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렸을 때 아버지의 사업으로 인해 이사를 참 많이 다녔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마다 한번씩 이사를 다녔기에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추억이 별로 없다. 남들보다 많이 이사를 다닌 것 뿐인데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어차피 헤어져야 한다는 심리적인 강박관념들로 인해 사람을 사귀는것, 설령 그것이 친구관계일지라도 신물이 날 정도로 질려있었다. 그래서 인지 어느샌가 부터는 내가 먼저 다가가려하지않고 다가가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혼자이길 자청했고 나의 유일한 친구는 축구공뿐인 외톨이가 되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 첫 학기 첫 날 나는 또 전학을 왔다. 서울 남초. 작은 동네의 초등학교여서 그런지 첫 학기 첫 날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잘 적응하여 어색하지 않아보였다. 물론 나는 적응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입학식이 끝나고 다른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텅빈 운동장에 남아 홀로 공을 찼다. 답답한 집에서 홀로 티비를 보는것보다 차라리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게 더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참을 공을 차다가 운동장 흙이 머리에 묻는것도 신경쓰지 않은 채 운동장 한 가운데 눈을 감고 드러누웠다. 이렇게 운동장에 누워있으면 헐떡이는 숨소리, 심장소리, 바람소리가 듣기 좋았다. 얼마나 누워있었을까. 나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무언가에 눈을떳다. "야!야! 일어나! 이런 데서 자면 너 감기걸려!" 내 머리 바로 위로 햇빛이 내리쬐어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양갈래로 묶은 실루엣과 목소리로 보아하니 여자아이같았다. 나는 말없이 일어나 눈을 깜빡이고 공을 챙겨 그 아이를 다시 바라보았다. 딸기모양 머리끈으로 땋아 묶은 머리. 작은얼굴에 오목조목 들어찬 눈코입. 큰 키지만 마른몸 덕에 여리여리한 작은 체구를 가진아이였다. "너 못 보던 앤데 이사왔구나?! 그치?? 나 여기 엄청엄청 오래살아서 모르는애 없어!!히히" 나는 왠지모르게 그 아이에게 질투를 느꼈다. 단지 어느 곳에서 정착해보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일까 아니면 나와 전혀 다른 성격때문일까. 무언가에 화가난 듯 더 퉁명스럽게 말을 뱉었다. "알거 없잖아. 그리고 니가 어떻게 이 동네 사람들을 다 알아? 잘난척하지마" "? 내가 너 잠깨웠다고 화났구나?하하 근데 진짜야!! 나 모르는사람 하나도 없다!! 너 몇학년이야?? 몇반이야?? 여기 초등학교다녀? 나도 여기다녀!!!" 이 아이는 다짜고짜 나에게 질문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내 기분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냥 내가 궁금하다는 듯이. "알거 없잖아! 귀찮게 하지마!!" "에이 그러지말고 알려줘!! 친구하자!! 나는 김주은이야 이제 3학년 6반!! 너는 너는??" 하고 싱긋 웃어보였다. 질문에 답을 하지 않으면 계속 따라올 것 같았다. "정....운. 4반." "정 뭐??? 안들려!" "정택운!!! 됐지 나 간다" "그래!! 잘 가 택운아!!" 언제 봤다고 친한 척인지. 헤헤 하며 웃고있는 그 애를 뒤로하고 집으로 갔다. 조금 더 공을 차고 싶었는데. 내 시간을 방해받은 기분이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김주은... 이름도 별로다. * "엄마!!!!!엄마엄마엄마!!!!" "왜!! 왜 불러 이 똥깡아지야!! " 엄마엄마 나 오늘 전학온 어떤 남자애 봤다?" "아 그게뭐!! 너 자꾸 학원 빼먹고 골목대장놀이나 하고 다닐거야?! 기집애가 얌전이라고는 눈꼽 만큼도없어 이 기집애" "아씨!!! 안빼 먹었어!! 아무튼 운동장에 누워러 자고있더라?? 그래서 감기걸린다고 깨웠더니 막 화낸다??" "너도 참 니 아빠 닮아서 오지랖도 넓지" "히 아무튼 친구하기로했어!! 택운이래 정택운!! 내일 걔네 반 놀러가봐야지!!" 안녕하세요 인턴입니다 글쓰다가 개드립이 생각나지 않아서 지체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초등학교 이야기를 한번 써보았답니당 ~_~ 번외편은 본 이야기가 막힐때 혹은 제가 심심할때 마다 쓸거에용 이번 번외는 '첫만남'을 주제로 써보았어요! 첫 번외이니까!! 다음번에는 본 이야기로 만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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