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밤~!!
벌써 1시..........모두 주무시겠군요..
독사 같은 사내를 보내고 나니 가슴이 후련해지네요..
쑨양이 당하는 장면 적을때마다 눈물이 찔끔....나서ㅠㅠㅠㅠㅠ
다신 저런 지독한 캐릭터 못 만들것 같아요...
오늘도 이야기 빨리 들고 왔어요~ㅎ
칭찬해주세여! :D
그럼 시작해볼까요~?
어두운 길을 한참을 걸어 집 근처에 도착한 태환과 쑨양은 너무 긴장한 탓에 온 몸에 식은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쉬지 않고 잰걸음으로 도망치듯 돌아온 두 아이는 거친 숨만 힘겹게 내쉬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듯 여전히 사시나무 떨 듯 흔들리는 쑨양의 몸을 바로 세우고는 태환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죽을때까지....비밀 지켜야해. 나만 믿어. 그리고...내가 하는대로 가만히 있어. 그럼 되는 거야."
그의 팔을 힘주어 잡고는 단호한 눈빛으로 얘기하자 아이가 살며시 고개만 끄덕인다.
그에게 확답을 받아내고서야 태환은 아이의 손을 끌어 대문안으로 들어섰다.
"아이고-! 도련님!!!!"
엉망이 된 모습으로 대문 안에 들어선 소년을 보고 날이 어두워지도록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집안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그시 아랫 입술만 깨물고 서있는 소년에게 다가가 어찌 된 일이냐며 묻는 아주머니께 아무말 없이 고개만
저어 보이고는 대청 마루에 주저 앉아 계신 할아버지께 다가갔다.
"태..태환아. 이게 무슨 일이냐! 어찌 된 일이냐.."
놀라 커다래진 눈으로 소년의 두 손을 부여 잡고 묻는 할아버지께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 대답하고는
멍하니 서있는 아이에게로 눈길을 보냈다.
"아주머니. 저 아이 데려가서 따뜻한 물로 씻겨 주세요."
소년의 부탁에 아주머니가 고개를 조아리고는 급히 부엌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고는 자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며 덜덜 떨리는 두 손을 부여 잡은 아이를 향해 들리지 않는 입모양으로 작게 중얼거린다.
[아무말 하지마.]
단호한 그의 눈빛에 쑨양은 살짜기 고개만 끄덕여보이고는 다른 이의 손에 이끌려 씻을 준비를 하러 걸음을 옮겼다.
화로불이 일렁이는 방안에 할아버지와 마주 앉은 소년은 말이 없었다.
터져 버린 붉은 입술에 배어 나오는 피...옷 여기 저기 묻은 흙과 나뭇잎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할아버지를 더욱 불안하게 할 뿐이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채 한참을 바닥만 응시하던 태환은 준비가 되었다는 듯 굳게 다문 입을 열었다.
"산에 재미난 것을 보여주시겠다길래 따라 갔을 뿐인데......"
"..................."
"전 그저 얼른 보고 오려고 했어요......근데......아저씨가....................."
말끝을 흐리며 입을 다물어 버린 손자를 바라만보다 몇 시간 전부터 보이지 않는 사내를 이야기하는 것이냐
묻는 할아버지께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태환은 다시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죄송해요.....할아버지."
힘겹게 입을 떼는 소년을 보던 할아버지는 그만 이야기해도 괜찮다며 아이를 다독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아이가 구해주었어요. 아저씨가 나쁜 짓을 하려고 하는데.....저 아이가 나타나서 절 데리고 도망갔어요."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 낸 사람이 쑨양이라 힘을 주어 이야기하며 태환은 할아버지께 간절한 눈빛을 내비쳤다.
그가 아니었다면 큰일을 당했을거라고.. 자신에겐 생명의 은인이라 말하고는 태환은 할아버지께 부탁 하나를 꺼냈다.
한참을 소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할아버지는 그렇게 하겠노라 굳게 약속을 했다.
피곤한 모습이 역력한 소년에게 얼른 돌아가 쉬라고 얘기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정 몇을 불러들였다.
태환에게 전해 들은 위치를 대강 설명하고 오늘 밤 안으로 시신을 수습해오라는 명령이었다.
그러고는 집안 모든 사람들에게도 입단속을 철저히 할것을 명했다.
오늘 이후로 이 얘기를 입밖에 꺼내는 사람은 용서치 않겠다는 엄한 명이 내려졌다.
스산한 바람에 태환의 젖은 머리카락이 날린다.
아주머니가 받아 놓은 따뜻한 물로 서둘러 몸을 씻어 낸 소년은 홀로 걱정에 휩싸여 있을 아이가 걱정되어
뒷 마당 구석에 자리한 그의 방으로 급히 걸음을 옮겼다.
방 앞 쪽마루에 걸터 앉아 하염없이 밤 하늘만 바라보는 아이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있다.
자신이 온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눈꼬리에 매달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데도 요지부동이다.
혹여나 놀랄까 흠흠- 헛기침을 한 소년이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작게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그가 앉아 있는 쪽마루로 걸음을 옮겼다.
