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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한] trap(부제:울게하소서) epilogue | 인스티즈






[루한 빙의글]


trap(부제:울게하소서)

written by.허니찬













* * *












"레이."

-데리러 갈테니까 집 앞에 나와 있어요.

"혼자 가도 되는데…."

-내가 싫어서 그래요. 15분 후면 도착하니까 곧 봐요.





초지일관 다정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통화를 이어가는 레이의 목소리. 알았으니까 전화 끊어요, 얼른. 운전할 때 통화하는 거 아니라니까 말 안 듣고. 핸들 한 손으로 잡지 말라니까 또 그러고 있죠. 결국 또 잔소리를 늘어놓고만다. 루한과 만날 때와는 달리 부쩍 레이와 있을 땐 어렴풋이 미소를 짓게 되는 일이 많았다. 아마도 그건 아닌 듯 하면서도 약간은 어리숙한 면을 보이는 레이의 행동 때문이겠지.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내 기분을 헤아려주고 나를 배려해주는 레이의 평소 모습은 루한과 너무도 많이 닮아 있었다. 가끔은 레이에게서 루한을 떠올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만큼 우리는 가깝고도 먼 사이였으며, 레이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그에 대한 미안함은 더욱 커져가는 것이 사실이었다.













* * *













"부족한 저희 애 거두어주신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것 저것 부족한 게 많은 아이인데."

"아닙니다. 부족하긴요. 어찌나 예쁜지 모르겠어요. 새아가가 레이한테 얼마나 잘 하는지."

"호칭이 벌써 그렇게 정리가 된 건가요? 어머, 빠르기도 하셔라."

"어차피 저희 식구 될 것을요. 호칭이야 바꾸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레이의 가족들과 함께 모인 상견례 자리. 양가 부모님들이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을 때 가방 안 쪽에 넣어둔 핸드폰 진동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실례가 되겠다 싶어 발신번호는 보지도 않고 수신 거절을 눌렀다. 핸드폰을 왼손에 쥔 채로 내려놓고 물컵을 들어 목을 축였다, 마주앉은 레이와 눈이 마주쳤고 살며시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웃어야만 했다. 저 남자를 위해서라도,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망칠 수는 없었다. 아무것도 아닌 듯 다시 가방 속으로 핸드폰을 집어넣으려는 찰나. 루한의 이름으로 걸려온 전화는 끝끝내 나를 자리에서 일어서게 만들었다.






결국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레스토랑 건물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천천히 꽁꽁 감춰둔 휴대폰 액정화면을 말없이 응시했고 여전히 끊길 생각이 없어보이는 전화를 받았다. 아니, 어쩌면 나는 이를 핑계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날이 잔뜩 선 말투일지라도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억지로 자리를 피해 나왔는지도 모르는 일일테니. 여보세요. 조금은 잠긴 목소리의 루한이 낯설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을 꾹 깨물고 있는 나, 그런 내 대답을 기다리는 너. 언제나처럼 숨이 막혀왔다. 이렇듯 그는 숨소리만으로도 나를 조여오는 사람이었다. 존재만으로도 나를 숨 못 쉬게 하는 사람. 그런데도 놓을 수 없는 사람.





"…어쩐 일이에요."

-차 보이지. 타.

"상견례 자리야. 어른들 계시는 자리라 못 비워요. 전화로 얘기해."

-OOO.






가서 끌고오기 전에 네 발로 와서 타. 끊을게요. 억지로 전화를 끊고 휴대폰에서 배터리를 분리했다. 그것은 루한에 대한 마지막 반항이었고, 레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으니까. 후들거리는 몸을 겨우 추스르고 다시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는 나. 방 앞에서 나를 기다리며 서있는 레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동시에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내가 처해있는 지금 이 상황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다.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지금 내 눈 앞의 이 남자, 레이를 놓을 수 없음에 더더욱.














* * *














"아, 사부인. 그래서 날은 언제가 가장 좋을까요?"

"어머니, 5월의 신부가 가장 예쁘다고 하잖아요."

"……."

"물론 OO씨는 언제든 예쁘겠지만."





아니, 얘가. 벌써부터 이럴거니?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나는 레이의 미소를 보며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말없이 웃음을 띄우고 고개를 가로저었고 잘 먹히지 않는 음식을 조금 집어들며 어른들의 시선을 살짝 피한다. 지금쯤 집에 돌아갔겠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와 행복한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있겠지. 머리 속이 뒤엉킨 듯 찌르르하게 찾아오는 두통에 두 눈을 질끈 감은 그 순간.







"손님, 이러시면 안 됩…!"

"놔. 죽고 싶지 않으면."



