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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을 위한 세계

W. 다원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이 느껴졌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 몸을 누이고 있는 듯, 온 몸이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오래도록 눈을 감고 있었던 것 마냥 꽉 붙은 두 눈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겨우 손가락 하나를 까딱 움직였다. 마음으론 살려달라 수백 번 더 외치고 있는데, 입 밖으론 그저 듣기 싫은 쇳소리가 튀어나왔다. 답답함에 속이 문드러질 것만 같았다.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뜨거운 햇볕을 받고 있으니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누군가에게 쫓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에, 큰 파동이 치던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렸다. 옅지만 분명히 작은 바람이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무언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불규칙적으로 바닥에 무언가 스치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귓가를 울렸다. 그 속엔 흙 냄새와 함께 텁텁한 향이 코 끝을 맴돌았다. 온통 흙에 둘러싸인 듯한 냄새, 그리고 옅은 피비린내.


그 순간 번뜩 정신이 들었다. 부르르 떨리는 몸으로 눈을 뜨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코끝을 스친 비린 냄새의 근원을 찾으려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주변은 온통 모래에 뒤집힌 길뿐이었다. 나무도, 건물도, 아무 것도 없이 그저 황폐한 길. 그저 몇몇 사람들만 그 거리를 메우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의 상태 또한 조금 이상해 보였다. 낡아 찢어진 옷들.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 붉은 눈가. 그리고 절뚝이는 다리. 아까 들었던 바닥을 긁는 소리의 원인이 사람들의 발에서 난 소리였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렸다. 다리가 다쳤다기보다는, 걷는 법을 모르는 것만 같은 모양새. 걷는 법을 모르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을 딛는 것만 같았다. 심지어 네발로 걷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 기억을 찾아 애쓴다. 그저, 평소처럼 쫓기다 어두운 골목에 숨어 겨우 잠이 들었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후에 내가 어떻게 이런 곳에 오게 된 건지 통 기억이 없다. 자는 사이에 잡혀서 이 곳에 팔려온 건가. 한국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외국으로 넘겨진 건가. 당황스러운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는데, 한 남자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조금 나이가 있는 듯한 아저씨였다. 지금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이들과 다를 것 없이 마른 몸에 조금 붉은 눈동자를 가진. 다리를 절뚝이며 다가오는 남성은 기괴한 느낌까지 자아냈다.





"으으-"




삐뚤어진 듯한 입에서는 발음이 잔뜩 뭉개진 말들이 새어 나왔다. 다리와 마찬가지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을 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만 같았다. 멍하니 남자를 바라봤다. 온 몸이 징그럽게 꺾여있었고, 눈엔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날 향해 딛는 발은 모래에 이리저리 할퀴어 피범벅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를 향해 손을 뻗고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에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모래 위에 놓인 두 발이 뒷걸음질 칠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가만히 남성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봤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난 그 남성이 나를 해지치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어느새 가까워진 거리만큼 다가온 남성의 손이 내게 닿을 만큼 가까이 와 있었고, 덜덜 떨리는 그의 손이 내게 닿으려던 찰나,





탕-





그 순간 커다란 총성이 울렸다. 처음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가늠이 가질 않았다. 그저 나를 향해 다가오던 남자가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고, 따뜻한 피 몇 방울이 나를 향해 튀었다. 쓰러진 남자의 머리에 정확히 박힌 총알은, 아까 방금 나를 보던 남성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망가뜨려 놓았다. 그냥 남성의 머리가 터졌다고 말하는 게 더 믿음직스러울 상황이었다. 처음 듣는 커다란 소음이었고, 처음 보는 현상이었다. 태어나 단 한번도 총을 가까이서 본 적이 없었으며, 총에 맞은 사람이라곤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 검붉은 피가 진득하게 모래 속으로 스며들었다. 멍청히 굳은 얼굴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만 깜빡이다, 아까 남성이 그랬듯 으으- 잔뜩 뭉개진 말을 꺼내놓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도 모르게 바닥을 차며 뒷걸음질 쳤다. 남성의 기괴한 눈이 차마 감기지 못한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커다란 총성 뒤로, 일정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아까부터 보이던 이상한 이들과는 달리 정상적인 걸음 소리였다. 터벅터벅- 바닥을 딛는 소리가 조금씩 나를 향해 다가왔다. 고개를 돌려 나를 향해 다가오는 남자, 아니 총을 쏜 이를 바라봤다. 온통 검은 옷을 입은 사내였다. 검은색 워커에, 조금 헐렁한 검은색 바지, 검은색 폴라티에, 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점퍼.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에 들린 검은색 총. 커다란 검은색 바이크에서 내린듯한 남자가 손에서 총을 한 바퀴 돌려 허리 뒤편에 꽃아 넣었다. 그제서야 실감이 나는 듯 했다. 억지로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상황을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니까, 나는 어딘가로 팔려온 것 같고, 아까 그 사람은 같이 팔려온 사람인 건가. 저 사람은 사람을 죽였고, 그 이유는- 아니, 지금 그게 문제야? 저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니까?


