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눈물 00
(STARDUST)
w. 천왕성
내 나이 스물 다섯, 이 나이의 사내아이라면 4년제 대학교 마지막 학년 끝에 올라서 깜깜해서 보이지 않는 어둠 여름 밤의 하늘같은 미래에 대해 별 하나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것이 평범하고 당연한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굴레 안에서 굴러가는 나는 똑같이 고민에 놓여있었다. 한숨을 내쉬는 일이 잦아졌고, 주변에 알지 못 하는 인맥까지 총동원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과연 이게 맞는 걸까? 잣대를 댈 수도 없는 것에 비교분석을 해보해도 다시 원점에 도달할 뿐 더 나아가지 못했다. 커다란 늪에 빠진 기분이 이런 걸까 느끼며.
하아.
너는 내가 볼 때마다 한숨만 내쉬냐?
평소에 피지 않은 담배를 쥐어 내 뱉은 그 연기 사이로 보이는 인영 하나는 조금 그리운 얼굴을 한 이재환이었다. 옛 연인이라고 칭하기도 그런, 과거의 내 꺼아닌 내 꺼 같은 사람이였었다고 해야 하나. 잘만 다니던 대학교를 휴학을 한다던 그는 1년 전 메세지 하나만을 남기고 홀연히 바람처럼 사라졌다. 보고싶었던 감정보다 제일 가깝던 사람이었음에도 아무런 이유도 말해 주지 않은 채 가버린 사람에게 고운 시선이 가지는 않았다. 시선을 거두어 무시한 채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기니 그림자처럼 너는 나를 뒤 따라 왔다. 그건 너의 습관 중 하나이자 발걸음 소리만을 들어도 알아 뒤돌아보는 내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나타나서 하고싶은 말이 뭔데
정택운.
뭐.
울지나 말고 말해 걱정되게
복잡한 마음 때문이었을까, 제 뺨에 흐르는 눈물을 깨닫지도 못한 감정에 앞섰을 얼굴이 부끄러워져 귀가 화끈거렸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어버버거리는 저에게 다가와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에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정하면서도 눈이 붉으스름해졌다며 놀리는 그 모습에 나는 웃음기를 머금은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을까, 왜 간 걸까 등등 하나의 질문을 내뱉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줄히 쏟아질 것들을 알기에 입을 다물었다. 언젠가 먼저 이야기 해줄 때까지.
오랜만에 자전거나 타자.
추워.
언제 그런 걸 생각 하고 탔냐?
엉겁결에 탄 자전거 뒷 자석에 앉아 재환의 허리를 껴 안았다. 제 시선에 놓여진, 그의 등을 보면 그랬다. 무슨 생각을 가졌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나보다 한 걸음 멀리 나아가고 있는 걸음과 행동에 자괴감과 선망 이것들이 쌓이고 변화하여 사랑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이것들이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우리가 어디로 흘러 나아갈지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