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공/뽀뽀/꼴뚜기/별별별/쪼코/아망떼/고집/둘리/연 언어영역/진2/백설/울지요/오세훈/우유/뚱아/사이다 개뿅/푸린/빵수니@/꽃승아/0501/맹구/힁/심슨/텐더 그린티/레니/됴찡긋/기하와벡터/꽃승아/오덜트백도짱좋음/똥/구름/조아/망고/백도복숭아/비타민됴됴캅/미분적분/0114/블루베리/능률/백편/이도내바람떡/신난다/됴됴한나쵸/망고/고삼/에프/와다/구피알찬열매/제이제이/광대/버블/안소희/삼해/야광별/포스트잇이어폰/우월한카이/생크림/예헷/콩닥/도라에몽/킹오브킹보쯍아/홍시/라엘/개뼉다구/됴레미/찬종짱좋음/슘슘/붕붕심키/무쇠주먹/됴도됴도/도돌이표/바다/백도팡팡/체리밤/zio와이파이/서애/뽕됴퐁듀/백숭아/광대역/건전지/궁금이/찌름/김성규슈크림빵/큥/심쿵/영정사진/세모네모/뽀송뽀송/잉잉잉잉/됴르레곰돌이/이랴/잔디/용트림/큥/토익/체리/빨강큥/뀨뀨루/크롱/봄오렌지/갸또/파노곰/루프/데스티니/센센세니/샴푸요정/나도바닐라라떼/핫초/꽃/뭉이/하늘하늘해/됴들됴들/원주민/준짱맨뒁네슈퍼/굿베이/성장통/일루젼/레오/단호박/칸쵸/레인져/이루구두둠칫/암바사/민탑/오궁/변배쿙/리인/우비/몽나니/히찡/됴라이/내세훈이틀/모디/캐슈넛/카피피/문어/프링글스/으갸갹/뀨꺄/요노르/통조림/펑첸/백뭉이현순청년/야옹/숟가락/짜요짜요/ ranran/Giselle/19/뎨뎨아기/이어폰/극세사 따뜻해우래기/부농부농/카와이 저 되게 예쁜 선물 받았어요!사진 선물해주신 빨강큥님! 예쁘게 잘 쓸게요 감사합니다.그리고 이틀밤 새고 자면서 쓴글이라 약간 정신없을 수도..있어여..저 공대니까 이해해주시길..^^ "..백현씨. 우리팀 다같이 가는거라니까? 걱정 안해도 돼." -경수 아직 리허설 중이에요? "10초 전에도 리허설 중이었으니까 당연히 지금도 리허설하지. 몇번을 물어." -감독님이 꼭 옆에 계셔야 돼요. 아시죠? 안그러면 저 촬영 협조 못해요. 경수 옆에서 다섯걸음도 떨어지시면 안되요 정말. 진짜 꼭이요. 걔 진짜 길도 잘 모르고 한눈 팔면 금새 없어져요. 뭐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못듣는다니까요? 특히 공항에서. "..백현씨 입 안아파..? 똑같은 얘기 몇번째야..." -저 지금 콘서트 동선 맞춰야 되서 가봐야 되거든요? 좀 있다가 다시 전화 드릴게요. 아니...전화하지마...흐즈믈르그...감독은 뜨끈히 열이 오른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려다 다시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어차피 금방 전화가 올터였다. 백현이 일본에 가있고 경수가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약 2주동안 촬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변백현은 몸이 세개라도 모자르고 경수도 짧게 하는 활동이라 스케쥴이 가득 차있었던게 이유였다. 오늘은 경수가 그 짧은 활동을 마침과 동시에 백현이 있는 일본으로 가는 날이었다. 구태여 자신이 한국으로 데리러 온다는 백현을 말려대느라 진땀을 뺀 감독과 경수였다. 아니 공항이 무슨 앞집도 아니고 바다를 건너가는 일이거늘...아무튼...도경수에 도자만 나오면 저렇게 정신 못차리고 팔불출에 유난이다. 감독은 역시 뜨거워진 한쪽 귀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옆에서 무언가를 그리는 타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타오야." "녜." "오늘 아빠 보러 가는 날이네?" "녜!!" "좋아?" "녜! 