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_문제아. 그 잔인한 양면성
"아니. 그러니까 결혼만 하면 끝난다니까? 이런 남편이 어딨겠냐고. 여기 다 작성하고 이제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백현아.."
"아, 알았어요. 존댓말 할게요. 아 근데 이거 진짜 도장만 찍으면 된다니까요? 지금 도장 없어요? 그럼 지장을 찍자. 인주는 또 내가 가지고 다니죠."
"아니, 어디서 근본도 없는.."
"근본이 없다니..? 지금 나의 놀라운 혼인계약서 무시하는 거예요?"
"혼인계약서. 하아.. 혼인신고서야, 백현아.. 아, 그래 그건 됐고, 내용도 보면,
도장을 찍을 시 신랑 변백현군을 남편으로 맞이하여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평생을 같이 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건, 노예계약서 같은 거잖아..."
"노예라뇨?! 그런 말도 안되는!! 난 쌤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힐 거라니까?"
"야 변백현 꺼져. 내 손에 피 한 바가지 묻히기 전에. 쌤 그럼 이 조건은 어때?"
이번엔 찬열이가 혼인계약서를 내밀었어.. 하... 도무지.. 혼인신고서라고 몇번을 말해야 되겠니..?
아이들과 나의 사이는 이제 학교에선 쌤. 밖에선 누나가 되어 있어.
진지라곤 엿바꿔 드신 우리 문제아들께서는 하루에도 몇번씩 계약서 내용을 바꿔서 나에게 도장을 요구해.
"도장을 찍을 시 신랑 박찬열군을 남편으로 맞이하여 예쁜 얼굴이 곱게 늙을 때.. 나이 얘기 안 좋아해."
"아.. 다시 써 올게요."
"반성문이나 써와!!!!!"
"이게 더 중요해!!!!요!!!!"
반 안으로 사라지는 찬열이를 보았어. 제발.. 반성문 먼저 써와, 제발..
"아니 그러니까 나이 얘기 없는 내 꺼로,"
"검은 머리 파뿌리도 나이야 백현아."
"에이, 검은 머리 파뿌리가 왜 나이야. 탈모이야기구만."
".....하아, 백현이는 속담부터 공부하고 와."
"이게, 나이 관련이었어? 아이씨.. 쌤 그럼 나 이면지 좀 더 줘."
"아 돼써. 교무실 이면지 늬들이 다 쓰고 있는 건 알아?"
"아는데, 이면지가 부족해. 아 그러게 쌤이 나 받아주시면 되잖,"
백현이가 내 어깨를 잡아 뒤로 돌렸어. 곧 백현이가 움찔하더니 눈을 감더라고. 그게 뭔가, 화를 눌러 담는 것 같았어.
백현이 뒤를 힐끔 보니까 여학생 둘이 얼음이 되어서 서 있더라고. 뭐지..? 어정쩡한 자세와,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 급수대 앞인 걸로 보아.. 물장난 치다 잘못 뿌렸구나..?
백현이에게서 벗어나 백현이 등판을 보려 고개를 쭉 빼니 아니나 다를까 아주 흥건하게 젖어있었어.
"아구, 다 젖었네.. 그냥 나 맞게 두지.."
"쌤은 연약하니까 내가 지켜줘야 돼요."
"갑자기 진지하게 분위기 잡지 말자."
"좀, 분위기 좀 잡아보고 진지하게 대화 좀 해보자요."
"속담 배우는 김에 존댓말도 다시 배우시고요, 교무실에 수건 있을 거니까 따라오세요. 그리고 먹는 물로 장난치면 안돼!"
"네에... 히익..!"
"학생들 째려보지 말고 이놈아."
"네에ㅎㅎㅎ"
멍뭉이 같이 웃으며 날 따라오는 백현이야. 하아.. 나, 힘들어.. 살려줘.. 항상 이렇게 지내고 있단 말이야..ㅠㅠㅠㅠㅠ
"막내선생님!"
"네??"
"부장선생님이 부르던데요..지금은 안계시고 곧 오실거예요."
