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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 Want 

Written by.비얀코 

  

  

  

  

  

정처 없이 흔들리는 눈동자, 매번 피가 날 때까지 손톱을 깨물어, 더 이상 깨물 수 없도록 바짝 짧게 자른 손톱까지. 경수는 지금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요양 아닌 요양을 하고 있었다. 저 괜찮아요. 나갈래요. 제 병은 이미 완치되었다고요. 말을 내뱉는 경수의 목소리엔 다분히 짜증이 묻어나있었다. 경수야, 그림 그려볼래? 묻는 의사에게 화를 냈다. 제가 몇 살인데. 이런 걸 하려고 해요? 저 나갈 거예요. 정상인데! 왜 안 믿어줘요. 하지만 의사는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꺼내놓은 뒤, 이거 다 그리면 바깥에 잠시 나갈 수 있게 해줄게. 하고 말했다. 트라우마, 영구적인 정신적 병이였다. 자꾸만 같은 현상의 딜레마에 깊이 빠져버리는 거였다. 경수는 까만색 크레파스로 아무렇게나 선을 찍찍 그었다. 귀찮은데 이런 걸 왜 시키는 거야. 짜증스럽게 선을 찍찍 그었다. 두 번째로 선택한 색상은 빨간색이었다. 노란 색, 남색. 뾰족한 마름모를 그리고, 그 안에 노란색으로 원을 그렸다. 검은 색은 뾰족한 무슨 모양인지 알 수 없었지만. 들쭉날쭉 뾰족하게 가시 돋친 듯, 울타리를 그렸다. 그리고 그 바깥을 모두 칠했다. 바탕색은 빨강이었다. 

  

  

  

“…치료 안 됐어요.” 

“왜요! 저는 여기 있으면 더 피곤해요.” 

“일주일만 있으면 보내줄게요.” 

  

  

  

의사선생님은 그렇게 말했다. 사실 그건, 보호자로 다녀간 세훈이 정한 일이었다. 입원까지 굳이 안 해도 된다고 약만 처방받아가라고 말했지만, 세훈은 짐짝을 내려놓듯, 경수를 두고 돌아서버렸다. 제 어미를 찔렀다고 했다. 어머니가 위독하시다했다. 생명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하게 칼을 휘둘렀다는 거였다. 경수는 삼 년 전에도 같은 짓을 해서 이 병원에 반년정도 갇혀있던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아마 사람을 죽였었지…, 살인의 트라우마였다. 계속해서 잔상이 남아, 칼을 보면 수전증을 일으켰고, 피가 조금만 나도 간헐적으로 호흡을 하며 괴로워했다. 이제 피가 나니, 나는 죽을 거야. 그런 심리상태 인듯했다.  

  

경수가 혹여나 도망갈까 봐. 손을 꼭 쥐고 병원 한 바퀴를 돈 의사가 돌아가자고 재촉했다. 병실에 돌아와서도 경수는 멀쩡한 체를 해댔다. 이제 아팠던 기억은 전혀 나질 않아요. 아까 보았던 낙엽이 예쁘던데, 단풍놀이 가고 싶어요. 제 감정을 숨기는데 급급해서, 제가 어떤 표정으로 말을 하는지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아주 잠잠하고, 미동 없이 입만 움직이는 그 얼굴을 바라봤다. 얼굴근육을 전혀 쓰지 않고서 입만 움직여 말을 내뱉는 것이었다. 감정이 없는 로봇 같았다. 그러던 경수가 문득 열린 병실 문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문이 열려있어요. 새 아버지가 절 훔쳐보는 거 같아요!” 

“…또 시작이구나. 문 뒤에는 아무도 없어.” 

“…무서워요.” 

