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Tiger, Scissors Rabbit
w.문달
.
반드시 다음 네 생애에는 불가항력적으로 날 사랑해줘야 해
백까지 세.
구십칠, 구십팔, 구십구,
그동안 어떻게든 게워낼게.
♡
각각의 J
*내가 심각하게 너를 그리게 된 건 아마도, 최초로 귀엽다 라고 정의 내리던 가운데 줄 앞에서 네번째 자리일 것이다. 성큼성큼이라도 다가왔으면 진작에 알고서 맞았을 텐데, 네 그 작은 보폭으로 슬며시 적셔드는 통에 늦어버렸다.
누가 먼저 좋아했고, 늦게 좋아했고를 가리는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동혁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중요한건 네가 노를 젓는 방향.
*나는 네 작고 사소한,그래서 너 자신도 알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사랑했다. 반대로 동작을 했다가, 애들 눈치를 보며 한박자 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같이 따라 맞추는 몸짓을 사랑했다. 따라가기 벅차서 횟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제일 새빨간 얼굴로 일어나서는 귀에 팔을 붙이고 또르르 굴러가는 목소리를 함부로 지르는 자그마한 체구를 사랑했다. 빌려입었는지 팔이 긴 체육복을 팔랑거리며 뛰는 동그란 뒷모습을 사랑했다.
*사실 뜨끔거리는 나날들이 잦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인데 또 어떻게 보면 다 알고서 얼마나 네가 견디는지 보자 하고 벼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모두가 불투명해질 때 네가 그토록 선명해 질 리가. 내가 먼저 피한 적은 드물었지만 네 시선이 나를 관통하기 전에 질끈 감아버리고 싶었던 충동이 얼마나 파도쳤는지 모른다.
Paper Tiger, Scissors Rabbit
w.문달
.
반드시 다음 네 생애에는 불가항력적으로 날 사랑해줘야 해
백까지 세.
구십칠, 구십팔, 구십구,
그동안 어떻게든 게워낼게.
♡
각각의 J
*내가 심각하게 너를 그리게 된 건 아마도, 최초로 귀엽다 라고 정의 내리던 가운데 줄 앞에서 네번째 자리일 것이다. 성큼성큼이라도 다가왔으면 진작에 알고서 맞았을 텐데, 네 그 작은 보폭으로 슬며시 적셔드는 통에 늦어버렸다.
누가 먼저 좋아했고, 늦게 좋아했고를 가리는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동혁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중요한건 네가 노를 젓는 방향.
*나는 네 작고 사소한,그래서 너 자신도 알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사랑했다. 반대로 동작을 했다가, 애들 눈치를 보며 한박자 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같이 따라 맞추는 몸짓을 사랑했다. 따라가기 벅차서 횟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제일 새빨간 얼굴로 일어나서는 귀에 팔을 붙이고 또르르 굴러가는 목소리를 함부로 지르는 자그마한 체구를 사랑했다. 빌려입었는지 팔이 긴 체육복을 팔랑거리며 뛰는 동그란 뒷모습을 사랑했다.
*사실 뜨끔거리는 나날들이 잦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인데 또 어떻게 보면 다 알고서 얼마나 네가 견디는지 보자 하고 벼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모두가 불투명해질 때 네가 그토록 선명해 질 리가. 내가 먼저 피한 적은 드물었지만 네 시선이 나를 관통하기 전에 질끈 감아버리고 싶었던 충동이 얼마나 파도쳤는지 모른다.
Paper Tiger, Scissors Rabbit
w.문달
.
반드시 다음 네 생애에는 불가항력적으로 날 사랑해줘야 해
백까지 세.
구십칠, 구십팔, 구십구,
그동안 어떻게든 게워낼게.
