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는 도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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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네 명과의 미드나잇
( 주의 : 여기서 흠칫하시는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그런 거 절대 아님 )
한 학기만에 프사를 바꾼 오세훈
잉여처럼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는데 자칭 슈퍼스타, 타칭 전봇대인 오세훈에게 선톡이 왔다. 웬일이래, 롤쟁이가
선톡해놓고 갑자기 ' 야 나와' 라니 나같은 숙녀에게 무례하기 짝이 없네염. 적어도 나와주세요~ 라고 부탁해야하는 거 아닌가?
... 저번에 카페 앞에서 도경수 씨 차 기다릴 때 약속 했었구나.. 언제 만나자도 말도 안해줬으면서.. 평소같았으면 벌써 보고싶다고 톡이 왔을텐데 왠지 잠잠하다했어.
때릴거야 와 죽도록 사이의 1분의 공백이 오세훈의 진심을 말해주었다. 뜨끔했지만 다행히 오늘은 머리 감았지롱^ㅠ^ 도경수 씨가 있다면 어디든 가야지!
그러고보니 이 놈들하고 하는 약속은 맨날 일방통행이네.. 짲응..!!
투덜거리며 일어나 오늘은 다행히 기름지지 않은 얼굴로 거울 앞에 앉았다. 아 진심 꼴보기싫어 윽, 도경수 씨도 오는데 이러고 나갈 수는 없지. 먼저 썬크림을 듬뿍 짜서 얼굴에 치덕치덕 발랐다. 그래 오세훈이 눈갱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예의상 적당히 해주고 가야지
" 나 갔다올게 "
사실 말없이 조용히 사라지려고 했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주방에서 열심히 저녁 준비를 하는 엄마의 등 뒤에서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말을 꺼냈다.
" 어디가는데, 저녁도 다해놨더니! "
참.. 손에 들고있는 식칼은 좀 내려놓고 이야기합시다.. 오줌 지릴 뻔했네.. 내 코 앞에서 번뜩이고 있는 칼을 슬며시 밀어냈다.
" 아.. 아는 사람이 저녁 사준다고 해서 "
" 아는사람? 남자친구? "
... 아는 사람도 있고.. 남자친구도 있고... 뒷목을 긁적거리며 지은 어색한 미소를 긍정의 대답으로 받아들인 엄마
" 그럼 그 애 집에 불러, 같이 저녁먹자 "
" 됐어! 같이 저녁 먹기는.. 둘만 먹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있단 말이야 "
그래도 한참동안 엄마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 아이고!! 빨리 나오라고 했는데 늦겠다. 진짜 밥만 먹고 올게! "
일부러 호들갑을 떨면서 재빨리 종종걸음으로 현관으로 향하자 늦지 않게 들어오라는 엄마의 츤츤함이 가득 담겨있는 인사를 받으며 집을 나섰다.
한정거장 전 미리 오세훈에게 전화를 해놓고 주말이라 사람이 바글바글한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 위로 올라가 혹시 어딘가에 있을 네 남자들을 찾았지만 머리털도 안보인다.
혹시 나를 엿먹이려고 여기까지 오라고 그래놓고 약속따위 없는건 아ㄴ...
" 야 "
고개를 쭉 빼고 애꿎은 곳만 보면서 삽질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내가 여기 있을 줄 알았다는 익숙하고도 얄미운 목소리가 들렸다.
" 헐~ 박찬열 나 마중나온거야? 완전 감동 "
" 가위바위보에서만 안졌어도 안나올 수 있었는데 "
하긴, 알았die새끼야 너가 그냥 나올리가 없지
" 그래도 나는 도경수 씨가 나올 줄 알았는데 "
맨날 나 데려다주고 데리러오는 사람은 도경수 씨밖에 없었는데. 박찬열을 졸졸 따라가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니 갑자기 멈춰서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 경수형? 아직 안왔는데? "
..?
" 아니 오세훈이 분명 너네들하고 도경수 씨 같이 있다고.. 나만 기다린다고.. "
내 말에 가만히 턱을 긁다가 킁! 우렁차게 코를 한 번 먹는 박찬열. 더러워... 내가 인상을 찌푸리자 놈은 날 한 번 쳐다보고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난데없이 웃기 시작했다.
" 핰ㅋㅋㅋ 오세훈이 개구라쳤넼ㅋㅋㅋㅋㅋㅋ "
나아닛...?
" 핰ㅋㅋㅋㅋ 너한테 전화하고나서 바로 경수형한테 전화했거든? 왠지 그 때 세훈이가 형한테 너 있는데 큰일났다고 뺑끼까더라 "
" 나한테 큰일났다고? "
" 엌ㅋㅋㅋ 그래야 빨리 온다고. 훈이 목소리 연기 쩔던데 덕분에 경수형 지금 열나게 달려오고 있을거다 "
이런 미친.. 결국엔 날 낚은거 아녀? 거기다 도경수 씨도?
끊임없이 웃고있는 박찬열의 등판을 강하게 내리쳤지만 으악 하고 잠깐의 괴성만 있을 뿐 절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내 혈압이 쭈욱 상승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왕 온 거 어쩔 수 없다싶어 겨울을 맞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갔다.
헠... 운동 좀 할 걸.. 힘들다..
어두워진 하늘과 함께 저 멀리 내가 오기 전까지 카페에서 커피라도 빨았는지 한 손에 유명 별다방 테이크 아웃컵을 들고 김종인 씨와 신나게 웃고 계시는 오세훈이 보였다.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잘 안들리지만 참 재밌어 보인다... 참 행복해 보이네.. 참 신나보이네... 웃어?
" 야!!!!!!!!!!오세훈!!!!!!!!!!!!!! "
이 새키야!!!!!!!!!!!!!
미친듯이 달려가자 아이씨 하며 깜짝 놀라는 오세훈은 금세 능글거리는 얼굴을 했다.
" 머리는 감고왔지 "
.. 농담이 나오냐? 지금 네가 잔뜩 심통이 난 내 미간이 안보이나보구나? 뚫어져라 오늘따라 한 대 쳐주고싶은 놈의 얼굴만 쳐다보니 옆에 있던 김종인 씨가 톡 끼어들어 말했다.
" ○○씨 그런 캐릭터였어요? 기다리는 동안 애들한테 다 들었어요 "
" 네? "
아니.. 뭘 들어 듣기는.. 만나자마자 그런 캐릭터냐는 말에 당황한 나는 차마 말이 안나와 어버버 거리며 오세훈을 때리겠다는 의지를 상실하고 멀뚱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저 대학 다닐 때도 그런 복학생 누나 있었는데 막 머리 안감ㄱ .. "
" 아니거든요?? "
전봇대 브라더스가 나를 어떻게 말했길래 머리도 안감고다니는 복학생 누나의 이미지를..!! 손사래를 치며 김종인 씨의 말을 애써 부정했다.