  

  

얼마 전까지의 모습과는 다르게 꽤나 불안한 듯, 어린 애처럼, 무릎을 모으고 벌벌 떠는 경수에 의사선생님이 병실 문을 닫아주었다. 예전 일을 꽤나 묵혀두고 있는 듯 했다. 어떻게 하면 치유가 될까. 관찰했던 것도 여러 날이었다. 멀쩡한 척을 하다가도, 어느새 조금이라도 불안한 구석이 생기면, 애가 되어, 자신의 옷자락을 꼭 붙잡곤 했다. 어린 애 같은 모습이었다. 손에서 피가 보여요. 맨 손을 박박 문지르며 말했다. 아니야. 의사선생님이 손바닥을 펴서 제 손을 보여줬다. 어때, 깨끗한 손이지? 이제 경수 손을 봐봐. 어때 선생님 손이랑 똑같이 깨끗하지? 

  

  

“우와. 손이 깨끗해요. 기분 좋다.” 

“선생님이 경수만 봐줄 수 없는데. 잠시, 진료 좀 보고 올게.” 

  

  

  

벌써 몇 십분 째 경수에게만 매여 있던 탓이었다. 의사는 밀려있던 대기환자 몇몇에 사과를 하고 진료를 봤다. 그의 책상위에 있는 명패에는 Lay라고 적혀있었다. 그는 한국어에 능통한 중국인이었다. 아동심리치료사, 정신장애치료, 그 외의 정신관련 병들은 모두 그의 담당이었다. 한참 진료를 봐주고 다시 돌아가려는데, 접수처 간호사에게 전화가 왔다. 1012호 환자분 면회 오셨는데, 같은 학교 친구라는데…. 들여보내세요. 경수가 이 병원에 처음 왔을 때, 세훈이 일러줬었다. 경수 인간관계도 말짱하고 참 괜찮은 아이였대요. 그래서 처음으로 병문안을 온 친구를 거절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됐다. 얼마 안 되어, 10층의 엘리베이터가 울리고 경수의 친구로 보이는 소년이 복도로 깊숙이 들어왔다.  

  

  

“면회 신청했어요. 밑에서 허락받은. 변백현입니다.” 

  

  

외외부인에게는 허락 없이 들여보내주지 않았기에, 입원실로 향하는 복도 끝자락에는 철창이 있었다. 레이가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주었다.
세훈과 똑같은 학교의 교복이었다. 병실로 들어가자, 경수가 아이처럼 반겼다. 혼자 있으니까 너무 무서웠어요. 선생님. 근데 뒤에 누구에요?
 

  

  

“…아악! 선생님 뒤에 제 과거가 있어요.” 

“무슨 소리야?” 

“제가 다 갉아먹어서 없애버린 과거요.” 

“뭐가….” 

  

  

  

경수는 백현을 제 과거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오지 마요. 그 아일 두고 문을 닫아요. 나는 내 과거가 싫어요! 경수가 소리쳤다.
백현이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그 증상은 더욱이 심해졌다. 쨍그랑, 바닥을 울리는 소음. 콘솔위에 있던 화분을 던진 경수에, 레이가 놀라, 경수에게로 달려간다.
안 돼. 얌전히 있어. 침대 밑으로 내려가면 안 돼. 피나.
 

  

“피? 피? 피라고 했어요? 악! 바닥에 피가 보여요.”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해졌다. 잠시만 진정해. 레이는 조심스럽게 깨진 화분파편들을 발로 밀어버리고, 침대 위 서랍장에서 흰 약통을 꺼내다가 경수의 입에 물렸다. 침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정수기에서 물을 떠다주자, 입에 머금고 있던 약이 썼던지, 경수가 그냥 삼켜버리고 컥컥 거리며 작게 기침했다. 물 마셔. 레이가 컵을 건넸다.  

  

  

“친구 분, 경수 상태가 안 좋아서 그냥 돌아가시는 게….” 

“…괜찮아요. 저는. 경수 진정될 때까지 있어 볼게요.” 

