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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로롱~
안녕하세요~흰둥이입니다..
다섯번째 이야기가 여러분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해드렸네요...ㅠ
내용상 어쩔수 없었던 부분...넓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오늘 두 남자의 그 여섯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음악부터..흠....
모두들 궁금해하셨던 쑨양의 이야기가 조금 노출될 듯 하네요.
오늘도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즐겨주시길...바래봅니다.
그럼..시작하겠습니다..고~!!
그 일이 있은 후,
절대 집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할아버지의 신신당부에 며칠을 꼼짝 않고 지내던 태환은 슬슬 지루함이 몰려와 어찌할줄을 몰랐다.
집에 있는 동안은 일하느라 바쁜 쑨양 얼굴도 못보고 혼자 책 읽다.. 낮잠 자다.. 마당에서 노닐다..
다시 낮잠을 자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이미 붓기도 가라 앉고 걷는 것도 편해졌건만 애지중지 그를 아끼는 할아버지의 고집을 꺽을 도리가 없다.
땅이 꺼져라 한숨만 푹- 내쉰 태환은 하루 종일 뒹굴던 방에서 나와 대청마루에 걸터 앉았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부엌에 계신 아주머니를 급하게 찾는다.
아침 일찍 사내를 따라 산을 다녀온 쑨양은 작은 어깨에 나뭇가지를 한짐 싣고 점심을 먹기 위해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어깨에 맨 지게를 마당 한켠에 두고 돌아서니 요 며칠 보지 못한 그가 하얀 얼굴 가득 함박 웃음을 짓고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반가운 기색이 역력한 소년에 반해 옆에 서있는 사내의 눈치가 보이는 쑨양은 고개를 숙여 인사만 하고 돌아서려는데
아이의 이름을 크게 부르는 태환의 목소리에 자리에 멈춰섰다.
"쑨양!! 그러고 가는게 어딨어. 잠깐 나 좀 도와줘-"
그가 가버릴까 다급하게 불러놓고는 자꾸만 손짓을 한다.
"나 오늘 기운이 너무 없는데...이것 좀 해주면 안돼?"
라며 옆에 놓인 바구니 속 고구마를 가리킨다.
"너무 너무 먹고 싶은데...힘이 하나도 없어서 먹을 수가 없네.....휴........."
사내가 보란 듯이 어깨까지 한껏 늘어뜨리며 기운 없어 하는 태환.
낮은 한숨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사내가 감정이 실린 손으로 쑨양의 등을 떠민다.
"네 점심은 저거다. 다 끝나면 다시 산으로 와."
태환에게 들리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 사내는 아이를 슬쩍 흘겨보고는 뒷 마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자신을 향해 손짓을 하는 태환에게 이제야 살며시 웃어보이고는 그가 앉아 있는 대청 마루로 향했다.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 바구니 가득 들은 고구마가 차갑게 식어 있다.
태환은 그가 온 것이 마냥 좋은지 바구니에서 제일 큰 것 하나를 꺼내 아이에게 내밀었다.
"같이 먹자. 이것도 줄께."
라며 뒤에 꽁꽁 숨겨둔 미숫가루 한사발을 내미는 태환.
그의 손에서 그릇을 받아든 쑨양은 고맙다는 말대신 씨-익 웃어보이곤 그의 옆에 나란히 앉아 천천히 고구마 껍데기를 까기 시작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산에만 있는 거야? 나 너무 심심한데....."
"거의 다 했어요. 금방 하고 내려 올게요."
"진짜? 진~~~짜??"
뽀얀 속살을 드러낸 고구마를 건네며 금방 오겠다 말하는 아이의 말에 태환은 이미 신이 났다.
얼른 나무 하고 와서 마당에서 놀자고... 빨리 와야 한다고 쑨양의 새끼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마주 걸고는 약속을 받아낸다.
고구마를 크게 한입 베어 물며 오물거리는 그를 바라보다 쑨양도 웃음으로 답하고는 미숫가루 한모금을 달게 삼켰다.
"아씨...금방 온다고 해놓고...."
해가 짧아져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가 들어 올 대문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약속까지 하고 갔는데...
늦어지는 그가 걱정되어 찬바람때문에 몸이라도 상할까 방으로 들여보내려는 아주머니의 손길도 뿌리치고 대청마루에 하염 없이 앉아만 있다.
조용히 글을 읽고 계신 할아버지 방을 슬쩍 들여다 본 태환은 더이상 못 참겠다는 듯 몰래 신발을 신고 대문 밖으로 내달렸다.
혹시나 자신과 가깝게 지내는 아이에게 사내가 괜히 화풀이라도 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워져 버렸기 때문이다.
약속까지 하고 간 아이가 이렇게 늦어질리 없다 생각하며 태환은 그가 올라간 산으로 급히 걸음을 옮겼다.
"멍청한 놈. 너 때문에 해가 다 져 버렸다. 내일까지 할게야? 얼른 못해!"
조금 전 희희낙락 도련님과 고구마를 나눠 먹던 모습이 떠오르자 사내는 심술이 나버렸다.
늘 눈엣가시 같은 녀석인데 도련님이 온 뒤로 제 세상인 것 마냥 웃는 아이가 너무 보기 싫었다.
항상 그랬듯 어둡고 우울하고 철저히 외롭기만을 바랬다.
그런 녀석이 며칠을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사는게 사내는 못내 마땅치 않았다.
마지막 짐을 지게에 싣고 어깨에 매려는 아이의 등을 보던 사내가 제 성질을 못 참고 확- 떠미는 사나운 손길에
아이가 그만 중심을 잃고 비탈에 넘어져버렸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험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아이의 머리에 과격하게 매질을 가한다.