" 근데 그 누나 이뻤어요 "
이뻐..? 흠 이쁘다면 ㅁ.. 아나 또 넘어갈 뻔했네. 김종인 씨 아주그냥 점잖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안되겠네
" 그런 거 아니거든요? 그리고 사람이 몇번 머리 못 감을 수도 있죠! "
" 그렇죠 몇번 머리 못 감을 수도 있죠. 그러니까 센스있는 저는 도경수 씨한테 말 안 할게요. 머리 안감고 다니는 거 "
" 아니라구요!!!!! "
매일매일 머리감고 인증샷이라도 보내줘야 내 이미지가 정화가 될까...? 일단 이 모든 헛소리의 원흉인 오세훈을 처단하고자 녀석의 뼈밖에 없는 팔뚝을 때렸다.
" 도경수 씨 있다며! 없잖아, 그리고 도경수 씨한테 뭐라고 구라쳤어 "
" 아이, 없다고하면 안나올거잖아. 그리고 어차피 경수형 나올건데 뭐 "
" 그니까, 뭐라고 구라쳐서 도경수 씨 나오게 만들었냐고 "
오세훈은 얼굴 가득 넘쳐나는 웃음기를 지우기 못한 채 내가 때린 팔뚝을 슥슥 문지르며 말했다.
" 그냥 너랑 같이 있는데 큰일 났다고 "
" 큰일? "
" 아니 진짜 그냥,... 형!!! 큰일났어요!! 대박 얘 갑자기 이상해요!!! 빨리 오셔야할 거 같아요!! 여기 합정역인데 빨리 와야 할 것 같아요!! 찬열아 얘 좀 이상해!!! . 이러니까 바로 오겠다고.. "
... 골이야.. 이와중에 오세훈의 목소리 연기는 박찬열이 말했다시피 끝내줬다. 속을만 하네..
" 그래도 도경수 씨 중요한 일 하고 있었던 거면 어쩌려고 그랬어 "
" 중요한 일 하고 있었다면 내 전화 받지도 않았겠지 "
참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오세훈의 말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저번 자기야 대란도 그렇고.. 다 오세훈때문아니야? 역시 오세훈은 멍청한게 아니라 멍청한 척을 한다는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다.
*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그녀에게 톡을 보내볼까 하던 경수는 오랜만에 휴일이라 혹여라도 늦게까지 자고있을지도 모르는 그녀의 꿀잠을 방해하기 싫어 방에 틀어박혀있다가 점심을 먹고 조용히 서재로 향했다.
" 오늘은 어디 안나가니? "
일부러 소리 안나게 걸었는데.. 여유롭게 티타임을 즐기고 있던 엄마가 어떻게 알아챘는지 귀신같이 고개를 돌리곤 방실방실 웃으며 물었다.
" 약속 없어 "
" 흐응, 그래? "
흐응, 그래↗? 라니, 여기서 대화를 더 끌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아 이번 신년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파악해야한다며 아무거나 짓껄이고 서재로 들어오자마자 문에 딱 붙어 한숨 돌렸다. 아후, 집 안에서 까지 이런 부담을 겪어야한다니.
쿠션이 빵빵한 의자에 풀썩 힘없이 앉아 먼저 노트북을 키고 부팅 시간동안 앞에 놓여진 작은 지구본을 돌리며 의미없는 손장난을 했다. 심심해...
옛날이었으면 이 시간에도 미친듯이 책을 보며 되도 않는 공부를 하고 있었겠지만 언제부턴가 여유를 가지는 법을 터득하더니 이제는 나름 농땡이도 부릴 줄도 알고 효율적으로 일도 하고 생각해보면 참 많은게 변해있다.
혼자만 있는 이 공간에서 웃음을 참을 필요가 없어 씩 웃으며 커플링을 뿌듯하게 쳐다보는데 책상 저 끝에 놓여진 핸드폰이 붕붕 울렸다.
[ 김종인 씨]
절대 주말에는 연락하는 법이 없는 사람인데
" 여보세ㅇ "
「 놀자! 」
...?
" 전화 잘못거신 것 같습니다 "
「 아니야 도경수 씨 맞잖아. 놀자! 」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막무가내 일 수가 있을까... 건너편에서부터 키득거리는 전봇대 브라더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 경수형! 같이 놀아요! 」
" ... "
「 시간 많은거 알아요 놀아요오오!!!! 핵꿀잼!!! 허니잼!! 남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봅시다!!!」
딱히 이야기 하고싶지 않은데
" 어.. 제가 지금 할 일이 있어서 나중에 전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다자고짜 전화했으니 나도 똑같이 다자고짜 전화를 끊어버렸다. 지금 IDC에 들어가서 전체적인 동향도 보고 신규 애플리케이션 부서 기획건도 살펴봐야하고 곧 돌아올 1분기에 대비해 할 것도 많은데 놀 시간도 있어서 좋겠네
다시 핸드폰을 멀리 밀어버리고 마우스를 또각또각 거리는데 계속 책상을 미세하게 흔드는 핸드폰 진동에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는다.
미친듯이 울려대는 진동은 지금까지 봐왔던 어느 누구보다도 가히 독보적이었다. 사람이 어떻게 이런 속도로 타자를 칠 수 있을까 경이로울 경지. 멍하니 톡을 보며 일부러 답장을 안하는데 스스로 지친건지 김종인 씨는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 폭풍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왜 답장을 안하냐 부터 시작해서 ㅠㅠ 남발까지... 답장을 해줄 기회도 주지 않으니 그냥 핸드폰을 꺼버리고 아예 서재 중간에 있는 소파에 던져버렸다.
좋은 친구 짓 잠시 쉽니다.
" 아들, 아버지 조금 늦게 들어오신다는데 저녁 기다렸다가 같이 먹는 게 어떠니? "
미친듯이 이번 신규부서건을 살펴보고있는데 일에 파묻혀있는동안 시간이 꽤 지난건지 벌써 엄마가 서재에 들어와 저녁 이야기를 꺼낸다. 노트북을 잠시 덮고 설렁설렁 일어나 소파에 던져두었던 핸드폰을 다시 집어들어 전원을 켜보니 상단바에 위치한 시계는 어느새 18:00 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 나는 상관없어 "
혼자 100개 이상 톡을 보낸 김종인 씨의 의지에 감탄하고 기지개를 한 번 쭉 피려고하는데 순간 액정에 모르는 전화번호가 떴다. 02에 070도 아닌 번호에 잠깐 망설이니
" 받아 "
... 누군지 모르는데.. 슬쩍 엄마 눈치를 보다가 아무의심없이 덜컥 전화를 받았다.
「 경수형!!!!!!!!!!!!!!!!!!! 」
받자마자 고막을 찢을 듯 외쳐대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는 옆에 가만히 나를 지켜보고있는 엄마에게 닿기 충분했다.