  

  

  

소년의 눈이 꽤나 진지하게 번득였다. 경수가 숨을 골랐다. 빠르게 혈이 돌아, 머리를 아프게 하던 옛 기억들이 사그라졌다. 깨진 자기 화분의 파편들을 쓸어 담는 레이. 그
리고 문 앞에서 계속 망설이던 백현이 조심스레 들어온다. 경수가, 침대 헤드에 등을 바짝 기댔다. …아아, 과거는 피하려할 수록 나를 집어삼키려하는 군요.
경수는 아픈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이와 소년의 사이에서 혼동하는 것이었다. 마치 한 연극의 가련한 주인공마냥, 경수는 괴로워했다. 

  

  

  

“경수야, 진정해.” 

  

  

  

백현이 용기내어 말을 하자, 경수가 백현을 올려다보았다. 진정? 진정이라고 했어?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니! 내 손에 피가 잔뜩 묻어있는데!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투조차 예전의 경수와는 사뭇 달랐다. 학교에서 보았을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야. 백현은 레이의 손을 붙든 채, 그의 말을 듣기를 원했다.
레이는 경수가 말해주지 않은 이상,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지만 백현이 다시 되물었다. 세훈이가 부탁해서 왔는데, 경수 왜 이래요?
그제야 백현은 제가 몰랐던, 경수가 감춰왔던 사건들의 전말을 모두 듣고야 말았다.  

  

강간, 살인, 죄책감으로 왔던 정신병, 옛 기억 속에서 계속해서 쳇바퀴처럼 돌고 도는 트라우마. 

  

  

  

“그래서 그런 거였어?” 

  

  

  

백현은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정말 그런 것 때문에 여태껏 나를 그렇게 피했던 걸까. 분명 강간과 살인이라는 소재는 평범치 못했다. 눅눅하게 젖어가는 눈시울을 교복소매로 억지로 눌러가며, 레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기억의 삭제. 도경수는 그걸 원한다고 했다. 물론, 좋았던 기억까지도 다 지우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한다고. 그럼 나는? 백현의 고개를 푹숙인 채로, 눈을 감았다 떴다. 정말 많이 좋아했는데, 누구보다도 아껴주고 싶었는데, 정작 제가 알고 있었던 것은 없었다. 경수네 엄마가 재혼하는 사실로 몰랐다. 나는 단지, 경수가 좋아서, 경수가 하고 싶은 말만 하게끔 들어주기만 했을 뿐인데. 

  

  

“과거의 좋았던 추억도 모두 다 잊고 싶어 하는 걸까요?” 

“…현재로써는 그렇다고밖에 말 못해요. 경수는 종종 어린아이의 모습을 할 때가 가끔 있어요.” 

“….” 

“그건 모든 것을 잊고 어린 아이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이죠.”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건, 사랑과 관심이에요. 경수는 그걸 받을 곳이 없거든요. 레이의 말에 백현이 짧게 탄식한다.
…아. 옛 연인과의 재회는 이렇게 힘겹기만 했다. 사랑을 주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냥 있는 마음 그대로. 도경수를 사랑하는 내 감정을 표현하면 되는 거니까.
그러나 경수는 과거의 나를 거부한다. 나도 과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백현은 아픈 머리를 부여잡았다. 어떻게 해결해야 해? 머리가 아파왔다. 

  

  

  

  

  

  

박찬열, 너 김종인한테도 말 걸지 마.  

  

유치하기 짝이 없게도 세훈은 그런 말을 던져놓았다. 찬열은 다른 것은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 자꾸만 자신들이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세훈이 싫어졌다. 그러면 하나만 선택하게 해줘. 도경수나 김종인을. 물론 단칼에 거절당하고 말았다. 너 미쳤어. 도경수가 그 약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알아? 종인이는 안 돼, 나 없을 때 많이 친해졌더라? 나보다도 네가 더 친해지면 안 되지. 나는 그래도 김종인이랑 형제인데. 거시서부터 찬열은 뭔가 또 자신이 소외되고 있구나. 느꼈다. 

  

  

  

“그게 이유야?” 

“어.” 

“그럼, 예전엔 다 뭔데. 계약친구니 뭐니, 새로 들어온 배다른 형제가 싫다며.” 

