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실로 조심히 들어서자 반기는건 양사장님 이였다. 한때는 정말 증오할 정도로 싫어했었는데..흐르지 않았던 1월, 모습을 감춘 아이콘, 바닥난 떡밥. 모든 팬들이 시름시름 앓아갈무렵 양싸가 야심차게 내밀었던 아이콘의 모습에 우리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돈을 가져다 바쳤을 뿐이였다.
아마 이 전등 하나쯤은 내돈으로 산거겠지. YG특유의 누리끼리한 오줌조명이 사장실을 가득 채웠다.
" 코니양. 쩝. island def jam에서 캐스팅 제의가 왔다는걸 뒤늦게 알았는데 남아줘서 고마워요. 쩝쩝. "
" 아,아니에요. 저는 YG가 더 저한테 잘맞는것 같아요. "
잔뜩 긴장하고 왔던것과는 다르게 양싸는 고맙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 한빈이랑 연애를 하고 있다고. 쩝. 얘기를 들었어요. 쩝 "
***
나는 한숨을 내뱉으며 사장실 밖으로 나왔다. 열애사실을 다 알고 있었다. 하긴, 멤버들이 알고 댄서 언니,오빠들이 다 아는데 사장님이라고 모를리가.
양사장님은 조심스레 나에게 3가지 부탁을 해왔다.
YG 연습생으로 합류해줄것, 아이콘 신곡 뮤비에 출연해줄것, 한빈이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연애는 당분간 고려해줄것.
한빈이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일단은 조금 뒤에 생각하기로 했다.
우선 내 생각이 정리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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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가 이게뭐람. 사장님의 부탁으로 출연하게된 뮤비의 컨셉과 콘티 설명을 들었는데, 뮤비의 전반적인 내용은 낮에는 지적인 선생님 저녁에는 클럽섹시녀 라는 다소 진부한 내용의 컨셉이였다. 그래서 아이콘을 홀리는ㅋㅋㅋㅋㅋ
준회는 콘티를 보며 큭큭거리며 웃었다. 그래 귀신에 홀리면 홀렸지, 나한테 홀리려니까 너도 웃기겠지.
" 그렇죠? "
" 누나, 진짜 얘 야한옷 입어요? "
" 왜 대답 안해주는거에요 "
한빈이가 애꿎은 코디언니를 들들 볶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못해 코디언니가 고개를 끄덕이자 한빈이가 고개를 푹숙이며 한숨을 쉰다. 귀여운것.
곧이어 의상을 받은 내가 한빈이보다 백배는 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댄서의 특성상 노출이 많은옷을 입어보긴 했지만, 이런걸 입고 연기를 한다니 손이 오그라 들어서 없어질 지경이였다.
나는 일단 지적인 선생님 코스프레를한 하얀색 샤랄라 옷을 입었다.
" 와 옷이 날개네요? "
" 옷이 코니빨이지. "
" 본인입으로 그런말 하는거 부끄럽지도 않아요? "
내 인생에 있어서 부끄러움 따위 잊은지 오래야. 너네 앞에서 추한꼴을 얼마나 많이 보였는데. 그걸 일일히 세라고 하면 밤을 샐지도 모른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했고, 남고생역의 준회와 동혁이 그리고 찬우의 표정연기를 따기 시작했다.
" full cut 딸게요. 소리는 안나오니까, 아무말이나 하셔도 좋아요. 대신 자연스럽게 "
감독님의 말에 나는 하얀분필을 잡고 칠판에 아무거나 휘갈겨 쓰며 아무말이나 하기 시작했다. 예를들면 아, 배고프다. 이런거?
덕분에 촬영장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나는 괜히 머쓱해서 어설프게 웃었다.
첫번째 컷 촬영을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마치고 모니터링을 했다. 감독님의 칭찬에 기분이 상당히 좋은 상태였다. 뒤에서 누가 톡톡친다. 뒤를 채 돌아보기도 전에 원피스 위에 걸친 커다란 후드집업의 모자에 까만 비닐봉지를 넣고는 뒷모습을 보이며 유유히 걸어간다.
" 김한빈 진짜.. "
" 와, 나 이거 먹어도 되요? "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찬우가 신나서는 맘에드는 과자를 빼들었다. 봉지가득 과자를 사온 한빈이. 배고프다는 장난스런 말에 바로 달려가서 사온 모양이였다. 잔뜩 감동받아서 이리저리 과자를 살펴보는데 찬우가 다시 과자를 봉지안에 집어넣으며 울쌍을 지어보인다. 왜? 안먹어?