"네..?! 네.. 감사합니다.."
교무실 문 앞에 서있다가 내 자리로 왔어. 백현이가 따라오면서 묻더라고.
"뭐야뭐야? 부장이 왜 불러? 쌤 뭐 잘못했어?"
"나겠니..?"
"우리반이야?!! 내가 아주 그냥!!!"
"너네들이지!!! 너네 부장 선생님이 아끼는 화분 깨뜨렸다며!!"
"아니 그럼 그 자식이 쌤 어깨 두드리고 머리 만지는데 가만 있어?!"
"쓰읍! 말버릇!"
"막내쌤..? 나가서 싸우시는 게.."
"아, 죄송합니다!!"
"아 쌤은 잘못 없으니까 고개 숙이지 좀 마! 제가 다 죄송해요. 나가볼게요. 쌤 또 그자식이 지랄하면 말해요."
됐어.. 다 됐어 아주.. 그 와중에 아주 이면지 챙겨가는 거 봐.. 내가 진짜 못살아..
내 자리에 앉자마자 부장선생님이 둘어오셔서 바로 일어났어. 눈빛을 보낸 부장선생님을 따라 부장선생님 자리로 갔지.
하아... 족히 30분은 까이겠구나...ㅠㅠㅠㅠㅠ
부장선생님께 한교시 내내 까이고 간신히 6반 수업에 들어왔어. 책을 교탁에 내려놓고 출석부를 확인했지. 수를 세어보니 다 있더라고.
"쌤! 궁금한 거 있어요!"
그, 왜 썸녀? 애들 말로는 썸녀라고 불리는 여학생. 그 여학생이 궁금한게 있는지 손을 번쩍 들더니 물었어.
"쌤 요즘 한지 쌤이랑 썸타요??"
한지쌤..? 김선생님..? 그게 무슨 소리니..? 썸은 무슨, 애들한테 결혼 협박 당하고 있는 이 시점에..
"아..닌데..? 아, 닐걸?"
"왜요?! 한지쌤이 지과쌤 이야기로 10분을 까먹었어요! 무려 수업시간의 5분의 1씩이나!"
.....그런 말 하지 말아줘.. 괜히 죄책감 든단 말이야.. 나에게는 아이들이 있는데.. 김선생님이.. 나랑 나이대도 비슷하긴 하지. 그래도 나에게 아이들이..
"그, 랬니..? 뭐, 김선생님 좋은 분이시지. 그치만.. 전교생이 알다시피.. 난 이미.."
"아 근데 걔네들은 진짜 대단한 거 같아요. 방송실을 점령할 줄이야."
....내가 그거 때문에 교장실도 불려갔었다고!!!! 나 건들지 말라고 전교에, 심지어 교장실에까지 방송해가지고.. 교장선생님과 일대일 면담을 하였었지..
물론 면담을 가장한 까임이었지만.. 후..
"그건,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야.."
"쌤은 좋겠어요! 10살 연하들이라니!"
"뭐가, 뭐가 좋니.. 너희들은 8살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어때..?"
"아니, 쌤 핀트가 이상해요. 걔네들은 너무 어리잖아요.."
"아무튼 수업하자!"
"아아아ㅏㅇ!!! 좀만 더 이야기해요!"
"수업합시다 여러분. 진도가 늦어요."
학생들은 모르겠지? 진도가 느리다고 진도 빼는게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변명이라는 것을.ㅎㅎ
이제 학교가 어느정도 적응되기 시작했어.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주임선생님이 지나가면,
"그래서 내일 옷 단정히 하고 올꺼야?!"
"네에.."
이렇게 혼내기도 하고, 다시 멀리 사라지시면,
"그럼 오늘 개봉한 영화볼까?"
"아주 여우가 다 됐어. 예쁘게."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도 했지.
음, 현식이는 더이상 나에게 막말하지 않아.
늘상 하던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금은 준면이랑 1, 2위를 다투고 있어.
그거 때문에 지기 싫다고 바락바락 공부하는 준면이는 야자도 열심히 하고 있지.