♡
각각의 J
*내가 심각하게 너를 그리게 된 건 아마도, 최초로 귀엽다 라고 정의 내리던 가운데 줄 앞에서 네번째 자리일 것이다. 성큼성큼이라도 다가왔으면 진작에 알고서 맞았을 텐데, 네 그 작은 보폭으로 슬며시 적셔드는 통에 늦어버렸다.
누가 먼저 좋아했고, 늦게 좋아했고를 가리는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동혁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중요한건 네가 노를 젓는 방향.
*나는 네 작고 사소한,그래서 너 자신도 알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사랑했다. 반대로 동작을 했다가, 애들 눈치를 보며 한박자 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같이 따라 맞추는 몸짓을 사랑했다. 따라가기 벅차서 횟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제일 새빨간 얼굴로 일어나서는 귀에 팔을 붙이고 또르르 굴러가는 목소리를 함부로 지르는 자그마한 체구를 사랑했다. 빌려입었는지 팔이 긴 체육복을 팔랑거리며 뛰는 동그란 뒷모습을 사랑했다.
*사실 뜨끔거리는 나날들이 잦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인데 또 어떻게 보면 다 알고서 얼마나 네가 견디는지 보자 하고 벼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모두가 불투명해질 때 네가 그토록 선명해 질 리가. 내가 먼저 피한 적은 드물었지만 네 시선이 나를 관통하기 전에 질끈 감아버리고 싶었던 충동이 얼마나 파도쳤는지 모른다.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나도 역시 네가 예쁘다고 생각했다. 안타까웠다. 내가 네 짝꿍이었다면.
*오밀조밀하게 들어찬 동그란 얼굴에 동그라미가 하나 더 붙으니 배로 귀여웠다. 일부러 모르는 척 가녀린 어깨에 얹은 팔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정수리가 귀여웠다. 조그마한 귀가 파르르 떨더니 내 팔과 닿지 않으려고 몸통쪽으로 더 붙어왔다. 기합이 들어갔는지, 나를 신경쓴다고 모르는건지 세번째로 작은 동그라미가 엉덩이 쪽에 수줍게 나와있었다. 수천만배는 더 귀여워졌다. 가깝다는 걸 알고서 정면만 응시하는 태도가 귀여웠다. 나에게 들키고선 숨기지 못하고 망연자실함을 드러내는 모습이 미치게 귀여웠다.
*안아줄래
네가 안겼을 때가 내 세계에서는 탄생 이래 존재 않던 태초의 벅차오름이었다. 혹시나 너무 세게 안아서 부서질까봐 손이 얼마나 떨려왔는지 안겨있는 너는 죽어도 모른다.
*너에게 한 내 모든 언어는, 심지어는 중간 중간 뱉은 숨까지도 모두 너에게로 향하는 진심이다. 이동혁만 생각하는 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찾아주는 너를 좋아한다. 나를 보며 하얗게 웃어주는 너를 좋아한다. 그러니까 너도 그저 지나가는 얘기로만 듣지 말고 내 이름 석 자 만큼 이라도 머릿속에 입력해줬으면 좋겠다.
*무슨 생각으로 산을 올랐냐면, 나는 너를 좋아하지만. 옆에서 힘들어하는 널 걱정하는 이동혁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무슨 생각으로 두 세시간을 산을 올랐냐면, 좋아하는 너를, 좋아하는 이동혁을 먼저 올려보내면서 나는 지금처럼 뒤에 있어야 할까 하고. 내가 무슨 생각으로 차에서 내렸냐면, 너를 좋아하지만, 이동혁도 역시 좋아하기 때문에. 이동혁도 좋아하기 때문에,너를. 나는 지금처럼 너희를 보내야할까 하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면, 조금 많이 슬픈 생각을 하고 있어. 이때부터 천천히 숫자를 셌던 것 같애.
