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time no see W. 글쓰는미대생 long time no see 9 (完) 악보를 한동안 쥐고있던 진환은 악보를 내려놓고 공책을 집어들었다. 공책 또한 한동안 만지작거리기만 하던 진환은 첫장을 넘겼고 준회가 끄적여놓은 것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다 17살의 저와 준회가 다시 떠오른 진환이었다. 서로에 대한 아리송한 감정들을 적어놓은 준회에 혼란스러워진 머릿속을 정리하던 진환은 몇장을 더 넘겨보다 27살이 되어 다시 만나 둘을 떠올리게 되었고진환이 왜 떠났는지에 대한 의문과 보고싶었다는 내용의 가사들을 보고는 한쪽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그리곤 마지막장을 넘겼을때 몇번 찍찍 긋고 쓴 꽤 긴글을 보고는 이게 뭔가 의아해하며 천천히 읽어가기 시작했다. 안녕, 김진환. 나 구준회야.내가 지금 몇번을 찢었다 쓰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쓸께.10년만이다. 회의실 문 열었을 때 니가 보였는데 그냥 멍했어. 설마하는 생각도 들었고.니가 내일은 학교나오겠다고 해놓고 가버리고선 10년만에 본거였잖아.근데 내가 너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보고싶었다 였어.니가 너무 보고싶었고 하고싶은 말도 많았는데 이제야 보게되는구나 싶었다.왜 말없이 떠났는지 궁금했어. 지금도 궁금한건 마찬가지고.그냥 가버린 니가 미운건 아니야.니가 가버리고 나서 니가 나한테 어떤존재였는지 알게됬어.그리고 10년동안 너는 볼 수가 없었고 이제야 만났어.나는 니가 첫사랑이고 첫사랑이라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서 너를 허무하게 놓쳤다.난 첫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너는 내 첫사랑이고 10년만에 다시 만났어.넌 내가 첫사랑이었는지,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근데 17살이나 27살이나 넌 나한테 같은 존재야.뭐 때문에 떠났던, 나는 니가 원망스럽지 않아. 다시 너를 보게 된걸 감사할 뿐이야. 그것만 알아주면 니가 나를 보지않아도 나는 괜찮을 것 같다.아니다 많이 아플것 같은데 그래도 나는 니가 17살 첫사랑이었고 27살이 되서도 여전하다.우리가 처음 같이 부른 노래가 이젠 추억이 되버렸지만 그 추억을 담아서 너한테 보낼께. 여전히 한쪽 가슴이 답답해하던 진환은 주절주절 늘어 놓은 준회의 글을 보고는 점점 답답했던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진환은 뿌옇게 변하는 제 시야에 공책을 내려놓고 다시 악보를 손에 쥐었으며 참다못해 터져나오는 울음소리를 집어 삼키며 노래진 낡은 악보를 다른손으로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러다 책상 위에 올려둔 핸드폰이 반짝였고 준회의 이름에 한손엔 악보를 쥐고는 핸드폰을 집어 잠금을 풀었다. [메일 확인해][녹음 토요일 3시야. 빈곳 니가 채워줬으면 좋겠다. 기다릴께] 연달아 와있는 메세지를 확인한 진환은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작업을하던 컴퓨터로 향했다. 그리곤 덜덜떨리는 손으로 인터넷창을 켜 메일함으로 들어갔고준회에게서 와있는 메일을 클릭해 파일을 다운받았다. 파일이 다운되는 순간에도 낮게 숨을 고르며 악보를 만지작거리던 진환은 다운로드가 완료되고 자동으로 띄어지는 창에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며 준회가 쓴 가사를 읽어갔다. 제게 하는듯한 노랫말에 씩씩대며 숨을 고르던 진환은 다시 울음이 터져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였다.그리곤 제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제가 적어두었던 가사파일을 찾았고 이곳저곳 폴더를 뒤져도 나오지 않는 파일에 울음소리가 더 커져만 갔다.