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은 한꺼번에 듣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빈궁이 어찌..!"
어리둥절한 한빈과 임금을 보며 그저 미소지어보이곤 다시 말을 이었다.
"오늘 하례연은 저하 말씀대로 열지 않을 생각이옵니다. 어찌 제 탄일로 국고를 낭비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것은 저도 원치않는 바이옵니다."
"......아, 아니.. 빈궁, 본가에 갔다고 들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걱정을 끼쳐드려 그저 송구스러울 뿐이옵니다."
"본가에는 왜 간 것이며, 어젯밤에 다투었다는 것은 또 무엇이더냐."
"저하께서 말하신 그대로입니다, 아바마마. 제가 본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아 저하께서 저를 보내시었고, 어젯밤엔 제가 가지않겠다고 투정을 부리니 그것에 화가 나신 바람에 약간 다투었을 뿐이옵니다.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는 일입니다."
"이 말이, 사실이냐 세자."
한빈에게 사실인지 확인하는 것에 한빈은 날 한번 보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만 물러가도 된다는 말에 다시 인사를 드리고 한빈과 같이 강녕전 방에서 나왔다. 나오자마자 외진 곳으로 내 손목을 잡고 데려간다.
"... 어찌 된 것입니까."
"무엇이 말입니까."
"말도 없이 본가로 향하더니, 말도 없이 이렇게 찾아오는 것이 어디있습니까."
"... 아직 강녕전 안이옵니다. 나가서 얘기를...!"
"아니요, 여기서. 이 자리에서 할 것입니다."
"..... 저하."
내 어깨를 꽉 잡은 그는 미세하게 떨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을 바라보니 밤을 지새기라도 한 것인지, 빨갛게 충혈되어있었다.
"...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원에서 나로 돌아오고 이 아침이 밝을 때 까지, 지금 문호를 올릴 때 까지. 내 앞에 서 있는 그대를 볼 때까지!!!"
"..... 미치는 줄 알았단 말입니다."
그 말을 끝내자마자 내 어깨에 올리던 손이 스르륵 내려왔다. 힘이 다 풀린 초점 없는 눈으로 날 바라보며 그는 힘겨운듯 말을 이었다.
"..... 이만 들어가 쉴 것입니다. ... 제 처소에, 들지 마세요."
"저하,"
"..... 놓으세요."
그냥 가버리려는 그를 내가 먼저 붙잡아세웠다. 그의 옷깃을 잡는 내 손을 힘없이 뿌리치는 것에 덩달아 내 마음까지 미어지기 시작한다. 자꾸 어젯밤의 원이 해주었던 얘기들이 생각나서, 그에게 너무나 미안해서. 안그래도 멍든 가슴이 이젠 터질 것만 같이 아파왔다.
"........ 제가.. 제가 미안해서 그럽니다."
"..... 제가..... 제가 다 잘못한 것만 같아서..."
"......... 저는 저대로, .. 미쳐버릴 것 같단 말입니다."
그 말을 끝내자마자 돌아선 그는 그대로 내 목을 감고 진하게 입을 맞춰왔다. 마냥 부드러웠던 원과는 달리, 지금 한빈은 숨이 막힐 정도로 급해보였다. 점점 벅차는 숨에 어깨를 치니, 곧 입을 떼곤 날 자기 품 안에 넣었다.
"..... 내가 미안합니다. 내가, 내가 더. 미안합니다."
".......저하.."
"내가 얼마나 미안했는지 아십니까. ... 그렇게 소리치면 안되었던 것을.."
날 꼭 안은 그를 나 또한 꼭 안으며 그의 등을 토닥였다.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며.
"... 괜찮습니다, 다 괜찮습니다."
"......."
"...... 제가 더 미안할 뿐입니다, 저하께."
그대의 아픔까지 헤아리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 제가 더... 미안할 뿐입니다."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정말 괜찮겠습니까."
"예, 정말 괜찮습니다. 굳이 어젯일이 아니더라도 하례연을 열지 않았을 것입니다."
"... 그럼 오늘 무얼 하실 것입니까?"
"음..... 글쎄요?"
그렇게 빨갛던 눈은 어디로 가고 어느새 초롱초롱 해져선 날 바라보는 한빈이다. 가까이 다가오는 것에 점점 뒤로 물러나니 내 손을 턱, 하니 잡는다.
"... 저자에 가시지 않겠습니까?"
"...... 저잣거리에요?"
