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은 한꺼번에 듣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난 그저, 바람에 이끌려 그대 곁에 온 것입니다.
그대 곁에서 멀어지려 해도, 바람은 자꾸만 그대 곁으로 더 가까이 더 가까이 보내곤 합니다.
내가 어찌 그대 곁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난 항상, 그대 곁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을요.
-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김한빈 -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원군은 쓰러진 세자빈의 손을 놓지 못했다. 누워 쓰러져있는 그녀의 얼굴은 너무도 창백해 원군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내일, 빈궁마마께서는 자선당을 떠나셔야합니다.'
자신이 오자마자 듣게 된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떠난다니, 자선당을. 원군은 아까 김내관의 말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에 세자빈을 잡은 손을 더욱 꼭 잡았다. 내전에 있는 대신들 대부분은 유배를 당하거나, 처형되었다. 그것은 마땅한 일이였다. 누군가를 죽이고, 역모를 꾸미는 일에 가담했다는 것은 대역죄니까. 하지만 지금 누워있는 그녀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 단지 가문의 죄로, 그녀는 세자빈에서 폐출되어야했다.
"... 제가 무얼 할 수 있을까요."
곤히 잠들어있는 세자빈의 볼을 쓸던 원은 곧 김내관을 불렀다.
"예, 저하. 부르셨사옵니까."
"... 지금 당장 규장각으로 가, ... 그 서책을 내오거라."
"... 그것이라면..."
"지금, ... 지금 그것을 전해야겠구나."
진환이 알겠다는 말과 함께 나가고, 원은 빈궁의 손을 잡은 채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상 위엔 제목 없는 책, 자신이 세자빈에게 건네주었던 책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쪽으로 손을 뻗어 책을 열어 본 원은 맨 뒷장에 끄트머리에 작게 쓰여있는 한자를 보았다. '韓'. 나라 한. 한빈의 이름이였다.
물론 지금도 책 읽는걸 워낙에 좋아하는 한빈이지만, 5년 전의 한빈은 책을 직접 쓰는 것 또한 매우 좋아했었다.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이 책은 한빈이 그 당시에 사랑하던 화원에게 주고자 써내려갔던 책이였다. 평민의 여식이라 글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알고 일부러 쉬운 글자를 조합하여 오직 화원을 위해 써내려갔던 책이였다. 이 책을 먼저 전해주고, 화원이 읽어나갈 쯤이면 한빈은 그 책의 후속편을 쓸 생각이었다. 그렇게 두 권의 책을 그녀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책은 화원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신하를 시켜 그녀에게 그 책을 전해주고 오라했으나, 신하의 잘못으로 그 책을 영영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어딘가에 흘린 것 같다, 는 말에 온 신하들이 길거리를 찾고 헤맸지만 그 책은 영영,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 안있어 일이 터졌고 한빈의 기억 속에 그 책은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다시 그 책을 그가 펼쳐본다 해도, 한빈은 자신이 5년 전에 썼다는 것을 기억할 리가 없었다.
'혹, 여기에 제목없는 서책이 있는가.'
'... 아, 그 하나 있긴 한데. 아 또, 저 아씨께서 읽고 계시네.'
원이 한빈에게서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 저잣거리에 나갔을 때였다. 무언가에 이끌린 듯 서책방 안으로 들어간 원은 제목 없는 서책을 찾았다. 저 아씨께서 읽고 계신단 말에 고개를 돌리니 양반가의 규수로 보이는 처녀가 제목없는 책 한 권을 들고 그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책 속으로 빠져들어갈 것만 같은, 정말로 그 모습이 그렇게 보였다. 그녀를 보다 괜히 미소가 지어진 원은 그녀가 다 읽을 때 까지 다른 책들을 훑어보며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의 몸종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아씨! 하며 그녀를 불렀다.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까! 지금 집에 준회군께서 오셨습니다'
'오라버니가 오셨어?'
'예, 성균관 유생을 그만두셨다합니다. 지금 그것에... 대감마님께서.....'
'성, 성균관을 나왔다니. ... 오, 오라버니께서?!'