" 네.. 먹을 수가 없네요. "
찬우가 축처진 어깨로 터덜터덜 걸어간다. 다이어트 하나? 찬우의 뒷모습을 한번 쳐다보고 고개를 돌렸는데 한빈이와 눈이 마주쳤다. 잔뜩 눈에 힘을주고 찬우를 쳐다보던 매서운 눈빛이 나와 마주치자 눈웃음을 살살 지으며 씩 웃는다.
찬우야 누나가 꼭 맛있는거 사줄게...ㅎㅎ
낮촬영이 끝나고, 날이 어두워졌다. 본격 나는 청순청순한 선생님에서 클럽여자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진한 메이크업과 검은색의 긴생머리. 붉은 입술. 나름 잘어울리는 빨간 립스틱에 음빠음빠를 몇번 하고는 짧은 미니드레스로 갈아입었다. 아래만 짧은줄 알았는데 위에도 가슴골이 훤하게 보이는 옷이였다.
" 헐 대박 "
윤형이가 나한테 말을 걸려오다가 날보고는 그대로 뒤로 돌아서 가버렸다. 그리고 저멀리 한빈이한테 주저리주저리 거리는거 같은데 뭔가 좀 머쓱했다. 한빈이한테 이런 모습을 보이는것도 그렇고..
한빈이가 뒤를 돌아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뜨며 깜짝놀랐다. 괜히 눈을 허공으로 피하자 한빈이역시 눈을 하늘위로 바짝 올려 날 피했다.
" 이거 입어요. "
" 어.. 어 고마워 동혁아 "
동혁이가 내팔에 두툼한 롱패딩을 끼워주었다. 그리고 코디누나가 악세서리 받으러 오래요. 동혁이의 말에 대답대신 살짝 웃어주고는 대기실로 향했다.
이제 말해야 되는데, 한빈이 한테.
악세서리를 받아서 돌아가는 와중에 고심끝에 한빈이를 불러내었다. 조금 굳은표정으로 첫 운을 떼자 한빈이는 말을 돌렸다.
마치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다알고 있는것처럼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으로. 결국 말을 끝맺지 못했다. 끝까지 말을 돌리는 한빈이의 모습을 끝까지 보기가 힘들었다.
***
옷무게보다 더나가는 목걸이와 반지, 그리고 귀걸이.
덕분에 귀는 축늘어져 찢어질듯 아팠고 반지는 손가락을 꽉조여 피가 역류할 지경이였다.
반지가 뭐이렇게 작나 몰라.
" 레디, 액션. "
교복을 입고 클럽앞을 서성거리던 준회와 동혁이 그리고 찬우 앞을 슥 지나쳐 지나가는 씬이였다. 한껏 도도한 발걸음으로 지나쳐갔고, 셋은 입을 다물지못하는 소머즈급 연기를 펼쳤다. 찬우가 초코콘을 땅바닥에 툭떨어뜨리는것 까지.
컷소리가 나자 다들 빵터져서는 웃었다.
" 아이스크림은 왜떨궈 "
" 애드립이죠 "
한참을 웃다가 실내촬영차 클럽안으로, 아니 클럽의 모양새를 한 세트장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촬영하는 멤버는 윤형이랑 지원이였다. 역시나 내가 머리를 촥 넘기면 두명이 홀려서는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컷이였다. 음악에 맞춰서 윤형이가 나한테 말을 걸면 지원이는 내손목을 잡아 자신에게 끌어당기며 여유롭게 웃었다. 윤형이와 접전, 실갱이 끝에 지원이가 날 벽에 밀쳐서 손끝으로 내턱을 살짝 올려 눈을 마주치면,
나는 그 손을 피해서 차도녀처럼 클럽밖으로 걸어나갔다.
" 인기 많아진 기분이야 "
" 너인기많아 "
" 무슨 근거야? "
" 다른 연습생들도 다 너얘기하고, 나한테 소개시켜 달라고 한사람도 두세명? "
헐. 누구야?! 내가 물으니까 안알려준단다. 한빈이로는 만족을 못하는거냐며 장난치는 바람에 결국 더이상은 물어보지 않았다.
아까부터 왠지모르게 날피해다니던 한빈이와는 촬영을 해야하는터라 겨우 마주칠 수 있었다. 나에겐 마지막 촬영만이 남아 있었다. 물론 애들은 안무씬도 찍고 개인파트도 찍으려면, 밤을 새야겠지만.
