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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크리수호] 독(毒) 04 | 인스티즈     [EXO/크리수호] 독(毒) 04 | 인스티즈





독(毒)

written by.허니찬

 




 

 

 

 

 

 

"여기 괜찮지. 너 파스타 좋아하잖아."

"…."

"OO아."

"…."

"OOO."

 


 

 

 

 

테이블을 손으로 똑똑 노크하며 시선을 끄는 준면이 덕분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돌렸다. 멍하니 손을 놓고 있느라 앞에 놓인 음식은 먹는둥 마는둥, 머리 속은 계속해서 크리스 생각 뿐이었다. 결국 그렇게 집을 나가고나서 들어오지 않은 그 때문에 또 뜬눈으로 새벽을 보낸 뒤라 몸도 마음도 머리도,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으니까. 





내 이름을 부르는 준면이의 목소리는 아까와 달리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아마도 계속해서 딴 생각 중인 나 때문이겠지. 물컵을 들고 물을 마시던 그를 바라보다 말없이 웃었다. 준면아. 내가 너를 붙잡았었더라면, 너를 기다렸더라면. 아니, 애초부터 내가 크리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조금 달라졌을까. 잔뜩 상했을 기분을 애써 감추고 나를 향해 웃는 준면이의 모습에 안쓰러움과 미안함, 뭔지 모를 원망스러움이 느껴졌다.






미안, 미안. 잠을 못 잤더니 정신이 없어.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면서 말을 건내고 포크를 손에 쥔다. 최대한 괜찮은 척, 아무 것도 아닌 척, 편안한 척. 그리고, 행복한 척.












* * *












"왜 그렇게 못 먹어?"

"아냐, 많이 먹었어. 그냥 잠을 못 잤더니 영 식욕이 안 돌아서 그래."





짧게 대답을 마치고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가방 속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잠금버튼을 눌렀다. 문자는 커녕 크리스에게 카톡조차 오지 않았다. 아마도 어제 일로 인해 내가 받았을 상처는 크리스에게 아무 것도 아닐 것이었다. 애초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씁쓸함에 작게 웃었다. 크리스에게 나는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마다 나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OO아."

"응."

"밥 먹고 뭐 할까."






크리스 생각에 어두워진 내 표정을 본 준면이가 다시 말을 걸었다. 밥 먹고 뭐 할까. 준면이가 항상 밥을 먹고나면 건내는 말 중에 하나였다. 정말 돌아왔구나. 지금 내 앞에 있구나 싶어서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김준면이 돌아왔다. 

내 첫사랑이 돌아왔다.










* * *










"어, 응. 유리야."

-OO아, 너 집에 없어?

"어…. 그게."

-뭐야. 너 어디야. 어디 간단 말 없었잖아.

"아, 밖에 잠깐 친구 만나러…."








준면이가 차를 가지러 간 사이 유리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내가 하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크리스도 알고있을 정도로 막역한 친구. 백현이 준면이와 함께 내 중고등학교 단짝이었던 유리였다. 그만큼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 친구 누구? 유리의 말에 갑자기 말문이 막힌다. 준면이가 돌아온 걸 유리도 알고 있을까. 친구 누구냐니까. OO아, 듣고 있어? 여보세요? 대답을 보채는 유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충 말을 얼버무렸다.

 

 

 

 

 

준면이 돌아왔대. 수화기 너머 유리의 말에 그저 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을 때 준면이의 차가 내 앞에 섰다. 유리야, 나 좀 바쁜데 내가 집에 가서 전화 할게. 미안해, 끊어. 전화를 급히 끊고 차문을 열었다. 차가 출발 하자마자 손을 뻗어 음악을 트는 준면이. 또다시 흘러나오는 음악에 미간을 좁히고 창가로 두었던 시선을 거둔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음악을 껐다.






"왜 꺼?"

"김준면."

"좋은데 왜 꺼."

"이제 이거 듣지 마."

"…."

"듣지 마, 네가 이걸 왜 들어?"







내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다시 오디오로 손을 뻗어 재생 버튼을 누르는 준면이의 모습에 입술을 앙 다물었다. 그의 입에서 나오던 노래소리는 끊긴지 오래였지만 그가 재생 시킨 음악은 여전히 내 귓가를 울리고 있었다. 입술을 꼭 깨물고 다시 음악을 꺼버렸다. 그와 동시에 정면을 쳐다보고 있던 준면이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차 세워."

"…."

"내려 줘."

"두 번 말 하게 하지 마. 내려 달라구."
"…."

"김준면…!"

 






내 말은 철저히 무시한 채 그대로 속력을 내는 준면이를 향해 소릴 질렀다. 이대로 계속해서 그를 만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비록 사랑 받지 못하는 반쪽짜리 결혼 생활이라도 나는 지켜야할 가정이 있는 여자였으니까. 비집고 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삼켜내고 눈을 감았다. 네 한마디는 결국 나를 울게 만들었다.



 

 

 

"씨발. 조용히 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으니까."



 

 







 

 

* * *











결국 길가에 차를 멈춰세운 그가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는 결국 또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 그와 나, 단 둘뿐인 차안은 고요했다. 말없이 눈물을 닦아내는 나와 그런 나를 보며 좌절하는 너. 아마도 그는 이렇게 된 현실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 자신이 아닌 크리스여야 했느냐고 내게 원망을 쏟아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차 안의 고요한 적막을 깬 것은 한숨을 내쉬던 준면이었다.




 

 

"내가 어떤지 알잖아."

"…."

"내가 어떤 마음일지 너 알잖아."

"…."

"OO아…."

"준면아, 난.."

"알잖아, 모르는 거 아니잖아."







들고있던 가방을 손에 꼭 쥐고 시선을 돌렸다. 더는 그의 말을 듣고있을 수 없었다. 차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하자 그대로 내 팔을 붙잡아 몸을 돌려 자신을 마주보게하는 준면의 행동에 눈을 크게 떴다. 결국은 참지 못하고 자신의 품에 나를 가두는 그의 밀어내려 어깨를 퍽퍽 손으로 쳤다. 그런 것쯤은 아랑곳 않고 나를 가둔 팔에 힘을 주는 그. 울음 섞인 애원의 목소리에 단단했던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사랑해."

"…."

"한 순간도 너 잊은 적 없어. 제발."

"…."

"제발 나 좀 살려주라."



 



 

준면아, 나는 너를 사랑해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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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크리스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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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준면아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ㅜㅠㅠ내가살려줄께ㅠㅠㅠㅠㅜㅠ인누와ㅠㅠㅜ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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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눈물샘)어떡해ㅠㅠㅜㅜㅠㅠㅠ준면아ㅠㅠㅜㅜㅜㅠ진짜심난하다ㅠㅠㅜㅠㅠ크리스는 무슨생각을하고있는것인가..준면이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것인가ㅠㅠ ㅡ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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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쿵니에요ㅜㅜㅜㅜ사랑해요ㅠㅠㅠㅜ작가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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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한동안인티안드러와서이제봣네요ㅠㅜ작가님글하나하나 잘보구잇어요!!모두 ㄷㅏ 꿀잼ㅜㅜㅜ저는 글잡에서 작가님글을 가장좋아해여ㅠㅠ 다 아련돋구 막 간질간질한얘기ㅜㅜ좋은글써주셔서감사해여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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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ㅠㅠㅠㅍㅍ와진짜 분위기좋고 내용도짱짱...ㅠㅠㅠㅠ진짜 꿀잼이에요ㅠㅠㅠ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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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어머!?!이건무슨분위기죠박력 넘치네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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