결국 욕을 읊조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저 온몸이 덜덜 떨려왔다. 실제로 처음으로 보는 살인이었다. 그것도 그렇게 가까이에서 봤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거 장난인 건가, 아님 무슨 영화라도 찍는 건가. 그렇게 생각해보려 해도 앞에 놓인 상황은 너무 직설적이었다. 머리가 터진 채로 손가락을 꿈틀거리는 시체가 그것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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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너."





앳돼 보이는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무서우리만치 담담했다. 방금 살인을 저질렀다고 믿을 수 없는 태도였다. 주저앉아있는 나를 내려다보던 남자가 나와 시선을 맞춰 다리를 굽혔다. 낮춰진 시선에 맞춰 남자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마주한 두 눈동자에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어려 보이는 얼굴이었다. 유독 흰 피부에 짙은 갈색의 눈동자. 떨리는 눈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나를 담고 있는 오른쪽 눈가엔 기다란 상처가 나있었다. 손가락 하나보다 더 기다란 꽤 깊은 상처. 맑은 눈동자하며, 앳된 얼굴하며. 오른손에 들고 있는 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너 뭔데,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어?"





남자가 인상을 찡그리며 내게 물었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 또한 남자가 말하는 이곳이 어딘지,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알지 못했으니까. 어떤 대답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도, 입이 굳어 아무 말도 튀어나오지를 않았다. 겁을 먹은 얼굴로 말을 잇지 못하고 말을 더듬자, 그의 표정이 더욱 찡그려졌고, 그 순간 그의 뒤에서 절뚝거리는 소리가 또 다시 울려 퍼졌다. 아까 내게 다가오던 남성과 비슷한 외형의 소년이었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아까 그 남자보다 훨씬 어려 보인다는 것 정도.


부스스한 밝은 머리칼의 소년은 오랫동안 먹지 못한 듯 비정상적으로 마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삐쩍 마른 다리는 아까의 남성처럼 절뚝거리며 그저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붉어진 눈동자는 흐린 초점으로 나를 보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 순간 그 소년의 얼굴 위로 아주 익숙한 얼굴 하나가 스쳐 지나간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얼굴. 생김새는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그 아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밝은 머리칼의 소년이 꽤나 가까워지자, 내 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그가 저 밝은 머리칼의 소년을 죽일 거라는 확신이 머릿속에 가득 들어찼다. 또 다시 살인을 눈 앞에서 목격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터질 듯이 뛰어왔다.





"오지마!!!"





나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나를 향해 다가오던 아이를 향해 소리쳤다. 놀란 마음에 다급하게 튀어나온 목소리는 볼품없이 끝이 갈라져 있었다. 커다란 목소리에 남자가 당황한 얼굴로 나를 돌아봤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해 뒤에 있는 소년에게 시선을 맞췄다. 내 목소리를 들은 듯, 소년은 우뚝 멈춰선 채로 가만히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조용한 정적 속에서 소년은 아까보다 더욱 기괴한 목소리를 내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상처투성이의 발은 아까보다 더욱 속도를 빨리 하고 있었다.





"...오지마, 제발."


"오지 말라니까?!!"





거의 울부짖음으로 바뀐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고, 아니나 다를까, 앞에 있던 남자가 총을 든 손을 밝은 머리칼의 소년에게 뻗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동작에, 총구는 거침없이 소년을 향했다. 소년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듯 그저 나만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디뎠고, 그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그 사이를 막아 섰다.






"이게 무슨 미친...!"

=

"왜, 왜 자꾸 사람을 죽이려고 그래요...!"