“그 때는 그랬지.” 

“…너 김종인이랑 친해졌어?” 

“응, 너보다 더 많이.” 

  

  

  

아 또 지고 말았다. 찬열은 이 상황을 졌다라고 밖에는 표현하지 못했다. 변백현이 도경수를 가로챘던 것처럼, 너 역시 내가 먼저 친해진 종인을 뺐어가는 구나.
서럽고 짜증이 났다. 이번엔 안 뺐길 줄 알았는데. 둘이 전혀 친하지 않았고 또 서로 미워하는 듯해서. 찬열은 패배감에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너한테는 약 유통 안 해.” 

“뭐?” 

“넌 도경수를 범죄자로 만들 뻔했어.” 

“…뭐? 범죄?” 

“그래, 넌 아주 악질이야. 뒤에서 종인이를 꼬셔서 내 약을 숨기게 하기도 했고.” 

“…그건.” 

“너를 무리에서 제외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보단 이게 더 나은 결정인 거 같은데.” 

  

  

  

무리에서 제외되는 것, …그것은 더 이상 세훈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것을 의미했다. 그러면 우리 집은? 학교는? 찬열은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늘 밝은 표정으로 살아왔지만 찬열에게도 속사정은 있었다. 늘 부유하게 살아오던 집안이 한 순간에 뒤집혔던 건, 아버지가 잘못 섰던 보증, 비단 보증 때문만은 아니었을 거다. 회사는 부도가 났고 한 순간에 무너진 우리 집을 부축해 준 건, 친가 쪽도 아닌, 바로 오세훈이었다. 세훈이 무리에서 절대적인 우위의 위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우리는 모두 가진 자에서 추락한 부랑자였다. 아니, 그렇지 않은 예외의 사람도 있지만, 거의 다 그랬다. 엄마가 없거나, 아빠가 없거나, 돈이 없거나, 우린 모두 한 순간에 재벌에서 불우한 이웃이 되었다.  

  

  

  

“미안해, 그것만은….” 

“그래, 더 이상 말 안 할게.” 

  

  

대신 김종인이랑 따로 있는 거 한번만 더 내 눈에 들어오면 넌 아웃이야. 대체 무슨 소리야. 찬열은 세훈이 종인을 과보호한다고 느꼈다.
그럴 정도로 사이가 깊어진 건가. 하긴 집에서 매일 보니까…. 그래서 정이라도 들었나?
찬열은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던 기억이 있었다.
 

  

‘도경수랑 따로 놀지 마. 경수가 나도 껴야지. 재밌데.’  

  

  

  

개구지게 웃으며 도경수를 만날 때는 저를 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을 해오던 변백현 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만나면 만날수록, 둘이 붙어있는 거지?
나는 왜, 혼자 걷는 거지? 그렇게 여러 번 마음에 생채기가 났음에도 찬열은 모르고 있었다. 세훈이 왜 종인을 자꾸만 자신에게서 떨어뜨려 놓으려 하는지.
그건 단순히 감시와 독점욕을 넘어서서 애정 섞인 질투로 변질되고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단 둘이 같이 있고 싶은 마음. 그걸 찬열이 캐치하지 못한 거였다. 

  

세훈이 점심시간이 끝난 뒤, 자신들의 무리 아이들을 불러 세워, 식당 뒤편으로 데리고 갔다. 

  

  

“나랑 종인이는 오늘부로 학교에서 계약친구 깨기로 했어. 너네는 몰라도. 우린 형제니까.” 

“뭐?” 

“나와 종인이를 제외한 너네에게도 친목관계를 허용할게. 단 박찬열, 도경수는 안 돼.” 

“…왜, 갑자기 계약관계를 깨겠다는 거야. 이제 익숙해졌는데.” 

“그야, 내가 불편해졌으니까.” 