타오 아빠 보고시퍼여!" 아무리 팔불출에 제멋대로라고 욕을 먹는 변백현이라지만 제 아들한테는 아빠 노릇을 톡톡히 하는 모양인지 아이는 고아원에서 처음 본 날보다 많이 밝아진 상태였다. 감독은 타오가 열심히 적는 무언가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편지? "타오야. 이게 뭐야?" "편지여!" "편지?" "녜. 엄마 아빠한테 타오가 편지 쓰는거에여!" "갑자기 왜 편지를 써?" "아빠 션물!!" "우리 타오 착하네? 그런데 엄마한테도 쓰는거야? 엄마는 계속 같이 있는데?" "녜! 아빠가 엄마랑 아빠는 하나라고 그래써여. 그러니까 선물도 가치!" 얼마나 애한테 세뇌를 시켰으면...그렇게 위아원 위아원 하고 다니더니. 그래 너네끼리 원해라. 감독은 해가 지나도 달이 지나도 여전한 버터버러지에 낭만게이들이라고 생각했다. 밖에서부터 요란한 소리가 한창인 일본의 공연장. 그 중심의 대기실 안에서는 누구보다 분주한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멤버 한명마다 대여섯명씩은 붙어 머리를 만지고 옷깃을 정리하고 화장을 고치고 마이크를 체크하고. 이런 정신없는 와중에도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하는 저 중생은 바로. "감독님?" 변백현이었다. "오빠. 옆머리 해야되니까 전화 좀 끊으세요. 네?" "네. 지금 공항 도착하셨다구요? 경수는요?" -백현씨. 휴대폰을 잃어버린건 경수씬데...대체 내가 왜 둘의 사랑의 메신져가 되야하거야..? "경수 좀 바꿔주세요 감독님." "오빠...제발...라인 번지니까 눈 좀 감으세요 그럼..." -어, 백현아!! 나 이제 일본 도착했어. "누가 휴대폰 잃어버리고 다니래. 아주 오빠 피를 말려라 말려. 비행기에서 안잤어? 밥은 먹었고?" "오빠...인이어 걸리니까 팔 좀 들어보세요..." -아니...그게..분명히 타오가 뽀로로 보고 있었는데..집에 오니까 없었어...그리고 밥 아직 못먹었어. 녹화 뜨고 바로 왔어. "밥 좀 챙겨먹이라고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대기실에 현석이 시켜서 스시 사다놓을테니까 그거 먹고 있어. 먹고 공연은 천천히 보러 나와. 나 5분 있다가 올라가니까." ".....오빠...립 다시 해야되니까...잠깐 입 좀..." -알게쪙. 백현아 공연 열심히 해!! 빨리 먹고 보러갈게!! "빨리 먹지 말고 천천히 먹고 나와. 안에 시끄러우니까 애 안놀래게 잘 달래서 나오고. 너 이름표랑 붙여놨어. 맨 앞쪽에. 내가 제일 잘보이는 곳으로. 오빠 이제 진짜 올라가야 되니까. 우리 도경수 오빠 걱정안되게 사고치지 말고 무사히 와라 제발. 알겠냐." "...오빠..됐으니까 그런 눈썹만 좀 다듬을게요. 무릎 좀 굽혀주세요..." -잠깐만 백현아! 타오가 할 말 있대. "그래 아들. 뭐." 코디들은 이제 포기한 채로 백현에게서 떨어져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래 호섭이 머리하고 삼룡이 눈썹을 하고 올라가도 혼또니 카와이-☆★할 니뽄 언니들이 만명이나 저기 있는데 괜찮겠지 뭐. -아빠, 타오도 아빠한테 가고 이써여 엄마랑. 엄청 엄청 보고시퍼여 아빠.. "..아빠도 아들 엄청 엄청 보고싶어. " -아빠 없는동안에 타오가 엄마 이케 지켜써여! "잘했어. 우리 아들이 최고야. 아빠가 맨날 뭐라그랬지 아들." -엄마는 공주님! 아빠랑 타오가 지켜죠야대여! "그렇지. 엄마 말 잘듣고 조심히 와. 그리고 엄마한테 좀 전해줘." -모를여? "사랑한다고." 