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마치고 나왔다.
한 달 전부터 그렇게 너에게 고백하리라 굳게 먹었던 내 마음은 어느새 뜨거운 눈물로 내 얼굴을 적시고 있었다.
마지막인데, 너는 끝까지 따뜻하고 자상하더라.
하나 둘, 이젠 텅 비어가는 강당에 우리는 없다.
차가운 마룻바닥이 나만큼 처량할까. 운동장에 바싹 말라버린 나무가 나만큼 불쌍할까.
말이라도 해볼걸, 깊게 들어마시고 내쉰 입김이 구름 따라 올라간다.
구름이 흘러간다. 너도 구름 따라 흘러갔나.
너는 구름같은 사람이었다.
당장 내 눈앞에 있어도, 보고 싶고 그립고. 아픈 사람이었다.
당장 네 속을 알 듯 보일 듯하다가도, 너는 없었다.
좋은 사람이었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니가 보고싶다.
니가 옳은 사람이었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매일매일 내 마음은 너를 따라다녔는데
그 시간을 내 눈은 네 발자국을 걷고 있었는데
그것 하나 몰랐구나.
지금 나를 본다면 내 눈물을 닦아주었으려나. 모른 체 지나갔으려나.
모르겠다. 보고 싶다.
너를 쫓아 길을 찾으려 해도
이제는 자국조차 남겨주지 않을 너이기에
아주 깊은 곳으로 흘러가버린 너이기에.
깊은 곳으로.
졸업식을 마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