검은 머리의 사내는 퍽 당황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만 보면 마치 정말 내가 이상한 짓을 저지르기라도 한 것만 같았다. 그저 머릿속에는 살인을 막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밝은 머리칼의 소년은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내게 다가오고 있었고, 그럴수록 검은 머리 남자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검은 머리의 남자가 내 뒤로 총을 뻗으려 손을 움직였고, 나는 겁도 없이 그 총구를 두 손으로 꽉 잡아챘다.





"너 진짜, 죽고 싶어서 이래??!!!"


"아니, 내 말은-!"





검은 머리의 남자가 버럭 하고 소리를 질렀고, 나 또한 입을 열려던 찰나, 순간 등 뒤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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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내려 밑을 보자, 허리 위에는 다 트고 갈라진 손이 놓여있었고, 어깨에는 밝은 머리칼이 놓여있었다. 아까 그 소년이었다. 내게 조금씩 다가오더니, 검은 머리 남자와 실랑이를 하던 중 와 닿은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왜 나를. 당황한 마음에 몸을 비틀어도, 나를 꽉 잡은 손은 날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조용해진 앞에 시선을 돌리자, 나와 똑같이 당황한 듯한 표정을 한 검은 머리의 남자가 내 허리 위에 놓인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용한 정적이 맴돌았다. 나는 멍청하게 남자와 소년을 번갈아 쳐다봤고, 또한 시선을 돌린 검은 머리 남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의 눈이 복잡한 감정으로 일렁였고, 그 순간 삐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정하게 이어지는 소리에 검은 머리 남자가 점퍼 안에 숨겨져 있던 팔을 걷었다. 동그랗게 시계모양을 하고 있는 팔찌는 삐빅- 하는 소리를 내며 붉은 점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붉은 점들이 파란 점이 있는 곳으로 점점 모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남성이 허- 하는 헛웃음을 터뜨리더니 나를 바라봤다.





"너 진짜, 뭐야?"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너 뭔데, 크롭(crop)들이 이렇게...,"





나를 향해 말을 뱉던 남자가 어이없음에 말문이 막힌 듯 다시 한번 헛웃음을 터뜨렸다. 맴도는 정적 속에서 비틀거리는 발소리가 또 다시 울려 퍼졌다. 아까와는 달리 수 없이 많은 발소리였다. 주변을 둘러보자, 붉은 눈동자를 한 이들이 절뚝거리는 다리로 우릴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순간 남자의 시계에서 삐삐- 아까와는 다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자가 귀찮은 얼굴로 시계 옆의 버튼을 눌렀고, 그 속에서 목소리 하나가 흘러나왔다.





[야, 정국아. 지금 너 C-2 지역 아니냐? 뭔 일 있어??]


"...몰라."


[모르긴 뭘 몰라. 갑자기 네 주위로 크롭들 모이고 있는데. 벌써 비상 걸렸어, 거기. 인간이라도 있는 거야?]


"..."


[아니, 인간이 있다고 해도. 이 숫자는 말도 안 되는 거 아니냐? 도대체 뭔 일이야??]


"아무래도, 얘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




대화를 이어가던 남자가 정확히 나를 바라봤다. 나 때문이라고? 도대체 뭐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봤다. 금세 가까워진 사람들이 우리 주변을 에워쌌고, 금방이라도 닿을 듯 했다. 몸을 돌려 더욱 상황을 파악하고 싶었지만, 내 뒤에서 나를 감싸 안은 소년 덕분에 그럴 수도 없는 처지였다.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너 돌아오면 보고서 한 장으로는 안 될 것 같은데?]


"아, 시발. 진짜 귀찮게."


[도대체 뭔 일인데?]


"일단 돌아갈게."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다시 시계의 버튼을 눌렀고, 갑작스레 내 손목을 낚아챘다.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인상을 잔뜩 찌푸린 그가 거칠게 내 손목을 잡아 끌어 그의 바이크가 있는 장소로 다가가더니, 금세 나를 들어올려 바이크 뒤에 앉혔다.




"지금 이 상황에 내 잘못은 하나도 없는 것 같으니까,"


"..."


"보고서는 네가."


"..."


"알겠어?"











