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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성찬
분주히 전체글ll조회 1414l 1


[지원한빈] 담담하게 넘기기, 짝사랑

 


 나는 입꼬리를 힘겹게 올리고 고개를 숙였다. 웃어보였다. 내가 괜찮다고, 무언적인 표시를 해두고 있었다. 그걸 아는 지 모르는 지, 주위에 도란도란 앉아서는 실실 웃으며 나를 재촉한다. 그래서? 얘기해 봐. 내 앞에 큼지막한 카메라가 덜렁거렸다. 나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다가, 이내 씨익 웃었다. 난 아무래도 괜찮았다. 어땠어? 예뻤어? 조르듯 묻는 말에, 나는 웃음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남 사랑 얘기 들으면서 좋아하는 것은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모양이었다. 다들 신이 나서 방방 뛰고, 진환이 형도 귀를 쫑긋 세우고 샐샐 웃고 있는데, 옆에 앉은 지원이 형만 풀썩 주저앉아서는 쓸데없는 손장난을 하고 있었다. 나도 굳이 거기에다 대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예뻤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대답했다. 예쁜 건 아닌데 매력 있었지.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준회 녀석이 다그치듯 물어봤다. 누구 닮았는데? 나는 토끼, 하고 바로 대답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너무 뻔한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그건 잘 모르겠는데. 준회는 김이 팍 샜던 것인지 입술을 삐죽거렸다. 남자가 첫사랑은 못 잊는다는데, 형은 그런 것도 잘 기억 못하나봐.


 "나한테 되게 잘해줬어."

 "어떻게?"

 "그냥, 사소한 거 다 챙겨주고, 잘 웃어주고, 내가 너무 좋다고 그랬어."

 "뭐야, 그러면 그 여자도 마음이 있었던 거네."


 동혁이가 연애 박사라도 된 것처럼 결론을 지어버렸다. 마음이 있었던 거네. 그랬다면 참 좋았을텐데. 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손에 쥐고 있던 드럼 스틱을 괜시리 소파에 두드려 보았다. 톡톡, 내가 소파를 내리칠 때마다, 지원이 형은 손톱의 굳은 살을 쥐어뜯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괜찮았다. 이렇게 웃으면서, 농담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난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으니까.

 그건 아니야. 내가 대답하니, 진환이 형이 곧바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좋다고 말해놓고 안 좋아하는 게 어딨어? 옆에서 동혁이가 장단을 이어 소곤거리듯 말했다. 여자들 마음이 다 그런 건가봐. 나는 그 말에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대답했다. 결론은, 짝사랑이었다 이거지. 그 말에 윤형이 형이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며 나를 놀렸다. 아, 그래서 열여덞의 모쏠 생활을 하셨다고? 아, 불쌍해 한빈이. 그 여자 못됬어. 킥킥킥, 연습실에 웃음소리가 퍼지는데, 옆에서 묵묵하게 손가락에서 가늘게 배어나오는 피를 닦아내던 지원이 형이 불쑥 입을 열었다.


 "지금은 안 사랑하잖아."

 "……."

 "안 사랑하잖아."

 "…그렇지."

 "그러면 됬지, 뭘."


 지원이 형은 그 한마디를 툭 던져놓고, 희미하게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안 사랑해도 마음은 아프다! 하면서 윤형이 형이 가슴을 부여잡는다. 그 뒤로 웃음이 한 차례 더 이어졌다. 킬킬킬. 그와 동시에, 테이프를 갈겠다는 말과 함께 카메라의 불이 나갔다. 그래도 저 못된 네 명은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우리 한빈이, 나중에 엄청 잘난 여자 만나서 그 여자 보란듯이 골려줘야겠다! 나는 그냥 형식적으로 웃어보이고, 짧게 한숨을 내쉬며 손에서 가지고 놀았던 드럼 스틱을 내려놓았다.

 흘끗, 고개를 돌려 지원이 형을 쳐다보았다. 형의 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옆 서랍을 뒤져서, 형의 허벅지에 데일밴드를 올려놓고는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유난이 말이 없는 지원이 형이 이상하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것인지, 연습실 안에는 테이프 가는 소리와 웃음소리로만 가득했다. 나는 다시 드럼 스틱을 집어들었다. 툭툭, 괜시리 앞에 놓인 회전 의자의 손받이를 쳐댔다.

 형은 데일밴드를 뜯어서 찢어진 살 위로 조심스럽게 붙였다. 형의 찢어진 손가락만큼, 쎄하게 내 가슴 한 켠도 손으로 잡고 뜯어버린 듯 찢어졌다. 괜찮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그렇게 웃어보였는데. 우리는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정말 신이나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둘이 같이 있어도, 그냥 다 편하고 허물없어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형도, 나도, 다 괜찮아 보이려고 하고 있었다. 형은 괜찮아 보이려고, 찢어진 손가락 위에 데일밴드를 붙여 꽁꽁 가려버렸다. 나는 다시 카메라의 신호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올려지지 않는 입꼬리를 바짝 끌어당겨 웃고 있었다. 언제까지 괜찮아 보이기 위해 웃어야하지? 내가 고백만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다 망쳐버린 거야. 나는 다시 카메라에 불이 켜지자 지친 듯이 웃는 지원이 형을 보며, 나도 뭉뚱그린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 안 사랑하지. 지금은. 다 끝났고, 지난 얘기니까. 나는 그렇게 얘기하며 소파에 몸을 뉘였다. 오―한빈이 쿨한데? 진환이 형이 그렇게 내뱉으며 샐쭉 웃었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어.

 다 끝난 얘기, 지난 얘기. 이제는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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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담담한척하지만 담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소...ㅠㅠㅠ 뭔가 현실적이다
9년 전
독자2
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직 서로 신경 쓰이는것같은데 왜 말을 모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저럴것같아서 마음이 아프다ㄸㄹㄹ....
9년 전
독자3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아직 좋아하는 것 같은데!!! 서로 신걍스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말을 못해ㅠㅠㅠㅠㅠㅠ 짝사랑이 담덤허게 넘어간다고?? 절대 네버 그러지못해ㅠㅠ 내가 해봤다고 이 남자들아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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