  

  

  

만든 것도 자기 마음, 깨는 것도 자기 멋대로 이다. 그러나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루한과 민석은 눈에 띄게 기뻐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저 둘은 이 친목관계를 허용하기 전부터 멋대로 따로 만남을 자주 갖는 듯했다. 근데 찬열과 경수는 왜? 아이들이 의아한 눈초리를 보내자, 세훈이 답했다. 위험인물이라, 모임에 적절치 않을 거 같아서 빼려다가, 집안 사를 감안하여 데리고 있는 거니까. 다들 주의해. 그 자리에는 경수빼고 모든 아이들이 있었다. 찬열은 괜히 눈치만 보다가, 담배를 빼물었다.  

세훈은 할 말을 끝마친 뒤였고 다른 아이들도 모두 그 자리를 피했다. 찬열 혼자,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았다. 

  

  

  

“씨발.” 

  

  

  

너무나도 공허해서, 낙엽만 휘날리는 공간에서 찬열이 낮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떨어지는 불씨들에, 붉고 노란 가을 낙엽들이, 검은 재를 뒤집어썼다.
외로워서 죽을 거 같다. 가을타나? 아니. 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말 한마디 섞을 수가 없는 걸까?
찬열의 감정만큼 복잡하게 담배연기가 이리저리 바람을 타고, 찬열의 얼굴로 다시 되돌아왔다. 

  

세훈은 종인과 함께였다. 그동안 함께 가지 못했던 교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 학교 매점. 편의점이라던데, 진짜네?
담배만 안 팔지. 다 있어. SR제강그룹과 연계되어 있는 회사의 브랜드 편의점이었다. 종인은 여태껏 매점도 안 가본 모양이었다.
세훈은 그 모습이 웃겨서 소리 내어 웃다가, 종인이 집은 초코우유를 보고 또 한 번 웃음 지었다. 

  

  

“너도 초코우유 좋아해?” 

“응, 좋아해 

“나도 초코우유 좋아해.” 

“…풋, 그럼 너도 먹어.” 

  

  

종인이 살포시 웃으며 제가 들고 있던 우유와 똑같은 것을 집어서 건네줬다. 세훈이 초코우유를 받아들고 다른 건 안 먹어? 하고 물어왔다.
종인은 급식 먹은 지가 언젠데, 뭘 그렇게 많이 먹느냐고 타박했다. 방금 먹었지만, 밥 배랑 간식 배는 틀리지. 능청스럽게 웃으며 세훈이, 초콜릿을 골라 집었다.  

  

  

“초코우유를 먹으면서 초콜릿을 사냐?” 

“그럼 어떡해. 초코가 맛있는데.” 

“진짜 별나다.” 

“넌 초콜릿 안 좋아해?” 

“나도 초콜릿 좋아해.” 

  

  

그러면 두 개, 웃는 오세훈을 보고 종인은 진심으로 세훈의 등을 칠 뻔했다.
얘가 왜 이래. 츤데레도 아니고. 아주 츤츤거려서 옆에 같이 못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을 먹었나, 가을타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아픈 것도 아닌 거 같고.
종인은 진심으로 오세훈이 어디 아픈 게 아닌가, 걱정이 됐다. 아까 그렇게 진지하게 애들 앞에서 계약친구 깨자고 하더니, 심하게 대놓고 친한 척이다.
 

  

  

“반에 그냥 가게?” 

“…종 칠 때 다됐는데.” 

“다 먹고 가.” 

  

  

결국 매점 앞의 테라스에서 초코우유를 물은 체로, 초콜릿을 먹는 오세훈을 보고야 말았다. 마주보면서 먹으니까.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우유 다 먹고 먹지. 초콜릿이랑 우유를 어떻게 같이 먹을 생각을 해? 타박하자, 왜 같은 초콘데 뭐가 어때서? 하고 대답하는 세훈에 종인이 장난스럽게 초콜릿은박지를 대충 구겨, 던졌다. 맞은 세훈은 아프지도 않으면서, 아! 너 지금 내 말에 동조 안 해주고 쓰레기 던져?  화를 내듯 씩씩거렸지만, 그것도 장난이라는 걸아는 종인이.  