*







황폐한 어둠만이 이 세계를 뒤덮은 것은 꽤나 오래 된 일이었다. 이 세계에 꽃이 피는 것을 본 인구가 반의 반도 안 된다고 하니, 말 다 한 셈이었다. 한 때는 다채로운 색조가 가득했을 세계는 모래바람 속에 집어삼켜졌다. 딱딱하게도 A, B, C 구역이라는 단어로 나뉘어진 세계엔 더 이상 희망이라곤 없었다. 살기 위한 발악.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어려운 소원이 되었고, 사람들은 살기 위해 무엇이든 저지르는 지경이 되었다. 세계를 황폐하게 만드는 중심에는 크롭(Crop)이 있었다. 갑작스레 나타난 그것들은, 사람이라 해야 할지 괴물이라 해야 할지 도저히 종잡을 수 없었다. 사람을 해치고 심지어 잘근잘근 씹어 먹는 것. 사람과 똑같은 외형을 지닌 그것들에 그들을 죽이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종국에 그것들은 괴물이라 칭해지고 말았다


다음으로 나타난 것은 리퍼(Reaper)와 콜렉터(collector)였다. 크롭(Crop)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사람, 리퍼(Reaper)가 생긴 이후로 몇몇 사람들은 그제서야 다시는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고, 또 몇몇들은 그저 바로 앞에 놓인 일들만을 바라보며 그를 찬성했다. 찬성하는 사람들 중에 아주 높은 재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그 중에서도 아주 악질인 성격을 가진 사람. 그 사람들을 콜렉터라고 칭했다. 크롭들을 그저 수집품으로 여기며 그들의 신체나 심장 따위를 모으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 그렇게 흐른 시간이 그 이전의 평온했던 세계보다 더욱 오래였다.


이쯤 되면 그 전의 세계가 진정 있는 것인가, 의심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몇몇은 이전 세상을 경험했다는 이들을 보고 축복받은 이라 칭했고, 몇몇은 미치광이라 칭했다. 그렇게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세계였다. 이곳은. 그래서 사내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반하는 사람.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피하는 크롭(Crop)에게 안겨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저, 이것 좀 풀어줄래?"




우물쭈물 거리던 크롭이 느릿하게 뒤로 물러섰다. 여자는 그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 건지 모르는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남자의 방을 한번 둘러봤다. 무려 크롭이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고, 그를 아무렇지 않게 따르고 있는데, 저 여자는 지금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지 모르는 걸까. 그를 보던 남자가 다시 한번 헛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싶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래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울고 싶은 기분을 느꼈다. 무슨 감정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랬다. 자신의 앞에 놓인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




"전, 김탄이에요."


"그래도 통성명은 먼저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여자의 시선이 남자를 향했다. 남자는 자신을 올곧이 바라보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본래 남의 눈을 피하는 성격이 안 되거니와, 오히려 그녀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더욱 뚫어지게 그녀를 바라봤다. 두 시선 사이로 정적이 맴돌았다. 남자의 날카로운 시선이 자신을 훑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크롭을 뒤로 숨겼다. 또 다시 남자가 크롭을 죽일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남자의 눈엔 오래 묵은 살기가 있었다. 그녀는 그걸 모를 정도로 순진하지 않았다. 그녀가 크롭을 뒤로 숨긴 채 남자를 노려보자, 남자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너, 지금 뒤에 숨긴 게 뭔지는 알아?"


"왜 얘를 죽이려고 하는 거에요?"


"너 정체가 뭐야?"


"그러는 그쪽은 정체가 뭔데요?"




답이 없는 질문이 반복됐다.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남자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잡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을 경계하는 그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겠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허리 뒤편에 있던 총을 꺼내 침대 위로 던졌다. 검은색 총이 맥없이 침대 위로 떨어졌다. 일종의 타협이었다. 크롭을 죽이지 않겠다는. 그녀는 침대 위에 놓인 총을 바라보다, 그제야 뒤에 꽉 붙잡고 있던 크롭을 놓았다.




"전정국."


"..."


"스물둘, 리퍼."


"...리퍼요?"


"그래. 리퍼. 저런 것들 죽이는 사람."




정국의 말에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부터 남자는 자신의 뒤에 선 아이가 사람이 아닌 듯 행동하고 있었다. 자신보다 낮은 것을 바라보는 듯한, 또 경멸스러운 시선. 그녀에겐 무척이나 익숙한 것들. 리퍼라는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지금 이상한 곳에 와있다는 것에 확신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두렵거나 불안하지는 않았다. 마치 그저 예전부터 내가 있었어야 하는 곳에 이제야 와 있는 듯한 느낌.