무드있게 중얼거린 백현은 곧 아들도 사랑해. 라고 하려했다. "병신아!!지랄말고 빨리 이리와!!지금 트레인 올라가잖아!!!존나 영화찍고 앉아있어 빠다 쳐바른 새끼가!!!" 박찬열만 아니었다면. "......." 땀으로 샤워한 변백현이 콘서트 쉬는 시간마다 화장 고치기를 마다하고 그 짧은 찰나의 5분, 10분을 도경수와의 재회에 몽땅 쏟아붓고 드디어 끝난 공연에 눈물 젖은 포옹을 하려던 찰나 그 사이를 잽싸게 파고든 감독이 내민 미션카드는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백현의 입을 꾹 다물어지게 만들었다. [미션카드드디어 일본에서 재회한 백현 ♥경수, 그리고 타오! 일명 백도가족이라고 하죠?부모가 되는 길은 아주 길고 험하죠. 앞날을 함께 고민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지금은 한창 일본에서 직업체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타오의 장래희망을 함께 찾아볼까요?] "애가 아직 어린데..." "부담갖지 말고 백현씨. 직업박람회 우리나라에도 있긴 한데 일본이 정말 잘해놨더라구. 뭘 굳이 정하라는게 아니라 한번 경험해보는게 타오한테도 좋을것 같아서. 그리고 상대적으로 일본에서는 백현씨랑 경수씨 알아보는 사람이 한국보다는 적잖아. 여기가 더 편하지 않겠어?" 그렇기는 한데...백현은 마른세수를 했다. 분명 그곳에서 타오가 제꿈을 찾고 흥미를 가지는 무엇을 발견한다면 그건 아주 반길만한 일이었다. 타오가 원하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지 열심히 뒷받침하고 후원해줄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그런 곳에 흥미를 가지는건 타오만일 때나 좋은 얘기였다. 도경수...분명 호기심 많은 도경수는 저도 함께 의사도 되고, 소방수도 되고, 과학자도 되보고 싶어할텐데...벌써부터 애 둘을 달고 체험을 다닐 생각에 백현은 피로가 몰려왔다. 일본에서 처음 갖게 된 단하루의 휴일을 직업박람회 체험으로 하얗게 불태우게 된 백현은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웠다. 호텔 침대에 타오를 먼저 재워 두고 가운만 걸친채 테이블 의자에 앉은 백현은 제 무릎에 경수를 앉히고 등에 얼굴을 묻었다. "도경수." "응." "내일 우리 아들 꿈 찾아주러 가는거지." "맞아 나 너무 기대되는거 있지!! 우리 타오는 뭐가 되고 싶어할까? 나는..의사도 좋고...과학자도 좋고...타오는 얼굴이 잘생겼으니까 배우도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래. 우리 도경수 말이 다 맞아. 맞는데..." "응. 왜?" ".....아니다." 차마 들뜬 경수에게 내일 가서 너도 같이 소방수고 되고 과학자도 되보겠다고 딱 봐도 키즈사이즈일 하얀 가운을 입는 일은 하지 말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변백현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도경수가 하고 싶다면...가운을 찢어서라도 하게 해줄 저 자신을. "그나저나 백현아..." "왜 우리 도경수." "나 정말 죽는 줄 알았어." "왜 죽어. 죽는다는 말 하지 말라고 했지." "그래도...정말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왜. 오빠 보고싶어서?" "어떻게 알았어? 백현이는 내 머릿속에 사는가봉가?" 