어이구, 그랬어요? 난 우유랑 초콜릿 따로 먹을 거야. 하고 반쯤 남긴 초콜릿을 다시 종이에 감쌌다.  

  

여러 무리들이, 매점을 지나가고, 또 매점에서 무언가를 사며 분주히 움직였다. 곧 종이 치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자리에 앉아 태평하게 남은 초콜릿을 입에 무는 세훈을 보고 수군거렸다.
오세훈이 김종인이랑 같이 있어. 이게 무슨 일이야. 둘이 사이 안 좋은 거 아니었어? 둘이 친해졌어.
무슨 중요한 정보라도 되는 것 마냥, 여학생들이 조신하지 못하게 뛰어간다. 쯧쯧, 저러다 넘어지면 어쩌려고. 세훈이 그들을 한심하게 쳐다봤다.
 

  

“오세훈, 김종인이랑 사이 좋아 보이네?” 

  

  

어디선가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그것은 세훈과 종인의 거리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둘을 엿보고 있던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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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쩐다... 하루안에 또 왔어요.. 오또카지?ㅠㅠ 세종백도 너무 재미써.ㅠㅠㅠ 쓸맛나는 케미동갑커플에..  

대신 저는.. 라디오를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너무 몰입이되니까.. 라디오 들을 생각을 못해서.. 기차나 받아야지 데헷! 

작가는 기쁜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세종은 점점 기미가 보이네요. 

아이스피치.. 왜구로지..ㅠ? 내가 썼지만.. 진심 미안한.. 찬복숭아ㅠㅠ 

이번편은.. 제가 좀 오버한듯한.. 백도..ㅠ 현학적이라거.. 싫어하면 어쩌죠..? 한번쯤 저렇게 써보고 싶었는데(소금소금) 

  