그녀가 침을 꿀꺽- 삼키며 뒤를 돌아봤다. 처음부터 자신만을 보고 있었던 건지, 곧바로 크롭과 눈이 마주쳤다. 크롭이 겁을 먹은 얼굴로 그녀의 손을 꽉 쥐어왔다. 붙잡은 손길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가 반대로 힘을 줘 그 손을 꽉 잡았다. 오지랖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뒤에 있는 소년은 그녀가 절대 거역할 수 없는 아이를 떠오르게 한다. 그것도 무척이나.




"저거, 지금 네 말 알아듣는 거 맞지?"


"그렇겠죠. 그럼 이 애가 그쪽 말은 못 알아듣기라도 한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물어보는 거 아니겠어?"




정국의 말에 그녀가 다시 시선을 돌려 정국을 바라봤다. 농담이나 거짓을 고하는 눈빛은 아니었다.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니, 그게 무슨. 그녀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자, 크롭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그녀를 향했다. 눈동자가 조금 붉기는 하지만, 분명 사람이었다.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자 겁을 먹은 건지, 크롭이 이번엔 그녀의 옷자락을 꽉 붙들었다. 분명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또 한번 한 남자아이가 겹쳐졌다. 더럽게도 닮았네, 진짜. 그녀가 입술을 꽉 깨물고 힘을 풀었다.




"겁 먹을 필요 없어."


"아무도 널 해치지 않아."




그에 크롭이 불안스런 눈으로 방 안을 한번 둘러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덜덜 떨리던 크롭의 몸짓이 잦아들었다.




"너 저 사람 말을 못 알아 듣니?"




그에 크롭이 정국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전처럼 몸을 떨지는 않았지만, 시선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제야 크롭이 겁을 먹은 이유가 명확해졌다. 크롭이 그녀를 바라보며 두어 번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보다 확연히 동작이 작아져 있었다.




"그럼 내 말은 어떻게 알아들어?"




그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젖는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돌려 정국을 바라봤다. 정국의 시선은 여전히 크롭을 향해있었다. 낮게 가라앉은 시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정국은 미칠 지경이었다. 말없이 가만히 그녀의 뒤에 서 있는 크롭을 본 정국이 결국 한숨과 함께 손에 얼굴을 묻었고, 그 순간 그의 방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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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야, 왔으면 보고를 하러 와야지."




붉은 머리의 사내였다. 장난스런 웃음기를 머금은 남자는 조금 헝클어진 차림새이기는 하나, 정국과 똑같이 검은 옷에 검은 총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목에는 '정호석' 이라고 적힌 출입증이 대롱대롱 달려있었다. 어디서 들은 듯 낯익은 목소리라 생각하던 그녀가 아,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아까 남자의 팔찌에서 흘러나오던 목소리. 그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였다. 신발을 신은 채로 터벅터벅 걸어온 남자가 손쉽게 책상 위에 올라 앉았고, 곧이어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아, 네가 그 유명인이구나. C구역 풍비박산 만들었다던?"


"너 때문에 지금 얼마나 난리인지. 경보 떠서 리퍼 수십 명이 거기로 달려가고 있다 아니냐."





말투가 특이한 남자였다. 정감이 가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조금은 비꼬는듯한. 책상 위에 앉아 여유롭게 노래를 흥얼거리던 남자가 정국에게 들고 있던 서류를 던졌고, 정국이 서류를 받아 들었다. 서류봉투를 아무렇게나 찢어 그 속에 든 서류를 읽던 정국이 인상을 곧바로 찌푸렸다. 오늘 C-3구역 담당자는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그런. 왜 하필 오늘 그 구역을 맡아서는. 더욱더 억울한 것이 사실 정국은 오늘 C구역 당번이 아니었다. A구역 당번이었지만, 오늘 A구역에 갈 일이 있다며 당번 좀 바꿔달라는 호석의 말에 그저 그 곳으로 갔을 뿐인데. 정국이 호석을 노려봤다. 호석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이렇게 귀찮은 일에 휘말릴 줄이야. 그래도 호출 안 된 걸 다행이라 여겨야 하나.




"양심이 있으면 형이 써."


"내가 뭘 안다고?"


"쟤랑 같이 쓰든가."