*오십까지 셌어. 그리고 너의 이름을 불렀어. 언제 또 그렇게 편하게 불러보겠어. 그런데 네가 그날따라 세상 모든 고뇌를 다 끌어안고 있는 모양새였다. 나는 네가 태어난 순간을 보지 못했어. 네가 어떻게 자라서 지금의 너로 있는지도 몰라. 그런데 네가 왜 그토록 아련한지는 알겠어. 난 제대로 뒤틀린 네 속을 짚었고, 확실해졌다.
너는 이동혁을 좋아해.
예상보다 많이, 크고, 깊고,넓게.
*문제도 다 알고,답도 다 아는 상태에서 예상은 적중했다. 이동혁은 나에게 널 좋아한다 말했고, 메아리처럼 나도 순서만 바꿔서 널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바탕엔 이동혁과 내가 서로를 아끼고 좋아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잘 해봐. 과연 너가? 의 뉘앙스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잘 해보라고. 나는 말 하지 않아도 이동혁이 내 마음을 알 거라 생각했다.
*넌 뭘 하든 예뻐서 못되게도 너 우는 모습마저 매력적이다 느끼게 하겠지만 것보다 뭐가 그리 너를 울적하게 했어?
*내가 원했던 건 이게 아니었다. 내 옆에서 침몰하는 너를 보고싶었던 게 아니었다. 모진 말들을 받아내야하는 너를 보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 에어백이 터질 시간도 주지 않고 들이박았다. 무책임하게 너를 홀로 버려두고. 좋아한다는 말로 족쇄를 만들어 채우고 너에게 지게 했다.
*
정재현
응
나랑 사귈래?
너는 잠깐 쉴 그늘이 필요했다. 나는 너에게 놀아나도 즐거웠다.
그러자.
넌 절대 나쁜 아이가 아니야.
원한다면 기꺼이 나는 소멸되어도 좋았다.
응, 기어코 나는 그 애가 건성으로 내민 손마저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거다.
*처음엔 호기로웠다. 예나 지금이나 난 너를 변함없이 좋아하는,더 많이 좋아할 수 있는 정재현이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이만큼 너를 생각하고 있다고 여기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아닌 내 옆에 이동혁을 보는 너를 보면서 미안해서라도 내 옆에 계속 있어줬으면 바랄게 없겠다고.
네 마음을 가진 동혁이가 미웠냐고?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윤리라랑 사귄다는 걸 알게 됐을 때는 왜 그런 애한테 낭비하는지, 그걸로 인해 가슴이 뜯어질 너는 안중에도 없는지에 대해서만 화가 났다.
너는 형식적으로 나의 예쁜 여자 친구이자 가장 가까이 있는 내 짝꿍이지만 한없이 투명한 시선은 언제나 이동혁을 따라간다. 알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알면서 시작한거지만, 그래도 씁쓸한건 나도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보다.
요즘 모든 주체는 너였다. 이동혁과 나의 주제는 태반이 너로 이루어진 얘기였다. 김도화가 너 좋아하는 거 알기는 하냐고, 다 알면서 속 좀 썩혀보라고 윤리라랑 그러고 있는거냐고 물었다. 이동혁은 그러는 너는 왜 굳이 비참하게 너 자신을 매몰시키며 김도화 옆에서 희생하느냐고 반문해왔다. 우리는 서로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내주지 못했다. 정말 바보같아 보이겠지만, 난 어리석다고 손가락질 받아도 개의치 않을만큼 너를 소중하게 여기는 까닭이다.
* 네가 왜 좋으냐고 내게 물었지. 표면적으론 나름 흔하고 귀여운 질문이었지만 네 의도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아닌 네 친구를 좋아하는 나인데 넌 왜 내가 좋으니
나도 알아. 나도 알지만 부정하는거야.
애써 쌓은 모래성을 가차없이 무너뜨리더라도 나는 다시 끌어 모으면 된다. 허물어도 좋으니까 내가 다시 만들테니까 부디 영영 가지는 말고 동이 틀 때나, 비바람이 몰아칠 때나, 새벽이 내려앉을 때나 내 모래성을 다시 찾아왔으면 해.
