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주 - 사랑해(Acoustic Ver.)
일단 오늘 할 얘기를 하려면!
그 전에 해야 할 얘기가 있어.
시간은 두 달 전, 훈이 생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훈이 생일은 4월인데, 사실 뭘 해주어야하나 거의 한 달 전부터 고민을 하고 있었어!
솔직히 진짜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기념일은 그냥 그렇다고 해도, 매 년 생일은 뭔가 특별하게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나한테는 약간 그런 강박증 같은게 있거든ㅠ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귀찮게 하면서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녔는데도 끝끝내 답이 안나오더라고...
훈이 생일 되기 2주 전?? 까지도 결정을 못하고 있었어!
그래서 슬슬 마음을 졸여오는데 뭔가를 해주긴 해야하니까 내 온 두뇌를 풀 가동해서 방법을 찾고 있었어!
그러다가 딱!!! 생각난게 있지~
이건 내 습관이자, 취미이자, 꼭 필요한 필수품인데
그게 바로 다이어리임!
내가 건망증이 엄청 심하기도 하고, 매일매일은 아니더라도 특별한 일이 있었을 때나 기억해야할 일이 있을 때!
꼭 다이어리를 쓰는 습관이 있어
그리고 워낙 내가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이런거 그렇게 안생겨서 좋아하거든 ㅎㅎㅎㅎ
그래서 고등학교 입학했을 때 부터 다이어리를 썼어
그래서 그걸 줘야겠다! 마음을 딱 먹었는데, 그 다이어리에는 훈이랑 관련된 이야기만 있는게 아니란 말이야???
그래서 그 때부터 대대적인 내 5년동안의 아니구나, 7년동안의 기억을 파헤치고 새 다이어리에 오빠랑 관련된 이야기를 채워 나가는? 그런 작업을 시작했어
아마 나처럼 다이어리 열심히 쓰는 사람들은 알거야 근데...
이게 1년 동안의 기록이 모이면 생각보다 양이 엄청나게 방대하다??
물론 한 페이지씩 쓰는게 아니고 어떤 날은 한두줄로 끝날때도 있고, 안쓰는 날도 많고 하긴 하지만!
근데 그걸 무려 7년치를 하려니까 사실 엄청 막막하긴 했어.
그래도 으쌰으쌰 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오빠를 처음 만난 날 부터 차근차근 써 내려가기 시작했어
우리가 만났던 모든 날을 다쓰지는 못하고, 사소한 일이였어도 기억하고 싶은 일 위주로 썼어.
그렇게 2주 동안을 퇴근하고 와서 거의 매일 밤을 새다시피 해서 드디어! 완성을 했어ㅠㅠ
진짜 감격 스러웠다.
중간중간 사진도 붙이고, 또 다이어리 8년 경력으로 나름 예쁘게 꾸며서 다이어리 한 권을 새로 썼어!
솔직히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7년동안 훈이랑 있었던 일을 이렇게 쭉 보니까 생각보다 더 우리가 함께 한 일도 많고, 오랜 시간을 함께 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닫게 된 것 같아
어쨋든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드디어 훈이 생일날이 되었다고 한다!
선물을 준비하긴 했는데, 이제 또 어떻게 전해줘야 할까가 고민이 되기 시작하는거야.
생일 한 번 챙겨주기가 왜 이렇게 어렵니...ㅠㅠ
사실 올 해 생일에 왜 이렇게 집착을 했냐면, 우리가 올해를 넘기지 않고 결혼을 할 것 같았거든
결혼 하기 전, 그러니까 우리가 연애하는 동안에 맞이하는 마지막 생일일 것 같아서, 그래서 더 신경을 썼던 것 같아.
그렇게 아직 결정을 못했는데, 날은 밝고 세훈이의 29번째 생일의 아침이 밝았어.
올해 세훈이 생일이 일요일 이였는데 우리 프로 방송날이 일요일이란 말이야???
근데 운이 좋게도 그 날 무슨 특집 방송같은걸 해서 (ㅠㅠ하나님 감사합니다)
낮부터 데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훈이 생일이 또 한창 벚꽃 필 시즌이잖아!
그래서 꽃놀이 하러 갔어
여의도 말고!
우리가 출근도 안하는 날까지 여의도에 있는건 너무 슬프잖아 ㅎ...
그래서 올해는 석촌호수로 갔음 ㅎㅎㅎㅎㅎ
뭐 멀리 갔을 줄 알았어???
우리 귀찮아해서 그런거 잘 못해...
근데 축제 시즌이더라구? 게다가 일요일이고!
그래서 또 실컷 사람들한테 치이다가 점심 먹고, 카페 가서 좀 쉬다가 할 거 없어서 그냥 오빠네 집으로 갔어!