마지막 촬영은 집으로 돌아가는나를 꼬시는...ㅋㅋㅋ 역할을 전담한 진환이와 한빈이의 촬영이였다. 내가 길을 걸으면 둘은 스웩을 장착하고 껄렁껄렁 걸어오다가 내 어깨에 손올리고 둘이서 막 별지랄을 다 떠는 그런 장면.
쉬는시간 다시한번 한빈에게 말을 전하려 입을떼자 이번에는 표정을 살짝 굳히며 입술을 문다. 입술 깨물지마. 손으로 물려있는 입술을 빼주었다. 한빈이의 표정이 축처져 마음이 아릿했다.
이번에도 말하는건 글러먹었다. 나는 촬영내내 말할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덕분에 촬영에도 집중을 못하는것 같았다.
문제는 이제 큰산들을 넘어 촬영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 배가 살살 아파왔다. 중간 모니터링을 하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다리는 화장실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폭풍이 몸속에서 몰아치는게 이런 기분일까. 나는 아려오는 배를 붙잡고 세트장 구석 후미진곳의 여자화장실을 찾았다.
" 아, 살것같다. "
모든것을 놓아버린 이시간. 나는 물을내렸다. 옷을 모두입고 이제 나가려는데 화장지가 말려있는 통에 립밤을 떨어뜨렸다. 잠시 통위에 올려둔게 화근이였다. 저거 윤형이가 사준건데..
나는 결국 화장지통에 (쓰레기통아님)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손끝을 갈고리처럼 깨작깨작 스치다가 겨우 잡아내었다. 문제는,
" 헐. 안빠져. "
시발. 망했다. 내손을 죄여오던 딱딱하고 무거운 반지와 손가락이 통안에 끼어서 빠질생각을 안했다. 더군다나 화장지통이 조금 높아 까치발까지 서고 손을 뻗었다. 그러니 지금 내상황은 까치발로 대롱대롱 손가락을 끼인채 걸려있었다.
***
" 코니씨는 어디간거야? "
" 아까 급하게 나갔는데.. "
" 찾아보고 오겠습니다. "
촬영을 들어가야 하는데 정작 여주인공이 없었다. 감독님이 시계를 보며 답답한듯 말하자 눈치를 보던 멤버들이 하나둘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쉬는 타임이라 대기를 하고있던 멤버들 모두.
지원과 찬우, 그리고 동혁이 촬영장 야외로나갔고 준회와 진환 그리고 윤형과 한빈이 나눠져서 촬영장 세트안을 찾기로 했다.
" 아까 급하게 어딜간거지? "
" 옷도 그렇게 얇은옷 걸치고, 김코니 진짜. "
한빈의 표정은 거의 울먹이듯 했다. 지금 밖은 깜깜한 밤이였고 사라진지 한시간이 넘었는데 보일생각은 안하고, 휴대폰은 놓고갔고 어디갔는지 말도 안하고 사라졌으니 한빈의 머릿속에는 그저 코니에게 나쁜일이 생겼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했다.
이름을 부르며 돌아다닌지 40분째 여전히 답이없었다. 결국 촬영스탭들까지 모두 나서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당연, 촬영은 중단된 채로 머물렀다.
" 형, 누나 갈만한곳 없어요? "
" 지금 여기 촬영장에서 사옥이나 누나집까지 거리가 몇인데.. 그리고 여기 처음와본다고 했었어. "
동혁의 질문에 지원이 정신없이 답했다. 찬우까지 셋은 추운것도 잊은채 얇은 촬영의상 그대로 밖을 헤집었다. 촬영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뜬끔없는 등장에 카메라를 들이밀며 입구를 막았고, 지원의 선두로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 지금 뭐 찾아요? "
" 네? 아니에요. "
" 혹시 걔 찾아요? 직캠. "
지원이 여자의 앞에 멈춰섰다. 굳어있는 지원의 표정에 여자가 살짝 바람빠지듯 웃었다. 죽치고 기다리던 팬들중 한명이였다. 이 여자가 말하는 인물은 지원이 찾는 코니가 맞았다. 지원은 이미 멀리 가버린 찬우와 동혁을 한번 쳐다보고는 여전히 표정을 굳힌채로 여자를 쳐다봤다.
