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19살, 내 남편 전정국
W. 달감
06
'너랑 나랑 사랑하는 거'
어젯 밤 전정국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울렸다.
이상하게 너무나 생생했다.
전정국의 목소리도, 날 바라보던 눈동자도.
하지만 이제 남은 건 내 심장의 두근거림과 의문점들 뿐이었다.
저 말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진심으로 건낸 말이었을까.
설거지를 하며 그 의문점들에 헤매이고 있을 때 전정국이 현관문을 나섰다.
저렇게 태연하게 말을 거는 걸 보니 역시 그저 농담처럼 지나가는 말이었던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아팠다.
나는 자리에 주저앉아 여전히 뛰고 있는 심장을 확인했다.
*
"전정국 말이 정답이네. 너네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사랑은 둘이 서로 사랑하는 거잖아. 이미 부부인데 그게 당연하기도하고."
"하지만 전정국은 분명 농담처럼 던진 얘기였을거야.
나랑 전정국은 단 한번도 서로를 진짜 부부로서, 여자남자로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인식한적이 단 한번도 없어.
우리는 같은 집에서 살고, 같은 침대에서 자고, 심지어 전정국은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고는데
생각해보면 단 한번도 설레었던 적이 없었어.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서로를 봐왔고, 언제나 항상 옆에 있었고, 정말 부부보단 가족인거야.
전정국이 나한테 그런 얘기를 진심으로 할리가 없어."
"그럼 가족인 너는 왜 지금 전정국 말을 신경쓰고 있는 건데?"
"..."
"너조차 어제 전정국말에 흔들리고 있는거잖아."
저 말은 내가 지금 전정국을 남자로 보고있다는 이야긴가?
정말 자존심상하는 일인데, 나는 박지민의 말에 어떤 부정도 할 수 없었다.
부정하지 못하는 내가 싫었다.
"그게 아니면, 너도 전정국처럼 다른 남자를 사겨보던가."
나는 또 대답하지 못했다.
내 옆에 전정국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있는 걸 잠시나마 생각해보았지만, 역시 싫은 감정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어제 전정국의 말을 들은 뒤로 심장이 빠르게 뛴다는 이야기는 차마 박지민에게 하지 못했지만,
박지민은 이미 내 감정을 눈치챘다는 듯 나를 보고 예쁜 미소를 흘렸다.
"사랑하고싶었나보네"
"..."
"사랑받고싶었거나."
지민이는 항상 내가 마음 속에 숨기려고 했던 진실을 너무나도 쉽게 찾아내곤 했다.
*
오늘은 전정국이 약속이 있다며 야자를 안하고 집에 가서 혼자 하교했다.
결혼 전에도 우리의 본가는 가깝게 위치해있었다.
그래서 같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오랜 시간동안 우리는 거의 매일 함께 하교했다.
생각해보면 각자 반이 다른 데도 만나서 오는 건 번거로운 일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일 만났고, 그 시간동안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군것질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그 시간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이제는 혼자 하교하는 길이 길다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전정국이 분명 집에 있다고 했는 데 들어선 집 안은 너무나도 깜깜했다.
나는 전정국이 있을 곳으로 추정되는 침대방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섰다.
방 문앞에 섰지만 문을 여는 게 잠시 망설여졌다.
전정국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내 마음은 정리되지 않았고, 내 뛰는 가슴을 전정국에게 들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방 역시 깜깜했고,
내 눈엔 침대에 잠들어 있는 전정국이 들어왔다.
하얀 침대 위에 하얀 베개와 이불 때문에 하늘색잠옷을 입은 전정국이 오늘따라 더 눈에 또렷이 들어왔다.
난 전정국이 깨지 않도록 한 발짝 두 발짝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침대 옆에 쭈구려 앉아 전정국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때마침 달빛이 전정국의 얼굴을 비춰주었고, 더 또렷이 내 눈에 전정국의 얼굴이 들어왔다.
역시 예뻤다.
그 동안 매일같이 봐서 깨닫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역시 예뻤다.
나는 나도 모르게 달빛에 비친 전정국의 얼굴을 계속 바라보게되었다.
19년동안 매일같이 봐왔던 얼굴임에도 왜 이렇게 오늘따라 색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하나 하나 더 꼼꼼히 보며 전정국의 예쁜 눈, 코, 입을 내 눈에 담았다.
그러면 그럴 수록 내 심장은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내 심장은 왜 이러는 걸까.
궁금했다.
지금도 너무나 빨리 뛰는 내 심장이 정말 전정국 때문에 이러는 건지.
내가 정말 전정국을 사랑하는 건지.
나는 나를 덮쳐오는 감정에 내 마음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눈을 감고 전정국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맞추었다.
입술을 떼고 다시 전정국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까보다 더 빠르게 요동치는 심장이 말해주었다.
너는 전정국을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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