아이들 하나하나 다 잘 지내고 있어. 과거는 잊고 현실에 만족하며 살고 있지.
요즘은 내 말 잘 듣지도 않아. 계약서 계속 작성해 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자세한 아이들 이야기를 해볼까?
민석이는 요즘 폭력을 안 써. 애들한테 서운한 거 있으면 나한테 다 말해줘서 내가 중재해.
준면이는 말했다시피 술도 끊고 공부도 열심히 하며 회사 물려 받을 준비를 하고 있지. 형이랑은 아직도 사이가 안좋아. 언젠가 화해 하겠지?
찬열이는 금연도 하고 혼인계약서 작성도 하고 아주 바빠^^ 그 바쁨 조금만 줄여서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백현이는 자기주장이 확실해 졌어. 그렇다고 애들 주장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잘 타협하며 지내고 있지.
종대는 성격을 더 이상 감추지 않아. 부모님 앞에서만 조금 주의하고 있고 우리들 앞에서는 아주 까칠해. 물론 나한테는 잘해주고.
종인이도 약만 열심히 먹으면 된다고 해서 열심히 먹고 있지. 여전히 전국대회 춤으로 평정하고 있는 멋진 아이야.
경수는 그쪽 걸걸이들과 잘 지내고 있어. 물론 다른 조직이 처들어오면 다쳐서 오곤 하지. 그래도 아빠라 말할 사람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모양이야.
세훈이는 재판 준비로 쬐금 바빠. 물론 그에 따라서 나도 좀 바쁘고. 많은 용기를 가지고 결심한 거니까 응원해줘. 물론 세훈이가 이기겠지만.
나는, 나도 잘 지낼 것 같아. 아빠랑 낚시 가기로 했거든. 맥주나 까면서 속마음 다 털어놔야지. 교우문제, 직장문제, 남친문제도. 물론 남친이 없지만.ㅎ
지금까지 문제아들을 사랑해줘서 고마워.
저 문제아 안에 나도 포함되는 거지..? 그러면 나도 좋아해줘서 고마워.ㅎㅎ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었어.
우리를 잊지 말아줘.
나름 나 되게 성장 잘한거 같아서 뿌듯하단 말이야.
"누나!!!!!!! 영화 시간 늦겠다!!!!!!!!!!!!"
아, 백현이가 부른다. 진짜 가볼게.
안녕!!
+보너스♥
솔직히 한사람 고르기 어려워서 공정한 방법으로 뽑았어요! 매우 공정해서 놀랄지도..
매우 공정한 와중에 쌍둥이가 걸려서 매우 당황..;;;
그럼 시작할게요!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이 김선생님이랑 그렇고 그런 관계냐고 묻는 일이 많아졌어.
아니. 라고 딱잘라 대답을 해줬지만 소문 막는 것이 쉽지가 않더라.
어느 순간 보니까 나랑 김선생님이 거의 공식커플같았어.
"한지쌤이 지과쌤 좋아한데요!!!! 우오오오오!!!"
6반에 들어가자마자 하는 말에 이러면 안 되는데 실소가 나왔어.
안그래도 그거 때문에 애들한테 겁나 까였거든.. 가루가 되도록 까였어..
누나가 예쁨을 흘리고 다니지 말았어야지.
누나가 딱잘라 싫다고 말했어야지.
그렇게 헤벌레 웃고 다니니까 그러지.
그럼..? 그럼 정색을 하고 달려들어서 전 김쌤이 싫어요. 라고 말하니..?
이게 사회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여요. 니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
라고 말했다가 또 까였지. 자기들은 어리지가 않다며.
김쌤이 평소에 젠틀하고 매너가 좋아서 다른 선생님들과 잘 지내신단 말이야..
근데 한낱 막내쌤인 내가, 어? 싫어요. 다가오지마세요. 막 이러면, 어? 서로 어색해지고..
그렇다고 막 헤벨레 이러고 있으면 김쌤이 오해하시고, 더 다가오시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아무튼 결말이 다 이상해..
