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coffee
written by.허니찬
"아…."
물끄러미 화면을 쳐다보고 서있는 내 눈치를 살피던 그가 조심스럽게 눈짓을 보낸다. 싫어요? 라고 다시 한 번 재차 물어오는 그. 눈이 유독 크다는 생각이 든다.
"부담스러워요?"
"…."
방금까지만 해도 잘만 나오던 목소리가 꽉 막혀 나오질 않는다. 너무 좋아서 말이 안 나온다는 얘기가 왜 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나 할까. 대답 대신 고개를 세차게 가로 저었다. 그럼요? 끈질기게 물어오며 다시 눈짓으로 우산을 가리키는 남자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크지도, 그렇다고 너무 작지도 않은 손이었다. 매일 이것 저것 만드느라 상처투성이에 연고와 밴드를 달고사는 내 손과는 달리 뽀얗고 가느다란 손가락까지 오히려 여자 손보다 더 예쁘다고 봐도 무관했다.
"정 부담스러우면 혼자 쓰고 가요."
아쉬운듯 선뜻 자신의 우산을 내미는 남자. 눈이 마주쳤다.
*
"나 먼저 갈게! 마무리 좀 부탁해!"
급한 선약이 있다며 마감을 끝낸 가게를 황급히 뛰어나가는 수연. 테이블이며 바리스타 존 정리는 모조리 끝내고 옷을 갈아입었다. 정 부담스러우면 혼자 쓰고 가요. 아쉬운듯 보이면서도 조금 서운한 표정이었던 그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딱히 거절의 말을 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대답을 망설이던 나의 태도에 그가 몹시 실망했을 것은 분명했다.
결국 나는 그가 건내던 우산도 받지 않았다. 그런 내 행동에 자존심이 상했던 건지 평소보다 일찍 정리하고 일찌감치 자리를 뜨는 그의 모습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었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어야 하나 했었지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손님 때문에 말을 걸 기회조차 놓쳐버린 뒤였다.
"선배, 가게에 남는 우산 없어요?"
-저번에 수연이랑 나랑 둘이 버렸어. 다 망가져서. 왜?
"아, 아니…. 우산을 안 가져 왔는데. 식구들이 어딜 갔는지 전화도 안 받구 그래서."
-칠칠맞게. 아, 아닌데? 경수가 너 데리러 갔을 건데?
경수? 불현듯 스치는 남자의 이름이었다.
*
-OO아, 아니다. 끊어.
"선배, 여보세요? 선배!"
정말 모질게도 전화를 끊어버린 선배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하다 못해 우산 하나 사라는 말도 못 하나. 입을 삐죽거리며 보안키와 열쇠를 들고 가게를 나섰다. 정말이지 눈은 영 그칠 생각은 커녕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가게 문 단속을 끝내고도 발을 내딛기조차도 겁이 날 정도였다.
[엄마 친구들이랑 모임 중. 늦어.]
연이은 통화에 내게 돌아온 것은 달랑 문자 한 통. 친구들과 모임을 나갔다는 여사님,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인 노릇이었다. 아휴. 어떻게 해. 이거 오늘 처음 입은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우산 사다 달라고 할 걸. 가게에서 그나마 가까운 편의점도 큰 사거리 정류장 쪽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하는 수 없이 몸을 잔뜩 움츠리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
"이럴거면서 거절은 왜 해요?"
아까 나에게 주려던 회색빛 우산을 들고 서있는 사람. 도경수, 그 남자였다. 남자의 물음에 괜히 뻘쭘해진 나는 멋쩍은 웃음으로 말을 대신했고 말없이 우산을 내 쪽으로 기울여주는 그. 어깨 젖을 것 같은데. 미쳐 말을 꺼내기도 전에 천천히 걷기 시작하는 그 때문에 덩달아 발걸음을 뗐다.
"저기, 경수 씨."
사거리 버스 정류장까진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벌써 젖어버린 그의 코트가 안쓰러워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했다. 왜요? 하고 다정하게 대답하는 얼굴이 좋다.
"어깨 다 젖겠어요."
조심스럽게 그의 어깨 위 눈을 털어주었다. 마주한 얼굴이 왜 이렇게 설레는지 심장박동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볼과 귀는 이미 홍당무마냥 빨개져 있었다.
"괜찮은데."
"그럼 좀 더 붙어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팔로 내 몸을 감싸 좀 더 밀착해오는 그의 행동에 흠칫 놀란다. 한 우산 아래에 나란히.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었다. 얼굴이 얼마나 빨개졌는지 추운지도 모를 정도였으니까. 난생 처음 있는 일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턱이 없었다.
*
"얼굴 또 빨개졌네."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은 나와 그런 내 앞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 부끄러워 요리조리 눈길을 피하기에만 바빴다. 미동도 없는 핸드폰만 계속해서 만지작대고 있었을 때.
"나 좀 봐요."
"OO씨."
"네?"
코끝까지 빨개진 내 얼굴을 감싸쥐는 그의 손이 따뜻하다.
"예쁘다."
조금 진정되나 싶었던 얼굴은 또다시 홍당무가 되어버렸다.
"좋아해요."
앞으로 매일 얼굴 봐요. 지금까지 본 것보다 더 많이. 오래, 자주. 말을 마치고 빙긋 웃어보이는 얼굴이 오늘따라 유독 더 수줍게 다가오는 밤이었다.
* 위드 커피는 여기서 끝! 금요일 날 무사히 시험 끝내고 주말에 돌아올게요♡3♡ 시험 떨어지지 말라고 제발 기도 좀 해주세요ㅠ3ㅠ..... 음. 아마도 주말 지나서부턴 연재 글을 시작할 거 같기도 해요. 쓰려고 쟁여둔 단편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무튼, 재밌게 읽어주셨음 좋겠습니다. 뿅!
| ♡워아이니♡ |
♥아이스크림, 삐뽀삐뽀, 코딱지, 린현, 자녈워더, 헤헹, 거북이, 멍멍개, 지안, 쿵니, 사탕, 미카엘, 설리, 여랴, 치케, 안경, 통통, 태태, 크리스마스♥ 그대 나에게만 잘해조여☞☜ 항상 나에게만 웃어조여☞☜!!!!!!!!!!!!!!!!!!!!!!!!!! 우우우, 질투하게 하지 마여. 우우우, 집착하게 하지 마여!!!!!!!!!!!! 알러뷰!!!!!!!!!!!!!!! 암호닉 받습니당. 안 보이시는 분들은 제가 알아서 일괄 삭제처리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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