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ENT ABOUT US
믿겨지지 않아 두 눈을 비볐지만서도 그대로 그가 내 눈 앞에 있었다. 뭐야, 진짜인가. 볼을 꼬집었더니 아프지가 않았다. 아, 뭐야. 꿈인가보네. 자각몽인건지 내 생각대로 행동할 수 있는 건가보다. 그래, 어차피 꿈이라면 내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 키스 하기엔 너무 양심에 찔리니까 여기서라도 가까이서 마음껏 얼굴 봐야지. 내 표정변화가 재미있는 건지 재현은 푸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한동안 안 보이더니 결국 공무원 되셨네요."
"아, 네."
"혼인신고서 가져왔어요."
"네? 아, 결혼하시나보네요."
"네. 그쪽이랑."
"뭔 헛소리를 그렇게 달콤하게 하시는지, 허허."
내 신체가 꿈이란 걸 너무나도 잘 알아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 말에 재현은 박장대소하며 웃었다. 원래 저런 이미지가 맞긴 한데 더 오바하는 기분이랄까. 다 웃은 건지 그는 혼인신고서를 펼쳐 내게 건내줬다. 어, 이건 제노에게 줬던 혼인신고서였다. 거기에 'ㅈ'만 제외하고 화이트로 지워 자신의 정보로 가득채워져 있었다. 네 정보가 왜 여기에 적혀져 있어? 하는 물음으로 쳐다봤지만 그는 내 눈빛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단 듯이 받으란 듯 더 내밀었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받아들였고 그의 손이 점점 희미해져갔다.
"어, 재현아, 정재현."
"일어났어?"
"어? 아, 어."
"오랜만이네. 재현이라고 불러준 거."
정말 꿈이었다. 꿈이란 걸 자각할 수 있었지만 왜 그가 내 남자친구란 걸 깨닫지 못했을까. 꿈 속 내용은 뒤죽박죽 했지만 모든 게 있었던 일이다. 내가 그를 처음 봤을 때 옆에 있는 이태용에게 호감을 가진 것, 그에게 빠져 덕질을 한 것, 팬싸에서 있었던 일과 동사무소에서 다시 만났던 것. 그리고….
"혼인신고서는 다시 쓰자. 이제노 위에 쓴 거 너무 불쾌해."
"뭐야, 이걸로 프러포즈 했으면서."
"이건 미끼였지. 반지, 예쁘네."
"누가 준건데."
동사무소에 그 혼인신고서를 주지 않았지만 프러포즈 때 제노의 정보 대신 그의 정보로 가득 찬 혼인신고서를 되돌려 받은 것도.
"사랑해, 여주야."
"나도 사랑해."
"우리 정말 행복하게 살자."
결혼식 하루 전에 이런 꿈을 꾼 이유는 아마도 과거에도 그랬듯이 웨딩마치를 올려도 영원히 달콤한 순간들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MOMENT ABOUT US
"결혼 축하해요. 모든게 완벽한 형이 더 완벽해졌네."
"동혁씨, 그게 무슨 말이야?"
"조용히 해. 이동혁."
"음, 나중에 볼 때 말해줄게요. 제노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금 동혁이 옆에서 재현이가 협박하느라 떨어질 줄 몰라하는 것 같으니 제노에게 물어볼 겸 바로 앞에 있어서 인사 차 제노에게 바로 달려갔다. 스케쥴은? 오늘 진영이가 엠씨 대타 뛰어준다고 해서 멤버들 간다고 할 때 같이 왔지. 그나저나 누나 너무 예쁜거 아니야? 항상 예쁜 말만 해주는 제노임에도 그 말에 항상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아, 제노는 윤오와 사귀면서 제일 먼저 친해진 동생이다. 원래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면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팬싸인회 비하인드 스토리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멤버이기도 해서 그런가.
"아, 내 신부님이 될 수 있었는데."
"뭔 개소리야. 이제노."
"와, 진짜 형 너무한다. 장난가지고 제일 사랑한다는 동생한테."
"됐어, 너 저리 가."
제노는 낄낄거리면서 박수치며 멤버들 주의를 집중시켰다. 멤버들, 정윤오씨가 신부님 곁에 있어도 배알이 꼴리신답니다. 얼른 나가드립시다. 제노의 말에 당황한 건 나뿐이었다. 원래 제노 저런 성격이야? 윤오는 덤덤한 듯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헐, 완전 의외야. 동혁이 보는 줄 알았어. 누나, 왜 이제노를 저한테 빙의시키세요, 기분 나쁘게. 동혁은 저가 뱉은 말과 다르게 웃으면서 애들의 어깨에 손을 걸치고 나가자며 재촉였다. 얼른 가서 축가 연습하자.
"오, 정재현. 그래도 부상 당하기 전에 벌크업 해서 그런지 턱시도 잘 어울리네."