저녁 내가 해주기로 했거든ㅎㅎ
아, 오빠네 가기 전에 마트 갔다
"오빠, 이렇게 같이 마트와서 카트 끌면서 쇼핑하니까 신혼 부부 같지 않아?"
"살 것만 사고 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격은 어딜 가지 않죠
"아니! 신혼 부부 같지 않냐고!"
"고기 사야해?"
그냥 대화 포기했어.
그래도 얌전히 뒤에서 카트 끌면서 쫓아 오는 것 보니까 괜히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음 ㅎㅎㅎ
훈이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나는 계속 부부같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집에 당근 있나?"
"없어"
"파는?"
"없을걸"
"그럼 있는건 뭐야?"
"..."
왜 대답이 없는거죠?
"라면...?"
그래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뭘 바라겠어??
그리고 집보다 밖에서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은 사람인데
결국 필요한건 몽땅 다 샀어야 했다는...
그렇게 바리바리 사들고 훈이 오피스텔 가서 본격적으로 팔 걷어부치고 요리를 시작하려고 했어
손부터 닦으려고 싱크대 물을 틀었는데,
갑자기 뒤에 훈이가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거야
키가 크니까 그림자가 져서
그래서 나는 내심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요리하는 내 뒤에서 혹시 백허그를 해주려고 그러나 ㅎㅎㅎㅎㅎ
하고 모르는 척 하고 있었는데,
뭔가를 나한테 두르더라고
그래, 앞치마 ㅎㅎㅎㅎㅎ
원래 오빠네 집에 앞치마가 없었는데 어디서 났는지 가져와서는 직접 끈까지 묶어주더라
"엥?? 앞치마 어디서 났어???"
"원래 있었어"
"거짓말 하지마 없었거든"
"몰라 있었어"
생전 요리도 안해먹는 사람이 앞치마가 있을리가 있어?
그것도 꽃무늬가???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아서 더 캐묻지는 않았지만 새로 샀구나~ 하고 알고만 있었지
그렇게 거의 한시간을 불 앞에서 지지고 볶고 해서 갈비찜이랑 미역국이랑 반찬 몇 개 해서 나름 진수성찬인 저녁을 차려줬어
그리고 나는 숟가락만 든 채로 훈이가 국 떠 먹는거 시험지 검사 받는 애처럼 눈치보고 있었어
"왜"
"어?"
"왜 쳐다보고 있냐고"
근데 오빠가 그 시선을 느꼈는지 먹으려다가 말고 저렇게 말했음...
"아니 그냥 맛있나 없나 보는거지!"
"하루 이틀 먹는것도 아니고 뭘"
그러고 쿨하게 먹어버림ㅋㅋㅋㅋ
예전부터 내가 해준 음식 많이 먹었는데 나는 그냥 괜히 떨렸다고...ㅎ
"맛있어?"
"응"
"와 다행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도 숟가락을 들고 밥을 편히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밥 다 먹고, 훈이가 티비 보고 있길래 그때부터 훈이 방에서 혼자 케익 불 켜고, 준비한 선물 챙기고, 나 고깔모자 쓰고(응? 내 생일도 아닌데?) 준비했어.
그리고 나가기 전에 거실 불 꺼버림
"뭐야, 불을 왜꺼"
리모콘으로 멀리서 티비도 껐음
"야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후니의~ 생일축하 합니다!"
그리고 짠 하고 나갔어!
나 노래 엄청 못하는데(그래서 훈이가 진지하게 하지 말라고 하고) 열심히 불렀어ㅎㅎ
소파에 앉아 있는 훈이한테 불 끄라고 다가가면서
훈이 벙 쪄있다가 일단 초가 녹고 있으니까 얼떨결에 불 끌라 그러고
"잠깐!"
막 끌라고 하는데 내가 소리 질러서 눈 꿈뻑꿈뻑 떠서 무슨 일이냐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어
"소원 비세요~"
했더니 어이없게 웃으면서 눈 감고 소원 빌길래 몰래 가져온 폴라로이드로 사진찍음
"야!"
"어허~ 소원 마져 비세요"
또 하라면 해요 ㅋㅋㅋㅋ
빌던 소원 다 빌고 드디어 불 껐어
"생일 축하해 훈아"
"..."
"같이 맞는 7번째 생일이네!"
"그러게"
"내년에는 앞자리가 바뀌네~ 마지막 이십대의 생일도 나랑 보내게 된걸 축하해~"
하니까 또 어이 없다는 듯이 웃었음 ㅎㅎ
그래서 거실 불 켜고 준비한 선물 줬어
다이어리랑, 지갑이랑!
그리고 지갑에 내 폴라로이드 사진 넣어놨지 ㅎㅎㅎ
"지금 보지 말고 나 가면 봐~"
"응"
"내가 그거 하느라 엄청 힘들었다는건 알아 두고!"