"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 제가 알 수 있을까요? "
" 진짜 맞네. 아 진짜썅년. "
뭐?
여자의 말에 지원이 눈썹을 휘며 말했다. 여자는 여전히 어이없다는듯 입꼬리를 올렸다. 지원의 꽉 쥐어진 주먹이 떨렸다.
" 걔는 왜계속 껄떡거려요? 여우같은년이 진짜. 한빈이 꼬셨다는거 맞아요? YG들어갈때부터 고까웠는데. 걸레년. "
마지막까지 비웃는듯한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원이 커다란 손을 머리위로 들었다. 여자는 겁도 안난다는듯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 지금 어딨어. "
멱살을 잡으려던 지원의 손이 순간적으로 멈춘건 뒤에서 들려온 한빈의 목소리 때문이였다. 잔뜩 화가나보이지만 한빈은 꾹꾹 눌러담고 있었다. 갑작스런 한빈의 등장에 여자도 당황하는듯 보였다.
" 한빈아.. "
" 어딨는지 말해. "
담담한듯 무거운 목소리에 여자는 그제서야 겁을 먹은듯 얼버무리기 시작했다. 한빈이 끓어오르는 화를 내뱉듯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 마지막으로 말해, 어디..있어. "
" 몰라요.. 진짜 몰라. "
여자는 억울한듯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에 한빈이 지원과 눈을 마주쳤다. 한빈은 여자에게 잠시 이곳에 있으라 타일렀다.
***
변기뚜껑위에 쪼그려 앉아서 손가락이 끼인채로 있기를 한시간. 밖에서 인기척이 들릴때마다 소리쳐봤지만, 인기척은 금방 사라졌다. 지금 핸드폰도 없는데 큰일이다.
이걸 부실까.
나때문에 중단된 촬영. 그리고 나를 찾아 돌아다닐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
" 코니누나..! "
" 김코니!! "
준회와 진환이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나는 다시 변기뚜껑위에 벌떡서서 소리쳤다.
" 진환아!! 준회야! "
나여기있어ㅠㅠ 제발 이쪽으로 와줘.. 내간절한 바램이 통했던걸까. 발걸음 소리가 빠르게 다가왔다. 끼익하며 문소리가 들렸고 정말 가까운곳에서.
" 코니야 너 여기있어? "
그토록 보고싶었던 진환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 살려줘. 진환아. "
내말에 진환이가 저벅저벅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굳게 닫혀있는 문을 흔들었다. 이것좀 열어봐.
진환이의 말에 문으로 손을 뻗었지만 닿을거리가 아니였다, 더군다나 손에 통증이 너무심했다.
" 나 손가락이 화장지 넣는통에 끼어버렸어. "
내말에 진환이가 내가있는 화장실칸의 옆칸 변기에 올라가 문을 넘어서 나를 내려다 보았다.
발 뻗어봐 발. 진환이가 내 손을 잡아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주고 나는 발을 뻗어서 잠금고리를 힘겹게 풀어내었다.
" 잘했어. 근데 코니야.. "
문을 열고 들어온 진환이가 살짝 귀를 붉히며 패딩 지퍼를 목까지 끌어올려준다. 고마워, 내말에 얼굴까지 새빨게진 진환이였다. 본격적으로 끼여있는 내손을 끙끙대며 손을 잡고 빼주는데 생각만큼 잘 빠지질 않는다.
일단, 내가 애들 더 불러올게. 조금만 기다릴 수 있지? 진환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진환이는 나한테 핫팩을 꺼내 쥐어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 아 쪽팔려. "
이제 더이상 당할 쪽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꼴로 애들을 마주하게 되다니, 그것도 단체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애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바깥을 돌아다녔는지 손이 찬 한빈이가 내손을 빼주려 노력했다. 아프지 않게 살살 공들이는데, 쉽게 빠지지 않는 손.
점점 애가 탔다. 119라도 불러야 하나.
그때 스탭분중에 한분이 망치를.. 가져왔다.
" 아아악..! 잠시만요! "
저,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스탭분은 내손에 망치를 조준했다. 잘못해서 손을 맞는 순간 나는 고통으로 이세상을 뜨게될것이다. 멤버들 마저도 차마 그 참혹한 광경을 보지않으려 뒤돌거나 눈을 살짝가렸다.
하나,둘,셋.
나는 눈을 꼭 감았고, 플라스틱이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내손은 자유를 되찾았다. 저릿저릿 손이 저려왔다. 반지를 낀 손은 피가 통하지않아 파란빛까지 띄고 있었다.
