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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켸크 잘 이써여!"
"그래? 타오야 이거봐-우리 애기 주려고 아빠가 선물 이만큼이나 사오셨네?"
"우와-"
"거실에 어지르면 안되니까 방에 가서 풀어볼까?"
"그러면 아빠 켸크에 촛불 언제 해여?"
"지금...할머니가 오셨으니까..아빠랑 조금만 얘기하고 나서 하자."
"녜."
"우리 아들 너무 착해-엄마도 금방 갈게. 알겠지?"
고개를 크게 끄덕인 타오는 선물 꾸러미를 들어주려는 경수에게 안니에여! 하고 씩씩하게 큰짐을 안아들어 방 안으로 들어갔다. 타오가 방문을 닫고 들어갈때까지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경수가 다시 몸을 돌려 백현의 앞에 섰다. 그때, 문가에 있던 백현의 어머니가 낮게 말했다.
"아무래도 날이 아닌것 같네. 미안하게 됐어. 가볼게."
"아니요."
"경수군. 오늘은 백현이 생일이고 하니까.."
"네 맞아요. 오늘 백현이 생일이에요 어머님."
"......"
"어머님 안계셨으면 백현이 생일도 없는거니까...백현이 생일에 계셔야죠."
경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영원히 이런 굴레속에서 백현을 살게 할 수 없었다.
"도경수."
"아직..아니야?"
"......"
"그럼 언제 이제가 되는데?"
"......."
"아직 아니면...언제 이제 됐어. 가 되냐고."
나라고 오랜만에 보는 너에게 이런 시간을 겪게 하고 싶지 않지만. 앞으로 남은 많은 날들동안 네가 여전히 웅크릴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경수야."
"그래, 나 경수야 백현아."
"....."
"도경수잖아."
네가 아는것보다 나는 훨씬 못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 말 한마디면, 넌 더이상 부정하지 못하고 이 상황에 머물러 나를 따를 것을 난 알고 있다.
내 단호함에 다시 아이처럼 눈빛이 흔들리는 너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당황하지 않고 너의 앞에 서있다. 나를 사랑하기에 모든 것을 잊고 말았으니까 넌. 나를 사랑하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넌 모르니까. 다 서투니까. 그러니까 너의 아픔에 함께 쓰러지지 않고 너를 위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나는 이렇게 너의 앞에 섰다.
"아니야...나는 아직..."
"..백현아."
"난 아직...준비가 안됐어...아직..나는..."
나는 너의 상처를 제대로 알 수 없다. 가족은 내게 언제나 가장 따뜻하고 편안한 품이었으니까. 널 만나기 전까지. 너에게서 느껴지는 외로움과 경계, 그리고 애정의 굶주림. 그것이 모두 너의 어머니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도 난 잘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백현아.
지금까지 해왔던것처럼 내 뒤만 보고 따라나와 준다면. 지금 네가 머무는 그 깊은 동굴에서 조금은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가장 깊은 곳에 숨어 틈새로 비춰지는 나라는 사람만을 보지 말고 조금만 걸어나와서. 그렇게.
"너 나한테 반할때 준비하고 반했어?"
날 보자마자 반했다고 연습도 빠지라고 그랬잖아 너.
"아-이제 도경수 사랑해야지. 하고 그렇게 나 사랑했어?"
그런 생각 할 틈도 없게 날 사랑했으면서.
"백현아."
경수는 백현의 손을 잡았다. 하루에도 수십번도 넘게 부르는 이름이지만. 조금 더 진심을 담아서.
"이제...그만. 응?"
"......"
"나는 백현이 너 아픈거 싫어."
"......"
"한번만 눈 딱감고."
"......"
"우리 백현이 착하고 멋있으니까."
"......"
"타오아빠잖아 우리 백현이."
저를 타이르듯 말하는 경수에 백현은 결국 한숨을 뱉었다.
"니가 이러면..."
"....."
"내가 안할 수 없잖아."
"....."
"도경수가 말하면 내가..."
"....."
"싫다고 도망갈 수가 없잖아."
경수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백현은 경수마저 없는 거실에서 지독한 외로움을 느꼈다. 소리쳐 경수를 부르고 싶었다.
"....일본에서 고생하고 있다고 들었어."
"...."
"그래...바쁠텐데 건강은 잘 챙기고 있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거진 20년을 쌓아온 벽이고 감정이었으며, 그만큼 오래도록 묵힌 상처였다. 오직, 도경수 하나만을 보고 이자리에 남았다.
"..많이 당황스러운거 다 알아. 나도 솔직히 많이 망설였지만..경수군이 도와줬어."
"......"
"이제와서 염치없지만...그때 너 다녀간 이후로 꽤나 여러번 생각했어."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어떻게 해야.."
"......"
"이제라도 내아들한테 엄마노릇 할 수 있을지.."
내 아들. 백현은 뒤돌아 눈을 마주했다. 문득 낮에 들었던 경수 어머니의 따뜻했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아주 오래된...이제는 기억도 안나는 감정들이 백현을 마구 휘감았다.
"엄마."
"....그래."
"내가 왜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는줄 알아?"
"..뭐?"
"그거 말고는 딱히 엄마를 부를 말이 없어서 그래. 내가 엄마를 진짜 엄마로 생각해서가 아니라."
"......"
"아직도 왜저러나 싶지. 철부지 애새끼도 아니고 어릴 때 관심 좀 안줬다고 이렇게까지 하는거 이해안가지."