" ... "
「 어떡해요!!!!!!!!! 」
" 세훈군? "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다급한 목소리
「 형!!! 큰일났어요!! ○○○가!!! 대박 얘 갑자기 이상해요!!! 」
" 이상하다뇨 "
오늘 하루종일 연락을 안해서 몰랐는데 그녀가 전봇대 브라더스와 만났나보다.
...
영 느낌이 좋지않다. 정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김종인 씨가 나오라고 할 때 나갈 걸..
「 빨리 오셔야할 거 같아요!! 여기 합정역 5번 출구인데 빨리 와야 할 것 같아요!! 찬열아 얘 좀 이상해!!! 」
세훈군의 재촉에 마음에 다급해진 나는 몰래 대화 내용을 엿듣고 놀란 눈으로 있는 엄마를 뒤로하고 곧바로 방으로 뛰어가며 전화를 받았다.
" 갈게요. 합정역 5번 출구. 금방 갑니다 "
손에 잡히는 외투를 아무거나 집다보니 평소 주변에 어디 잠깐 나갈 때나 가볍게 입는 패딩을 집었다. 하지만 지금 그게 이런 응급 상황에 무슨 상관이랴. 전화를 끊고 꾸역꾸역 패딩에 팔을 집어넣고 지퍼를 잠그고 아무 운동화나 신고 상황이 말도 아니다.
" 나 오늘 저녁 같이 못먹을 거 같아 "
" 아니.. 저녁이 문제야? 일이 생겼으면 빨리 가 "
거실까지 따라나와서는 무슨 일이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얼른 가보라며 등을 떠밀어주는 엄마덕분에 더 빠르게 출발 할 수 있었다.
차키를 꼭 쥔 채 넓은 엘레베이터 한 중간에서 초조하게 시계와 한 칸 한 칸 내려가는 층수 표시기만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아씨 계단으로 내려갈 걸 그랬나
빨리 빨리!!!!!!!!!!!!!!!!!!!!
제발 별 일 아니기를!! 제발!!!!! ○○씨!!!!!!!!!!!!
*
옹기종기 모여 저녁 때가 되니 패딩을 뚫는 찬바람에 가만히 있질 못하고 발만 동동. 금방 올거라는 오세훈의 말만 믿고 바람과 얼굴 씨름을 하는데 김종인 씨가 이내 미간을 찌푸리더니 어, 하고 반응했다.
" 저거 도경수 씨 차 아니야? "
그 말에 뒤를 돌아보니 부드럽고도 빠르게 코너링을 하는 삐까뻔쩍한 벤츠 한 대가 보인다. 앞유리로 비치는 저 옹졸옹졸한 실루엣을 보니 도경수 씨 맞는 듯
박찬열은 방정맞게 내 어깨를 치며 말했다.
" 야 너 빨리 아픈 척 해 "
" 무슨 아픈 척이야 그냥 거짓말 했다고 미안하다고 해 "
" 아니! 알콜이 부족해서 너무 아프다고해! 그리고 한 잔 하러가자 "
진짜 또라이새끼 아니야 이거.. 나를 계속 애처롭게 치는 박찬열의 손길을 뿌리치고 전봇대 세 명 사이에서 방방 뛰며 도경수 씨에게 내 존재감을 알렸다.
내 모습을 발견한 도경수 씨는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내려 곧장 내게 뛰어왔다.
" 괜찮아요??
" 에헤이 우리 좋은 친구 이러면 안되지 "
정말 나를 걱정했는지 놀람과 눈물이 뒤섞인 표정으로 허겁지겁 뛰어오는 도경수 씨 앞을 막아서는 김종인 씨
" 비키세요.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큰일ㅇ.. "
" 지금 도경수 씨가 갓길에 무단주차한게 더 큰일이야. 여기 주변에 주차장 있으니까 주차하고 빨리 뛰어와 "
" 아니 지금, 무단주차를 왜! 더 급한 ㄱ..! "
" 도경수 씨가 한 무단주차 때문에 다른 무고한 운전자가 피해 입을 수도 있으니까 빨리 주차하고 와 "
... 뭐 내가 알콜이 부족해서 아프다고 할 틈도 없이 김종인 씨는 단호박 철벽수비를 했다. 나는 김종인 씨 옆으로 멀건 얼굴을 내밀고 괜찮다는 걸 인증해보이기라도 하듯 방긋 웃어보였다.
" 저 괜찮아요 빨리 주차하고 오세요 "
" 정말 괜찮아요? "
" 습, 본인이 괜찮다고 하잖아, 빨리 주차 안하고 오면 ○○씨가 계속 이렇게 추위에 덜덜 떨고있을텐데 "
김종인 씨의 말에 더이상 대꾸없이 도로 차에 올라타는 도경수 씨. 아 진짜 웃겨죽겠네. 모습을 보며 흐흫 하며 작게 웃으니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전봇대 브라더스가 시기를 담은 눈초리를 보낸다.
" 좋냐? 좋아? 그냥 종인이 형이랑 우리끼리만 놀 걸, 괜히 커플 불렀네 "
뛰어난 연기를 통해 도경수 씨를 소환한 장본인이 그런 말을 하다니 엄청난 모순이구나. 하지만 나도 딱히 그런 전봇대들에게 해줄 말이 없어 빙그레 미소만 지어줄 뿐이었다.
" 우리 뭐 먹을까 "
불타는 토요일 밤이라 사람과 네온사인이 그득한 유흥가를 이런 오묘한 조합으로 걷게되다니.. 기분도 오묘해진다. 김종인 씨의 물음에 전봇대 브라더스는 고기! 갈비! 랍스타! 스테이크! 곱창! 등등 별 이야기를 다 꺼냈지만 모두 간단히 씹혀버리고 말았다.
" 다들 영 고르는 센스가 없네. 치맥 가자 "
뭐야.. 자기가 정할 거 였으면서 왜 물어봤대. 김종인 씨 답정너? 하지만 치킨은 거절하는게 아니라고 배웠기 때문에 신나는 발걸음으로 박찬열이 이 근방에서 잘 알고 있는 집이 있다고하니 한 번 믿어보기로 하고 흥겹게 앞장서는 녀석을 따라 이동했다.
치맥생각에 눈누난나 앞에 길다란 세명을 따라 도경수 씨와 뒤에서 나란히 걷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조용하다. 원래도 조용하긴 했지만...
" ... "
" 도경수 씨 "
" ㄴ.. 네?! "
누가 욕했나.. 왜 이렇게 놀래..
" 왜 그래요? 어디 불편해요? "
" 아니.. 그 "
그?