몸종의 말에 놀란 듯 일어난 그녀는 책을 그만 땅에 떨어뜨리고 서책방을 뛰어나갔다. 뛰어가는 그녀를 잠시 보다, 떨어진 서책을 탈탈 털어 한 장씩, 책장을 넘겼다. 그 책을 쭉 훑던 원은 피식, 웃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 여기 있었던 것이냐.'
한빈에게서 지워진 기억들은 온전히 원의 기억이 되었다. 우연히 손에 들린 책은, 5년 전 한빈이 썼던 그 책으로 다시 그의 손에 잡히게 되었다. 책을 덮고 그 앞을 슥 쓸던 원은 아까 보았던 그녀가 생각이 나 문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 우연히 들린 책 처럼, 그녀를 다시 우연히 볼 수 있길 내심 바라던 원이였다.
"저하, 김내관이옵니다."
"... 들게."
잠시 오래 전 일을 떠올리던 원은 진환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방 안에 든 진환은 원에게 가져오라던 서책을 내밀었다. 잠시 잡던 빈궁 손을 놓고 그 책을 받은 원은 맨 마지막 장 끄트머리를 살폈다. '原'. 근원 원.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는 걸 보고서야 책을 덮은 원은 자신이 쓴 책과 한빈이 쓴 책을 세자빈의 머리 맡에 두었다. 일어나면, 그녀가 보길 바라며.
사실 오늘은 원의 마지막 날이였다. 세자빈이 폐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만 떠나야겠다는 결심은 더더욱 확고해졌다. 자신때문에 한빈이 괴로워하지 않길 바랬고, 세자빈 또한 힘들어하지 않길 바랬다. 이 날을 위해 그녀에게 남길 마지막 선물인,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후속을 쓴 것이다. 하나는 한빈이 쓴 것, 하나는 원이 쓴 것. 세자빈의 기억 속 자신이 조금이나마 남아있길 바라며 써내려가던 책이였다. 그러다가도 언젠가 그녀에게 주었던 반지가 생각 나 손을 바라보니, 한빈이 준 것인지 손가락엔 다른 반지가 끼어져있었다. 괜찮았다, 다 괜찮았다. 그저 이 마음이, 한빈에 대한 마음이 영원하길 원은 바랬다.
"... 지금이 몇 시인가."
"오시이옵니다."
*오시: 오전 11시~ 오후 1시
"... 빈궁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구나."
"내의원 말로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것이라 하니, 한숨 주무시고나면 괜찮아지실거라 했습니다."
"얼른 일어나야 할텐데 말이다. ... 시간이, ... 없으니 말이다."
이만 나가보라는 말에 진환이 나가고, 다시 방 안엔 둘 만 남겨졌다. 잠들어있는 세자빈을 보다 원은 상으로 자리를 옮겨 붓을 들어 마지막으로 남길 편지를 써내려갔다. 그녀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써놓아야 할 것 같았다.
... 언제나 그대만을 바라 볼, 이원.
편지의 끝을 맺고 다시 세자빈을 바라볼 쯤엔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에 곧바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손을 움켜잡았다. 손을 잡는 것에 천천히 눈을 깜빡이는 세자빈이 힘없이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리곤 눈물이 한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빈, 빈궁. 이제 정신이 좀 드는 것입니까."
"... ... 너무 하십니다."
"... ..."
"... ... 왜, 왜 원군은... 이럴 때만 오시는 것입니까."
".... 빈궁."
눈물은 곧 세자빈 눈 옆으로 흘러 떨어졌다. 원이 잡은 손을 놓고 자신의 두 눈을 가린 세자빈은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 사이엔 정적만이 흘렀다. 세자빈이 눈물을 그칠 동안 원군은 그저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켰다. 그러다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 저도 그대 곁에 머물고 싶었습니다."
"그대 곁에, 오직 나만이... 머물고 싶었습니다."
갑작스런 원군의 말에 세자빈은 눈을 가리던 손을 슬며시 내려 그를 바라보았다. 시선은 아래로 향한 채로, 애써 미소지어보이며 그는 말을 이었다.
"허나, ... 그건 한낱 어린아이의 바램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 그대는, 내가 아닌 한빈과 ... 행복해야 하니까요."