2주만에 봤다고 또 도경수 전문 얼굴에 철판깔았습니다st 애교를 전해주시니 백현은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맛에 도경수 키우지 내가. "그런데 백현이 너...마음이 좀 식은것 같아..." "살면서 들은 말 중에 두번째로 존나 웃긴 말이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만 첫번째는 뭔데?" "있어 그런게. 왜 그런 생각해." "2주만에 봤는데...넌 나 별로 안보고 싶었나봐...막 옛날처럼 보자마자 키스도 안하고...막...막...죽는 줄 알았다고 그러지도 않고...막...꼭 어제본것처럼...그러잖아." "도경수야." "..왜." "당연히 어제 본것처럼 굴지. 어제 봤으니까." "어제? 어제 언제? 난 너 오늘 봤는데..." "오빠는 1초도 도경수랑 떨어져 있어본적 없어. 여기서 혼자 밥먹을때도 맨날 밥 2인분씩 시키고 그랬는데. 도경수 있는것처럼." ".....왜?" "없다고 생각하면 미칠 것 같으니까 오빠가 주문을 외웠지. 도경수는 내옆에 있다. 도경수는 변백현 옆에 있다 이렇게." "..그러니까 진짜 내가 옆에 있는것 같았어?" "그런것 같았는데 역시 진짜 도경수가 오니까 쨉이 안되네." "백현아." "왜 우리 경수." "나 얼만큼 사랑해?" "이거야." "뭐가?" "내가 살면서 들은 말 중에 첫번째로 웃긴 말." "응? 이게 왜?" "널 얼만큼 사랑한다는게 말이 되냐? 그렇게 얼만큼이라고 따질 수 있었으면 내가 도경수한테 목숨 안걸었지." "....혀나혀나배켜나..." "여보." "..응?" "우주는 지금도 1초에 백만제곱미터씩 팽창하고 있을거야." "......" "그리고 넌 날 우주만큼 사랑하고." "......" "난 그것보다 더 널 사랑하고." "......." "뭐가 더 필요해?" "......" "세상에 있는 사랑이란 사랑은 다 도경수껀데." "그리고..." "......." "너도 내꺼고?" "존나 웃긴말 또 하네 우리 경수?" "..그럼 아니야?" "당연한거 자꾸 물어. 입아프게." 같은 시간. 옆방에서 잠든 감독은 알 수 없는 오한과 가위에 눌려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아주 커다란 버터덩어리가 배를 짓누르는 악몽이었다.
볼링공/뽀뽀/꼴뚜기/별별별/쪼코/아망떼/고집/둘리/연
언어영역/진2/백설/울지요/오세훈/우유/뚱아/사이다
개뿅/푸린/빵수니@/꽃승아/0501/맹구/힁/심슨/텐더
그린티/레니/됴찡긋/기하와벡터/꽃승아/오덜트
백도짱좋음/똥/구름/조아/망고/백도복숭아/비타민
됴됴캅/미분적분/0114/블루베리/능률/백편/이도내
바람떡/신난다/됴됴한나쵸/망고/고삼/에프/와다/구피
알찬열매/제이제이/광대/버블/안소희/삼해/야광별/포스트잇
이어폰/우월한카이/생크림/예헷/콩닥/도라에몽/킹오브킹
보쯍아/홍시/라엘/개뼉다구/됴레미/찬종짱좋음/슘슘/붕붕
심키/무쇠주먹/됴도됴도/도돌이표/바다/백도팡팡/체리밤/zio
와이파이/서애/뽕됴퐁듀/백숭아/광대역/건전지/궁금이/찌름/김성규
슈크림빵/큥/심쿵/영정사진/세모네모/뽀송뽀송/잉잉잉잉/됴르레
곰돌이/이랴/잔디/용트림/큥/토익/체리/빨강큥/뀨뀨루/크롱/봄
오렌지/갸또/파노곰/루프/데스티니/센센세니/샴푸요정/나도
바닐라라떼/핫초/꽃/뭉이/하늘하늘해/됴들됴들/원주민/준짱맨
뒁네슈퍼/굿베이/성장통/일루젼/레오/단호박/칸쵸/레인져/이루구
두둠칫/암바사/민탑/오궁/변배쿙/리인/우비/몽나니/히찡/됴라이/내세훈
이틀/모디/캐슈넛/카피피/문어/프링글스/으갸갹/뀨꺄/요노르/통조림/펑첸/백뭉이
현순청년/야옹/숟가락/짜요짜요/ ranran/Giselle/19/뎨뎨아기/이어폰/극세사 따뜻해
우래기/부농부농/카와이
저 되게 예쁜 선물 받았어요!