루한이 돌아갔을 거라 생각한 것은 내 거만한 착각이었다. 그의 집착을 알면서도 억지로 벗어나려했던 내 어리석음이었을까. 방의 문이 벌컥 열렸고, 레스토랑 지배인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감았던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린 찰나, 성큼성큼 내 옆으로 다가서는 루한. 모두의 웃음 소리는 끊겨버린지 오래, 죄스러운 마음에 레이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가자."

"……."

"OOO. 가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술이 피가 날 정도로 꾹 깨물었다. 이젠 안 돼. 애초부터 그에게 내 의사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고 미동도 하지 않는 내 팔을 잡아 이끌며 억지로 레스토랑을 빠져나온다. 레이는 묵묵히 이 상황을 지켜보다 루한에게 이끌려가는 내 뒤를 다급하게 쫓는다. 억지로 차 안에 앉혀지고 운전석에 올라탄 그가 차를 출발 시킨다. 점점 멀어져가는 레이의 모습이 창 밖에 선명하게 비추고 있었고 결국 나는 서러운 울음을 토해낸다.









* * *











"어떻게 할까."

"…루한."

"헤어지잔 거 빼곤 뭐든 다 들어줄 수 있어.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OO아."

"……."

"말 좀 해봐. 제발."






내가 미칠 것 같아서 그래. 한적한 강가에 차를 세운 루한이 내 쪽으로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고, 나는 그런 그를 얘써 외면한다. 나 봐. 단호한 목소리의 그가 미간을 좁힌다. 안 본 사이 부쩍 헬쓱해진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손을 뻗어 내 머리칼을 어루만지는 익숙함에 나는 또다시 눈을 감아내린다. 목젖부터 울컥거리는 화에 입술 틈새로 새어나오는 울음 소리. 착잡한 그의 한숨 소리만이 뒤섞여 차 안의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






"내가 돌 것 같아.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

"…그만 좀 해. 제발."
"네가 딴 새끼 품에 안겨서 웃는 꼴을 내가 어떻게 보니."

"……."

"내가 너를 어떻게 보내. OO아…."





이러지 말자, 제발. 애원하듯 울부짖는 루한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못하고 숨을 들이쉰다. 이내 나를 자신의 품에 가두는 그, 그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내 자신에게 구역질이 날즈음, 핸드폰의 진동이 울린다. 






「 기다릴테니까, 와요. 」





홀로 남겨졌을 레이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딱딱하기만한 문자 한 통. 결국 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내 앞의 남자를 밀어낸다.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토킹 어바웃/암호닉♡

올릴까 말까 오래 고민했던 트랩 그 뒤의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일일이 답글 달아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그저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당. 지난번 브금을 첨부할까 하다가 오늘 듣고 썼던 케이윌의 이러지마 제발을 넣었어요. 읽으시는데 도움 되셨으면 좋겠고, 좋은 밤 되세요!




S2아이스크림, 린현, 미카엘, 자녈워더, 코딱지, 눈물샘, 쿵니, 헤헹, 안경, 배고파요S2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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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레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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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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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배고파요에여ㅠㅠㅠㅠㅠㅠ루한이나.레이나 둘다 아련해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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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루한이랑 레이랑 다 ㅁ불쌍...?아니슬프다ㅜ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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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레이야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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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분위기 너무 좋다...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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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통통입니다 트랩이란 글이 있는줄 모르고있디가 신알신을 보고 왔어요ㅠㅠ 엉엉 분명 루루에 관한 글이지만 이씽이에게 더 시선이 가는 이유는 뭐죠??? ㅠㅠㅠ 진짜 저번 편처럼 루한은 돌이갈 자리가 있지만 ㅇㅇㅇ은 없으니까요 거기다가 이씽이도 ㅇㅇㅇ을 좋아해주는데 서로 엇갈리는 게 마음이 아파요ㅠㅠ 엉엉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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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레이야 ㅠㅠㅠ레이야 ㅠㅠㅠㅠㅠ아이고 루한 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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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눈물샘이에요..레이어떡하냐...레이는 저렇게 묵묵히 계속 기다려주는것인가요ㅠㅠㅜㅡㅠ아련해ㅠㅠㅠㅠ하이것참..루한도힘들고여주도힘들고레이도힘들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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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레이도좋고루한도좋다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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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쿵니에요김누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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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루한아ㅠㅠㅠㅠㅠㅠㅠ돌아가제발요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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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으어 아련해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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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ㅠㅠㅠㅜ레이ㅠㅠㅠㅜ어떡해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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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진짜글잔쓰신다ㅠㅠㅠㅠㅠㅡ아나 레이불쌍해 레이에게로가!!!!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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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ㅜㅜㅜㅠㅠㅜㅠㅠㅠㅠㅜㅜ어엉ㆍㄱㆍㅇㆍㄱㆍ어ㆍㄱ작가님금ㅅㅡ손ㅜㅜㅡㅠㅜㅜㅡㅜㅡ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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