그의 한마디에 결국엔 이렇게 저자까지 나와버렸다. 그 누구도 달고 오지 않은 채로 단 둘만. 어쩌려고 이렇게 나온건지는 모르겠다만, 그저 둘이 시끌벅적한 저자를 거닐 뿐이다. 매번 원과 잡던 손이여서 그런지 분명 같은 사람인데도 왠지 한빈은 어색했다. 자꾸 스치는 손등에 손을 숨기려하자 곧바로 내 손을 꼭 잡는 한빈이다.
"빈궁 손은 처음 잡아보는 듯 한데."
"....."
"... 손이 왜이리 차갑습니까."
"..... 원래, ... 손발이 찬 편입니다."
"그대 처소에 불을 더 피우라 명하겠습니다. 이리 차서야..."
"아, 아닙니다! 곧 여름이라 그러시지 않아도..!!"
역시나 뒷말은 듣지 않은 채로, 어딘가를 쏙 들어가버린다. 나도 손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오니 어두컴컴한 것이 금방 뭐라도 나올 듯 싶다.
"... 여기는 어디.."
"여기가 아직까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여기가 어디길래..!"
"... 극 보시러 온거요?"
갑자기 모르는 남정네가 나와선 뜬금없이 극 보러 왔냐는 물음에 한빈은 기다렸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엽전 몇 푼을 건네었다. ..... 여기서 지금... 극을 보겠다고?
"보세요, 재밌을겁니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어두컴컴했던 가운데가 뚫려있는 벽에서 갑자기 슉, 하고 인형들이 나왔다. 앞에 놓인 촛불은 그 인형들을 돋보여주고 있어서 더 극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극이라 그런지 마냥 즐겁게 보고 있는데 날 보는 시선에 고개를 돌리자 한빈이 미소지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 왜.. 그러십니까?"
"..... 그냥 보는 것입니다. 집중하고 있는게,"
".......?"
"...어... 그냥.."
"...... 집중하고 있는게 무엇말입니까,"
한참을 우물쭈물대며 뜸들이더니 머쓱한 표정으로 흘리는듯 답하는 그다.
"... 예뻐서요."
그 말에 피식 하고 웃으니 여전히 머쓱한듯 고개를 돌려버린다. 어두워서 보이진 않지만, 분명 지금쯤 귀가 빨개졌겠다 싶다는 생각에 또 웃음이 터졌다. 돌렸던 고개를 다시 돌려 극을 보다 흘끔 날 보더니 애써 헛기침을 한다.
"거, 거참. 극 보는데.. 방해되지 않습니까."
"저하 때문에 웃은 것 아닙니다? 저 극 보고 웃은거지."
그렇게 웃다보니 어느새 극이 끝나버렸다. 그곳을 나서자마자 다시 내 손을 잡던 그는 장신구가게가 있는 쪽으로 날 데려갔다.
"골라보세요. 아무거나."
"전 괜찮습..!"
"어허, 얼른 골라보시라니까요."
턱 끝으로 골라보라며 가리키는 것에 어쩔 수 없이 놓여져있는 장신구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나 이런거 보는 안목 진짜 없는데. 그냥 아무거나 가리키니 고개를 젓는다. 그럼 이거. 또 가리키니 도리도리. 이거는? 또 도리도리.
"저 못고르겠습니다!!!"
"아니 여인이 되어서 어찌 이런 걸 보는 안목도 없단 말이오, 부인은."
"여인이 아닌가보죠."
".... 지금 농이라고 한거죠?"
"... 아 뭐, 정 그러시면 직접 골라주시던가요. 저는 못고르겠으니."
못고르겠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서니 고개를 젓던 그가 나 대신 장신구를 골랐다. 얼마 걸리지 않아 곧바로 계산까지 해버리더니 내 손바닥 위로 반지 하나를 놓는다.
"... 그게 그나마 제일 나은 것 같아서 골라봤습니다."
그의 말과 함께 손 위에 올려진 반지를 보니 은은하게 분홍빛이 도는 것이 전에 원이 내게 주었던 반지와 매우 비슷해보였다. 같은 사람이라 그런건지는 몰라도, 취향하나는 비슷한가보네.
"안끼실겁니까?"
"... 아, 지금 막 껴보려던 참입니다."
성격도 급하기는. 왼쪽 네번째 손가락에 고이 끼자마자 내 손을 가져다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한다.
"반지를 하니 그나마 빈궁 손이 예뻐보이는듯 합니다."
"... 예?!"
찡그리는 날 보며 실소를 터뜨리던 한빈이 고개를 저으며 내 뒤로 오더니 그대로 뒤에서 날 안으며 입을 떼었다.
"... 뭘하던, 빈궁보다 눈에 띄진 않는 듯 합니다."
말을 마친 그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 내 볼에 입맞추곤 웃어보이다 자기 먼저 앞으로 걸어가버린다. 내 앞에서 걷는 그의 귀가 조금은 붉어져있는 듯 했다.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저하!!!"
