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나중에 꼭 우리집에 놀러와."
"그게 왜 니네 집이야.내집이지."
"루한아.그만하자."
찬열을 집에 초대한 종대는 결국 루한과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이고 갔다.
"준면아.나중에 연락할게."
"알았어.가서 전화해.형."
민석도 준면과 인사를 하고 책장속으로 몸을 감춘다.
"종대 보고싶지?"
"내가 그 꼬맹이가 왜 보고싶어."
"에이~"
침대에 푹 퍼진 찬열의 등위로 백현이 엎어진다.
"찬열아.우리 데이트나 할까?"
"데이트?"
"응.데이트.영화도 보고 저녁도 먹고..그러는거!"
찬열이 얼른 돌아누워서 백현을 마주안는다.
"언제?"
"내일 갈까?찬열아?"
"콜."
백현의 팔이 찬열을 감싸안는다.
분명 나올때만 해도 룰루랄라 신났던거같은데 백현의 얼굴이 점차 썩어간다.
"백현아..괜찮아?"
"어.."
찬열의 손이 백현의 손을 꽉 잡아오지만 백현은 냉정하게 툭 놔버린다.
"삐졌구나."
화났다.이놈새끼야!!!!
...
영화관을 향하며 거리를 걷고있던 찬열과 백현에게 또깍또깍 구두굽소리가 다가간다.
"찬열씨..?찬열씨!"
미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둘다 고개를 돌렸을땐 생머리의 여자가 곱게 웃고있었다.
"오랜만이네?"
"미진씨.."
"미진씨?"
"찬열씨.연락 좀 하지 그랬어."
"그러게."
"잘 지냈어?"
"응.난 잘 지냈지.미진씨는?"
"나는 찬열씨때문에 잘 못 지냈어."
여자가 긴 머리를 귀뒤로 넘기며 수줍게 말한다.
"근데..이 분은 누구셔?"
"응?"
여자가 백현을 가르키고 찬열이 당황한다.
"친구에요.찬열이 친구."
"아~찬열씨 친구분이라 그런지 너무 잘생기셨어요."
"감사합니다."
"미진씨.근데 나 약속있어서 가봐야될거같은데."
"아,그래?그래.가봐야겠네.무튼 찬열씨 나한테 연락 좀 해."
"알았어.."
"친구분도 찬열씨한테 잘 좀 말해주세요.알았죠?"
"네."
"잘가.찬열씨."
도망치듯 그 곳을 빠져나왔지만 얼마 안가 찬열과 백현은 또 다른 시련을 맞이했다.
"찬열아!"
"..누나..."
"누나?"
백현이 기가 막혀 되묻는다.
"어머,얘 너 요즘 왜 연락이 안돼?"
백현은 인내심으로 꾹 참고 또 참았다.
다섯번째 여자가 찬열과 백현을 휩쓸고 갔을때 백현은 터지고 말았다.
"어디가.백현아.."
"집에 가."
"왜.."
"영화 볼 기분 아냐."
"많이 화났지."
"아냐."
"미안.."
"됐어."
백현이 그냥 말없이 앞서가고 찬열도 말없이 뒤를 따랐다.
"백현아."
"응."
"화를 내고 싶으면 화를 내."
"아냐.됐어."
"야."
찬열이 백현을 돌려세운다.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화가나면 화를 내면 되지.왜 아무 말도 안하는데."
"니가 막말로 바람을 핀것도 아닌데 내가 화를 내야돼?"
"넌 니 애인이 여자랑 히히덕거렸는데 거기서 친구라고 말하고 웃어넘기고싶어?"
"그럼 거기서 게이라고 말했다가 세훈이처럼 싸대기 한대 맞을까?"
"왜 못해?"
"그리고 동영상 찍혀서 검색어에도 올라보고.그지?"
"비꼬지마.너."
"우리가 일반 사람도 아니고 노출되면 안되는거 니가 더 잘 알면서 왜그래?"
"짜증나잖아!"
짜증을 내는 찬열을 두고 백현은 집으로 걸음을 빨리 옮겼다.
"지 위해서 그런 것도 감수했구만.왜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냐고."
"질투도 안 나냐고.질투를 내고 화를 내야되는거아니야?"
찬열과 백현의 분노가 겉잡을수없이 올라갔다.
"얘 왜 안와."
"너네 싸웠냐?"
"벌써 밤 12시야.전화 좀 해봐."
"시끄러워!!!"
세훈과 종인,준면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이어지고 백현으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대화를 끝맺었다.
"씨발새끼.개새끼.저 위해서 참고 참고 또 참았더니 고작 한다는게 이따구야?좆같은새끼.할말도 없어.내가 지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따구로 화내놓고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내가 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그딴 새끼하고.."
백현의 울음이 끝내 터지고 조심히 경수가 들어온다.
"..너 왜 울어?"
"짜증나!!!다 짜증난다고!!!흐어어엏!"
"무슨 일인데?"
"내가 더 짜증나는건 지금 이 시간까지 어떤 년하고 어떻게 부대끼고있을지도 모른다는거야!!"
"휴지 줄까..?"
경수가 휴지를 건네자마자 백현이 코를 시원하게 푼다.
"게다가 오늘 만난 그 머리빈 년들은....크흥!!"
"뭐라는거야.."
"존나 가슴 큰 젖소들이였다고!!!!"
경수가 말없이 백현의 방을 떠났다.
"..백현아."
"다들 꺼져줘!으허허ㅓㅎ어ㅓ허어!!!"
"알았는데 창문 밖 좀 봐주라."
종인이 조용히 문을 닫고 눈이 벌개진 백현이 코를 훌쩍이며 창문을 연다.
"준면아.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니가 저게 부럽다고 말해도 난 절대 할 의향이 없어."
"니가 저런 짓하면 난 진짜 스케치북을 불태워버릴거야."
마당에선 전에 백현과 찬열이 봤던 러브액츄얼리의 ost가 흐르고 한가운데 스케치북을 든 찬열이 서있었다.
"난 저게 뭐라고 써있는지도 안 보인다."
"몇백년을 살았는데 글씨는 나아지지를 않아요.저것도 재주지."
"변백현이 저걸 보고 감동하면...."
"끼리끼리 잘도 만난거지.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경수와 종인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백현이 계단을 급하게 내려오더니 밖으로 나간다.
"나가서 싸대기 때리는거아니냐?"
"그럴거같기도하고."
찬열에게 안긴 백현이 격정의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씨발."
"둘다 진짜 똑같아요."
"찬열아..어디 있었어.."
"그냥..."
"감기 걸릴텐데 일찍 좀 들어오지."
"괜찮아.너 울었어?"
찬열이 백현의 눈가를 훑는다,
"미안해.미안해.찬열아."
"아냐.내가 더 미안하지.니가 질투도 안내서 날 좋아하나싶었단말야."
"바보야.."
다시한번 찬열과 백현이 뜨겁게 포옹한다.
"개새끼!여자랑 놀아나기나 하고!!애인을 애인이라 떳떳하게 소개하지도 않고!!"
"그래!그거야!!"
"나는 니가 진짜 싫어!!!"
"호옼!!!!!"
"저 씹변태새끼들이.."
종인이 조용히 경수의 눈을 가렸다.
+나 또 왔어요.폭연하면 리무버죠.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