"뭘 했길래 또"
대답 안해줌 ㅎㅎㅎㅎㅎ 어쨋든 저렇게 성공적으로! 생일파티를 끝낼 수 있었다고 한다ㅎㅎㅎ
이게 일단 전제로 알고 있어야 할 이야기 이고!
이제 원래 오늘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해줄게!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해
6월 24일 수요일
사실 정말 별거 없는 날이였어.
웬일로 정시에 퇴근을 할 수 있어서 그냥 둘이 저녁이나 먹고 집에 가자! 해서 자주 가는 파스타 가게 가서 저녁 먹고, 항상 그렇듯이 카페 갔어.
그날따라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빼고는 정말 평범한 날이였어
통 유리로 된 창가 자리에 앉아서 훈이는 아메리카노, 나는 그린티 라떼 한 잔씩 시켜놓고 앉아서 또 특별할 것 없는 대화를 했어.
그리고 또 우리가 매번 가는 공원에 가서, 벤치에 앉아서 해가 지고 나서야 비로소 시원해진 공기 속에서 별 대화 없이도 기분이 좋았어.
"ㅇㅇ아"
"응?"
뭐지 왜 뜬금없이 이름을 부르지? 하고 생각할 틈도 없었어
"야, 이거"
"이거 뭔데??"
그냥 무슨 작은 상자? 같은 거였어
"열어봐"
상자 여니까 내가 두 달 전에 오빠한테 줬던 다이어리랑, 비슷한 크기의 다이어리 하나가 더 들어 있었어
"이거 내가 준거 아니야?"
"첫 장 펴봐"
오빠 말대로 첫 장을 펼치니까 삐뚤삐뚤한 글씨로 이게 적혀있더라
위에 사진은 훈이 글씨는 아니야.
천천히 읽고 있었는데 어느새 훈이가 내 앞에 앉아 있었어
"이거 뭔데?"
"맨 뒷장도 펴봐"
그리고 뒷장에는,
[2008년 1월 3일 처음 만난 날 부터
2015년 6월 24일 까지 만난지 2730일.]
[2010년 1월 2일 처음 사귄 날 부터
2015년 6월 24일까지 2000일.]
저렇게만 쓰여 있었어
사실 저게 내가 훈이한테 준 다이어리에 첫 장에 쓰여있던 거거든.
나는 훈이 생일에 맞춰서 썼고.
다 보고나서 훈이를 봤어.
"2000일."
"훈아,"
"너의 제일 예쁜 시절을, 다른 여러 사람 만나지 못하고 내 옆에서만 보내게 해서 미안해."
"..."
"그리고 지금까지 좋은 여자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고."
"..."
"근사한 말 같은거, 이벤트 같은거 할 줄 몰라."
"..."
"그래도, 지금까지 그래왔던것 처럼 어제보다 아주 조금 더 변하는 사람이 될게"
"..."
"이제,"
"..."
"여자친구가 아니라 아내로 내 옆에서 있어줘."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사담이오~~~>
일단 여러분이 걱정하실까봐 미리 말하는건데!!
완결은 아직 아닙니다~~
결혼 준비과정이 그리 짧지가 않아여!
중간중간 다른 에피소드도 쓸꺼고 ㅎㅎㅎㅎ
사실 제가 요 몇일간 심적으로 많이는 아니고 쪼오끔 힘들었어여...
솔직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였는데,
평소처럼 독방 눈팅을 하다가 초반에는 재미잇었는데 갈수록 별로다 라는 얘길 봤거든여 8ㅅ8
원래는 이런거 막 동요하고 그럴 정도로 약한 멘탈은 아닌데
최근 제 사담에서 독자님들이 느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아주 조금!
심각하게 받아들엿나봐여!
그래서 원래는 월요일날 오려 하였으나,
월요일날 밤을 새서 제 글을 정주행을 했어용
그리고 혼자서 열심히 고민도 하고..ㅎ.ㅎ
그러고 나서 화요일날 글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탈퇴를 당했었어요...
제 잘못은 아니였는데여, 예 어쨋든 자세한 사유를 말할 수는 없지만
제가 그렇게 거칠게 사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8ㅅ8
근데 인제 갱차나여
운이좋게 다시 가입도 했고!
저는 평소대로 열심히 쓸꺼니까ㅎ..(마이웨이)
그니깐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히히
상랑행용
+다음 편은 특별편입니다. 과연 훈이의 다이어리에는 어떤 내용이 써져있을 것인가
++지금 시간이 늦어서 암호닉 정리 못했음 ㅠ.ㅠ
그러므로 오늘도 암호닉 신청은 못받아용 힝
+++초록글 감사 인사도 다음화에 한번에ㅠㅠ
읽어주시는 모든분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ㅠ.ㅠ
내꺼들!
이거 올리고 바로 공지 하나 올릴껀데 봐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