿는다는 의미의 웃음으로 받아들였는지 나를 보고 헤, 하고 바보같이 웃는 여자였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지만 나는 뱉을 수 있다. 오늘은 일이 뭣같이 풀리지 않는 날이었으니.

 여자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내 손에 질질 끌려져 나왔다. 아아, 한 번만요! 그 짧은 거리에도 얼마나 앵앵거리는지. 내일이면 따갑게 노려볼 옆집 남자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했다. 양 손으로 힘껏 내 손목을 쥔 여자를 뿌리치듯 내보내면 튕겨져 나가듯 떨어지는 여자였다. 조금 심했나, 약간의 걱정스런 마음으로 바라보면 여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의 표정은 보지 않아도 잔뜩 풀이 죽은 얼굴을 하고 있겠지. 내 알바인가. 무슨 일이신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을게요. 안녕히 가세요. 애써 여자를 무시한채 현관문을 쾅 소리가 나도록 닫았다.

 십 분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휘몰아치듯 일어난 일들에 지끈거리던 머리는 더욱 더 아파왔다. 손가락으로 머리 양 옆을 꾹꾹 누르면 그제야 자신의 방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과는 상반되게 깨끗이 정리된 방 안. 고개를 돌려보면 며칠 간이나 설거지를 하지못해 산처럼 쌓여있던 그릇과 접시들은 반짝반짝 빛을 내며 싱크대 옆 선반에 차곡차곡 올려져 있었다. …뭐지, 이거. 진짜 우렁각시라도 왔다 간건가. 순간 여자의 말이 머리 속을 울렸다.

 ㅡ지금 이 상황이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저는 절대로 수상한 사람이 아니예요 !

 시발, 임영민. 진짜 오늘 되는 일 하나 없다.



존재의 의미


 마구 쏟아지는 차가운 물방울들이 복잡해진 머리 속을 식혀주는 듯 했다. 아파오던 두통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았다. 수도꼭지를 잠그고 마른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털어냈다. 대충 걸치듯 옷을 입고 습한 욕실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조금은 붉어진 얼굴로 자기를 바라보는 여자가 보였다.

 누군가 보면 미쳤다고 할 것이 분명했다. 그 누군가의 범주에는 자신도 틀림없이 자신도 속하겠지. 방 가운데 무릎을 꿇은채 공손히 앉아 있는 여자를 보니 기분이 묘해졌다. 내가 뭔 짓이라도 하나. 차가운 물을 컵에 부어 삼켰다. 그런 내 모습에 여자는 갑자기 찬 거 마시면 몸에 안 좋은데…, 라며 엄마가 할 법한 걱정스러운 말들을 중얼거렸다. 그 말에 여자를 바라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여자는 다시 제 눈을 피했다. 후, 하고 짧게 숨을 내쉰 뒤 여자에게 다가가 한 폭정도 떨어진 거리에 앉았다.


 "이제 말 해봐요."

 "…네? 뭐를요…?"

 "시치미 떼면 다시 내보낼 거예요.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왔냐고요."


 내 말에 여자는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안 되는데…. 조그마한 입술을 제 앞니로 앙 물며 여자는 무언가를 고민하는듯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런 여자를 바라보며 침대 위 올려놓았던 핸드폰을 손에 쥐면 여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붙잡았다.


 "이, 이거 말해도 이상하게 보면 안 돼요. 알겠죠?"

 "네,네. 절대로 이상하게 안 볼테니까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보세요."


 시큰둥한 내 말에 여자는 불퉁하게 입을 내밀더니 내 손을 가져가 약속, 하고 손도장까지 꾹꾹 눌러쥐었다. 약속 도장까지 끝냈음에도 새끼손가락을 엮은 채 여자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눈치를 보더니 두어번 한숨을 푹푹 내 쉬었다. 저, 그러니까 저는 사실….


 "수호천사예요. 당신의 수호천사!"


 나는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에 119를 눌렀다.