암호닉 끌어올게여..★ 

 72%님 리마님 잉여님 파레라님  

aa님 백백님 정모카님 모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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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늘처음보앗지만 취향저격이네요 경수가 백현이도 잊고싶어하는게 참 맘이아픕니다ㅠㅠ 잘보고갑니다
10년 전
비얀코
으아.. 전 취향저격이란 말이 좋아요.ㅠㅠ 제가 취향저격 당한 생각들을 옮겨적었는데. 공감해주시는거 같아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2
72%에요!와이제경수백현이찬열이가어떻게될지가궁금해지네요ㅠㅠㅜ종인이세훈이는많이방전했다..세훈이가룰도바꿀만큼..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방전ㅇㅣ래..발전
10년 전
비얀코
72퍼센트님이다! 아이스피치기대되죠.ㅠㅠㅠ 서브커플링도 놓고 갈 수 없는 작가의 맘. ㅠㅠㅠ 세훈이의 변화에 웃음이!! 흐흐
10년 전
독자4
끼이이이이이ㅣ야 잉여에요! 수능결과는 비록 별로지만 이미 본걸 어쩌겠어요 이제 막막 놀아야져! 원래 놀았지만..힣 백도가 빨리 전처럼 죠은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흡 잘보고가요! ♥♥닥비찬♥♥
10년 전
비얀코
잉여님 ㅠㅠ 결과를 떠나서 너무 수고하셨어요. ㅎㅎ! 홀가분하게 생각해버려요~ 헝헝.. 백도좋은사이가 되길..♥ 저도 빌어봅니다♥♥닥잉찬♥♥
10년 전
독자5
리마 입니다!!!!!브금 너무 좋...하...아이고 경수야..ㅜㅜㅜ 비얀코 님 필체 제 심장어택 핱어택ㄱ
10년 전
비얀코
리마님 댓글이보인다아! 기다림의 묘미ㅠㅠ 필체괜찮았어여? 다행이다. 이번화는 좀 오버했는뎅..
10년 전
독자5
드디어 끝까지 보았어요!ㅎㅎ 영편부터 쭈욱 달리니까 비얀코님의 필력에 기빨립니다ㅋㅋ 백ㅜ도ㅜ 우얄꼬ㅜㅜ 세종은이제 점점 러브러브모드에 들어가는디ㅣㅣ 백도도 어서 좋은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ㅜㅜ 잘보고 갑니다!ㅎㅎ
10년 전
비얀코
우와 ㅠㅠ 무려 정주행을 해주셨군여ㅠㅠ 감동..ㅠㅠ 필력이랄 것도 없어유..그냥 자판을 두들기는것뿐이니..허허.. 백도 맘아프여..ㅠㅠ 세종은 나름 썸비스무리한거 까지온거같은데.ㅠㅠ 백도도 다시 행쇼하길 빌어봅니당!!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6
작가님 파레라입니다~ 뭔가 경수를 치료해준 말투나 손길에서 부터 레이가 떠올랐는데 역시나 잘어울리네요. 경수가 잊으려는 과거, 그모든걸 함축해놓은 백현이는 이제 자기자신이 경수에게 어떤존재인지 가까이할수록 경수가 얼마나 고통받는지 알게됐네요. 또 그사이에서 찬열이의 겉모습과 다르게 여린 속내가 보여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있는 앞에서 찬열이는 정말 쓸쓸한 외톨이가 되었네요 오히려 계약관계에 제약을 받을때보다 계약관계를 깬 지금이 더 찬열이는 외롭고 더 계약적인 관계가 된것같아요 그리고 세훈이랑 종인이 정말 첫편을 생각하면 상상치도 못한 모습인데 귀엽습니다 그런데 왜하필 이렇게 좋을때 또 누군가 나타나는게 자꾸만 신경쓰이고 불안한건지..
10년 전
비얀코
파레라님이다.ㅠㅠ 정성스레 읽어주신게 댓글로 마음속 까지 막 전해져오네요.ㅠㅠㅠ 레이는 치유치유 힐링힐링하죠 ㅎㅎ! 경수는 과거가 참 아픈 아이죠.ㅠ.ㅠㅠ 백현이는 경수를 아프게 한 적이없는데.. 백현이까지도 과거라고 치부해버리니..ㅠㅠ 마음이 아파요.. 찬열이는 진짜.. 한 번도 아니고.. 저 잘생기고 멋진애를 가지고.ㅠ.ㅠㅠ 찬열이는 그러니까 작가가 워더.. 하면.. 혼나겟죠.. 찬열이도 풀릴 날이 있을거에요.! ㅎㅎ... 세종은 진짜.. ㅠㅠ 귀엽져..ㅠㅠ 누군가 나타나는 건.ㅠㅠ 아마도. 복선같은 거죠. .대놓고 복선..ㅠㅠ 하..
10년 전
독자7
으어 오또카지?! 마지막 인물은 누구죠?!ㅠㅠㅠ 또 호전된 관계를 깨뜨릴 누군가인걸까요… 더욱 도움이 되는 인물이었으면 좋을텐데ㅜ 그렇다면 내용진행이 되지않을 걸 아니까… 찬열이는 어김없이 세훈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얽매이네요ㅠ 종인이와 사이가 좋아진만큼 한쪽은 더없이 홀로 외롭게 변해가는 상반된 분위기가 대조적으로 비춰져서 괴리감도 들고 뭔가 묘한 느낌이드네요ㅠㅠ 사실을 알게된 백현이가 앞으로 경수에게 어찌 대처하게될지 기대해봐요ㅎㅎ
10년 전
독자8
헐 누구져!!!!쟤쟤 누구에요ㅠㅠㅠ또 막 이상한 일 생기는건 아니겠져
10년 전
독자9
헐..경수..ㅜㅠㅜㅠㅜㅠㅜㅠㅜ아니되여ㅠㅜㅠㅜㅠ아 오늘 이거 정주행한다 삥!브금ㄷ 좋넿ㅎ애들이 왜 다 슬퍼..찬열이 소외감..ㅜㅠㅜㅠㅜㅠ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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