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내렸다. 그렇게 김지원을 보내고 꼬박 일주일을 죽을병처럼 겪고 난 후였다. 너무 감쪽같이 내려버리니 담당 의사 선생님도, 간호사들도 놀랬다. 의사가 말하기를 원래 1년에 몇 번 이런 경우가 더러 있다고 했다. 물론 겨우 이런 경우가 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심정은 이런 경우 때문에 고생한 것들 때문에 단지 어이 없었다는 말로 밖에 정의 내릴 수가 없었다.
엄마가 수납 청구를 하러 갈 때 나는 혹시 다시 오르게 될 열에 대비해 여분의 약을 처방 받았다. 가방에 챙기고 병실에 놓인 물건들 또한 챙길 것들을 정리하고 있던 참이었다. 서랍을 뒤져 지갑을 꺼내고 여러 종이들을 버리는데 거기에 포스트잇이 끼여 있었다. 그러니까 사과주스랑 돈이랑 같이 있던 김지원이 쓴 포스트잇.
"학생, 지금 학생 자리 쓰레기통 버릴 건데 손에 든 것도 버릴 거예요?"
"네? 아니. 아니에요. 안 버릴 거예요."
서랍장 위에 올려 둔 지갑을 열어 그 안에 포스트잇을 넣었다. 지갑을 가방에 챙기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가방을 매고 병실을 나섰다. 나올 때 한 번 본 건데 나와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 계심에도 이인실은 꽤 넓었다. 이 넓은 공간을 김지원이 혼자서 다 매꿔줬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묘했다. 그 후로 연락은 하지 않았다. 열이 내렸다. 그것도 말끔이.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
두 계절이 바뀌었다. 옷도 짧은 팔에서 다들 긴 팔로 바꿔 입었고 모자나 마스크 등을 끼면서 얼굴을 가렸다. 개 중에는 목도리도 있었는데 지금 나는 목도리로 코에서 입을 완전히 가린 상태였다. 김한빈에게 힘내라고 말하기 위해 김한빈 얼굴 좀 볼 겸 김지원의 뒷모습이라도 몰래 보기 위함이었다. 잘 사는지, 혹 힘들어 하지는 않는지. 연습실 편의점 근처에서 이리저리 눈치 보며 김한빈을 찾고 있었다.
"야."
"어, ○○○."
김한빈이 보이자마자 불렀고 김한빈도 바로 나를 알아봤다. 대뜸 손에 들린 것부터 넘겼다. 얼굴하고 이름을 서바이벌로 익힌 터라, 또 주위에 김한빈 팀을 응원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내가 김한빈이랑 아는 사이라는 걸 아는 애들한테만 받았는데도 꾸러미 크기는 꽤 됐다. 대신 백은 세 개였다. 친구들이 챙긴 가방, 내가 김한빈 팀을 챙긴 가방, 그리고 내가 김지원을 챙긴 가방. 일부러 김지원한테는 짧은 편지 조차도 쓰지 않았다. 내가 매달려 김지원을 고생 시키는 것 같아서. 그냥 나라는 걸 숨기고 팬인 척 주려고 했다.
"근데 ○○○, 우리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 얘기하는 게 어떠냐."
"굳이 왜?"
"그러니까 그게……."
김한빈은 한 손에 선물을 받아들고 말하기를 꺼리는 듯 했다. 그때 바로 뒤에서 김한빈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김한빈이 나를 그 소리가 나는 곳에서 등을 보이게 했다. 여자 목소리가 났고 남자 목소리가 거기에 겹쳤다.
"형 뭐야?"
"뭐긴 뭐야. 우리 배고파서 편의점 가기로 합의 봤어."
김지원 목소리다. 김지원은 되게 아무렇지 않았고 잘 지내는 거 같아 보였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리려던 걸 김한빈이 여전히 잡고 있어서 돌리지 못했다.
"옆에 누구야?"
"누구 옆에."
"김한빈 네 옆에."
"여자친구."
"어? 와, 대박이야."