" 이런 곳은 처음이라.. 치맥이란 것도 맨날 듣기만 했지 처음이에요 "
도경수 씨는 그동안 대체 사는 낙이 무엇이었을까? 대체 뭐 하나라도 즐기긴 즐기면서 살아온걸까? 부잣집 아들래미지만 이렇게 애잔한 부잣집 아들래미는 처음본다. 이제라도 좀 즐기면서 삽시다! 라는 의미로 그의 손을 꼭 잡았다.
" 사실 아까 오세훈이 저한테 큰일났다고 전화 한 거 다 뻥이었어요 "
" 뻥이라뇨? "
" 안그럼 도경수 씨 안나오니까 그런거래요. 그래도 이번 한 번만 그냥 넘어가주세요 귀엽잖아요 "
도경수 씨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앞에 걸어가는 오세훈의 뒷통수를 쳐다보았다.
" 저도 오늘 속았거든요. 도경수 씨 있다고 해서 나왔더니 없어서, 이미 오세훈한테 한 번 화냈어요 "
" 허.. "
" 무튼 저 오늘 완전 괜찮으니까 마음 놓고! 오늘 즐겁게 놉시다! 이럴 때 치맥이란 것도 한 번 해봐야죠 "
꼭 처음 일탈해보는 학생처럼 긴장한 도경수 씨를 풀어주려 놀고있는 한 손으로 꼭 잡은 도경수 씨의 손등을 아프지않게 쳤다. 그는 다행히 내 마음을 알아챈건지 굳어있는 표정을 풀어 환하게 웃어주었다.
불토를 달리는 혈기왕성한 수많은 청년들 중 우리가 있다!!
박찬열이 추천해준 가게는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은 듯 사람이 꽤 있다. 시끌벅적한 가게 한 중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치킨보다 먼저 나온 감자튀김을 열심히 집어먹었다. 모조리 흡입!! 호로록!
" 그만 좀 먹어, 이거 봐 벌써 감튀가 반이 줄어들었잖아 "
마주앉아있는 박찬열은 포크로 접시를 땅땅 내려치며 나를 나무랐다. 내 먹방에 no 테클 ㅋ. 사람 먹는 걸로 뭐라고 하는게 제일 슬픈데.. 슬픈 불토에요...☆
괜히 찌질이처럼 박찬열의 눈치를 보며 몰래 김종인 씨가 전봇대들에게 말을 걸었을 때 감자튀김 하나를 빼왔다. 이렇게 맛있는데 그만 먹으라니..그런 내 모습을 바로 옆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도경수 씨는 손을 뻗어 벨을 눌러 종업원을 불렀다.
" 여기 감자튀김 두 개 더 주시고 "
ㄷ.. 두 개?.. 도경수 씨는 주문을 하다가 말고 내게 말했다.
" 더 먹고 싶은 거 있어요? "
" 아니..아뇨. 여기 감자튀김 비싼데.. 하나만.. "
여기 감자튀김은 햄버거집에서 1000원,2000원 주고 먹는 감튀가 아니에요!! 배추잎 한 장을 내야 먹을만큼 졸래 비싸단 말이에요!!
" 그럼 그냥 감자튀김 두 개만 주세요 "
종업원이 돌아간 후 전봇대 브라더스와 김종인 씨는 한참 즐겁게 이야기 하던 걸 멈추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 역시 도경수 씨야, 내 여자 먹을 걸로 건들지 말라는 건가? "
"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경수형은 눈이 너무 낮아. 훈이가 봐도 벤츠로 형용될 수가 없는 남자야 "
" 와 진짜 경수형 개멋있다. 조용히 있다가 뙇! 감자튀김 두 개 더주세요! "
...닥쳐요 다들.. 내가 생각해도 도경수 씨는 멋있으니까 ^*^ 히히
이런 남자있다고 자랑하듯 으쓱거리며 감자튀김을 집어먹는데 도경수 씨가 연신 감탄하는 세 전봇대들의 말을 듣다가 작게 바람빠지는 소리로 웃었다.
" 오늘 이렇게 모였으니까 제가 살게요 "
" 오~ 형 장난아닌데 호우! 상남자 경수형!!! "
오세훈 저거저거 또 띄우기 들어갔다. 오세훈은 항상 그랬다. 타겟하나 잡아서 비행기 태워주고 콩고물 받아먹기 거기다 박찬열까지 옆에 있으면 한 명 하나 영웅으로 만드는 건 시간 문제다. 중요한 건 거기에 도경수 씨가 은근히 넘어가는 것 같다는 거...
" 도경수 씨.. 너무 무리하지마세요 "
잔뜩 경수형 만만세! 도경수 씨 짱짱맨! 을 외치는 남자들 몰래 소근소근 말하니 괜찮다며 대답을 일축하는 그
내가 안괜찮은데...
" 주문하신 치킨 나왔습니다 "
때마침 생맥주와 치킨, 감자튀김까지 연이어 테이블에 대령되고 전봇대 브라더스는 어깨춤을 추며 전투적으로 치킨부터 공략하기 시작했다.
" 경수형!! 잘먹겠습니다!! "
" 도경수 씨 잘먹을게 "
내 돈 쓰는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다 씁쓸한건지... 하지만 여기서 별 다른 수가 없으니 그냥 도경수 씨에게 잘먹겠다는 한 마디만 전해주고 치킨을 뜯었다.
" 종이니 횽 머시써 후니가 많이 조와해 우리 켱수횽도 마니 조와해 "
" 열이가 더 마니 조아해! 나는 캉남 부자 횽들 있다!!!!!!!! 부자횽들은 내칭구칭쿠!!!!!!!! "
한 시간, 두 시간. 한 잔, 두 잔 술이 들어가니 평소에도 말이 많았던 전봇대들이 술집 사람들 다 들으라는 듯 더 시끄럽게 떠들었다. 물론 전봇대들과 친구인 나도 술이 들어가면 쿵짝이 잘맞아 함께 시끄럽지만 지금 이렇게 조용할 수 있는 이유는 술이 안들어갔기 때문이랄까..
솔직히 나도 지금 막 마시면서 분위기에,술에 취하고 싶지만 이 다섯명 중에서 정신이 제대로 틀어박힌 사람이 없다면 내일 아침은 길바닥에서 알람소리를 듣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이다만 마실 수 밖에 없는 현실
도경수 씨도 술은 안마시겠다고 한게 아까 같은데...
" 이야, 도경수 씨 맨날 ○○씨 보고싶다~보고싶다~하면서 언제 고백 할까 했는데 이렇게 하네 "
지금은 아주 그냥 김종인 씨가 자연스럽게 쭉쭉~하면서 주는 잔마다 족족 다 들이킨다. 한 잔 두 잔 늘어가면서도 특유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그 모습이 신기해서 물어보았다.
" 도경수 씨 괜찮아요? "
" 네? "
...
ㅈ..잠깐.. 불안한데... 네?하고 되묻는 도경수 씨의 혀가 살짝 풀린 것 같은데... 내 착각인가..? 착각이겠지...? 내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 왠지 물어보면 안될 것 같아.. 그래. 그냥 적당히 마시라는 뜻에서 도경수 씨의 등을 두어번 두드려주고 마저 치킨을 뜯었다.