사진 선물해주신 빨강큥님! 예쁘게 잘 쓸게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틀밤 새고 자면서 쓴글이라 약간 정신없을 수도..있어여..
저 공대니까 이해해주시길..^^
"..백현씨. 우리팀 다같이 가는거라니까? 걱정 안해도 돼."
-경수 아직 리허설 중이에요?
"10초 전에도 리허설 중이었으니까 당연히 지금도 리허설하지. 몇번을 물어."
-감독님이 꼭 옆에 계셔야 돼요. 아시죠? 안그러면 저 촬영 협조 못해요. 경수 옆에서 다섯걸음도 떨어지시면 안되요 정말. 진짜 꼭이요. 걔 진짜 길도 잘 모르고 한눈 팔면 금새 없어져요. 뭐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못듣는다니까요? 특히 공항에서.
"..백현씨 입 안아파..? 똑같은 얘기 몇번째야..."
-저 지금 콘서트 동선 맞춰야 되서 가봐야 되거든요? 좀 있다가 다시 전화 드릴게요.
아니...전화하지마...흐즈믈르그...
감독은 뜨끈히 열이 오른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려다 다시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어차피 금방 전화가 올터였다. 백현이 일본에 가있고 경수가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약 2주동안 촬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변백현은 몸이 세개라도 모자르고 경수도 짧게 하는 활동이라 스케쥴이 가득 차있었던게 이유였다. 오늘은 경수가 그 짧은 활동을 마침과 동시에 백현이 있는 일본으로 가는 날이었다. 구태여 자신이 한국으로 데리러 온다는 백현을 말려대느라 진땀을 뺀 감독과 경수였다. 아니 공항이 무슨 앞집도 아니고 바다를 건너가는 일이거늘...아무튼...도경수에 도자만 나오면 저렇게 정신 못차리고 팔불출에 유난이다. 감독은 역시 뜨거워진 한쪽 귀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옆에서 무언가를 그리는 타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타오야."
"녜."
"오늘 아빠 보러 가는 날이네?"
"녜!!"
"좋아?"
"녜! 타오 아빠 보고시퍼여!"
아무리 팔불출에 제멋대로라고 욕을 먹는 변백현이라지만 제 아들한테는 아빠 노릇을 톡톡히 하는 모양인지 아이는 고아원에서 처음 본 날보다 많이 밝아진 상태였다. 감독은 타오가 열심히 적는 무언가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편지?
"타오야. 이게 뭐야?"
"편지여!"
"편지?"
"녜. 엄마 아빠한테 타오가 편지 쓰는거에여!"
"갑자기 왜 편지를 써?"
"아빠 션물!!"
"우리 타오 착하네? 그런데 엄마한테도 쓰는거야? 엄마는 계속 같이 있는데?"
"녜! 아빠가 엄마랑 아빠는 하나라고 그래써여. 그러니까 선물도 가치!"
얼마나 애한테 세뇌를 시켰으면...그렇게 위아원 위아원 하고 다니더니. 그래 너네끼리 원해라. 감독은 해가 지나도 달이 지나도 여전한 버터버러지에 낭만게이들이라고 생각했다.
밖에서부터 요란한 소리가 한창인 일본의 공연장. 그 중심의 대기실 안에서는 누구보다 분주한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멤버 한명마다 대여섯명씩은 붙어 머리를 만지고 옷깃을 정리하고 화장을 고치고 마이크를 체크하고. 이런 정신없는 와중에도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하는 저 중생은 바로.
"감독님?"
변백현이었다.
"오빠. 옆머리 해야되니까 전화 좀 끊으세요. 네?"
"네. 지금 공항 도착하셨다구요? 경수는요?"
-백현씨. 휴대폰을 잃어버린건 경수씬데...대체 내가 왜 둘의 사랑의 메신져가 되야하거야..?
"경수 좀 바꿔주세요 감독님."
"오빠...제발...라인 번지니까 눈 좀 감으세요 그럼..."
-어, 백현아!! 나 이제 일본 도착했어.
"누가 휴대폰 잃어버리고 다니래. 아주 오빠 피를 말려라 말려. 비행기에서 안잤어? 밥은 먹었고?"