"... ... 마지막으로, 그댈 안아도 되겠습니까."
마지막이라는 말과 함께 누워있던 빈궁을 일으켜 자신의 품 속으로 넣는 원군에 세자빈은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었다. 세자빈을 안은 원은 곧 눈물을 보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 행복하셔야 합니다. 제가, 제가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너무나 괴롭습니다."
"... ... 지금 이렇게 그대를 안을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치 떠날 사람처럼, 다시 못 보는 사람을 안는 것 처럼, 원은 빈궁을 더 꼭 안았다. 빈궁도, ... 저를 안아주시겠습니까. 원의 말에 빈궁이 조심스레 그의 등을 쓸어 토닥였다. 언젠가 화원이를 안으며 토닥였던 것 처럼, 그렇게 빈궁은 원을 안았다.
"빈궁은, 앞으로 만물에 항상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 그 안에 제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 마치 영영 못 볼 사람처럼 말하시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세자빈의 물음에 그저 원은 그녀를 안을 뿐이었다. 그 어떤 대답보다, 지금은 그녀를 조금이라도 더 안고 싶었다. 조심히 그녀를 자신의 품에서 떼어 눈을 맞추다 세자빈의 목을 감싸 입을 맞춰왔다. 그의 갑작스런 입맞춤에 놀라 그대로 그를 바라보자, 눈을 감고 있던 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정말 떠날 사람처럼, 그는 울며 세자빈에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 원입니다. ... 이원, 이원입니다."
"..... 정말, .. 정말 가시는 것입니까."
"....... 원입니다. ... 이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 원군."
"다음 생에선, ... 허상이 아닌, 한 사람으로써 그대 앞에 설 것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그댈 안을 것입니다."
"......."
"........ 행복하셔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원의 말에 세자빈 또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원의 마지막 말엔 눈물이 떨어지며 고개를 끄덕이는 세자빈이다. 원 또한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세자빈을 안곤 천천히, 천천히 원은 눈을 감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괜찮았다, 모든 것이 괜찮았다. 이렇게, 한빈의 어딘가에 남아 앞으로 행복해질 세자빈을 바라보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원은 한빈의 주인격에서 천천히 사라지며 한빈에게 사라진 기억만을 남겼다. 그것이, 원의 마지막 일이였다.
잠깐 부는 바람입니다.
그러니 그대는 그것에 휩쓸리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그저 두 눈 꼭 감았다 뜨면 없어지는,
그런 바람이니까요.
-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外, 이 원 -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 ..."
원은 사라지고 그렇게, 한빈만 남게 되었다. 한빈은 깨어나지 않은 채로 잠들어, 김내관과 나인들이 그를 부축해 그의 처소로 데려갔다. 그가 나가고, 주변을 보다 처음보는 서책과 함께 편지가 보였다. 아무래도 원이 남기고 간 듯 보였다. 천천히 편지를 열어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대는 아직 곤히 잠에 들어 있습니다.
이 편지를 읽을때 쯤엔, 내가 없어지고 난 후 겠군요.
그대 머리 맡에 새 책을 두었습니다.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의 후속편인데, 사실 그 책은 제가 쓴 것입니다.
그대를 위해 내가 써내려 간, 그대를 위해 내가 남기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부디, 그 책을 소중히 여겨 주세요.
내 진심과 내 사랑이 담긴 그런 책입니다.
한빈은 그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대가 한빈에게 바라는 것보다 더, 말입니다.
그러니 그대는 지금 한빈에게 가지고 있는 그 마음을 절대 저버리시면 아니되는 것입니다.
그 마음으로, 그대는... 행복하셔야 합니다.
저는 한빈의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그대의 행복한 미소를 바라볼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연모했고, 연모하고 있고, 연모할 것입니다.
꼭, 그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셔야 합니다.
언제나 그대만을 바라 볼, 이 원
편지를 다 읽고나서 그가 썼다는 후속편을 조심히 들어보였다. 그대를 위해 써내려간, 그대를 위해 내가 남기는 마지막 선물. 그 말이 가슴 한 켠을 아려오게 만들었다. 원이 남긴 세상의 마지막 선물. 그 책을 그저 말없이 손으로 슥 쓸어보일 뿐이었다.