"야, 그래도 다리 부상이 낫지. 허리 부상이었으면 난 제수씨 볼 면목 없다."
"동생이나 형이나. 얼른 나가, 다들. 특히 김동영."
"나는 너 보러 온 거 아닌데, 제수씨 보러 온건데."
"윈윈, 제수씨가 아니라 형수님이야."
"왜 나만 형수님이야?"
"내 생일이 더 빠르잖아."
내 곁에 있을 땐 되게 편하면서도 어른스럽고 그러는데 역시 멤버들이랑 있으니까 어린애같고 보기 좋네. 귀여운 것, 껄껄. 자기 생일 빠르다고 형수님이라고 부르는 거 너무 귀엽지 않은가. 나만 귀여운건가.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나보다.
"신부, 신랑님 입장할 준비하세요."
직원의 말에 스케쥴들을 끝내고 온 몇몇 멤버들은 아쉽다는 듯이 내게 인사하고 식장으로 들어갔다. 방금까지도 시끌벅적했던 대기실이 되게 조용해져서 그런가 다시금 긴장하기 시작했다. 저도 모르게 그의 동료들과 친해졌나보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대기실에 온 멤버들이 걱정됐는 지 식장까지 안내해주고 온 재현이가 보였다. 지금 되게 떨리지.
"순탄치 않았던 길, 묵묵히 내 곁에서 같이 걸어줘서 고마워."
"힘들었던 순간 생각나지 않게 달콤한 순간들로 가득하게 해줄게."
"알잖아. 나 가진 거 많은 놈이라 빈말 못 하는거."
"사랑해, 김여주."
정재현, 그의 이야기
김여주를 처음 봤을 때 과연 그녀를 데려갈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그녀같아서.
훗날에 그녀를 다시 볼 때는 내게 기회가 올까 싶었고
그녀가 일하는 곳에서 볼 때는 운명이다 싶었다.
사실 김여주를 처음 만난 건 팬싸인회도, 대학교 축제도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새내기였을 때다. 그때는 신인시절이라 NCT 이름은 알렸어도 개인 인지도는 별로 없을 때 였다. 혹시 몰라 검은색 모자만 쓰고 아싸같이 다닐 때 였다. 전공 수업도 듣지 않고 내가 듣고 싶은 수업만 골라 들었다. 그러다가 여주와 같은 교양수업인 세계사를 들었고. 120명 넘는 수강생들 사이에 김여주가 눈에 띈 건 하늘의 별 딸 확률인데 말이지. 그런데 그게 정말로 일어났다. 물론, 가만히 있는 그녀가 눈에 띄었던 건 아니고.
"아, 토할 것 같아."
"네가 어제 술을 그렇게 쳐 마시니까 그러지. 아예 동기들을 죽이지 그러냐."
"왜 동윤이도 죽을려고 해?"
"어. 네가 존나게 쳐 먹였잖아."
"하핫, 그랬던가."
눈에 띄지 않게 맨 뒷자리에 앉았는데 그녀는 늦게 들어와 유일하게 빈 곳이 내 옆 자리에 앉았다. 처음에는 주량이 되게 센가보다 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그게 아니었고 되게 엉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최애가 있는데 그 애가 보고 싶을 만큼 상대에게 술을 먹인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술주정도 아니고.
"와, 오늘따라 정국이가 보고싶네. 내 새끼."
"어제도 보고싶은 만큼 먹인 주제에."
"닥쳐, 정수정."
그녀의 최애가 전정국인가보다. 전정국이라…97라인 단톡 때문에 친분은 있지만 그렇게 막 친한 사이는 아닌 정도인데 카톡이나 해볼 겸 정국이가 알면 좋아하겠다 싶어서 핸드폰을 켰다. 카톡을 보내려고 했지만 전원을 끈 손이 더 빨랐다. 수업시간이라 핸드폰을 쓰면 좀 그러니까 그래서 그런거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직 정국이에게 갠톡을 하기엔 조금 낯가려져서 그런거지, 절대 질투가 난게 아니란거다. 질투가 난 거라면 정국의 인기에 대해 질투가 난 거겠지. 하지만 의도치 않았던 내 행동에 의심이 가시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깊게 파고들고 싶지 않았다. 그냥, 아무것도 아니겠지라고 넘어갔다.
"와, 전정국 미친거아니냐. DNA 티져 봐."
한 달간,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았고 그녀는 항상 지각해서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볼 때 마다 이상하고 엉뚱한 썰들이 나왔고 그게 아주 흥미진진했나보다. 저도 모르게 그녀의 매력에 빠져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그걸 깨달았던 순간은 정국이가 컴백한 날이었다. DNA 첫 번째 티져는 내가 봐도 전정국이 잘생기게 나왔고 티져도 잘 뽑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티져보자마자 정국이에게 완전 대박이라며 카톡을 보낸게 몇 시간 전이었다. 그런데 여주의 말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미치긴 뭘 미쳐. 별로 잘 나오지도 않았는데. 하며 투정부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뭐, 내가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애는 하면 안 되기때문에 학교를 휴학했다. 중간고사도 아직 안 본터라 휴학신청이 가능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자퇴했겠지.