김지원은 그렇게 말하더니 이상하게 감흥을 가지지 않았다. 김한빈 모태솔로라면서 나중에 여자친구는 어떻게 사귈지 그렇게 궁금해 하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을 마친 후 자신의 옆에 있던 여자랑 편의점으로 그대로 들어갔다. 그 덕에 혹시나 했던 김지원의 뒷모습을 정말 우연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부르려고 했지만 멈췄다. 대신 김한빈을 올려다 봤다.
"둘이, 그냥 친구야."
"왜 그랬어?"
"우리만 있었던 거 아니잖아. 나중에 다 말해줄게."
김한빈 덕에 그나마 그 반년 동안 티비로 말곤 실제로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김지원의 일상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열심히 무대 준비를 하고 멤버들과 웃고 지낸다. 영상으로도 볼 수 있었지만 직접적인 건 다 김한빈 덕에 알 수 있었던 내용들이었다. 순간적으로 그런 김한빈을 원망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나 싶었다.
"아, 아, 내가 미안해."
"야."
"내가 미안. 내가 욕심이 많았어."
"야, ○○○."
"너도 분명 엄청 힘들 건데, 미안해."
"나는 괜찮아."
김한빈은 편의점에서 꽤 먼 곳은 가지 못했음에도, 그래도 나를 데려가 달래줬다. 서로 힘든 얘기를 하면서 꽤 울었던 거 같았다.
팬인 척 주려고 했던 내 선물은 진짜 팬으로서 주는 선물이 되었다.
-
[나 엄청 짜증나는데 그래도 좋아]
[한빈이 여자친구로라도 너 얘기 들을 수 있잖아]
[선물 고마워]
그리고 나는 반년만에 온 김지원의 문자에 결국 마주할 자신이 없어 핸드폰 번호를 바꿨다.
아.... 이것도 글이라고... |
과거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현실도피하는 여주와 참고인내하는 지원이여ㅑ씀니다 이제 여주 철벽 허물러 가야지 저게 서로의 오해인거예여
지원이는 한빈이랑 여주랑 사귀는줄알고... 여주는 한빈이가 아니라고하지만 나없이도잘살구나 순간의허탈감 안심 이런거예용 물론 나중에 한빈이가 얘기해주지만 지원이는 한빈이랑 지낸 세월도 많고 여주가 사실 사귄게 아니라는 사실에 다행이라 여기고요ㅕ 이제 그때쯤에 둘이 만나려고 하는거죠
그럼에도 주네가 똑디 들어먹었던 이유는 한빈이가 여주 얘기를 할때 지원이 여자친구인거처럼 뉘앙스를 풍겼음 절대 자기 애인, 여보, 자기 애칭을 안 썼슴니다 이상 저의 궁예질이었음....
근데 열병있잖아요... 저거 진짜 저랬음;;; 뻥이 아니고요ㅠㅠㅠ 저도 그랬고 제친구도 그랬고ㅜㅜㅜ... 그냥 훅오르다 훅내리던데요...
한빈아 미아냉ㅜㅜㅜㅜㅜ 비팀 화이팅! 아프지 말고!!
제가요 오늘 댓글 보고 불시에 답글을 달아서요.... 저 사실 팬픽 쓰는것도 조하해여... 그래서 그분한테 마음에 드는 커플링하고 분위기 이런거하고 물어봐서 팬픽도 하나 써봐야지.. 저는 욕심이 많아요.... + 저 사실 팬픽 쓰던 사람이라 빙의글 이어가는거 너무 힘드러여.....하ㅣ히ㅜㅏㅠㅜㅠㅠㅠㅠ 하지만 힘내야지!! 지원이는 짱멋있으니까!
~ 암호닉 ~ 뭇, 바비아이, 모나리자, 저격탕탕, 갑신정변, 밥바이지, 김바비, 똑똑이, 이지, 꾹꾹이, 프라푸치노, 얄루, 헐, 푸, 시나몬, 김바비천국, 비니, 바비인형♡, 현복, 이즈, 애플, 쪼코, ♥기맘빈과 김밥♥, 우유, 뿌요, 김밥, 보름달, 모찌, 아야, A, 치킨, 떡볶이, 지원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