진환은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휴지통을 클릭했고 여러가지 불필요한 파일들 사이에서 제가 끌어다놓았던 가사파일을 발견했고급하게 다시 바탕화면으로 끌어온 진환은 마우스를 손에서 놓고는 가만히 악보를 끌어안고 숨을 고르고있었다. 준회는 녹음일정이 잡힌 날 아침까지도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진환에 거의 포기를 한 상태였다.윤형에게도 진환의 소식을 물었지만 모르겠다는 대답뿐이었다.준회는 진환의 몫을 남겨둔 가사를 뽑아들고는 착잡한 마음으로 차에 올라타서는 시동을 걸었다. 녹음 전까지 제가 비워놓은 부분은 허밍으로 바꿔부르며 연습을 해왔던 준회였다.지금까지 진환의 연락이 오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준회는 비워놓은 부분을 제가 채워넣으려 하지않았다.진환이 제게 다시 와주었으면 하는 고집이었다. 녹음실에 도착한 준회는 30분간 목을 풀고 바로 녹음에 들어가겠다는 디렉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간을 확인했다.2시반이었다.진환에게 일러준 시간까지 30분이 남았다는 소리였다.물을 마시고 목을 풀면서도 가사에 대한 걱정보다는 진환이 제게 와줄것이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찬 준회였다. 어느정도 목이 풀리자 디렉터는 녹음에 들어가겠다며 준회에게 손짓했고준회는 군데군데 진환의 몫을 비워둔 가사종이를 꺼내들었다. 디렉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엠알을 재생시켰고 이것저것 기계에 손을 댔다. 다행히 처음 시작하는 부분은 제가 쓴 부분이 대부분이었고 준회는 담담히 부르기 시작했다.곧이어 비워뒀던 부분에 다다랐고 준회는 노래를 멈췄다. 그러자 디렉터는 계속 흘러나오는 엠알을 멈추고는 부스안으로 연결된 마이크를 켰다. -뭐야, 왜 그래? 준회는 무표정하게 디렉터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디렉터 뒤 소파에 앉아있던 윤형은 안절부절한 표정으로 준회를 쳐다보았다. -빨리빨리 순탄하게 좀 끝냅시다, 어? 나나 준회씨나 우리 바쁜사람들이잖아. 살짝 인상을 쓴 디렉터는 준회를 달래듯 말했고 다시 기계를 만지작거리며 엠알을 재생시켰다.준회는 다시 아무렇지않게 노래를 부르다 같은부분에서 노래를 멈췄고 좀전보다 더 인상을 찌푸린 디렉터는 다시 또 엠알을 멈추곤 부스와 연결된 마이크를 켰다.윤형은 더욱더 안절부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디렉터는 한껏 찡그린 표정으로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때 녹음실 문을 두어번 두드리곤 진환이 문을 열며 들어왔고디렉터와 윤형, 그리고 준회의 시선이 진환에게 몰렸다. 진환은 고개를 꾸벅 숙였고 디렉터는 윤형에게 누구냐는 듯 눈짓했다.진환의 손에 들린 종이를 본 준회는 입꼬리를 씩 올려 웃었다. -아, 이 곡 작곡가예요. 차가 막힌다더니 좀 늦었네요. 윤형은 디렉터의 눈치를 보며 진환의 옆에 서서 팔뚝을 툭툭치며 말했다. -연락드린다는 걸 깜빡했네요. 윤형을 올려다본 진환은 윤형의 손짓을 눈치채곤 고개를 다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고개를 끄덕이고 자신도 진환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디렉터는 다시 준회에게로 시선을 돌렸고부스 밖에 있는 진환을 보고 웃고있는 준회를 보곤 헛웃음을 쳤다.진환은 윤형에게 빈곳이 말끔히 채워진 가사종이를 건내주었고 윤형은 다시 마이크를 잡는 디렉터의 손을 떼어놓고는 종이를 흔들어보여주었다. -아, 저게 수정 전이여서, 이게 완성본이예요. 윤형은 디렉터에게 능청스럽게 웃어주고는 녹음실 부스 문을 열고 들어가 준회에게 종이를 건내주었다.종이를 건내받은 준회는 눈으로 가사를 훑었고 부스 밖에서 저를 보고 서있는 진환을 보고 웃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가사를 받아들고 빠르게 녹음을 마친 준회는 오케이라는 디렉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녹음실이 울릴듯 인사를 했다.디렉터는 허허 웃고는 담배 한대를 피고 오겠다며 녹음실을 나갔고 구석자리에서 졸고있던 윤형은 준회의 목소리에 놀라 깨서는 기지개를 펴고있었다. 