" 이거 내가준 립밤아니에요? "
데구르르, 윤형이가 립밤을 주워들었다. 그게 구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ㅎ
내말에 윤형이는 살짝 감동받은 눈치였다.
이걸 구하려고...
나는 촬영장으로 돌아가 몇번을 거듭 미안하다고 했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행스럽게도 감독님이 너그러히 이해해주셨다. 그리고 안다쳐서 다행이라는 말까지. 힘들더라도 덕분에 씩씩하게 열심히 촬영을 마쳤다. 세트촬영은 금방 끝났고 단체로 이동을 하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어둑한 새벽, 새벽의 공기는 코끝이 아릴만큼 차가웠다. 패딩에 얼굴을 파묻었다.
" 진짜 너무한거 아니에요? "
패딩을 더 여미며 문밖으로 나왔는데, 마주한건 두세명의 팬들이였다. 추울텐데 새벽내내 기다린건가. 평소 증오하던 사생팬이였지만 바들바들 떨고있는 그들을 막상보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팬들은 나와 한빈이 앞을 막아서고, 따지듯 물었다.
" 아까 오해할때는 언제고, 미안하다는 말 하나 없어요? 팬들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직캠은 직캠으로 끝났어야 했고, 팬이였으면 팬으로 끝나는게 맞는거에요. 그게 다른 팬들한테도 예의인거고. "
" 죄송합니다. "
눈물까지 떨구는 팬에 나는 그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더불어 얼른 한빈이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역시도. 사장님이 말한대로 한빈이는 한빈이의 자리가 있었다. 적어도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걸었을때에는 그들을 바라봐주는 팬들을 위한 암묵적인 예의가 있었다.
나도 한사람의 팬이기에 그것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 진짜 제가 아는게 맞아요? 사귀는거? "
" 아니에요. "
팬이 한빈이를 쳐다보며 묻자 내가 대신 선수를 쳐서 단호하게 딱잘라 대답했다. 머뭇거리던 한빈이가 내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자리에 서서 지켜보던 멤버들의 고개들은 일제히 땅을 향해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한빈이만이 나를 쳐다보았다.
" 진짜 맞아요? 네? 한빈아 맞아? "
" 네.. "
머뭇거리던 한빈이는 멤버들처럼 결국엔 본인의 운동화에 시선을 내리깔고 대답했다. 여자들은 다시 웃음을 띄며 밝게 인사를 하고는 가버렸다. 그리고 한빈이 역시 차속으로 앞장서서 빠르게 가버렸다.
" 너.. 일부로 그런거 아니지? "
" 아니. 원래 끝냈어야 하는게 맞았어. "
좋아하는건 진심.
헤어지려는것 역시, 진심.
특별한 고백도 없이 시작됐던, 짧은 시간은 내 인생에 있어서 제일 행복한 연애였다. 그리고 한빈이는 그만큼 내게 소중한 사람이였다. 얼떨결에 시작된 마음은 속절없이 흐르다가 끝마저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렸다.
마치 소나기가 스쳐가듯 아주 잠시.
소나기가 그치고 맑은하늘에도 젖어있는 땅은 여전했다. 땅에 물기가 사라질때까지, 내마음도 쉽게 정리가 될것 같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워질것이라 나자신을 위로했다.
한빈이는 한빈이의 자리로, 나는 나의 자리로.
***
2주일전
" 부탁 겸 제안이 세가지 정도 있어요. 쩝. YG걸그룹 라인업에 한명자리가 비어있어요. 코니양을 영입하고 싶은데 한번 생각해주길 바래요. 충분히 실력있으니까요. 그리고, 뮤비 촬영에 참여해주면 고마울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걸그룹으로 합류하게 되면 연애는 힘들겠죠? 한빈이를 위해서 그리고 코니양을 위해 현재는 조금 미뤄둬줬으면 좋겠어요. 쩝. "
" 저는 노래도, 랩도 실력이 없어요. 제 꿈은 가수가 아니라 유명한 댄서가 되는거거든요. 저보다 능력있고 끼있는 사람 정말 많아요. 뮤비는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한빈이와는.. 곧 정리해 보겠습니다. "
인스티즈 익명예잡 IKON 독방
뮤비 심장저격 6
8분전(2015.7.29 12:19) | 조회177 | 현재2 | 추천0
진심 섹시해.. 아 김지원 벽 밀치는거ㅠㅠㅠ 상남자..