정국이 고갯짓으로 그녀를 한번 가리키자 웃긴 이야기라도 들은 듯 호석이 웃음을 터뜨렸다. 뒤로 젖힌 상체가 뭐가 그리 웃긴지 옅게 떨려왔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그저 멍하니 정국과 호석을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여 튼, 도대체 얘가 뭔 짓을 했길래 크롭들이 그렇게 몰려들어?"


"사람 피라도 뿌리고 다녔냐?"




호석의 질문에 정국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손가락으로 툭툭- 책상을 두드렸다. 무언가 고민이 생겼을 때 나오는 일종의 버릇이었다. 고요한 정적 속에 툭툭- 정국의 손 끝과 책상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일정하게 울렸다. 호석은 아무 말 없이 그를 기다렸다. 정리할게 많은지 한참 동안이나 침묵이 이어졌다. 그 정적을 이기지 못한 그녀가 결국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던 때, 정국의 손가락이 멈춰 섰다. 정국이 시선을 돌려 크롭을 바라보다, 다시 호석과 눈을 맞췄다.




"왜 크롭들이 모여들었는지는 나도 몰라. 그냥 모든 크롭이 일제히 저 여자를 향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 위에서 알아듣겠냐?”


"그래서 말했잖아. 나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미친 소리인 거 아는데, 크롭이 저 여자 말을 알아들어."


"..."


"심지어 따르는 것 같기도 하고."


"퍽이나 믿어주겠다."


"나도 이해가 안 가. 상식 밖이라고."


"..."


"지금 저 여자 뒤에 있는 저게 크롭이야. 말이 돼?"




정국의 말에 오호- 하며 탄식을 뱉던 호석이 시선을 돌려 크롭을 바라봤다. 눈이 일반인에 비해 조금 붉기는 하나, 크롭에 비한다면 아주 옅었다. 다갈색의 눈동자는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마른 다리는 올곧이 서있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저렇게나 바뀌었다는 건가. 그녀의 옷자락을 꽉 붙든 크롭의 손가락을 바라보던 호석이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을 보던 크롭이 멈칫하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옷자락을 잡힌 그녀의 몸 또한 자연스레 뒤로 딸려갔다. 그녀가 뒤를 돌아 크롭을 바라봤지만, 크롭은 그저 호석을 바라봤다. 느껴졌다, 무언가. 저 자는 무엇을 숨기고 있다. 크롭의 촉이 말해주고 있었다.




"아, 그냐. 신기하긴 하네.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게 끝이야?"


"이 세상에 정상적인 일이 몇이나 있었다고. 오히려 이상한 게 정상적이고, 정상적인 게 이상한 거지."




미적지근한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정국의 눈썹이 한번 꿈틀거렸다. 더욱더 난리를 피울 줄 알았는데. 가끔 호석은 정국의 생각을 벗어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딱, 지금처럼. 호석은 그런 정국을 무시한 채 익살스럽게 크롭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호석을 보던 크롭이 인상을 찌푸리며 결국 그녀의 뒤로 몸을 감췄다. 아아- 진짜 사람같이 구네. 호석이 자신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를 읊조렸다.




"그래서, 어떻게 하게?"


"뭘 어떻게 해. 다시 거기 데려다 놓고 오든가, 위에 넘기든가."


"얘를? 아님 쟤를?"




호석의 손가락이 그녀를 향해 한번 멈춰 섰다가, 크롭을 가리켰다. 그에 정국이 심드렁하니 대답했다. 둘 다.





"크롭들이 얘 말을 듣는다며."


"그게 뭐."


"그럼 대단한 일인 거 아냐?"


"관심 없어."


"그러다가 얘가 그러다가 콜렉터라도 만나면 어떡하게?"


"..."


"거기 다시 내버려두고 오면, 죽거나 콜렉터 손에 들어가는 게 뻔할 테고. 위에 넘긴다고 해도 그 더러운 양반들이 돈 쳐먹고 콜렉터한테 넘기지 않는다는 보장 없고."




