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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크리수호] 독(毒) 07 | 인스티즈     [EXO/크리수호] 독(毒) 07 | 인스티즈








[크리스 김준면 빙의글]

 

독(毒)

written by.허니찬








* * *







 




 

 

 

꽤나 자연스러운 표정의 크리스에 비해 살짝 어두워진 표정을 애써 감추는 준면의 표정이 급격히 대조된다. 또 보네요. 인사를 건내는 크리스의 얼굴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준면이가 가볍게 목례를 한다. 갑작스러운 크리스의 행동에 흠칫 놀란 내 표정이 살짝 굳었다. 카트의 짐을 다시 정리하려던 준면이의 손은 갈 곳을 잃었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크리스와 준면이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였으나 크리스의 얼굴 또한 굳어져있긴 마찬가지였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네요. 딱히 반갑지는 않습니다만."

"도와주신 건 고마운데 여기서 집까진 제가 데리고 가죠."

"크, 크리스."

"언제 한 번 정식으로 저녁 식사 자리 마련하려고 하는데. 괜찮으시죠?"

"…."

 








 

 

준면이의 뒷 말은 듣지도 못하고 그대로 크리스의 손에 이끌려 차에 탔다. 크리스가 카트에 있던 짐들을 모조리 트렁크에 옮기는 사이, 나는 사이드미러를 통해 허망한 모습으로 멀찌감치 서있는 준면이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괜찮다고 말하는 그의 입모양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쉽사리 입술을 떼지 못하고 결국 시선을 돌렸다. [전화 할게. 미안해, 준면아.] 카톡을 보내고 주머니 속으로 핸드폰을 밀어넣었다. 크리스가 운전석에 앉는다. 숨 막힐 듯한 적막감에 말없이 창 밖을 응시한다.















* * *













"많이 각별한 친군가보네."

"…."
"차 사줄까?"

"…."

"가끔 어디 나갈 때나 이렇게 장보러 올 때 불편하잖아. 미쳐 생각 못했다."

"…."

"친구인 건 좋은데, 이런데까지 같이 오는 사인 줄은 몰랐다."













잔뜩 날이 섰지만 꾹꾹 눌러 담으려 애를 쓰는 크리스의 말투에서 그의 기분을 대충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방금 전의 상황을 내 입으로 해명하거나 하고 싶진 않았다. 크리스와 나 사이에서 더이상의 대화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기에. 운전을 하면서도 계속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내 얼굴을 힐끗 쳐다보는 크리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와 나 사이는 언제나 어색한 침묵이 뒤를 따랐다. 3년이란 시간을 없던 일처럼 지우고 다시 지내기엔 너무도 큰 벽이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바쁠 시간일텐데, 어떻게 왔어요."

"같이 장 본적 없으니까, 내가 가주면 좀 편할 것 같아서."

"하나하나 신경 안 써줘도 괜찮아요. 회사 일로도 바쁘다고 들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보던 크리스의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앞쪽에 놓인 핸드폰으로 잠시 시선을 두는가 싶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는 크리스. 왠만해선 운전 중에 전화를 받지 않는 그의 습관이 준면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받지 않으려는듯 말없이 정면만을 응시하는 그를 쳐다보다 이내 핸드폰으로 눈길을 돌렸다. 액정화면에 보이는 '이은수', 그는 일부러 피하고 있었다. 받을 때까지 끊지 않을 모양인지 계속 울리는 진동소리에 크리스가 미간을 좁힌다.

 

 





 

"배터리 빼."

"크리스."

"빼."

 





 

한 손으로 핸들을 움직이던 크리스가 핸드폰을 건내주며 내뱉은 말이었다. 단호한 표정이었다.

















* * *

















"말이 되는 소릴해."

"지금 못 간다고 했잖아."

"언제까지 이럴건데."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말 한마디가 없었다. 짐을 가지고 들어오자마자 옷을 갈아입은 OO가 부엌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을 때 크리스는 자신의 2층 서재에 올라와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은수의 애원에 크리스는 미칠 지경이었다. 더이상 OO를 아프게 할 수는 없었고, 부모님이 아시기 전에 은수를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린 판단이었는데 아무래도 은수는 아직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갑작스러운 크리스의 변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은수였고 그런 자신에 비해 아무렇지도 않은 크리스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는 그녀였다. 눈물 섞인 목소리에도 단호한 크리스의 목소리. 한 번 내뱉은 말은 절대 바꾸지 않는 크리스라는 걸 알고 있기에 이렇듯 그가 더 간절했다.