다음 날
오늘이 바로 세자빈의 아버지와, 중전이 처형되는 날이였다. 세자빈의 어머니는 이미 쓰러져 누워계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에 반해 준회는 그저 묵묵히 처형되기 직전의 아버지의 모습을 두 눈으로 담았다. 자신의 아버지였다. 그렇게 나쁜 짓을 했더라도 자신의 아버지였다. 준회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려 하다가도 이내 감정을 되찾고 묵묵히,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곧, 처형이 시작될 것 같았다.
"... 죽기 전에, ... 하고픈 말이 있소."
"..... 하시오, 어차피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똑같으니."
준회와 세자빈의 아버지는 잠시 말이 없다, 준회쪽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 아비가 되어 못난 모습만 보이는구나. 그저 미안할 뿐이다. 내가 어리석었다. ... 꼭, 제자리를 찾아 이 나라에 이바지 하도록 하거라. 네 아비처럼 어리석은 모습 보이지 말고."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준회는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주먹을 꼭 쥔 채로, 휘둘려지는 칼을 보다 준회는 눈을 감아버렸다. 주변의 백성들의 소리에 천천히 눈을 뜨며 얼굴없이 몸만 남은 아버지의 모습을 잠깐 보다 이내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렇게, 이조판서 구본형은 세상을 떠났다.
"나는 결백하단 말이다!!!!! 내가 왜!! 내가 왜 죽어야하는데!!!!!"
교태전 앞 마당으로 끌려져나온 중전은 한없이 울며불며 소리쳤다. 자신은 결백하다며, 자신이 왜 죽어야하느냐며. 한참동안을 그러는 것에 결국 나인들이 그녀를 붙잡고 사약을 억지로 마시게 했다. 끝까지 입을 안열던 중전은 억지로 벌리는 입에 사약을 마시고야 말았다. 얼마 안있어 피를 토해내던 중전은 힘겹게 말을 이었다.
"... 이..건... 음모다.. 나는.. 결백하단 말이다..."
그녀의 말에 형을 집행하던 관리들이 혀를 찼다. 결국 눈이 천천히 감겨지며 옆으로 쓰러져버린 중전 또한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죽기 전까지도, 자신은 결백하다 외치던 그녀의 모습이였다.
이젠 이 곳을 떠나야 했다. 폐출을 작정했던 마음을 다시 되새기며 애써 침착하게 행동했다. 나가기 전 처소를 한번 보다, 미처 못챙긴 것이 생각 나 상의 서랍을 열어보았다. 원이 내게 주었던 반지와 노리개. 그것을 원이 마지막으로 내게 주었던 책들과 함께 품안에 넣었다. 이제 정말로, 방을 나서야했다. 마지막으로 조상궁과 화원이를 바라보았다. 못내 화원이의 기억을 다 찾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으나, 화원이는 괜찮다는 듯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러다 고개를 돌리니 어깨를 들썩이며 얼굴을 감싸고 울고 있는 조상궁이 보였다. 조상궁의 손을 잡고 웃어보이며 입을 떼었다.
"울지말게. 그대가 우니 다른 나인들 또한 눈물을 보이지 않는가."
"... 마마... 제가..제가... 마마를 지키지 못한 것만 같아..."
"그런 말 말게. 내 사실 일부러 그대를 데리고 가지 않는 걸세. 그대는 훌륭한 상궁이니, ... 이후에 다른 세자빈이 들어온다하여도 잘 보필할 것이라 믿네, 나는."
"마마..!!"
조상궁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다 그 옆의 화원이의 손을 가져다 잡았다.
"... 미안하구나. ... 곁에 오래 남아 너의 기억들을 찾아가야했었는데."
"... ... 이젠 괜찮습니다. ... 5년 전의 기억에 대해... 미련 따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 그래도, ... 괜찮겠느냐."
"예. ... 그것이 저하와의 기억이 맞다 하더라도, 휘둘리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 이 자리에서, 마마를 기다릴 것입니다."