"멍청한 놈...지 어미를 닮아 하는 짓이 하나도 맘에 안들어...!"
입술만 꼭 깨문채 가만히 앉아 묵묵히 매를 맞던 아이는 사내의 더러운 입에서 나온 어미라는 단어에
다시 한번 쳐들은 그의 거친손을 막고 버텼다.
"네..네놈이!!!! 이제 아주 미쳤구나! 도련님이 오냐 오냐 하니까 내가 우습게 보이냐!!!"
아이의 손을 뿌리치며 다시금 매질을 하려는 그에게 아이가 힘껏 힘을 실어 그를 밀어버렸다.
미끄러운 비탈길에 중심을 잃은 사내가 뒤로 벌러덩 나자빠진다.
"때리지 좀 마세요! 저 잘못한거 없잖아요..!"
매섭게 눈을 부릅뜨며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는 아이의 행동에 움찔한 그는 어버버- 입만 벙긋거리다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요 놈 봐라? 거지 같은 새끼 주워다 밥먹여 길러줬더니!!! 뭐가 어째?!!"
한껏 목청을 높이는 그를 올려다보며 울음을 참으려 입술을 꽉- 깨무는 아이의 눈가가 붉어진다.
"아저씨 때문이잖아요....."
"뭐? 뭐...뭐가 어째?!!!"
"아저씨 때문에 우리 엄마 도망갔잖아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소리치는 아이의 모습에 사내는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아저씨가 우리 엄마 아프게 했잖아요!!! 엄마한테 나쁜 짓 했잖아요..!....그래서......그래서......나 두고..도망갔잖아요....."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한이 맺힌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에 사내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졌다.
그러고는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듯 아이에게 달려든다.
그 순간,
아이는 작은 손 가득히 흙을 주워 달려드는 사내의 눈에 뿌려버렸다.
"악..!!! 내 눈...내 눈!!!!!!!!!"
사내에게서 멀리 떨어져 선 쑨양은 여전히 입을 앙 다문채 비틀거리는 그를 바라만 볼 뿐이다.
잡히면 죽이겠다고 소리치는 그를 그저 바라만 보다가 경사가 진 비탈길 위에 선 그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달려가 잡을 새도 없이 날카로운 경사면을 굴러 내려간 사내.
나무 밑에 박힌 날카로운 돌덩이에 머리를 박고 쓰러진 그를 놀란 눈으로 보던 쑨양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바스락-
조용해진 산 속에 갑자기 들려온 인기척에 쑨양은 넋이 나간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언제부터 지켜 보고 있었는지 놀란 눈으로 나무 옆에 서있는 태환.
그와 눈이 마주쳤지만.....
아이는 어떤 말도...어떤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바위에 머리를 부딪힌채 아무런 움직임 없는 사내에게 다시 시선을 돌려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태환이 곁에 다가와 자신을 붙들고 뭐라 얘기하지만...귓가에 울리는 멍-한 소리에 아무 것도 들리지를 않는다.
"쑨양. 일어나..얼른!!"
넋이 나가 멍해진 눈으로 사내만 보고 있는 아이를 신경질적으로 일으켜세웠다.
그러고는 그의 떨리는 몸을 붙들고 나지막히 속삭였다.
"오늘 이 일은 너랑 나..둘만 알고 있는 거야.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대답 없는 아이의 손을 끌어 나무 밑동에 앉히고는 태환이 비탈길을 천천히 내려갔다.
미끄러운 흙과 젖은 나뭇잎 때문에 몇번 이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겨우 겨우 내려가는 그의 옷이 엉망이 되었다.
두 눈을 까뒤집고 미동도 없이 누워 있는 사내.
태환도 겁이 덜컥 났지만 돌아선 시야에 보이는 넋이 나간 아이를 보고 용기를 내어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코 가까이 손을 대었다.
숨이 끊긴 듯 아무 느낌이 없음을 확인한 태환은...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내려온 비탈길을 다시 되짚어 올라갔다.
그러고는 여전히 멍한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내 말 잘들어. 오늘 이 일은 너랑 나만 아는 비밀이야. 내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어."
세차게 몸을 흔들며 단호하게 말하는 태환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듯 쑨양은 겁에 질린 두 눈을 꿈벅거리기만 했다.
아이를 세워 두고 몇 발자국 떨어져 등을 돌린 태환은 아랫 입술을 피가 배어 나오도록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바닥에 굴러 다니는 주먹만한 돌을 집어 들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얼굴을 가격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꺽여지는 태환의 상체.
둔탁한 소리에 놀란 아이가 그에게 달려가 몸을 돌려세우자 부드러운 그의 입가에 붉은 멍과 피가 맺혀있다.
뭐하는 짓이냐고 놀라 묻는 아이에게 단호한 표정을 지어 보인 태환은 죽어 누워 있는 사내를 흘깃 돌아보고는
그대로 아이의 손을 붙들고 다급하게 산길을 내려갔다.
오늘 이 밤은..
너와 나..
그리고 산 만이 아는 비밀이다.
그렇게 몇번을 되새기며 태환은 아이의 떨리는 손을... 힘을 주어 잡았다.
***
하아....오늘은 밝은 이야기 좀 적어달라 요청이 있으셨는데....흐음...
할말이 없습니다...ㅠ 에효...
그래도...쑨양의 고통이 끝난듯 하네요...
이제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라며..
다음 이야기 들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좋은 저녁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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