"이은수."

-갑자기 이러면 나는 어떻게 해.

"울음 그쳐."

-제발 만나. 만나서 얘기해, 크리스.









더욱 절절해지는 은수의 목소리를 듣고있던 크리스는 이미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듯 했고,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리는 그였다. 2층에서 내려와 침실로 들어가려던 크리스의 걸음을 멈춘 것은 OO였다. 앞치마를 둘러매고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는 모습을 우뚝 서서 지켜보는 크리스의 눈길에는 사랑스러움마저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크리스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 식탁 쪽으로 몸을 돌리던 OO와 눈이 마주치자 말없이 고개를 돌리는 그. 아직 자신의 마음을 다 보여주기에 너무도 서툰 크리스였다.

















* * *













"크리스, 저녁 먹어요."









이제 조금은 익숙해진듯 부엌으로 들어와 식탁 의자를 꺼내 앉는 크리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다정히 주고받는 말은 없었지만 어색함이 줄어든 식사시간이였다. 묵묵히 수저질을 하던 우리의 침묵을 깬 것은 초인종 소리였다.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그냥 두라는 눈빛의 크리스였지만 계속해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결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인터폰 화면에 비추는 얼굴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어주지 않는 탓에 몇 번이고 연속해서 차임벨을 누르는 소리에 살짝 인상을 쓰고 거실로 따라나온 크리스. 난감해하는 내 얼굴을 보더니 인터폰으로 시선을 돌린다.










"나가서 얘기하고 올게."






급하게 방으로 들어가 코트를 챙겨나오는 크리스. 핸드폰을 손에 쥐고 급하게 신발을 고쳐 신는다. 인터폰 화면 속 인물은 이은수, 그녀였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던 크리스가 걸음을 멈춘다. 들어오라고 해요. 담담한 내 목소리에 약간은 당황한 듯한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어주는 크리스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크리스, 나랑 얘기 좀 해. 간절한 목소리의 그녀가 당당하게 현관으로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불쾌했다.

 

 

 






 

"뭐하는 짓이야, 이게."

"전화도 꺼놓고, 나한테 정말 왜 이래."

"나가서 얘기해."









말없이 크리스의 뒤에 서서 묵묵히 대화를 듣고있는 나를 보자니 비참해졌다. 같은 공간에 있어선 안 되는 우리는 또다시 마주쳤고 또다시 비참해지는 쪽은 언제나 변함 없이 나였다.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또다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인터폰 속에 보이는 얼굴에 울음이 새어나온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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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누가 온거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눈물샘하트/헐준면이니?!오모오모!!!!어머..아내가 사랑스러워보일정도면 크리스가 정말많이변했나보오..이은수앞에서는 아내가비참해지지만 크리스앞에서는 준면이가 비참해지는데ㅠㅜㅠㅜㅜ6화에서 방금 기다린다고 썼는데 벌써 알림잌ㅋㅋㅋ!!
10년 전
독자3
쿵니에요ㅜㅜㅜ우리준면이ㅜㅜㅜㅜㅜ
10년 전
독자4
ㅡㅜㅠㅠ면이가온건가요ㅡㅠㅜㅜ작가님감덩이에요ㅜㅠㅠ매일기다린다니까이렇게바로올려주시다니ㅡㅠㅠㅠ사랑해여♥♥진짜꿀잼이에요!!!
10년 전
독자5
닉넴 치킨맛마요로 신청할게여! 진짜ㅠㅠㅠㅠ재밋뎡요ㅠㅠㅠㅠㅠㅠㅠ조타조아뉴ㅠㅠ뉴ㅠ 작가님알림울릴때마다 혼자호들갑떨며 들어와욬ㅋㅋ담편두기대할께여 하트
10년 전
독자6
브금좀요 ㅠㅠ
10년 전
독자7
다음편이시급해요! 상황이 어우...뭔가무섭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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