부스밖으로 나온 준회는 소파에 앉아 목도리를 칭칭 둘러매 얼굴을 반쯤 가린채 저를 올려다보고있는 진환의 앞에 섰다.그리곤 소파에 놓인 제 겉옷을 집어 들고는 진환의 팔을 붙잡고 일으켜세웠다.얼떨결에 따라 일어난 진환은 준회를 가만히 쳐다보았고 다시한번 씩 웃은 준회는 진환의 팔을 붙잡은 그대로 녹음실 문을 열고 나왔다. -어디가! 뒤로 소리치는 윤형의 목소리가 들렸고 준회는 윤형이 따라나올세라 녹음실문을 쾅 닫고는 소리쳤다. -따라오지마! 녹음을 마치느라 시간이 흘러 어느새 깜깜해진 밖이었다.진환은 무작정 저를 끌고 나오는 준회에 끌려오다 준회를 멈춰 세우고선 물었다. -뭐야, 어디가는 건데? 준회는 진환을 마주보고 섰고 여전히 웃음을 띄운 채 대답했다. -첫 데이트. 준회의 말에 진환은 시선을 떨군 채 피식 웃었다. 손을 뻗어 진환의 허리에 제 팔을 두른 준회는 진환을 가까이 잡아 당겼고 코앞에 서로의 얼굴을 둔 둘은 눈을 마주쳤다. 한참을 서로 눈을 보다 준회가 먼저 입을 열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니가 참 좋다. 준회의 말에 쿡쿡대고 웃은 진환은 제 두손을 준회의 허리에 두르곤 말했다. -나도. -end- 또 이렇게 준환글 하나를 마무리 지었네요!이런.. 막장..똥글...별내용 없이 완결을 맞이하셔서 당황스러우시죠?저 또한 그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똥글을 싸지르다니..!그래도 이번엔 해피엔딩입니다!secondary planet의 새드엔딩에 아쉬워하시던 분들이 만족하실지는 모르겠지만ㅠㅠ9편밖에 되지 않지만 이런 똥글을 처음부터 봐주신 예쁜 독자님들 다들 감사합니다!또 저는 제 만족을 채우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텍파를 만들어서 조그만 주저리와 함께 가지고 올께요!
long time no see
W. 글쓰는미대생
long time no see 9 (完)
악보를 한동안 쥐고있던 진환은 악보를 내려놓고 공책을 집어들었다.
공책 또한 한동안 만지작거리기만 하던 진환은 첫장을 넘겼고
준회가 끄적여놓은 것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다 17살의 저와 준회가 다시 떠오른 진환이었다.
서로에 대한 아리송한 감정들을 적어놓은 준회에 혼란스러워진 머릿속을 정리하던 진환은 몇장을 더 넘겨보다 27살이 되어 다시 만나 둘을 떠올리게 되었고
진환이 왜 떠났는지에 대한 의문과 보고싶었다는 내용의 가사들을 보고는 한쪽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그리곤 마지막장을 넘겼을때 몇번 찍찍 긋고 쓴 꽤 긴글을 보고는 이게 뭔가 의아해하며 천천히 읽어가기 시작했다.
안녕, 김진환. 나 구준회야.
내가 지금 몇번을 찢었다 쓰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쓸께.
10년만이다.
회의실 문 열었을 때 니가 보였는데 그냥 멍했어.
설마하는 생각도 들었고.
니가 내일은 학교나오겠다고 해놓고 가버리고선 10년만에 본거였잖아.
근데 내가 너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보고싶었다 였어.
니가 너무 보고싶었고 하고싶은 말도 많았는데 이제야 보게되는구나 싶었다.
왜 말없이 떠났는지 궁금했어.
지금도 궁금한건 마찬가지고.
그냥 가버린 니가 미운건 아니야.
니가 가버리고 나서 니가 나한테 어떤존재였는지 알게됬어.
그리고 10년동안 너는 볼 수가 없었고 이제야 만났어.
나는 니가 첫사랑이고 첫사랑이라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서 너를 허무하게 놓쳤다.
난 첫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는 내 첫사랑이고 10년만에 다시 만났어.
넌 내가 첫사랑이었는지,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근데 17살이나 27살이나 넌 나한테 같은 존재야.
뭐 때문에 떠났던, 나는 니가 원망스럽지 않아.
다시 너를 보게 된걸 감사할 뿐이야.
그것만 알아주면 니가 나를 보지않아도 나는 괜찮을 것 같다.
아니다 많이 아플것 같은데 그래도 나는 니가 17살 첫사랑이었고 27살이 되서도 여전하다.
우리가 처음 같이 부른 노래가 이젠 추억이 되버렸지만 그 추억을 담아서 너한테 보낼께.