와중에 찬우 아이스크림 떨구는거 핵귀닼ㅋㅋㅋㅋㅋ
사스가 아역배우출신 애드립ㅋㅋㅋㅋㅋ
저 여자분은 전생에 무슨 공을 세웠길래.. 진짜부럽다..
콘1
나도 찬우 아이크림 떨구는거에서 빵터졌다.
ㄴ 콘2
아이크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콘3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으로 봤다ㅋㅋㅋㅋㅋㅋ
콘4
여자분 계속 언급되던데
ㄴ 콘6
맞아. 와이지 연생이라는 말도 있어.
콘5
애들 연기하는거 다들 귀엽다ㅋㅋㅋㅋㅋㅋ
너네는 만약에 애들이랑 직캠분이 121
30분전(2015.8.12 12:19) | 조회438 | 현재6 | 추천0
사귄다면 어떨것 같아?
그냥 궁금해서 그런거야
콘1
난 개인적으로 계속엮이는거 싫다. 꽁기해
ㄴ 콘2
22222222
ㄴ 콘4
3333
ㄴ 콘5
44444어찌됐던 애들 팬이니까
콘3
쿠크는 깨져도 탈덕은없다.
ㄴ 콘6
한빈이가 티를낸것도 아니고 사랑꾼도 아니고 연애 할수도 있는거지. 그 직캠분도 인연이라면 인연
뿌라보콘 |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바쁜 한주를 보냈던 터라 찾아올 겨를이 없었네요. 답글도 못달아드렸는데 그점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은 한번 다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불금이니까요!
사생짓 하고 나쁜말 섞어서 대놓고 욕해놓고 억울하다 사과 받아내는 아마 이 썰의 양싸를 버금가는 악한 캐릭터가 나온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하지만 팬들의 입장도 무시 할수없듯이 어쩌면 현실적인 문제를 판단한 양싸와 여주의 판단을 중심적으로 봐주세요!
그동안 현실감없이 시트콤 써놓고 갑자기 현실타령하는점 죄송합니다ㅋㅋ 그리고 또 한가지, 다음편 정도가 마지막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쉽지만ㅠ
그리고 또다른 작품 준비하고있으니까 곧 돌아올게요~ 다음은 코믹인듯 코믹아닌 조금 정상적인 썰로ㅋㅋㅋ 다음화는 이번주 내로 써보겠습니다!
읽어주신분들, 댓글, 추천, 신알신, 암호닉 여러분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 마이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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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팡이♥ 지원이팬티♥ 구준회♥ 꿀벌♥ 0618♥ 동동이워더♥ 토토♥ 스윗펌킨♥ 까까♥ 김밥빈♥ 나는야피카츄♥ 백허그♥ 준회♥ 구주네♥ 김빱♥ 지원짱♥ 브릴리언트♥ 룰루울루♥ 솜솟♥ 하얀토끼♥ 햄찌♥ 맘빈♥ 아카♥ 힐링이♥ 베라맛♥ 뽀로로♥ 주네야♥ 룰레룰레룰♥ 별별별♥ 기먐빈♥ 됴자♥ 파랑짹짹이♥ 니베아체리♥ 계란말이♥ 단로디♥ 김지난♥ 니.저.나.보.농♥ 말님♥ 한빈아사랑해♥ 라인♥ 나니난힛♥ 김동동♥ 꾸꾹이♥ 들레♥ 무지개떡♥ 피카츄♥뿌요♥ 모찌♥ 아쿠아리움♥ 타코♥ 퍼플♥ 프링글스♥ 개로피자♥ 뭉이♥ 유투브♥ 볶음밥♥ 뿌요를개로피자♥ 레드♥ 숨소리♥ 근영♥ 마이쭈♥ 콘이♥ 네네♥ 실버라이트♡♥ 핑구♥ 문화상품권♥ 초코센♥ 마그마♥ 몽백♥ 김진환오빠♥ 알콩♥ 바비아이♥ 하이♥ 효구♥ 레몬라임♥ 사스가한빈♥ 칭칭♥ 짐덩어리♥ 천상여자♥ 팬싸소취♥ 찹쌀♥ 설날♥ 022♥ 카페모카♥ 13★♥ 엘베관리자♥ 후니♥ 팥쥐♥ 햄이♥ 우유♥ 더럽♥ 구사이다♥ 하프하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