* 네 얼굴이 괴로움으로 젖는 때가 있다. 대부분 복잡한 심경에 얽혀 본래의 환함을 보는게 더 어렵지만. 특히나 회청색 풍경처럼 잿빛이 되는 때가 있다. 윤리라와 같이 있는 이동혁이 둘째고, 시도때도 없이 널 부르는 윤리라가 첫째이다. 나는 이제 그 이름을 입에 담기도 싫다. 오염되는 느낌이다. 깨끗한 물에 벅벅 문대서 닦아내고 싶다. 너는 오죽할까. 길게 늘어지는 비애를 안고 돌아온 네가 찾는 안식처는 나다. 내가 가장 의미 있어지는 순간이다. 비록 네가 뱉는 말이 바늘처럼 콕콕 쑤시더라도. 네가 기댄 내 어깨는 오히려 거뿟하다.
군데군데 성기고 헐뜯긴 어둠에 조밀하고 차분하게 별을 박아주는 일.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도리어 욕을 들어먹더라도 하고 싶었다. 사귀자는 네 말에 대한 내 대답의 근거다. 내게는 그 누구보다 예쁜 사람이고 모두에게 그렇게 보였으면 하니까.
*눈물이 익숙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김도화의 한 방울은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너를 안으며 나도 울고 싶었다. 어깨를 흠뻑 적시는 뜨거운 감촉에 나는 잠겨 죽어도 좋다던 시인의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너는 밀려오지 않을 것 같다. 수면 아래로 잠기는 나를 그대로 내버려두고 사라져버릴 것 같다. 그날따라 불안정하더라니, 감상이 깊어지는 밤에 네가 다정히도 내 이름을 불렀다. 너는 숨도 안쉬고 결국 나와 헤어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 알고 있던건데. 정확하게 하려는지 다시 한번 짚어주는 김도화에 나는 딱지가 얹어지지도 않은, 짓무른 상처가 욱신거림을 느꼈다. 어쩌면 가장 많이 들었던 미안하다는 말. 자꾸 반복해서 들으니 괜찮아 괜찮아 하다가 안괜찮아졌다.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니까. 비록 겉으로는 틱틱대도. 나는 이동혁이 그랬던 것처럼 애가 되어서는 징징대며 전화를 걸었다. 설사 잠에 들었다해도 바로 받아주라. 밤하늘에 대못처럼 박혀있는 별 하나에 줄을 매달고 목을 걸고 싶으니까. 이동혁이 받자마자 헤어졌다고 했다.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지 난처해하는 이동혁이 그려졌다. 위로가 대놓고 어설퍼서 웃겼다. 거기까진 분위기가 미쳐서 좋았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애초에 모든게 구부러지기 쉬운 감성적인 밤에 전화를 거는게 아니었다.
명백한 내 잘못이었다.
Not your fault
* 네가 남기고 간 잔해들. 비릿한 그 냄새를 맡자마자 머리가 띵했다. 내가 딛고선 바닥이 움직이고 있나 생각이 들 정도로 혼미했다. 일단 너를 찾아야겠다. 그 일념만으로 미친듯이 학교를 뛰어다녔다. 그 와중에도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실성하기 직전의 이 호랑이를 옆에 있는 나라도 잡아주려고, 너무 뛰어서 흥분한거라고 심장이 착각하게끔 그렇게 뛰다녔다. 체육관, 음악실,미술실,급식실, 그 옆의 주차장, 운동장 벤치,쓰레기 소각장, 매점, 너는 없었다. 또 위기가 오면서 정신이 흐트려지려고 했다. 가까스로 붙들었다. 네가 맞았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가슴 한 가운데가 뻥 뚫린 기분이었다. 이동혁을 달래며 동시에 나를 달랬다.