"아니야."
"이세상에 나같이 자란 애들이 한둘도 아닐텐데 왜 혼자 유난일까. 안그래?"
"..백현아."
"어릴 때부터 항상 나는 불안했었어. 알아? 다른 애들이 뭐만 하면 엄마 찾을때 나는 그러지도 못했어. 확신이 없었으니까."
"......"
"크면서 알았어. 친구들이 엄마에 대해서 확신이라는 단어 자체를 생각 안한다는걸. 그건..당연한거더라 걔네한테는."
"......"
"엄마는 날 사랑할까. 이런 일이 있을때 엄마는 걱정을 할까. 내생각을 할까. 난 엄마 아들이 맞을까. 내가 죽으면 엄마가 슬퍼는 할까."
"......"
"하루도 그런 걱정 안할 날이 없어. 어릴때부터. 물어보지도 못했어. 아니라고 할까봐."
그래서 자꾸만 경수에게 보채고 아이처럼 떼를 썼는지도. 확신을 달라고. 변백현을 사랑하는 확신을. 너마저도 내게 확신을 주지 않으면 난 견딜 수가 없다고. 나한텐 너뿐이니까. 나한텐 너밖에 안보여서. 너밖에 없어서. 너에게 매달려 살아가고 숨쉬고 기대고. 그런데 그렇게 경수를 힘들게 만드는 나를 만든게 엄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자꾸만 더욱 더해가는 원망이 멈추지 않는다고.
"이렇게 마주보면 하고 싶은 얘기가 되게 많을 때도 있었어. 예전에는."
뒤늦게 가진 막내아들.
"엄마, 다섯살때 나한테 왜그랬어..? 왜 날 사랑해주지 않았어..?"
정말...널 사랑하지 않은 적이 단 하루도 없다고 말해줘야 하는데. 예쁜..아들에게.
"일곱살때는..? 학교 입학때는..? 그러면...중학교 때는...데뷔 때는...?"
이렇게 조금씩 멀어지는 줄 알았다면 절대로 널 그렇게 두지 않았을거라고. 이렇게나 엄마 품을 그리워하는 줄 알았다면.
"정말 수도 없이 묻고 싶었어. 그런데 이젠 아니야."
기회라는 말도 무색하게 커버리고 멀어진 아들에게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제 나한테 사랑은 하나밖에 없어. 앞으로도 영원히."
예쁜 사랑을 하면서도 그안에서 안주하지 못하고 사랑을 아프게 쥐고 있는 아들.
"엄마를..용서할 수 없어."
엄마는 감히 바라지도 못해 백현아.
백현의 어머니는 속에 있는 말들을 삼킬 뿐이었다. 무슨 말을 꺼내도 눈앞에 있는 백현에게 상처가 될 것만 같았다. 왜그랬을까. 너를 갖고 그렇게나 기뻐했는데, 그렇게나 행복했는데. 포기를 모르고 내길을 달리느라 금쪽같이 귀한 막내아들을 놓쳐버렸다.
백현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봤다. 엄마..엄마...이제는 아무 느낌이 없는것 같기도 했지만 백현은 그럴 수 없었다.
경수가....원하니까.
"그렇지만.."
"......."
"경수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경수를 편하게 해주고 싶어. 경수는 좋은 것만 하게 하고 싶어. 그런데 그런 경수를 제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나라서 너무 괴로워."
"......"
"엄마를 용서하면...그러면..경수가 덜 힘들까..?"
"......"
"그러면 할 수 있어. 난 경수 위한거면 다 해. 설령 그게 엄마를....받아들이는 일이라도..."
"......."
"...엄마..."
순간 백현의 어머니는 백현이 크게 아팠던 일곱살의 어느날을 기억했다. 그날의 목소리였다. 지금 백현이 말하는 '엄마.'가.
"난..경수를 너무 사랑해."
열이 너무 높아 아이의 흰자가 보일 지경이 되서야 알아차리고 응급실에 갈 수 있었다.
"경수가...좋아서 미치겠어...죽을 것 같아."
그 어린아이가 앓으면서도 처음 보는 간호사의 손을 놓지 않았다. 절박하게.
"난 있잖아 엄마."
그 손짓이 정말 살기 위한것 같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것 같아서.
"절대 다음 생엔 엄마 아들로 태어나지 않을거라고 다짐했어. 다리 하나 없고, 팔 하나 없어도. 거지처럼 살고 밑바닥으로 살아간대도 절대."
자신을 돌봐 줄 누구도 곁에 없다는 사실을 그때 백현은 깨닳은 것 같았다. 열이 40도가 넘어가는 순간. 응급실에서.
"그런데 만약에 내가 엄마 아들로 태어나야 경수를 만날 수 있다면..."
딱 일곱살 그때.
"그러면 난 백번이고 다시 엄마 아들로 태어날거야."
백현이 멈춘 그 나이에.
"백번 중에 단 한번 도경수 만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사랑을 끝없이 갈구하는 스물셋의 일곱살 변백현.
"그 백번 다...아니 천번이라도 다시 엄마 아들로 태어날거야."
오로지 엄마만 보고 난 용서 할 수 없어. 유별나다고 욕해도 별 수 없어. 하지만 경수가 원한다면, 덜 힘들 수 있다면. 노력해볼게. 엄마를...
"그 단 한번을 위해서."
용서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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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 이어집니다. 안나온다고 경수 잊지 말기. 중요한 역할은 언제나 경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