" 후니후니~ 감튀 주세요~ 감자튀김~"
" ㅎ흐흥 열이가 주께요~ "
박찬열이 술기운이 담긴 헛손질 끝에 겨우겨우 집은 감자튀김 하나를 오세훈이 아기새마냥 입을 아- 벌리고 받아먹는다. 얘네 술버릇이 언제 이렇게 고약해졌지. 술 처음 먹던 때만해도 그냥 나는 누구누구가 좋아~ 이러고 뻗었는데 이제는 그걸 하고도 헤롱헤롱거려서 별 짓을 다한다.
" 야! 너네! 훈이! 열이! "
이내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종인 씨가 정색을 하곤 부실 듯 테이블을 치며 말했다. 분명 저 모습을 보고 화난 걸 꺼야. 그래요 술이 들어가도 정신만은 멀쩡한 김졸인 아니 김종인 씨 저 녀석들 정신차리라고 대가리를 한 대 후려ㅊ
" 그럼 나는 인이~ 니니~ "
...
미쳤군.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술을 거부한 지난 날의 내게 감사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난감한 상황을 빠져나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 슬쩍 폰을 꺼내 시간을 보내는데 턱하고 휴대폰을 막는 손 하나
" 안돼요 "
아무래도 도경수 씨는 취한게 맞는 듯,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치니 느리게 눈을 꿈뻑거리던 그는 폰을 뺏어들고 내 손바닥을 자기 손바닥에 짝 맞대더니 손깍지를 꼈다.
" 손은 이러라고 있는거에요! 알겠죠! "
그리고 손깍지를 풀지도 않은 채 다른 손으로 김종인 씨가 마시라며 건낸 잔을 입에 가져다댄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1도 모르겠다. 왠지 여기서 알콜이 더 들어가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에 재빨리 잔을 뺏었다.
" 이제 그만 마실 때 됐어요 "
" ... "
반쯤 풀린 눈으로 한참 내 얼굴을 훑어보던 도경수 씨는 푸흐 하고 숨을 뱉더니 체중을 실어 나를 꼭 안아왔다.
" 그럼 이러고 있을래 "
팍 풍겨오는 술냄새. 주는 족족 다 받아마시니까 이 꼴 나지. 김종인 씨한테 한 마디 해주고싶은데 똑같이 제정신이 아니라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저번처럼 조용히 잠들길 바라며 등을 토닥여주는데 갑자기 매가리없이 늘어져있던 머리를 확 들고 이마끼리 콩 부딪히는 도경수 씨
" 자기 "
저번 자기야 대란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걸까?
" 내 자기잖아, 맞죠? "
" 네 도경수 씨 자기 맞아요~ "
술이 들어가니 그동안 부리지 못했던 도경수 씨의 어리광이 폭풍 쏟아져나온다. 그동안 점잖은 척 하느라 힘드셨겠네요.
" 그럼 뽀뽀 "
...??????????????????????? ㄷ... 다메!!!!!
나는 나를 꼭 안은 도경수 씨의 품에서 애써 팔 한 쪽을 빼 슬금슬금 다가오는 얼굴을 밀었다. 그러자 힘없이 밀려버린 그가 볼을 슥슥 문지르더니 말했다.
" 나 싫어서 그래요? "
" 그게 아니라 우리 진도는 제정신일 때 나갑시다. 술냄새 나는 뽀뽀 싫어요 "
도경수 씨는 내 말에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더니 갑자기 핳 하고 웃으며 좋아요~ 하고 대답했다.
오늘은 김종인 씨도 제정신이 아니라 구경거리로 전락되지 않은게 다행일 뿐이고...
아까 전 2차로 노래방 가자고 그렇게 조르더니 하나 둘 뻗어버리고 노래방은 무슨 노래방 근처도 못가겠다. 집이나 가야지.나를 죽부인마냥 껴안고있는 도경수 씨는 냅두고 자유로워진 두 팔만 파닥거리며 뻗어있는 박찬열의 머리를 쓰다듬고있는 김종인 씨를 불렀다.
" 어이! 어이!! 김종인 씨! "
하지만 내 말은 들은 채도 안하고는 계속 테이블과 딥키스를 하고 있는 박찬열의 뒷통수를 쓰다듬는다. 저거 순 뻗지만 않았지.. 똑같네
" 김종인 씨!! "
" 쉬잇~ 열이 자잖아요 "
인상을 팍 쓰고 쉬잇 거리며 검지 손가락을 입 중간에 대보이는 김종인 씨. 걔는 지금 옆에서 헤비메탈을 틀어놔도 안일어나요!!!!!
" 김종인 씨 집에 안들어가요? 집 어디에요? "
" 안알랴줌!! "
" 알아야 집에 가죠!! 집에 안가요? 빨리 집가요!! "
" 집은 외로워서 싫어...아무도 없는데.. 안갈거야... "
조증 걸린 사람처럼 20초 간격으로 성격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아나.. 전봇대 브라더스 집도 모르는데..도경수 씨도 모르고.. 이 네 장정을 어떻게 집에 들여보낸담..
하- 하고 한숨을 쉬고 전봇대들이 테이블위에 대강 올려둔 핸드폰을 겨우겨우 찾아 켰지만 액정에 당당히 뜬 패턴 잠금 화면이 나를 약올렸다. 설상가상으로 엄마한테서 전화까지..
" 여보세요 "
「 너 이 놈 기지배! 밥만 먹고 빨리 들어온다며! 」
따가운 잔소리에 잠잠해질 때까지 잠깐 폰을 귀에서 멀리 떨어뜨렸다.
" 아니 나도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
「 그럼 빨리 들어와야지 지금 이 시간까지 뭘하고!! 벼 재배해서 밥 지어먹니? 」
차라리 그랬으면 낫지!! 차라리 농사를 짓겠습니다!!!
" 들어봐 지금 굉장히 심각해 "
「 너 집에 들어오기만 해봐 아주 그냥 」
" 지금 옆에 아는 사ㄹ.. 아니 친구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
「 엄마가 들어오랬다고 하고 빨리 와 」
그렇게 말이 통했으면 이미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었겠지
" 근데 지금 친구들이 하나같이 취해서 뻗었어 이 인간들 집도 몰라, 부모님도, 다른 친구들도 몰라 그렇다고 버리고 갈 수도 없잖아? "
「 그래서 지금 집에 데려오겠다고? 」
아하 그런 방법이
" 어떻게.. 안될까...? "
「 아이고.. 그래 그 친구들 얼굴 좀 한 번 보자 」
" 알았어! 데리고 빠알리 갈게~ "
미리 뒤이어질 엄마의 잔소리를 차단하고자 전화를 끊고 근처 역 쪽으로 콜택시 두 대를 불렀다. 기말 이후로 한 번도 굴려본 적 없는 머리를 오늘에서야 드디어 써보네 이제 집에 갈 일만 남았다! 또 여기서 문제는 어떻게 택시가 대기하고 있는 역까지 가냐는 건데..