"... ... 내 마음이 아파, 차마 너를 못보겠구나."
"마마께선, ... 꼭 다시 이 곳에 돌아오실 것입니다. 반드시, 반드시 그러할 것입니다."
화원이의 말에 그저 씁쓸하게 웃어보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꼭, 언젠가. 볼 수 있다면 화원이의 웃고 있는 모습을 보길, 내심 바라고 있었다.
"... ... 저하께서는 아직 기침하지 않으셨는가."
"....... 어제 그리 쓰러지시고서도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다하옵니다"
"다행이구나, ...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었다. 내가 가는 모습을 한빈에게 보이기라도 한다면, 그의 마음이 어떨진 안봐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옆 한빈이 자고 있을 처소를 바라보다 이내 가마에 올라탔다. 자선당을 한번 쭉 훑다 눈을 감고 말했다.
"... ... 가자."
다행히 전하께선 나를 본가로 다시 보내주셨다. 보통 폐출이되거나, 폐위가 되면 허름한 사가에서 상궁들과 지내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러지않고 그저 날 본가로 다시 보내신 것이다. 자선당을 다 빠져나올 때 까지 계속 눈을 감았다. 궐에서 나올 때 쯤, 천천히 눈을 떴다.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 자선당. 그 곳에 자꾸 무언가를 두고 온 듯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짧고 강했던 궐에서의 생활. 절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 행복하셔야 합니다."
못내 그 말을, 한빈에게 전해주지 못한 것에 씁쓸한 마음으로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더보기 |
안녕하세요 252 입니다! 오늘은 마지막편이 아니에요! 아마도 다음편이 마지막편이 될 것 같네요. (역시 써보니까... ㅋㅋㅋ 늘릴 수 밖에 없어요) 우리 원이는 오늘이 마지막이에요ㅠㅠㅠㅠㅠ 원아ㅠㅠㅠㅠ 내 원아ㅠㅠㅠ 그동안 우리 원이 좋아해주시고 기다리신 독자님들 많이 계셨는데 이렇게 이별통보를 ...허허. (오열) 그나저나 이제 새학기 시작이죠! (세상에나. 벌써부터 저 힘빠지는 소리 안들려요?) 우리 독자님들 힘차게 새학기 시작하시길 바래요ㅠㅠ 너도 나도 우리 모두 힘차게!!! 그래서 알려드릴 것이 있는데요... (흐극) 오늘부터 바빠질 것 같아 21편은 며칠 후에 내게 될 것 같아요 (이마짚) 마지막 편이다보니 더 신경쓰기도 해야하고... ㅠㅠ 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알았죠? 초록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편 열심히 써서 올리도록 할게요 ㅠㅠㅠ 우리 예쁜 독자님들 기다려주실 수 있죠? 그렇죠?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엉 오늘도 조별내 봐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1편 기다리시는 동안 새학기 적응 잘하고 계셔요! 열심히 쓰고 있을게요) 암호닉! (암호닉은 항상 받고 있어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초록프글 님 ♡뀰지난 님 ♡달빛 님 ♡몰랑이 님 ♡별 님 ♡초코 님 ♡김밥빈 님 ♡부릉부릉 님 ♡설렘 님 ♡022 님 ♡0618 님 ♡ 설렁 님 ♡으앜 님 ♡자몽에이드 님 ♡구사이다 님 ♡beeeye 님 ♡올라프 님 ♡마그마 님 ♡한빈이이겨라 님 ♡괴물 님 ♡꾸주네 님 ♡뿌요를 개로피자 님 ♡핫초코 님♡5959 님 ♡징징이 님 ♡박하사탕 님 ♡뽀로로 님 ♡부끄럼 님 ♡룰레룰레룰 님 ♡구치명 님 ♡YG의 공주 님 ♡파랑짹짹이 님 ♡맘빈이 님 ♡샴페인 님 ♡피카츄 님 ♡한빈세자 님 ♡리리 님 ♡초코송이 님 ♡꽃반지 님 ♡한빈쨔응 님 ♡깜냥 님 ♡침침 님 ♡하프하프 님 ♡끼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