"오, 네가 뭔일이야. 학교도 안 나가고."
"휴학했어요. 어차피 아싸라 친한 사람들도 없고."
"역시 넌 인싸인가봐."
진정한 인싸는 저 자신이면서. 만약 내가 김동영의 성격을 갖고 있더라면 그녀와 말을 틀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왜 제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낯가리는 건지. 뭐, 신분이 신분인지라 그런것도 있었지만. 아, 됐어. 어차피 휴학했는데 신경끄자 싶었다. 그렇기엔 전정국을 만나면 김여주가 생각났다.
"이 새끼, 요즘 나만 보면 딴 생각하더라. 아니면 못마땅한 얼굴로 있고."
"부러워서 그런다, 왜."
"다 가진 놈이."
"그 말 제일 싫어한다 했지."
"네네, 정윤오 도련님."
그렇게 일 년이 지났다. 그 때 이후 다음 컴백해 들고 온 곡이 떠서 대상까지 받았기에 눈 코 뜰새도 없이 바빴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마음을 해부할 시간은 무슨, 쪽잠 자기에도 부족했고. 사실, 그녀를 잊었던 게 더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로 괜히 휴학했나 싶기도 했다.
"이번 주부터 모든 행사 돌릴거래. 내일 아마 우재대 갈듯."
"신인 때도 안 갔던 대학교 축제도 간다고? 왜?"
"이번에 제작한 블록버스터 영화 망했잖아."
신인 때도 안 갔던 대학교 축제를 그것도 내가 다니는 학교를 기점으로 해서 시작한다니. 아마, 이 때 여주가 다시 생각났던 것 같다. 어차피 많은 인파들 속에 찾을 수 없을 거란 걸 잘 알기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것도 잠시였다. 왜냐하면 정국이에게 카톡이 왔기 때문이다. 오늘 단콘하는데 연락도 없냐. 아, 맞다. 아니, 이 녀석은 단콘할 때만 이러더라. 그러면 김여주도 고척돔에 있으려나.
"뭔 일로 방탄 콘서트 안 가냐."
"정국이 탈덕한 지가 언젠데. 현생 살아야지."
어떻게 우연이라도 그렇지, 벤에서 내리는 순간에 김여주 목소리가 들리냐. 설마 했는데 뒤돌아보니 정말 김여주였다. 잠시만, 이제 전정국 안 좋아한다는거야? 정국이에게 엄마처럼 다 품어줄 것 같이 굴었던 게 일년 전인데. 정말 대학생활이 힘든건지 표정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윤오야, 빨리 와. 날 부르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대기실 부스 안에 들어갔는데 생각해보니 이동혁 목소리였잖아.
"형, 하마터면 들킬 뻔 했어요. 서 있는 사람들 다 우리 차 찍고 있었다구요."
"됐고, 네가 뭔 일로 말 놨냐. 윤오는 또 뭐고."
"재현이라고 하면 알거고 윤오가 그나마 나을 것 같아서? 내 목소리에 존댓말 썼다가 나도 들킬 거 같아서요."
"허, 참."
"엔시티 분들 준비해주세요. 일 분 뒤에 나가실게요."
스탭 말에 얼른 마이크를 차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먼저 컴백곡을 부르고 생수를 가지러 앞에 나가려던 찰나에 김여주가 보였다. 그런데 김여주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저거 전정국 이야기할 때 나오는 표정인데. 이제 전정국도 모자라 같은 멤버를 질투해야 하는 것일까. 한 곡 밖에 안했는데 다섯 곡이나 한 것 처럼 목이 탔다. 생수를 제노에게 건내고 내 것을 마시는 중에 김여주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 쪽을 보고 있는 거 보면 우리들 중에 있다는 걸까.
와, 시발. 존나 잘생겼어. 그녀의 입모양을 유추해보자면 저 말인 것 같은데 과거 정국이 이야기를 하면서 거친 욕설을 뱉은 화려한 전적들이 있었으니 맞는 것 같기도. 그런데 내 양 옆에는 좌 태용, 우 제노란 것이다. 전정국이 막내니까 막내 좋아하는 거 보면 이제노에게 빠진 거 아니야?
"어, 이거 혼인신고서 써달라는거에요?"
"아, 네."