"빈궁마마!!!"
궐에 들어오자마자 세자부부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인지 김내관과 조상궁 모두 다급하게 그들 곁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흘러도 오시지않아 걱정했습니다. 조금만 더 있다 정말 찾으러 나가려했습니다."
"주책도 진짜. 내가 어린애인가? 걱정도 많네, 조상궁은."
"어지럽거나 힘들지는 않으셨사옵니까. 중간에 혹,"
"... 그런 일 없었으니 걱정말게. 아직 아침이지 않은가."
조상궁은 조상궁대로, 김내관은 김내관대로 하나하나 묻기 시작했다. 한빈은 진환의 말이 귀찮았는지 피곤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인다.
"이만 처소로 드시지요,"
"... 그래. .. 아 맞다, 저하!"
빈궁의 말에 자신의 처소로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한빈이 돌아서자 다급한듯 빈궁이 한빈에게 다가왔다.
"제가 어젯밤에 저하 처소에서 서책을 놔두고 갔습니다. 가져다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아, 그...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말입니까."
"... 예, 그 책."
"그럼 그 책은 제가 빈궁 나인에게 전해주도록 할터이니, 걱정말고 피곤한 몸부터 가서 뉘고 계세요."
"예, 그러겠습니다."
한빈이 먼저 뒤돌아 자신의 처소로 향하는걸 보곤 빈궁이 서있던 화원에게 손짓했다.
"저하를 따라 서책을 받아오거라. 조심히, 조심히 들고와야한다."
"예, 마마."
화원은 빈궁의 말을 따라 한빈의 나인들과 함께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빈궁은 그저 곧 가져올 서책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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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따라가면 안되는데 화원이! 그나저나 드디어 한빈이와 키스신이 나왔죠!!! (하. 좋다좋아.) 급하게 타다다닥 쓰느라 어땠을랑가 모르겠네요 흙. 어찌되었던! 못보았던 이틀동안 우리 독자님들 안녕하셨나요?! 보고싶어서 전 죽는 줄 알았답니다 (진짜로) 저 똥컴을 어떻게 써볼까 했으나, 역시나 꺼지더군요! ^^ 사실 오늘 떨리는 마음으로 (돈,돈,돈.) 수리점에 다녀왔는데요, 제 노트북 상태를 보시던 수리아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메인보드가 나가서 그래요, 이것만 갈면 되는데..." "... 얼마나.. 들어요?" (주네말처럼 긴장 뽝! 들어갔어요 이 때) "가격이 조금 나가요. 25만원에서 40만원?" '25만원에서 40만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탈) 네, 과감히 수리 때려치웠습니다! ^^ 그 돈으로 고치느니 차라리 새로 장만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ㅋㅋㅋ 나 참.. 아직도 충격이 가시질 않아... 독자님들과의 약속은 약속인 만큼! 놑북을 빌려서라도 쓰리라. 하며 이렇게 냉큼 빌려서 쓰고 있답니다. 두 편 쭉쭉 쓰는게 은근 쉽진 않더라구요. (망할입방정) 그래도 우리 독자님들이 좋으시다면! 행복하시다면!! 즐거우시다면!!! 저는 좋아여 흐흐. 오늘 더보기는 아예 길게 쓸 작정하고 썼기에! 양심리스...ㅋㅋㅋ 오늘도 조별내 봐주신, 기다려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너무 감사드리구요!♡ (덤으로 제 사랑 200% 충전해서 요렇게 바칩니다) 16편에서 다시 만나요! ㅠㅠㅠㅠㅠㅠ 초록글이라니 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 이 마음 어케 표현해야하는거야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 암호닉! (암호닉은 항상 받고있어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초록프글 님 ♡ 뀰지난 님 ♡ 달빛 님 ♡ 몰랑이님 ♡ 별 님 ♡ 초코 님 ♡ 김밥빈 님 ♡ 부릉부릉 님 ♡ 설렘 님 ♡ 으앜 님 ♡ 022 님 ♡ 0618 님 ♡ 설렁 님 ♡ 자몽에이드 님 ♡ 구사이다 님 ♡ beeeye 님 ♡ 올라프 님 ♡ 마그마 님 ♡ 한빈이이겨라 님 ♡ 괴물 님 ♡ 꾸주네 님 ♡ 뿌요를 개로피자 님 ♡ 핫초코 님 ♡ 5959 님 ♡ 징징이 님 ♡ 박하사탕 님 ♡ 뽀로로 님 ♡ 부끄럼 님 ♡ 들레 님 ♡ 까까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