나를 진정시키며 이동혁을 진정시켰다. 조례 시간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임에게 불려갔다. 뒷짐을 지고 일렬로 서 있으면서 나나 이동혁이나 담임의 잔소리를 듣는둥 마는둥 했다. 그래서 뭐하다 들어왔느냐의 물음에 이동혁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고, 윤리라는 매점에서 놀고 있었다고 했다.
윤리라는 옥상이 매점인가보지. 그 자리에서 비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김동영에게 연락 한 통이 와 있길래 복도에 가다 멈춰 서서 확인을 하고 들어갔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앉아있는 김도화를 보자마자 가슴께가 아렸다. 뽀얀 그 얼굴에 남은 흔적에 열화가 치밀었다. 나는 내색 하지 않고 같이 평소처럼 김도화를 대했다. 착해빠진 너는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거기에 맞춰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모르는 척 했다. 그게 가여웠다. 그런 너와 다르게 여전히 염치없이 구는 윤리라가 가증스러웠다.
*빠진 독에 물 붓듯이 네 맘에 들어갔는데, 그마저도 채워넣긴 한거라고 습관이 너를 붙잡는다. 너무 당연하게 옆에 있는 너라서 망설임 없이, 정말 당연하게 잡았다가 너랑 헤어졌다는게 떠올랐다. 우린 헤어졌다. 우린 사겼었다. 자칫하면 친구로도 못 남을지도 모르는 우리는 과거였다.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 가사를 부르는 내 또래 애들을 보면 쟤넨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부를까 하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마찬가지로 혼자 가요를 들을 때도 이 가사의 주인공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한 채 멜로디만 따라 흥얼거리며 듣곤했다. 그 애랑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노래 하날 듣는데 가사가 내 얘기 같아서 그 자리에서 울었다던 누군가의 말에 나는 고개만 갸울였다. 오글거린다.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어린 나는 오글거린다는 말로 누군가의 절절한 사정을 외면하고 수장시켰다.
한순간에 청초함을 촌스러움으로 덮어 씌울 수 있는 영악한 말이었다.
트는 노래마다 멜로디보다 가사가 제일 잘 들리면서 각각의 너가 그려졌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너는 잔잔하고 느린 노래가 잘 어울린다. 슬픈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어나가는 음색이 잘 어울린다.
*너는 자존심도 없냐고. 스스로를 답답하게 여긴 적이 있다.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똑같이 너를 대했으며, 이동혁과 사이가 껄끄러워지지도 않았다.
나는 내 손만큼 냉정하지 못하다. 심장보다 가까이에 네가 있으므로. 그깟 알랑한 자존심이 다 뭐야. 얼마나 망신창이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보다 당장에 네가 눈에 밟혀서 도무지 지나칠 수가 없다. 내가 베푸는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말없이 받아주는 너를 보며 기뻐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는게 그리 볼품없어보이진 않았다.
나는 여전히 너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것이 전혀 헛되다거나 가치 없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필이면 목을 매게 되는게 너라는게 고맙다.
*그렇지만 내가 정말 너를 위한다면 해야 할 일은 네가 조금이라도 짐을 덜 수 있게 더 부담스러워지기 전에 벅벅 긁어 너를 게워내는 일이다. 괜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너를 볼 수 있다. 어렵고도 쉬운 일이다. 다만 넌 눈 감고 백까지만 세고 있으면 어떻게든 억지로든 내가 피를 보더라도 흉이 지더라도 도려낼게. 아직도 웃는 것보다 우는게 편한 너를 위해.
*이번 생은 내가 완벽하게 졌다. 그렇지만 다음에 네가 다시 김도화로 태어난다면 그 때 네 생애에서는 반드시, 네 앞에 나타날 나를, 지금의 나만큼 사랑해줘야 해.
-
금요일 밤에 올리려고 했는데 일 때문에 바빠서 한낮에 올리네요 ㅎㅎ...ㅠ
제가 제일 좋아하는 J 가 나왔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