간간히 출연한다는 혼인신고서는 우리 팬싸인회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내 옆에 앉은 제노가 혼인신고서 언급을 하길래 놀려야지 했는데 제노의 앞에는 김여주가 있었다. 저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다. 뭐야, 진짜 이제노였어? 당황스러움에 제노와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귓속말로 속삭였다. 이런거 팬들이 진짜 혼인신고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네가 챙겨 놔. 오늘 우리 회사 스탭 없으니까 팬매니저한테 주지 말고. 신상 털릴 수 있으니까.
그러고나선 처음으로 여주의 정면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아육대에서도, 음악방송할 때도 이렇게 떨린 적이 없었다. 상대가 말을 안 하면 내가 먼저 말을 해야겠다 싶어 무슨 일 하냐고 물어봤다. 사실 그 후로 무슨 얘기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떨려서.
눈치 못 챈 제노는 팬싸인회장 끝나고 나서 혼인신고서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서 내게 달라고 했더니 눈치 못 챈건지 내게 순순히 줬다. 다행히 나는 그것을 쟁취할 수 있었고 숙소에 가자마자 그것을 꺼내 읽었다. 뭐야, 나랑 동갑이잖아. 그리고 제노의 '제'의 'ㅈ'은 그녀가 쓴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제노가 쓴 'ㅈ'과 다르기 때문이랄까. 잠깐만, 그렇다면 나일수도 있잖아. 순간, 아주 짧은 순간에 그 생각을 했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존나 스토커 같다, 나.
'NCT 재현, 교통사고로 인한 다리부상으로 모든 NCT 팀에서 탈퇴'
사실 안 그래도 안 좋은 무릎이 격하게 연습하다가 무릎 연골에 문제가 생겨서 연습을 못하는 상태였다. 그 당시에도 해외투어 일정이 아득한데 이 투어가 내년에도, 그 훗날에도 계속 될게 분명해 탈퇴하고 싶은 나는 회사와 논의하다가 잠정은퇴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라디오 스케쥴 하러 가다가 부상자도 없었던, 우리 차로 우리만 피해 본 정말 경미한 교통사고였지만 회사 측은 나를 배려해준건지 내 다리부상을 교통사고로 돌렸다.
서울에서 살아봤자 가수 활동이 다시 하고 싶을 것 같아 지방에서 살기로 했다. 집을 알아보고 계약한 후, 전입신고를 하러 주민센터에 갔다. 그리고,
"번호표도 내 생일이라서 신기했는데 여기서 다 보네요?"
그래서 지갑에 넣어둔 혼인신고서도 줄 뻔 했잖아요.
"저 기억해요?"
놀라는 모습도 귀엽네.
"그쪽이 처음으로 우리 멤버에게 혼인신고서 줘서 기억에 남았죠."
와, 내가 생각해도 거짓말 진짜 잘해.
"우리 멤버들은 거의 다 기억할걸요, 그쪽?"
제노가 동영이 형한테 혼인신고서 받으면 어떡하냐고 물어봐서 내가 그쪽 좋아해서 사기친 거 걸렸거든요.
그렇게 우리는 다시 재회했고 연애를 시작했다. 은퇴를 했음에도 얼굴이 알려졌기에 다른 평범한 데이트들은 자주하지 못했고 그냥 제 집에서 만나 실내 데이트를 하거나 그랬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재현 대신 윤오로 부른 지 5년이 지나 우리는 지금 새 출발하기 직전에 서 있다. 겉으로는 아름답고 당차보이는 그녀의 손의 떨림은 나에게도 전해져왔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데뷔한 후로, 그녀를 가까이서 처음 본 날 이후로 떨린 적 없던 내가 인생에서 제일 긴장되는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 이날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떨려. 여주야."
"순탄치 않았던 길, 묵묵히 내 곁에서 같이 걸어줘서 고마워."
"힘들었던 순간 생각나지 않게, 달콤한 순간들로 가득하게 해줄게."
"알잖아. 나 가진 거 많은 놈이라 빈말 못 하는거."
내 말에 감정이 북받친건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래도 식을 올리기 전에 내 진심을 알리고 싶었다. 눈물 흘릴까봐 내 얼굴도 못 보는 너는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내가 직접 언급하는 것을 듣자 내 눈을 바라봤다.
그 말한 만큼, 10년 동안 너 하나만 바라본 만큼 너 좋아하고 책임질 수 있다는거야.
"사랑해, 김여주."
"나도 사랑해. 재현아."
앞으로도 행복하자,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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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편에 팬싸에서 엔시티 U에 제노도 있는 건 동아리 개념이라고 하길래 새로운 유닛으로...ㅎㅎ
그리고 동혁이가 결혼식장에서 재현이에게 더 완벽해졌다고 한 말은
재현이가 좋아하는 여주와 결혼해서이기 때문에 말한 거였어용
읽어주시고 후속편 가져오라고 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
반응 아예 없었으면 휴지통으로 갈 뻔 했는데ㅠㅠㅠㅠ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