"오빠...인이어 걸리니까 팔 좀 들어보세요..."
-아니...그게..분명히 타오가 뽀로로 보고 있었는데..집에 오니까 없었어...그리고 밥 아직 못먹었어. 녹화 뜨고 바로 왔어.
"밥 좀 챙겨먹이라고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대기실에 현석이 시켜서 스시 사다놓을테니까 그거 먹고 있어. 먹고 공연은 천천히 보러 나와. 나 5분 있다가 올라가니까."
".....오빠...립 다시 해야되니까...잠깐 입 좀..."
-알게쪙. 백현아 공연 열심히 해!! 빨리 먹고 보러갈게!!
"빨리 먹지 말고 천천히 먹고 나와. 안에 시끄러우니까 애 안놀래게 잘 달래서 나오고. 너 이름표랑 붙여놨어. 맨 앞쪽에. 내가 제일 잘보이는 곳으로. 오빠 이제 진짜 올라가야 되니까. 우리 도경수 오빠 걱정안되게 사고치지 말고 무사히 와라 제발. 알겠냐."
"...오빠..됐으니까 그런 눈썹만 좀 다듬을게요. 무릎 좀 굽혀주세요..."
-잠깐만 백현아! 타오가 할 말 있대.
"그래 아들. 뭐."
코디들은 이제 포기한 채로 백현에게서 떨어져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래 호섭이 머리하고 삼룡이 눈썹을 하고 올라가도 혼또니 카와이-☆★할 니뽄 언니들이 만명이나 저기 있는데 괜찮겠지 뭐.
-아빠, 타오도 아빠한테 가고 이써여 엄마랑. 엄청 엄청 보고시퍼여 아빠..
"..아빠도 아들 엄청 엄청 보고싶어. "
-아빠 없는동안에 타오가 엄마 이케 지켜써여!
"잘했어. 우리 아들이 최고야. 아빠가 맨날 뭐라그랬지 아들."
-엄마는 공주님! 아빠랑 타오가 지켜죠야대여!
"그렇지. 엄마 말 잘듣고 조심히 와. 그리고 엄마한테 좀 전해줘."
-모를여?
"사랑한다고."
무드있게 중얼거린 백현은 곧 아들도 사랑해. 라고 하려했다.
"병신아!!지랄말고 빨리 이리와!!지금 트레인 올라가잖아!!!존나 영화찍고 앉아있어 빠다 쳐바른 새끼가!!!"
박찬열만 아니었다면.
"......."
땀으로 샤워한 변백현이 콘서트 쉬는 시간마다 화장 고치기를 마다하고 그 짧은 찰나의 5분, 10분을 도경수와의 재회에 몽땅 쏟아붓고 드디어 끝난 공연에 눈물 젖은 포옹을 하려던 찰나 그 사이를 잽싸게 파고든 감독이 내민 미션카드는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백현의 입을 꾹 다물어지게 만들었다.
[미션카드
드디어 일본에서 재회한 백현 ♥경수, 그리고 타오! 일명 백도가족이라고 하죠?
부모가 되는 길은 아주 길고 험하죠. 앞날을 함께 고민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
지금은 한창 일본에서 직업체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타오의 장래희망을 함께 찾아볼까요?]
"애가 아직 어린데..."
"부담갖지 말고 백현씨. 직업박람회 우리나라에도 있긴 한데 일본이 정말 잘해놨더라구. 뭘 굳이 정하라는게 아니라 한번 경험해보는게 타오한테도 좋을것 같아서. 그리고 상대적으로 일본에서는 백현씨랑 경수씨 알아보는 사람이 한국보다는 적잖아. 여기가 더 편하지 않겠어?"
그렇기는 한데...백현은 마른세수를 했다. 분명 그곳에서 타오가 제꿈을 찾고 흥미를 가지는 무엇을 발견한다면 그건 아주 반길만한 일이었다. 타오가 원하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지 열심히 뒷받침하고 후원해줄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그런 곳에 흥미를 가지는건 타오만일 때나 좋은 얘기였다. 도경수...분명 호기심 많은 도경수는 저도 함께 의사도 되고, 소방수도 되고, 과학자도 되보고 싶어할텐데...벌써부터 애 둘을 달고 체험을 다닐 생각에 백현은 피로가 몰려왔다.