여전히 한쪽 가슴이 답답해하던 진환은 주절주절 늘어 놓은 준회의 글을 보고는 점점 답답했던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진환은 뿌옇게 변하는 제 시야에 공책을 내려놓고 다시 악보를 손에 쥐었으며
참다못해 터져나오는 울음소리를 집어 삼키며 노래진 낡은 악보를 다른손으로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러다 책상 위에 올려둔 핸드폰이 반짝였고 준회의 이름에 한손엔 악보를 쥐고는 핸드폰을 집어 잠금을 풀었다.
[메일 확인해]
[녹음 토요일 3시야. 빈곳 니가 채워줬으면 좋겠다. 기다릴께]
연달아 와있는 메세지를 확인한 진환은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작업을하던 컴퓨터로 향했다.
그리곤 덜덜떨리는 손으로 인터넷창을 켜 메일함으로 들어갔고
준회에게서 와있는 메일을 클릭해 파일을 다운받았다.
파일이 다운되는 순간에도 낮게 숨을 고르며 악보를 만지작거리던 진환은
다운로드가 완료되고 자동으로 띄어지는 창에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며 준회가 쓴 가사를 읽어갔다.
제게 하는듯한 노랫말에 씩씩대며 숨을 고르던 진환은 다시 울음이 터져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였다.
그리곤 제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제가 적어두었던 가사파일을 찾았고 이곳저곳 폴더를 뒤져도 나오지 않는 파일에 울음소리가 더 커져만 갔다.
진환은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휴지통을 클릭했고 여러가지 불필요한 파일들 사이에서 제가 끌어다놓았던 가사파일을 발견했고
급하게 다시 바탕화면으로 끌어온 진환은 마우스를 손에서 놓고는 가만히 악보를 끌어안고 숨을 고르고있었다.
준회는 녹음일정이 잡힌 날 아침까지도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진환에 거의 포기를 한 상태였다.
윤형에게도 진환의 소식을 물었지만 모르겠다는 대답뿐이었다.
준회는 진환의 몫을 남겨둔 가사를 뽑아들고는 착잡한 마음으로 차에 올라타서는 시동을 걸었다.
녹음 전까지 제가 비워놓은 부분은 허밍으로 바꿔부르며 연습을 해왔던 준회였다.
지금까지 진환의 연락이 오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준회는 비워놓은 부분을 제가 채워넣으려 하지않았다.
진환이 제게 다시 와주었으면 하는 고집이었다.
녹음실에 도착한 준회는 30분간 목을 풀고 바로 녹음에 들어가겠다는 디렉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2시반이었다.
진환에게 일러준 시간까지 30분이 남았다는 소리였다.
물을 마시고 목을 풀면서도 가사에 대한 걱정보다는 진환이 제게 와줄것이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찬 준회였다.
어느정도 목이 풀리자 디렉터는 녹음에 들어가겠다며 준회에게 손짓했고
준회는 군데군데 진환의 몫을 비워둔 가사종이를 꺼내들었다.
디렉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엠알을 재생시켰고 이것저것 기계에 손을 댔다.
다행히 처음 시작하는 부분은 제가 쓴 부분이 대부분이었고 준회는 담담히 부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비워뒀던 부분에 다다랐고 준회는 노래를 멈췄다.
그러자 디렉터는 계속 흘러나오는 엠알을 멈추고는 부스안으로 연결된 마이크를 켰다.
-뭐야, 왜 그래?
준회는 무표정하게 디렉터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디렉터 뒤 소파에 앉아있던 윤형은 안절부절한 표정으로 준회를 쳐다보았다.
-빨리빨리 순탄하게 좀 끝냅시다, 어? 나나 준회씨나 우리 바쁜사람들이잖아.
살짝 인상을 쓴 디렉터는 준회를 달래듯 말했고 다시 기계를 만지작거리며 엠알을 재생시켰다.
준회는 다시 아무렇지않게 노래를 부르다 같은부분에서 노래를 멈췄고
좀전보다 더 인상을 찌푸린 디렉터는 다시 또 엠알을 멈추곤 부스와 연결된 마이크를 켰다.
윤형은 더욱더 안절부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디렉터는 한껏 찡그린 표정으로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때 녹음실 문을 두어번 두드리곤 진환이 문을 열며 들어왔고
디렉터와 윤형, 그리고 준회의 시선이 진환에게 몰렸다.
