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이 - 허수아비
Happy ending
"진짜 말안해줄거예요?"
"뭘-"
"왜 다쳤는지"
"나중에.. 나중에 니가 감당할 때가 되면"
니가 언제쯤 날 감당할 수 있을까.. 아마 못하겠지?
Happy ending 02편 中
숨기고 싶었다. 사람들은 모르는, 어두컴컴하고 너무 낮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쾌쾌한 이 세상을 너에게만은 숨기고 싶었다.
때 묻지 않은 니 앞에서 만큼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고 싶었다. 추악하고 잔인한 이 곳에 깨끗하고 순수한 너를 노출 시키고 싶지 않았다.
제밣 니가 없기를.. 수 백번 수 천번 바라고 바라며 힘겹게 도어락을 푸는 순간 칼이 깊숙히 베어든 팔뚝 보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쓰라림이 더 했다.
"아저씨...."
현관에 켜지는 불은 재빨리 껐다. 너의 나지막한 부름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왔다. 혹시라도 니가 나에 대해 알게될까봐.
"불 키지... 말라니까.."
떨려오는 목소리를 애써 가다듬으며 내뱉자 넌 한 다름에 컴컴한 거실이며 안방을 다니며 무언가를 찾았다. 그 모습에 헛웃음이 났다. 그제야 현실이 보였다.
축축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거실 쇼파에 힘겹에 앉자 니가 거실에서 넥타이를 들고 나왔다. 자꾸만 정신이 달아나려고해 연신 괜찮다는 말이라도 했다.
왜 다쳤냐고, 누가 그랬냐고 다그치는 너에게 나는 한 마디로 해줄 수가 없었다. 나는 니가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나쁜 사람이고 잔인한 사람이기에.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겁먹어 눈물만 흘리는 너는 나만큼이나 떨리는 손으로 피로 범벅된 내 옷은 한 겹 한 겹 벗겨냈다.
옷깃에 스쳐 팔에 느껴지는 아픔 보다도 니가 내 온 몸에 나있는 상처들을 볼까 두렵고 무섭고 걱정됐다. 다행이도 너는 내 왼팔만을 주시했다.
물 새듯 흘러나오는 피를 보자 정신이 아득해졌다. 정신을 다 잡으려 부러 니 눈을 바라보려 애썼다. 내가 사랑하는 너의 눈을.
제법 꽉 묶는 통에 절로 신음이 나와 이를 악물었다. 너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시시한 자존심이랄까.
어느새 하얀 쇼파는 검붉은 피로 얼룩덜룩 보기 싫게 더럽혀져 버렸다. 군데 군데 피가 묻은 오른손을 보다가 널 내 옆에 앉히고 끌어앉았다.
끅끅대며 우는 널 안고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너를 위해서 그 곳을 나온다면.. 아니, 내가 그럴 용기나 있을까?
한참을 울던 너는 지쳤는지 내 팔에 매달려 낮은 숨을 내쉬었다. 그냥 두면 상처 벌어진다며 걱정하는 너를 더 꼭 끌어안았다.
왠지 눈물이 날것 같아 두 눈을 감았다. 그래도 눈물은 차올랐다. 가만히 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계의 초침 소리만 조용히 울렸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온 세포가 왼 팔에 가 있는듯 신경이 곤두섰다. 자꾸만 식은 땀이 흐른다.
"진짜 말안해줄거예요?"
"뭘?"
"왜 다쳤는지"
말문이 막혔다. 지금은 하나도 모르는것 같았지만 언젠가 니가 어느 정도 눈치를 챈다고 해도 나는 너에게 해줄 말이 없다. 내 입으로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해줄 자신이 없다. 너에게 만큼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 짧은 한 숨을 내쉬어 보았다. 차가운 방 안 공기가 폐 속에 차들었다. 심란하다.
"나중에.."
언젠가 널 다시 보지 않겠다고 다짐 했을 때, 이젠 널 보지 않아도 잘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될 때, 내가 살아있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
"나중에 니가 감당할 때가 되면"
그런 날은 오지 않을거야. 내가 너에게 내 입으로 직접 말하는 날은 오지 않을거야. 아니, 그런 날은 오지 않아야만 해. 그냥 우린 행복하기만 하자.
적막한 어둠이 너와 날 싸고 돈다. 그 적막함은 아주 차가워서 시린 칼 끝이 내 살을 파고 들 때의 느낌과 같았다. 딱 죽고 싶을 만큼 시리다.
넌 그냥 지금 처럼 내가 쓴 가면만 보고 있어. 그 가면 뒤는 보려고 하지 마.
안녕하세요~ 초고추장이예요ㅎㅎ 2편에서 여쭈어본 평행선 PART2. 가 생각보다 많이 호의적으로 생각하셔서 다행입니다ㅠㅠ
아직 선수들이랑 내용이 정해진건 아니예요! 아직 생각중입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그럼 추운 날씨에 감기들 조심하시구요 빙판길도 조심하세요ㅠㅠㅠ 제 친구 빙판길에서 넘어져서 다리 깁스했어요ㅠㅠㅠ
조심조심 다니세요! 방학숙제는 밀리지 맙시다!! (제가 밀려서 힘들어하고 있는건 비밀ㅋㅋㅋㅋ)
Thanks to.
기식빵님
지몽님
에코님
워더님
느리님
koogle님
활력소님구얌
다현이님
아몬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