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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빌어 하는 용서라 해도 괜찮았다. 이미 저보다 훌쩍 커버린 아들이 내가 준 상처 안에 갇혀 영원히 어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을 수 있다면. 정말 숨소리 하나라도 백현에게 상처가 될까 함부러 떨어지지 않는 입이지만 해야한다. 아주 오래 담아온 말을. 아들의 연인이 내밀어준 손을 잡아 그 앞에 섰으니 나도 용기를 가지고 건네야 한다. 이말을. 오늘이 지나기 전에. 내아들의 생일이 지나기 전에.
"..백현아."
"....."
"미안해..엄마가."
"......"
"백현이 말이 맞아. 엄마는 자격..없어. 아무것도."
"......."
"그래도....그래도...백현이가 믿어줄지는 모르겠지만...정말..."
"......"
"엄마도 백현이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단 한순간도 없어....정말...내 아들인데..."
"......."
"엄마도 서툴러서 그랬어...그런데도..."
"........"
"이렇게 혼자 멋있게 자라줘서...고마워...고맙다 내아들."
백현은 허무해지는 마음을 추스리지 못했다. 아주 오랜시간 저를 힘들게했던 어떤 말의 부재. 그말이 이렇게나 쉽게 들을 수 있는거였나. 지나친 감정의 소비는 피로를 몰고왔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쉬고 싶었다. 경수야. 나를 위로해줘. 안아줘. 예뻐해줘. 백현은 현기증을 느겼다.
"엄마가 노력할게...그러니까...이제는 좀 편해져.."
"...엄마."
"....사랑해 백현아."
백현은 떨리는 다리를 이끌어 소파에 앉았다. 사랑...한다고. 엄마가 날.
"사랑한다는 말은...좀 나중에 들을게."
"...백현아."
"나..지금은 너무 힘들어 엄마. 쉬고싶어."
"........."
"이제 피하지도 않고...나도 노력할거야. 경수 두고 한말이니까 죽어도 지켜. 걱정하지마."
"....그래."
"엄마도...."
"......"
"..고생했어."
아주 긴 터널의 끝에 그보다 더 멀리 있는 불빛이 있는것도 같고.
"..생일 축하해."
"......"
"우리..."
"......"
".....아들."
백현은 눈을 감고 소파에 등을 기댔다. 영원히 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일이 한순간에 이루어졌다. 백현은 눈 뜰 힘조차 없었다. 너무 지친 하루. 지친 마음. 지치는 생일. 쉬고 싶다. 도경수의 품에서.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에 경수가 서둘러 나왔지만 이미 백현의 어머니는 없었다.
"아...인사드려야 되는데...벌써 가셨네. 변백현 너는 어머님 가신다고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작게 탓하며 고개를 돌린 경수는 말없이 소파에 눕듯이 기댄 백현을 보고 놀래 다가왔다.
"백현아. 너 왜그래? 어디 아파? 어머님이랑 막 싸웠어? 어? 큰소리는 안난것 같은데..."
"아빠!!막 할머니랑 싸워써여? 아파여? 큰소리 안난거 가튼데..."
경수를 따라나와 그옆에 딱 붙어 똑같이 말을 따라하는 타오가 귀여워 백현은 와중에도 피식 새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아빠 우서따!!아빠 우서써여 엄마...아야 안한거 가타여..."
"그러게? 아빠는 왜 아야하지도 않으면서 저러고 있지?"
"타오가 켸크 가져오까여? 그러면 아빠가 후-하고 시퍼서 이케 일어날지도 몰라여!!"
"그런가? 우리 애기가 만든 케이크 있으면 아빠가 일어나실까?"
"녜!!"
타오가 오늘 하루 벌써 열번도 더 들여다 본 케이크를 가지러 다시 뛰어간 사이 경수는 백현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백현의 이마에 어지럽게 흩어진 앞머리를 정리했다.
"왜이러고 있어."
"....힘들어."
"힘들었어 우리 백현이?"
"...응...보고싶어서 죽는줄 알았어."
"바로 뒤에 있는 방에 있었는데 뭐."
"바로 내앞에 없었잖아."
백현은 여전히 눈을 감은채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경수가 잡았다. 백현은 그대로 경수를 당겨 품에 안았다. 아기처럼 안긴 자세가 부끄러워 경수는 힘을 줘 일어서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잠깐만. 하는 백현이 있어서.
"잠깐만 이러고 있자."
"타오가 봐 바보야."
"보라 그러지 왜."
"타오가 질투해. 몰랐어? 타오 내 짱팬이야. 그때 너보다 내가 좋다고 그랬잖아."
타오가 그런 대답을 하기까지 뒤에서 부자가 어떤 모종의 거래를 했을지 꿈에도 모르는 도경수의 백치미 발언에 백현은 다시 웃음이 터졌다.
"그래. 그러니까 잠깐 안볼때만이라도 좀 이러고 있자."
우리 도경수의 순수한 마음은 내가 지켜야지. 백현은 모른척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백현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수는 힐끔 백현을 한번 올려다 보고는 조용히 말했다.
"...백현아."
"왜."
"내가...잘못한거야..?"
이렇게 힘없이 늘어진 백현을 보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백현이 왜 이런짓을 했냐고 화라도 낸다면 언제까지 그랬을거냐고 힘들지 않았냐고 타이르고...그래도 마음대로 이렇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할텐데...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저를 안아 잠깐 안 본 순간도 너무 보고싶었다고 말하는 백현이 경수는 더욱 안쓰러웠다.
"경수야."
"...응."