일본에서 처음 갖게 된 단하루의 휴일을 직업박람회 체험으로 하얗게 불태우게 된 백현은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웠다. 호텔 침대에 타오를 먼저 재워 두고 가운만 걸친채 테이블 의자에 앉은 백현은 제 무릎에 경수를 앉히고 등에 얼굴을 묻었다.
"도경수."
"응."
"내일 우리 아들 꿈 찾아주러 가는거지."
"맞아 나 너무 기대되는거 있지!! 우리 타오는 뭐가 되고 싶어할까? 나는..의사도 좋고...과학자도 좋고...타오는 얼굴이 잘생겼으니까 배우도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래. 우리 도경수 말이 다 맞아. 맞는데..."
"응. 왜?"
".....아니다."
차마 들뜬 경수에게 내일 가서 너도 같이 소방수고 되고 과학자도 되보겠다고 딱 봐도 키즈사이즈일 하얀 가운을 입는 일은 하지 말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변백현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도경수가 하고 싶다면...가운을 찢어서라도 하게 해줄 저 자신을.
"그나저나 백현아..."
"왜 우리 도경수."
"나 정말 죽는 줄 알았어."
"왜 죽어. 죽는다는 말 하지 말라고 했지."
"그래도...정말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왜. 오빠 보고싶어서?"
"어떻게 알았어? 백현이는 내 머릿속에 사는가봉가?"
2주만에 봤다고 또 도경수 전문 얼굴에 철판깔았습니다st 애교를 전해주시니 백현은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맛에 도경수 키우지 내가.
"그런데 백현이 너...마음이 좀 식은것 같아..."
"살면서 들은 말 중에 두번째로 존나 웃긴 말이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만 첫번째는 뭔데?"
"있어 그런게. 왜 그런 생각해."
"2주만에 봤는데...넌 나 별로 안보고 싶었나봐...막 옛날처럼 보자마자 키스도 안하고...막...막...죽는 줄 알았다고 그러지도 않고...막...꼭 어제본것처럼...그러잖아."
"도경수야."
"..왜."
"당연히 어제 본것처럼 굴지. 어제 봤으니까."
"어제? 어제 언제? 난 너 오늘 봤는데..."
"오빠는 1초도 도경수랑 떨어져 있어본적 없어. 여기서 혼자 밥먹을때도 맨날 밥 2인분씩 시키고 그랬는데. 도경수 있는것처럼."
".....왜?"
"없다고 생각하면 미칠 것 같으니까 오빠가 주문을 외웠지. 도경수는 내옆에 있다. 도경수는 변백현 옆에 있다 이렇게."
"..그러니까 진짜 내가 옆에 있는것 같았어?"
"그런것 같았는데 역시 진짜 도경수가 오니까 쨉이 안되네."
"백현아."
"왜 우리 경수."
"나 얼만큼 사랑해?"
"이거야."
"뭐가?"
"내가 살면서 들은 말 중에 첫번째로 웃긴 말."
"응? 이게 왜?"
"널 얼만큼 사랑한다는게 말이 되냐? 그렇게 얼만큼이라고 따질 수 있었으면 내가 도경수한테 목숨 안걸었지."
"....혀나혀나배켜나..."
"여보."
"..응?"
"우주는 지금도 1초에 백만제곱미터씩 팽창하고 있을거야."
"......"
"그리고 넌 날 우주만큼 사랑하고."
"난 그것보다 더 널 사랑하고."
"뭐가 더 필요해?"
"세상에 있는 사랑이란 사랑은 다 도경수껀데."
"그리고..."
"너도 내꺼고?"
"존나 웃긴말 또 하네 우리 경수?"
"..그럼 아니야?"
"당연한거 자꾸 물어. 입아프게."
같은 시간. 옆방에서 잠든 감독은 알 수 없는 오한과 가위에 눌려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아주 커다란 버터덩어리가 배를 짓누르는 악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