존재의 의미



 자신도 많이 피곤했는지 여자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색색 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 여자를 한참이나 바라보고는 장롱을 열어 얇은 이불을 꺼내 덮어주었다.

 여자가 했던 말을 곱씹어보았다. 내가 죽는단다. 내일부터 정확하게 한 달 뒤에. 아니, 이제 열 두시가 막 지났으니 오늘부터인가. 여자는 믿을 수 없단 내 얼굴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더니 요즘 머리가 자주 아프진 않았냐고 물었다.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멍하니 여자를 바라보면 여자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눈으로, 차가운 그 손으로 내 이마를 짚었다. 아무 말도 오고가진 않았지만 여자의 그 눈과 그 손길은 내게 작은 위로를 건내는 듯 했다. 나는 눈을 살며시 감았다.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어느 누가 생전 처음보는 여자가 제 집에 나타나 내가 죽는다고 한다면 대체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물에 적신 솜처럼 무거운 몸을 그제야 침대에 뉘었다. 여전히 머리 속이 복잡했다. 어느 하나 깔끔히 정리되는 것이 없었다. 몸은 피곤하다며 비명을 지르는데도 정신만은 오롯이 맑았다. 죽음이라. 막연히 생각했던 그 무거운 단어가 낯설었다. 나는 이렇게나 멀쩡한데 죽는다니. 누군가 장난이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여자에게 거짓말 치지말라며 화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이 너무나도 아파서, 심장 한 구석을 쑤시듯 저려오는 기분에 차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 나는 죽는구나.


[MXM/임영민] 너의 존재의 의미 上 | 인스티즈


 눈이 뜨거워졌다. 서러웠다. 오늘 하루종일 풀리지 않던 일들에. 그리고 마무리에 있어서도 최악이었던 그 하루가. 차라리 엉엉 소리내어 울어버리면 마음이라도 홀가분하지 않을까. 하지만 우는 것조차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흘러 내리는 눈물을 팔로 벅벅 닦았다. 아직 이루지 못 한 것들에, 아직 꿈꾸지 못 한 것들에 자신의 존재가 한 없이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에 흘러나오던 눈물에 세게 비빈 눈두덩이들이 아팠다. 화끈거리는 눈가에 그 차가운 손이 닿았다.


 "미안해…."

 "……."

 "…이렇게 우는데도 아무런 도움도 못 돼서 미안해, 정말."


 눈가를 쓸어주던 여자의 손길에 거짓말처럼 눈물이 그쳤다. 화끈거리던 눈가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깜깜한 방 안, 거리의 가로등의 새어들어오는 그 작은 불빛에만 의지해 보이는 너의 얼굴은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만 아주, 아주 슬퍼보인다는 그 단순한 말로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작은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여자가 왜 우는지 알 수 없었다. 여자의 슬픔이 자신의 죽음으로부터 기인한 것일까. 그렇다면 여자는 왜 이렇게 내 죽음에 슬퍼하는 것일까. 아직까지 눈에 익지 않은 그 낯선 얼굴은 내 기억 저편의 어떤 한 부분을 차지하는듯 했다.

 열어두었던 창문에 들어오는 여름 바람에 흔들리는 여자의 머리카락들이 얼굴을 간지럽혔다.





바라봄 모먼트

첫 단편 연재작은 영민이네요 ^ㅁ^ 왜 제 글은 이렇게나 우울한건지(…) 작가가 노잼보스라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영민이 글이 너무너무 보고싶었는데 잘 안 올라와서 이렇게 자급자족하게 되네요. 저는 자급자족 인생 익숙합니다 하하.

여러분들 영민이 글 많이많이 써주세요 ;ㅂ; 올라오는 영민이 글은 하나도 빠짐없이 읽으며 댓글도 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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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너무 재밌어욤 ㅜㅜㅜ
6년 전
독자2
필력ㅠㅠ 자까님사랑해요..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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