호석의 말에 정국이 잠잠해졌다. 고개를 돌려 그녀와 크롭을 바라봤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만약 정말 모든 크롭이 그녀의 말을 듣는다면, 그리고 그런 그녀가 콜렉터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은 맞았다. 이 세상이 전부 콜렉터의 손에 넘어가고 말 테니까. 이 세상이 크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크롭을 손에 넣는 자가 이 세상을 쥘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되면 지금도 끔찍한 이 세상이 얼마나 더 잔인해질지는 예측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게 뭐. 정국이 일부러 단순하게 답했다. 콜렉터가 이 세상을 손에 쥐든 말든, 자기 삶은 똑같을 테다. 지금처럼 위에서 하는 말을 듣고, 위에서 내리는 지시를 따르면 됐다. 처음 조금 떠들썩하다 또 제 자리를 찾아가겠지. 별 다를 건 없었다. 어차피 시궁창 같은 삶, 조금 더 더러워지는 게 뭐 어때서.




"진짜 모든 크롭들이 얘 말을 듣는다고 쳐."


"..."


"그럼 얘가 콜렉터 손에 들어가면 크롭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까지 위험해질 텐데, 넌 괜찮겠어?"


"내가 뭘. 크롭들 따위야 어차피 죽여야 하는 거, 콜렉터들이 죽여주면 좋은 거 아니야?"


"사람들은?"


"...뭐, 어떻게든 되겠지. 내가 무슨 상관인데."




정국이 괜히 신경질을 냈다. 정국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쉽게 말할 일이 아니라는 건. 콜렉터가 크롭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콜렉터가 손에 쥐려 하는 게 크롭의 심장뿐일까? 분명 아니었다. 그 잔인한 자들이라면, 이 세계 모든 생명체들의 심장을 쥐고 싶어 할 게 분명했다.




"아아. 진짜 그렇게 생각하냐?"


"아. 그래 뭐. 그럼 그렇게 하든가."


"저 크롭 심장은 그럼 네 어머니 옆에 놓여질 수도 있겠네. 안 그냐?"




의외로 싱겁게 물러서는 호석의 태도에 의아함을 품던 정국의 얼굴이, 마지막 말에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정국이 주먹을 꽉 쥐고 으득- 이를 갈았다. 정국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건, 그녀조차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확연하게 들어났다. 그럼에도 호석은 여전히 장난스레 허공에 흔들리는 자신의 다리를 바라봤다. 정국의 기분이 바닥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호석은 정국을 바라보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지만 호석 또한 기분이 상해있었다.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건 그녀뿐이었다. 감정이 흐트러진 정국은 그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갑작스레 날카로워진 분위기에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형, 너 말 가려서 해."


"그래, 꼴 좋겠네. 수많은 크롭들 사이에 네 어머니 심장 놓여있는 거 보면. 그 사이엔 어머니처럼 무고한 인간들도 몇몇 있을 거고."


"야, 정호석."




싸늘하게 굳어가는 분위기 끝, 결국 정국이 화를 참지 못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쯤, 




"그러니까, 저 여자애 잡으라고."




그제야 호석이 정국을 바라봤다. 호석의 표정은 정국과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가라앉아있었다.




"저 여자애 잡아서, 네가 확인 해."


"진짜 크롭들이 저 여자 말을 듣는 건지 뭔지."


"그럼, 혹시 모르잖냐."


"네가 그렇게 바라던 세상을 저 애가 가져다 줄지."




호석의 말에 줄곧 눈치만 보던 그녀가 정국을 바라봤다. 정국 또한 그녀를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쳤다. 흔들린 감정으로 인해, 정국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정확했다. 흔들림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살짝 뒤로 물러섰다.




"정국아."


"더 이상 후회할 짓은 하면 안 되는 거 아니겠냐."




호석의 목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더 이상 정국의 목소리는 그 뒤를 따르지 않았다. 그저 조용한 숨소리만이 방 안을 맴돌았다.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정말 오랜만에 다시 뵙네요. 메일링 후 약 1년 반만인 것 같아요.

그 사이에 혼자 글을 쓰기는 했지만 저도 현생 때문에 많이 바빴던지라, 글잡에 올릴 생각은 하지 못했고 이렇게 늦게 찾아뵙게 되었답니다.

일단 아직 끝맺지 못한 글들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정말 죄송하지만 그 글들은 마무리가 지어지지 못할 것 같아요.

그 사이에 저도 꽤 오래 쉬었던 터라 그때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었는지, 어떤 감정선을 잡고 가고자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다시 써볼까 몇 번이나 고민을 했지만, 처음 그 글을 쓸 때 제가 생각했던 결과나 구성을 만들어낼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게 되었답니다.