주인 허락없이 덥썩 다른 사람들 지갑을 만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피눈물을 흘리며 방학동안 알뜰살뜰 모으겠다고 해놨던 체크카드의 봉인을 해제했다. 내가 이건 나누기 5 해서 다 받아낸다....
" 김종인 씨 "
부글부글 끓는 속을 누르고 애타게 박찬열의 머리를 쓰다듬는 김종인 씨를 다시 불렀다.
" 찬열이 많이 소중하죠? "
" 마아아아아아!!!니 소중하죠.. 내 동생.. "
" 그럼 업어요 "
김종인 씨도 나름 키 크니까 될 거야. 물론 박찬열이 더 크지만
" 지금 보니 안 소중한 것 ㄱ.. "
" 잔소리 말고 업어요 아니면 끌고라도 가던가 "
내 단호박에 히끅 숨을 삼키던 김종인 씨는 조용히 차녈아~차녈아~ 하며 박찬열을 깨우기 시작했다. 나 또한 계속 나한테서 떨어질 줄을 모르는 도경수 씨를 때어내고 말을 걸었다.
" 도경수 씨 일어날 수 있어요? "
" 그럼요! "
말을 걸자마자 감았던 눈을 반쯤 억지로 뜨고 벌떡 일어서는 도경수 씨. 조금 휘청거리긴 하는데 걸을 수는 있을 듯
" 그럼 집에 갈까요? 혹시 집이 어디에요? "
" 몰라요.. "
이 사람들 지금까지 술 마시면 집도 잊어버리면서 어떻게 살아왔나싶다.
" 알았어요. 이제 가요 "
유치원생 달래듯이 살랑살랑거리며 말하니 도경수 씨는 히죽히죽 잘도 웃는다.
" 가요! "
그러면서 손 잡자고 손을 내미는게 정말 어린아이같다.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는지 저런 모습도 귀엽다고 손을 꼭 잡아주고 너무 빨리 뻗어버려 잊혀진 오세훈을 툭툭 차며 깨웠다.
" 야! 일어나! "
" ..후니.. 잘거야.. "
" 그래 여기서 잘 살아. 우린 간다 "
저런 어리광은 달래줄 필요도 없지.
거의 박찬열을 끌고가다시피 업은 김종인 씨, 내 손을 꼭 잡고 아슬아슬하게 걷는 도경수 씨와 함께 빨리빨리 가자는 시늉을 해보이니 뒤늦게 안된다며 쪼르르 달려오는 오세훈
" 야 너 김종인 씨랑 박찬열 나눠서 부축해 "
김종인 씨 힘들어서 노쇠해보인다.
" 후니 힘드러 "
" 나도 힘드니까 빨리 가자고 "
나도 모르게 팍 짜증을 내며 말하자 그제야 칭얼거리면서 김종인 씨한테 가는 오세훈. 제정신을 못차리는 박찬열을 중심으로 양 옆에서 그를 부축하는 대나무 숲이 완성되었다.
치킨 먹고 얻은 에너지를 지금 다쓰는 것 같다. 아 조낸 힘들어.. 힘들어!!!!!!!!!!!!!! 다신 이 조합으로 저녁 안 먹어!!!!!!!!!!!!!! 두 번 먹었다가 수명이 줄어들 거 같아..
택시까지 가는 동안 중간중간 여기저기서 엎어져 코깨질 뻔한 적이 있었지만 그것 빼고는 생각보다 순탄했다. 앞차에 대나무 숲을 태우고 주소를 부른 다음 뒷차에 도경수 씨와 함께 올라타 빨리빨리 앞 택시 따라가달라고 한 후 겨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었다.
손을 잡고 나란히 앉아 창 밖만 보는데 술기운 때문에 많이 졸린지 꿈뻑꿈뻑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도경수 씨 머리를 조심스럽게 어깨에 기대게했다.
" 허허 커플이야? 앞 차는 친구들? "
룸미러로 힐끔 우리 둘을 쳐다보던 택시기사님은 사람좋은 미소를 보여주시며 물어보셨다.
" 아 네, 애들이 술을 많이 마셔서... "
" 어이고 아가씨가 다 챙겨주는 거야? 고생 좀 했겠네 "
좀 한게 아니라 아주 많이요 기사님
" 하하.. 그래야죠.. 뭐 "
" 이렇게 다 챙겨주는 여자 만나기 쉽지 않은데, 남자친구가 좋아하겠네 "
" ㅎ.. 그죠? 저같이 다 챙겨주는 여자 없죠? "
맨날 전봇대들한테 내가 도경수 씨보다 못났다는 소리만 듣다보니 새삼스럽게 또 이런 말이 반갑다. 기사님 나랑 뭔가 좀 통하시네
미터기에서 미친듯이 말이 달리는 줄도 모르고 기사님하고 신나게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우리 집 골목이 보였다. 깨우기 미안 할 정도로 새근새근 어깨에 기대 잘자고있던 도경수 씨를 흔들어 깨우고 재빨리 앞차로 달려가 계산하고 또 자고있는 가장 만만한 오세훈을 깨우고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하다.
한꺼번에는 안되겠다 싶어 한 명 한 명 집 안으로 밀어넣고 마지막으로 박찬열까지 거실에 던져놓으니 안방에 있던 엄마가 하품을 하며 나왔다.
" 이게 뭐니? "
" ㄷ.. 데려오라며.. "
거실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4명의 장정들을 본 엄마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 대체 몇명이야.하나에 둘에 서이..너이.. 4명? 거기다 다 남자아니야? "
" .. 친구가 꼭 여자란 법은 없지 "
" 이게 어디 꼬박꼬박 말대꾸야, 지금 느이 아빠도 친구들이랑 술마신다고 나갔는데 너까지..!! "
움찔. 나도 양심은 있는지라 오밤 중에 들어온데다가 짐덩어리들까지 얹어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송구할 따름이다. 하지만 어쩌겠어 또 의리가 있는데...
" 아 그냥, 그냥 거실에서 재우기만 할게. 내일 아침 빨리 깨워서 보내면 되잖아 "
" 네 마음대로 해! "
대체 네 마음대로 해! 가 그러라는 뜻인지 거절하겠다는 뜻인지 모르겠다니까. 나는 방에 들어가는 엄마를 쫄래쫄래 따라가 장롱에서 안 덮는 커다란 이불 하나를 꺼냈다.