"무슨 생각해."
태환이 다가오자 눈꼬리에 매달린 눈물을 얼른 옷소매로 훔치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의 옆에 살며시 걸터 앉아 아이가 바라보던 캄캄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오늘 끔찍 했던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게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리며 까만 하늘을 수놓고 있다.
"할아버지께는 잘 말씀 드렸어. 넌 그저 나를 도왔을뿐이야.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하자.....더이상 두려워하지마."
옷소매만 만지작거리는 아이의 손을 끌어다 힘을 주어 꼭 잡고는 다시 밤하늘에 시선을 두었다.
그러고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아까...............실은... 얘기 들었는데..."
"........................."
"마음이 많이 아팠겠다."
악을 쓰며 사내에게 대들던... 가슴을 후벼 파는 아이의 이야기가 귓가에 다시 들려와...태환은 다시금 가슴이 따끔거렸다.
묵묵히 태환에게 손을 붙들린 채 말이 없던 쑨양은 힘겹게 입을 연 그의 위로에 두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을 쏟아냈다.
그러고는 눈물을 머금은 쉰 목소리로 겨우 겨우 입을 열었다.
쑨양은 엄마에 대한 기억을 그리 많이 가지고 있진 않았다.
겨우 다섯살인 사내아이 하나를 데리고 길거리를 떠돌며 힘든 삶을 살던 엄마는 마음씨 좋은 이곳 어르신을 만나
좋은 기회를 얻어 남의집살이를 하게 되었다.
이방인임에도 일하는 사람이 언어가 뭐가 중요하냐며 잘 챙겨 주신 좋은 분이었다.
깨끗하고 좋은 방은 아니었지만 누워 쉴 곳이 있었고..배불리 먹지 못했지만 끼니는 거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그리고 쑨양은 행복했다.
그 행복이 얼마 지나지 않아 깨진 건 험상 궂은 사내가 먼 곳에서 일을 마치고 다시 이 집으로 돌아왔을때였다.
낡고 헤진 옷을 입고 있어도 예쁜 얼굴을 가진 엄마를 맘에 들어한 사내가 집요하게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동전 몇개를 쥐어주고 아이가 없는 사이 엄마에게 몹쓸 짓을 하기도 했다.
처음엔 사내가 주는 동전 몇개에 기뻤지만...엿 하나를 사들고 엄마를 주려 급히 돌아온 아이의 눈에...
절규하며 사내를 밀어내는 엄마의 끔찍한 모습이 들어왔다.
거친 손으로 엄마에게 모진 매를 가하며 억지로 그녀를 범하던 짐승같은 사내의 모습에...
고작 다섯살짜리 아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울며 아이의 이름을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
나가 있으라며..멀리 도망가 있으라며 울던 그 목소리를 등지고 아이는 쪽마루 밑에 숨어 울음을 삼킬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 누구도 알아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알게 되면 엄마를 헤칠것만 같았다...그래서 아이는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게 있어요....."
힘겹게 이야기를 마치고는 입술을 깨물어 울음을 삼키는 태환의 동그란 눈을 그가 바라본다.
그러고는 조용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对不起... 我爱你....."
처음 듣는 낯선 중국어를 속삭이던 아이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묻고 싶어하는 태환의 눈빛을 읽었는지
다시금 번역을 해 조용히 웅얼거렸다.
"미안해... 사랑해......"
어린 쑨양의 머리를 떨리는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 곁을 떠나던...엄마의 마지막 말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엄마가 해주셨던 마지막 말을 힘겹게 꺼내고는 쑨양은 흡- 하고 터져나오는 눈물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어렸던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힘겨운 과거에...태환은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끌어 안고 그보다 더 서러운 눈물을 쏟아냈다.
이제 엄마와 아이를 아프게하던 고통은 사라졌는데... 어쩌면 다시 예전처럼 행복해질수도 있는데...
지난 날을 그리워하는 어린 아이의 곁에.... 엄마는 사라지고.....없다......
이 밤을 마지막으로 모든 슬픔이 잊혀지기를...모든 고통의 기억이 사라지기를 두 아이는 서로를 의지한채 바라고...또 바랬다.
[잘 죽었지 뭐~]
[그 놈이 좀 독했어? 어미 잡아 먹고 애까지 들들 볶더니...하늘이 노한거지.]
[어허...입들 좀 조심해. 어르신 들으시면 경을 치실게야.]
[우리가 틀린 말 했수? 애 입에 들어가는 것도 아깝다고 제 때 끼니도 안 챙기는 지독한 놈인데. 저저..마른 것 좀 봐....에그.....]
[이제 들들 볶아대는 놈도 없고...도련님까지 도왔으니 좋은 일이 있겠지. 이럴때 지 어미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쯧쯧.....]
***
쑨양의 과거사가 이렇게 밝혀졌네요.
모두들 궁금해하셨는데...좀 개운해지셨나요...?
^~^
이제는 좀 편안해지길 바래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제 손에 달려있군요....오호호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
늘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용기주시는 댓글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좋은 밤...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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