마침 김쌤이 영화보자고 하셔서 결심했지. 더이상은 안되겠다.
좋게좋게 끝을 내야겠어!!! 나의 굳은 의지가 아주아주 상승했지.
영화 상영하는 내내 그 생각뿐이었어. 어떻게 거절하지..? 어떻게 해야 좋게좋게가 되는 걸까..
그러다 영화가 끝났고 맹하니 김선생님을 따라오니 한적한 공원이더라고.
뭔가, 느껴졌어. 이건 분명.. 분명 고백타임이다.
"저기, 어... 실은요.."
"잠깐."
1. 김종대
갑자기 나타난 종대가 내 앞에 섰어. 좀 많이 놀라서 그런 종대의 뒷모습을 보았지.
왠지.. 그 뒷모습에서도 빡침이 느껴졌어.. 워메.. 큰일 나겠구나..
"종대..?"
"한지쌤."
"어...?"
"죄송한데, 저희 쌤은 저희꺼 거든요."
"아니, 종대야. 현실적으로 말이야.."
"그니까. 현실적으로요. 내가 님 과거 다 알고 있는데, 저희 쌤을 드릴 것 같아요?"
까칠하다.. 정말 까칠해.. 원래.. 종대가 이런애가 아니었.. 아니지. 원래 이런 아이였지..
그렇지만.. 여기서 더 까칠해 질 수 있는 아이인데.. 많이 참고 있나보다..
"내.. 내 과거가 뭐.."
"어, 그러니까아.. 제가 다 적어왔거든요."
바지 앞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낸 종대야.
그 종이를 보더니 김쌤이 종대 옆쪽으로 빼꼼 나오며 말했어.
"막내선생님,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요. 죄송해요.ㅎㅎ"
빠르게 가버린 김쌤에 어쩐지 싱겁다고 느끼고 있는데 종대가 빙글 돌아 나를 보았어.
워메.. 저.. 저 표정.. 무.. 무서워..
"누나."
"...어..?"
"누나가 기억 되찾기 전에 우리가 분명히 말했던 거 같은데. 저 사람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그렇지.."
"근데, 영화를 봐?"
내 손에 아직도 들려있는 팝콘을 내려다 보며 싸늘하게 말하더라..? 그러게 나는.. 왜 거기서 정신없이 김쌤을 쫒아가서..
팝콘을 뒤로 감추니까 종대가 슬쩍 웃었어. 그 모습에 내가 느낌이 퐉! 왔지.
나의 애교로 종대를 녹여보리라..!!!!
"죤대야.."
"뭐야아.."
"그게.. 난.. 오늘 확실히 말해드리려구.."
"...."
"그니까아.. 그.. 나는 우리 종대가 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에.. 응?"
종대가 두 손으로 내 볼을 감싸더라..? 난, 아직 팝콘을 들고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종대를 보았어.
"누나는, 어디 하나 내 이상형을 빗나가지 않아."
"응..? 그, 그러니..?"
"누나가 내 여친이면, 아니.. 아내였으면 좋겠다."
아무말도 해줄 수가 없었어. 종대도 내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닌가봐.
"누나. 내 여친할래?"
"....."
"해라. 해줘. 해줘어어어어ㅓㅇ"
급기야 찡찡대는 종대에 장난임을 알았어. 그러나 찡찡대는 것과 반대로 볼을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려 내 허리를 감싸더라?
단단하게 감긴 팔에 힘을 주니 종대와 거의 붙었어.
"잘해줄게."
"....그.."
"진짜 잘해줄게."
"아니..."
"결혼까지는 안바래. 여친만 해줘."
"종대야아.."
"누나가 아직 내 매력을 잘 못 보나 본데, 누나 내 매력 알게되면 진짜, 벗어나지 못해."
그 후로 종대는 나에게 윙크를 한다던지, 괜히 남자다운 모습을 어필한다던지, 일부러 목소리를 낮게 내면서 더 다가오더라고..