" 잠깐 "
" ㅇ..왜? 우리 내일 쇼핑갈까? 엄마 요즘 피부 많이 당겨? "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니 엄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그게 아니라 혹시 저 중에 우리 예비 사위가 있거나 그런건 아니지? "
... 무슨 예비 사위야.....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다....
" 있어??? "
" ... 예비 사위는 모르겠고 나랑 똑같은 반지 낀 사람은 하나 있긴한데... "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엄마는 방에서 뛰쳐나갔다.
" 아이 지금 다 자잖아!! 나중에!! 나중에 제정신일 때!! "
하지만 이미 한발짝 늦은 듯 엄마는 쪼그려앉아 벽에 기대 꾸벅꾸벅 졸고있는 도경수 씨의 손을 유심히 살펴보고있었다.
" 이 남자구나? "
" ... "
" 생기기는 멀쩡하게 생겼는데, 뭐하는 남자야 차 없어? "
무슨 차인지 들으면 한 번 더 놀랄 걸
" 차 있어, 근데 술 마시고 운전을 어떻게 해 "
" 하이고 기가 차서 "
" 제정신일 때 보라고!! 지금 다 자잖아 쉿쉿!! 엄마도 빨리 들어가서 자!! "
두고보자는 엄마를 꾸역꾸역 안방으로 밀어넣고 거실에 중구난방으로 널려있는 네 남자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빨래도 아니고.. 차근차근 한 명씩 끌어다 일렬로 눕혀놓고 가지고 나온 이불을 위에 덮어주니 거실이 꽉 찬다. 해놓고다니 테트리스 한 줄 맞춰놓은 거 같고 뿌듯한데?
가만히 자고있는 남자들을 내려다보다가 문뜩 몸이 뻐근한게 아무래도 나도 슬슬 잘 때가 된 듯 싶다.
모두 굿나잇!
*
짹짹, 새가 창문 밖에서 스테레오로 울어제끼며 내 꿀잠을 깨웠다. 눈을 찌르는 햇빛에 미간을 찌푸리며 시계를 보자 어제 많이 피곤했는지 9시가 다되어간다. 등을 긁적거리며 아무 생각 없이 거실로 나가니
...
안갔네..
일부러 소리를 내며 방문을 닫자 도경수 씨가 먼저 나를 힐끔 보다가 눈을 맞추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 ... 저 어떡하죠 .. "
" 뭘 어떡해요 "
" 정말 면목이 없네요.. "
네 면목 좀 없으셔도 되겠네요.
나는 쭈구리처럼 있는 네 남자들 지나쳐 화장실로 들어가 사람 행색을 차리고 다시 나왔다. 막 일어났을 때는 몰랐는데 우리 츤데레 엄마가 북어국을 한 냄비 끓여놓고 아침부터 어딜 나간 모양이다. 안방에도 없고 동네 아줌마들 만나러갔나
숙취에 쩔어있는 사람들보고 하소연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아무 말 없이 상을 차리는데 내가 화난 것처럼 보였는지 도경수 씨가 부엌에 따라들어와 가만히 있질 못한다.
"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
그 한 마디에 다른 남자들도 벌떡 일어나 도와주겠다며 아우성을 쳤지만 상 차리는데 뭐가 필요하겠어
" 그럼 도경수 씨 숟가락 좀 놔줄래요? "
한가지 일거리를 던져주자 화색을 하는 그.
도경수 씨 성격처럼 딱 정렬되어있는 숟가락과 고봉밥, 북어국에 각종 반찬들, 물론 나는 어제 술을 한 방울도 안마셔서 북어국은 딱히 필요없지만. 상을 다 차려놓고 구석에 소금처럼 있는 대나무 숲을 불렀다.
" 다들 밥 먹고 화장실에서 좀 씻던가 세수라도 하고 가요. 완전 나 술 먹었어요 광고하고다니네 "
내 말에 슬금슬금 상 주변에 앉던 네 남자들은 각자 킁킁 거리며 자기 냄새를 맡았다.
" 이야 북어국까지 너 진짜 센스 터진다. 거기다 꿀맛이야. 현모양처네 현모양처 "
" 엄마가 끓여놓고간 거야 "
" 아.. "
뜨거운 북어국을 한 숟갈 뜨던 박찬열은 나름 사죄를 하듯 별 아양을 다 떨었지만 그 아양은 내가 아니라 우리 엄마한테 떨어야 할 거였어. 묵묵히 국에 밥을 말아먹던 김종인 씨는 부은 눈 비비며 말했다.
" 아니 우리야 그렇다쳐도 도경수 씨는 어떡해 "
" 경수형이 왜요? "
" 우리한테는 그냥 ○○씨 집일지 몰라도 도경수 씨한테는 여자친구 집이잖아, 그렇다고 안미안하단 거는 아닌데"
김종인 씨는 몽롱한 상태에서도 줄곧 말은 잘한다.
" 그니까요.. 혹시 어머님께서 좋아하시는 거라도 있어요? "
우리 엄마 돈 좋아하는ㄷ...됐다. 조용히 밥에 집중하라는 듯이 몇번 눈짓을 주자 시무룩하게 밥을 먹는 도경수 씨
" 도경수 씨 언제 한 번 정장 쫙 빼입고 선물 하나 사들고 정식으로 인사드리러 와야겠네 "
" 에이 됐어요. 데려온 건 저인데 "
" 그러다가 ○○씨 남자친구 첫인상이 술고래로 남을 수가 있어 "
... 그러긴 하겠네
깨작깨작 밥을 먹던 도경수 씨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멋쩍게 웃었다.
" 조만간 다시 와야겠네요. 그래도 되죠? "
안될 건 없지.. 사귄지 얼마 됐다고 벌써부터 우리 엄마를 본다는 건 좀 그렇지만 이렇게 된 김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먼저 밥을 다 먹은 오세훈을 시작으로 차례로 화장실에 들어가 씻기 시작했다. 엄마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다 내보내기 위해 빨리 상을 치워버리고 가장 준비가 빠른 오세훈을 현관으로 내몰았다.
" 가! 잘 가! 빨리 가! "
" 나 찬열이 기다릴건데 "
" 가라고! 너 우리 엄마한테 찍히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 "
다 너를 위해서 해주는 말이야 임마. 다행히 놈은 내 말 뜻을 제대로 이해한 듯 덜마른 머리를 털며 꾸물꾸물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며 인사를 했다.
" 어제는 미안했고 내일 보자. 아주머니께 고맙다고 전해드려 "
오세훈이 가자 다음 주자로 박찬열이 사랑한다고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나가고 그 다음 김종인 씨가 눈치를 보다가 굳이 나중에 한 번 보답한다고 하며 언제 나간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히 사라졌다.
남은 건 도경수 씨, 수건도 없이 막 젖은 머리로 물을 뚝뚝 흘리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 수건이 없네요.. "
왜 하필 이럴때!!!!