진환은 고개를 꾸벅 숙였고 디렉터는 윤형에게 누구냐는 듯 눈짓했다.
진환의 손에 들린 종이를 본 준회는 입꼬리를 씩 올려 웃었다.
-아, 이 곡 작곡가예요. 차가 막힌다더니 좀 늦었네요.
윤형은 디렉터의 눈치를 보며 진환의 옆에 서서 팔뚝을 툭툭치며 말했다.
-연락드린다는 걸 깜빡했네요.
윤형을 올려다본 진환은 윤형의 손짓을 눈치채곤 고개를 다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도 진환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디렉터는 다시 준회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부스 밖에 있는 진환을 보고 웃고있는 준회를 보곤 헛웃음을 쳤다.
진환은 윤형에게 빈곳이 말끔히 채워진 가사종이를 건내주었고 윤형은 다시 마이크를 잡는 디렉터의 손을 떼어놓고는 종이를 흔들어보여주었다.
-아, 저게 수정 전이여서, 이게 완성본이예요.
윤형은 디렉터에게 능청스럽게 웃어주고는 녹음실 부스 문을 열고 들어가 준회에게 종이를 건내주었다.
종이를 건내받은 준회는 눈으로 가사를 훑었고 부스 밖에서 저를 보고 서있는 진환을 보고 웃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가사를 받아들고 빠르게 녹음을 마친 준회는 오케이라는 디렉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녹음실이 울릴듯 인사를 했다.
디렉터는 허허 웃고는 담배 한대를 피고 오겠다며 녹음실을 나갔고 구석자리에서 졸고있던 윤형은 준회의 목소리에 놀라 깨서는 기지개를 펴고있었다.
부스밖으로 나온 준회는 소파에 앉아 목도리를 칭칭 둘러매 얼굴을 반쯤 가린채 저를 올려다보고있는 진환의 앞에 섰다.
그리곤 소파에 놓인 제 겉옷을 집어 들고는 진환의 팔을 붙잡고 일으켜세웠다.
얼떨결에 따라 일어난 진환은 준회를 가만히 쳐다보았고 다시한번 씩 웃은 준회는 진환의 팔을 붙잡은 그대로 녹음실 문을 열고 나왔다.
-어디가!
뒤로 소리치는 윤형의 목소리가 들렸고 준회는 윤형이 따라나올세라 녹음실문을 쾅 닫고는 소리쳤다.
-따라오지마!
녹음을 마치느라 시간이 흘러 어느새 깜깜해진 밖이었다.
진환은 무작정 저를 끌고 나오는 준회에 끌려오다 준회를 멈춰 세우고선 물었다.
-뭐야, 어디가는 건데?
준회는 진환을 마주보고 섰고 여전히 웃음을 띄운 채 대답했다.
-첫 데이트.
준회의 말에 진환은 시선을 떨군 채 피식 웃었다.
손을 뻗어 진환의 허리에 제 팔을 두른 준회는 진환을 가까이 잡아 당겼고 코앞에 서로의 얼굴을 둔 둘은 눈을 마주쳤다.
한참을 서로 눈을 보다 준회가 먼저 입을 열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니가 참 좋다.
준회의 말에 쿡쿡대고 웃은 진환은 제 두손을 준회의 허리에 두르곤 말했다.
-나도.
-end-
또 이렇게 준환글 하나를 마무리 지었네요!
이런.. 막장..똥글...
별내용 없이 완결을 맞이하셔서 당황스러우시죠?
저 또한 그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똥글을 싸지르다니..!
그래도 이번엔 해피엔딩입니다!
secondary planet의 새드엔딩에 아쉬워하시던 분들이 만족하실지는 모르겠지만ㅠㅠ
9편밖에 되지 않지만 이런 똥글을 처음부터 봐주신 예쁜 독자님들 다들 감사합니다!
또 저는 제 만족을 채우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텍파를 만들어서 조그만 주저리와 함께 가지고 올께요!
지금까지 항상 신알신해주시고 읽어주시고 피드백해주신 우리 예쁜 독자님들 다들 너무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
함께해주시는 우리 암호닉분들도!
♡ 고구마 님 ♡
♡ 탄산수 님♡
♡ 잔디 님♡
♡ 뿌요구르트 님♡
♡ 수면바지 님♡
♡ 마이쮸 님 ♡
♡ 아밍 님 ♡
♡ 메리링 님 ♡
(혹시 빠지신분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