"내가 말했잖아. 우리 도경수는 뭘 해도 다..."
"......"
"..괜찮아."
"......"
"이렇게 다시 내옆으로 오기만 하면...다 괜찮다고 내가 말했잖아...그러니까.."
"......."
"니가 잘못했다는 생각 하지마. 싫어. 우리 도경수가 하는건 다 맞고 다 최고야."
"...최고야?"
"어. 존나 짱이야."
"풉. 너 저번에 찬열이가 짱이라고 그랬을때 유치하다고 막 뭐라고 했잖아."
"아 씨발..그새끼...그러면..."
"...그러면?"
"존나 캡이야 우리 도경수."
백현은 이제야 눈을 떴다. 정말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너 하나때문에 살 것 같네. 근데 뭐..이젠 당연한 거라서 놀랍지도 않아. 그냥 사랑해. 백현은 경수의 이마에 입맞추고 잠시간 머물렀다. 제가 아는 모든 최고의 표현을 해도 모자른 내 도경수.
백현은 그때, 식탁 의자 뒤에서 저와 경수를 보며 케이크를 들고 안절부절 못하는 타오를 발견했다.
"아들. 거기서 뭐해."
백현의 말에 경수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ㅌ..타오야! ㅁ..뭐해! 이리와."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며 쉽게 오지 못하는 타오의 모습에 경수까지 안절부절 발을 구르자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서 타오에게 다가갔다.
"그거 아빠주려고 만든거 아니야?"
"마자여..."
"근데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 아빠 생일 이제 십분밖에 안남았어 아들."
타오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 백현은 엉성하게 만들어진 케이크를 보고 타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아들 커서 미술시켜야겠네."
"미술이 머에여..?"
"그림 그리는거. 색연필 가지고 쓱쓱 하는거."
"타오 그거 조아여!!"
"그래? 아들이 좋으면 아빠도 좋아."
"...헤..."
"누가 아들 아니랄까봐 아주 지 엄마 웃는거랑 똑같네."
"녜?"
"아빠처럼 멋있게 크라고."
괜히 백현의 어깨를 한번 치고는 어느새 타오의 손에 들린 케이크에 초를 꼽고 불을 붙인 경수가 백현의 옆에 같이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우리 타오 오늘 아빠 드린다고 케이크도 만들고 너무 착해. 예뻐 죽겠어."
"그러게. 아들 잘뒀네."
타오는 부끄러운듯 몸을 꼬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섕일추카함미다-섕일추카함미다-사랑하는 아빠-쌩일추카함미다-"
노래를 마친 타오는 케이크를 백현의 앞으로 내밀었다.
"아빠! 소원! 이케 해주셰여-하고 후-해야되여!"
백현은 두 손을 마주잡아 눈을 감고 말헀다.
"음...우리 가족이 앞으로도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세요. 우리 도경수도 아들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해주시고. 그리고..."
살짝 한쪽 눈을 뜬 백현이 타오를 놀리듯이 말했다.
"우리 아들이 조금만 더 잘생겨지게 해주세요. 지금 너무 못생겨서..."
입술을 쭉-내민 타오를 보고 웃으며 백현은 촛불을 불어 껐다.
"타오 머싰는데..."
"그래. 그런데 더 멋있어지라고 아빠가 생일 소원까지 써줬잖아."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며 웃는 순간, 열두시를 막 지난 시계가 보였다.
-그래, 할 말이 뭐니.
"어머님도..아시겠지만..오늘이.."
-백현이 생일이지.
"네...그런데 지금 백현이가 일본에 있어요."
-...그러니.
"그런데 오늘 밤에 한시간 정도 한국에 있을 것..같아요."
-경수군을..보려고?
"...네."
-...그래. 피곤하겠네.
"....백현이한테 무슨 선물을 줘야할까 계속 고민했어요. 그러다가...어머님이 생각났어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그런데 경수군. 백현이가 생일에 나를 보고싶어 하지 않을거야.
"제가 지금부터 좀 주제넘게 말해도 용서해 주세요 어머님."
-......
"백현이는 굳이 오늘이 아니더라도 어머님을 뵙고 싶어하지 않을거에요. 앞으로도 계속이요."
-......
"누군가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어머님 죄송하지만...저는 백현이가 제일..중요해요. 그래서...염치없지만.."
-.......
"어머님께서 먼저 다가와주시면..안되냐고 말씀 드리는거에요...백현이가 내치고 거부해도 포기하지 마시고..붙잡아 달라고...부탁드리는 거에요."
-...경수군.
"백현이가 너무 아파요...힘들어요...저한테 주는 사랑은 남들보다 비교도 못하게 큰데...남들은 당연히 받았던 사랑이 백현이한테는 없어요. 제가 아무리 주고 주고 또 줘도...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건...어머님께서 채워주실 부분이에요."
-......
"결국에는 어머님께서도 지금 용기가 나지 않으셔서 자꾸만 물러서시는 거니까...그러다가 백현이가 정말 영영 보이지 않는 곳에 숨으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
"제가 도와드릴게요. 백현이가 화를 내고 저한테 실망을 한다해도 제가...도와드릴게요. 그러니까..."
-......
"오늘만큼은 한걸음만 앞으로 와주세요...정말..."
-.......
"부탁드립니다."
-........
"백현이한테 사랑한다고...미안하다고...한번만 달래주세요...그러면 백현이...저를 봐서라도 노력할거에요 그리고..."
-........
"백현이를 낳아주셔서 정말...감사드립니다."
-........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낳아주셔서...정말...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