언제 엄마가 들어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빨리빨리를 외치며 의자 하나를 끌어다 도경수 씨를 앉히고 헤어드라이기까지 동원했다. 머리 안말리고 이 날씨에 나가면 감기 걸리니까 안말려줄 수도 없고
열심히 미용실 언니에 빙의해 머리를 말려주는데 도경수 씨가 낮게 큭큭 웃는다. 웃음이 나와요? 지금 제일 문제가 집에 남아있구만!!
" 아까 불안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죠 "
" 조용히하고 있어요 빨리 여기서 나갈 궁리나 해요 "
나한테 머리를 맡겨놓고 자기는 기분이 좋다니, 괘씸하지만 나도 내심 기분이 좋은 건 함정
" 어제 진짜 고생했단 말이에요. 어떻게 제정신인 사람이 나 하나밖에 없어 "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흐르는 그의 머리카락을 열심히 말려주며 이제 겨우 하소연을 하자 그래요?라며 되묻는다.
" 어제 무슨 정신인지도 모르게 김종인 씨가 주는 거 덥썩덥썩 다마셨더니.. 미안해요.. 앞으로는 안그럴게요.."
흐..흥..! 미안하단 말로 되면 세상에 법은 왜 있나? 하지만 이미 기분은 풀려버렸다.. 나란 여자..쉬운 여자...
" 됐어요.... "
폭풍이 몰아치듯 열정적으로 머리를 말리다보니 남자라 그런가 금세 말랐다.
마무리로 도경수 씨의 머리를 빗질까지 해준 다음 저기 던져놓은 패딩을 챙겨주려고 하는데 덜컹 현관문이 열렸다.
" 딸, 옆집 민석이 엄마ㄱ... "
" ... "
" ... "
엄마다.
나, 도경수 씨, 엄마 사이에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꼭 나쁜짓하다가 걸린 것 같이...
...
도경수 씨는 황급히 일어나 가만히 눈동자를 굴리다가 먼저 쩌렁쩌렁 집 안을 울리도록 죄송합니다! 하며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나는 옆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엄마 눈치를 보며 도경수 씨 패딩을 들고 게걸음으로 그의 곁에 다가갔다.
" 빨리 가요.. "
그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재촉하는데 말없이 거실로 들어온 엄마는 외투를 벗으며 입을 열었다.
" 어딜 가 "
" 도경수 씨 바쁜 사람이야 다음에 다음에!! "
인형 옷입히듯 도경수 씨에게 패딩을 입혀주고 애타는 손길로 도경수 씨를 힘주어 현관으로 밀었다. 도경수 씨는 난감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다 우뚝 서서 다시 폴더폰 마냥 허리를 90도로 접고 말했다.
" 다음에 제대로 된 모습갖추고 정식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도경수 씨를 보던 엄마는 말 없이 손을 휘휘 저으며 가보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갑자기 왜 저렇게 싸늘하게 굴어..!! 도경수 씨가 죄송하다잖아!!
연신 죄송하다며 어쩔줄 몰라하는 도경수 씨를 끌고 집 밖에 나와 빨리 가보라고하는데 아까 기분 좋다던 사람이 지금 또 시무룩해져있다.
" 엄마도 놀라서 그래요. 딸이 어제 난데없이 남자 네 명 데리고 집에 돌아왔으니... 표현만 저렇게 하는거에요 그래도 북어국까지 끓여줬잖아요 "
" 그래도.. "
도경수 씨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코에 자기 팔을 갖다 대 냄새를 맡더니 안되겠네.. 한다
" 왜 그래요? "
" 지금 제정신이긴 한데 냄새때문에 안되겠네요 "
" 네? "
" 다음에 제대로 된 모습 갖추고 정식으로 할게요 "
???????? 알 수 없는 말만 하던 도경수 씨는 이만 가보겠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저 따라서 손만 흔들어 줄 뿐 대체 무슨 말인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있는데
...
얼굴에 열기가 확 끼쳐온다.
아 맞아... 도경수 씨 술 취했을 때 기억하지...
*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경수는 눈치를 보다가 조심조심 방으로 향하는데 주방에 계시던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께서 경수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했다.
" 아휴! 이제 오시네! "
지금 이 넓은 집 안 어딘가에 경수의 엄마가 있을게 분명했기에 팔로 엑스를 그리며 조용조용! 을 소리없이 외쳤지만
" 도경수, 생전 외박안하던 애가 웬일이야? "
바로 옆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경수의 엄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 아휴! 술냄새! 술마시고 이 시간까지 어디있다왔어? "
" ... ㅇ..ㅈ..ㅏ.. 친구 집 "
" 뭐? "
" 여자친구..집.. "
여자친구 집, 딱 그 말을 듣자마자 경수의 엄마는 미쳤다며 경수의 팔뚝을 찰싹찰싹 때렸다.
" 왜 이래? 혹시... "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가리는 경수의 엄마는 분명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 그런거 아니야. 다른 친구들도 있었고 어머님도 다 계셨어 "
경수는 아린 팔뚝을 매만지며 말했다.
" 내가 민폐를 좀 끼쳤는데 ... "
" 사과는 드렸지? "
" 죄송하다고 했긴 했는데 ... "
자꾸 질질 말을 끄는 경수에 답답해하며 왼쪽 가슴을 통통 내리치는 엄마
" 조만간 선물 들고 찾아봬야 할 것 같아 "
" 엄마 나이대에는 어떤 거 주로 좋아해? "
하며 묻는 경수의 눈이 반짝 빛났다.
경수의 엄마에겐 외박에 이어 또 난생 처음보는 모습이었다.
상견례 폭풍전야
*
하이 여러분 리히터예요!!
이번엔 좀 늦었져.. 그래도 분량이 좀 늘었ㅈ..쓰다보니 좀 늦었네요..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
근데 저번 14화는 조금 약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셔섴ㅋㅋㅋㅋ자기야 대란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흫 거기다 추천 수가 20이 넘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러분들!!!!!!!!!!!!!!!! 감사해요!!!!!!!!!!!!!!!!!!!!!!!!!!!!!
이야 언제 연재하다보니까 10화를 넘어서 15화까지!!! 앞으로 더 쭉쭉!!!!!!!!!!!! 여러분들의 사랑을 듬뿍받으며 진도에 고속도로를 깔고 달려나갈 도부자 약속드리며!!!!!!!!!!!!!!!!!! 사랑합니다!!!!!!!!!!!!!!!!!!!싸라해요!!!!!!!!!!!!!!!!!!!!!!!!!!!!!!!!
아 잠깐 스탑!!!!!!!!! 여기서 경수가 여주에게 제정신인데 냄새 때문에 안되겠다고 한 것의 정체는? 답은 이번 화 속에!!!!!!!!!!!!! ㅎㅅㅎ
우리 독자님들 다시 한 번 더 너무너무 사랑하고 진짜 제가 언제 다 보쌈해갈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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