기다려주시는 독자님들도 계셨고, 다들 함께 달려와 주신 분들이기 때문에 글을 시작한 이상 모두 끝 맺고 싶었지만

결국 이런 선택을 하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처음엔 필명을 바꿔서 적을까도 고민을 했지만, 글잡판이 전보다 많이 작아지기는 했어도 혹여나 독자님들 중 남아계신 분이 계실까봐 쉽게 그러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전에 독자님들이 적어주신 댓글이나 등등 많은 용기를 얻었기 때문에, 독자님들의 사랑을 받았던 필명으로 이 글을 적고싶었어요.

혹시 알람을 보고 '익애'인줄 아시고 들어오셨다 실망하신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정말 죄송해요ㅠㅠ


이 글은 '익애'를 쓰던 시점부터 조금씩 적어오던 글이에요.

물론 중간에 놓았던 시간이 많아서 적은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2년동안 조금씩 다듬어져 온 글이랍니다.

이렇게 큰, 그것도 제가 만든 세계관의 글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 되네요.

방학을 틈 타 쓰는 글이지만 최대한 열심히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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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다원
와 아직 저를 기억해주시는 독자님이 정말 계신다니ㅠㅠ너무 신기하고 감사드려요!!ㅎㅎ정말 오랜만입니다! 또 다시 열심히 써볼게요ㅎㅎ감사합니다ㅠㅠ
4년 전
독자2
작가님 흑흑 심도 있는 글 덕분에 한창 고래52 재밌게 보았던 독자에유!!! 이번 글도 잘 볼게요 헤헤 감사합니당
4년 전
다원
또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ㅠㅠㅎㅎ열심히 글 쓰도록 할게요!!ㅎㅎㅎㅎ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3
역시 돌아와주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웨일리언52로 작가님 문체랑 분위기에 빠져서 몇번이고 재탕했었는데,,, 정말 오랜만이에요ㅠㅠㅠ 잊지않고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이번에도 같이 달리겠습니다요 부담갖지말고 언제든 글써주세요❣️
4년 전
다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독자님ㅠㅠㅠ오랜만이에요ㅠㅠㅠ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글 쓸게요!!ㅠㅠ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4
다시 와주셔서 깜짝놀랐습니다 저도 글잡을 다시 이렇게 긴장감있고 재밌게 읽어본 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 글잡에 들어오지 않았었는데요ㅠㅠㅠ이제 올 이유가 생겼어요ㅠㅠㅠㅠ다원님 자주 봬요ㅜㅜㅜㅠㄷ
4년 전
다원
다시 와주시니 더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ㅠㅠ자주 뵙시다!ㅎㅎㅎ열심히 쓰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5
저는 이 앱을 최근에 보기 시작해서 몰랐는데, 진짜 글 잘 쓰시는것같아요!!! 진짜 이 글은 대작이에요❤️❤️ 이제 시작인데 벌써 재밌으면 어떡합니까!!😆😆😆
4년 전
다원
대작이라고 해주시니ㅠㅠ정말 감사드려요! 글 잘 쓴다고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더 열심히 써야겠네요ㅠㅠㅎ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6
작가님 ㅠㅠㅠㅠㅠ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ㅠㅠ 벌써부터 재밌어요 진짜 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안오시는 동안 남은 글들 스무번은 재탕한것같아요 ㅠㅠㅠ실례가 아니라면 익애 다음편도 연재해주셨으면좋겠어요.... 작가님 감사합니다 ㅜㅜㅜ
4년 전
독자7
헐ㅠㅠ 작가님 신알신하고 가여!! 너무 재밌어욥
4년 전
독자8
헉 ㅠㅠㅠㅠ 정말로 재미있어요 소재가 흥미진진하네요 이런 세계관 너무 좋아요 ㅠㅠㅠ 지금 바로 신알신 하구 정주행 하러 갑니다 !!
4년 전
독자9
하아아아앙 ㅠㅠㅠ 작가님 최고 ㅠㅠ 기다렸어요 ㅠㅠㅠ 너무재밌능걸요..? ㅠㅠ 대작입니다 ㅠㅠㅠ 다음화도 정주행할게요❤️❤️
4년 전
비회원18.27
... 저 왜 이제 봤죠 ㅠㅠㅠ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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