근데... 하나도 남자답지 않아 종대야...ㅎ
2. 김종인
잠깐. 하며 성큼 다가온 종인이는 김쌤을 등지고 나를 보았어. 그렇게 나를 보는 무표정에 난 사과부터 나오더라.
"어.. 어.. 미안..!"
"왜? 뭐가 미안한데?"
".....아니이.."
"쌤. 저 저희 쌤이랑 할 이야기가 많은데. 가줘요."
말버릇이라며 혼을 내야 하는데.. 말할 수가 없었어. 그, 특유의 무표정은.. 정말 무섭거든..
"그치만 종인아, 선생님이 먼저 막내선생님이랑.."
"쌤. 제가 고1 1학기 때 생과 쌤이 좋다고 스캔들 났었죠? 여름방학 직전에 지금은 다른 학교 간 문학쌤이랑 사귄다고 하고,
1학년 2학기에는 당시 부장선생님과 썸. 겨울방학 직전엔 영양사쌤과 행정부 쌤이랑 양다리까지. 그리고 지금,"
"먼저 가볼게요 막내쌤, 종인이랑 이야기 나눠요."
종인이가 저 말을 날 보면서 말해줬거든? 갈수록 기가차서 진짜.. 저런 사람이 나랑 썸타기 위해 반마다 내 이야기를 수업시간의 5분의 1씩이나 투자를..
허 나참. 어쩐지이 애들이 그렇게 극구 말리...
"할 말 해봐."
"그..."
"그 뭐."
"미안.."
"왜."
"너네가 김쌤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했는,"
"근데 왜 영화를 봤어?"
손에 들린 팝콘을 빠르게 뒤로 감췄어. 손이 떨리는 바람에 떨궈서 남아있던 팝콘이 쏟아졌지.
놀라서 뒤로 돌아 쏟아진 팝콘을 주었어. 나를 돌아와 내 앞에 선 종인이가 나와 같이 쪼그려 앉더니 내 손을 저지 하며 자기가 줍더라고. 불평도 잊지 않았어.
"내가 어쩌다 이런 사람을 좋아하게 되서는."
"치, 그럼 좋아하지 말던가.."
"그게 할 말이냐? 10살이나 어린 놈이 좋아한다면 동네에 떡을 돌려야지."
"...그게 떡 돌릴 일이야? 신고 안 당하면 다행이지."
"누나가 좋아하면 범죄인데 내가 좋다면 아니지. 그것도 좋아 죽는구만."
"...뭘, 그렇게 까지야.."
"아...!"
종인이가 갑자기 심장을 잡는거야. 너무 놀라서 종인이 팔뚝을 잡았어. 잡힌 팔의 반대쪽 팔로 그런 내 손목을 잡더니 확 잡아 당기더라고.
종인이 어깨에 턱을 괴고 있는 이 상황에 종인이는 내 등을 손으로 토닥이더라고.
"놀라기는."
"너 진짜..!!"
"내가 누나 앞에서 아픈 거 봤어?"
"....아니. 근데 그거 안 아픈척 하는 거잖아..!"
"아닌데? 진짜 누나 앞에서는 안 아픈데?"
"그런게 어딨냐..!"
"여깄다."
가만히 계속 토닥이는 종인이 덕에 놀라서 빠르게 뛰던 심장이 가라앉았어. 그러고나니 종인이 심장소리가 들리더라.
고르게 뛰는 이 심장이 왜 그렇게 아픈걸까.. 왜 갑자기 종인이를 아프게 하는 걸까..
"좋아해."
"...뭐어가.."
"많이 좋아해. 그리고 사랑해."
"..나도."
"나랑 같은 마음이 아닌 것을 아는데도, 설레네. 짜증나게."
나를 놓아준 종인이가 날 바라보았어. 나도 그런 종인이를 바라보았지.
종인이는 곧 내가 좋아하는 맑은 웃음을 지어보였어. 그리고 다시 말했지.
"사랑해."
"...나도."
"에라이. 안 해먹어. 누나 안 사랑해."
"아 왜에.."
"아 몰라. 됐어."
"아 나도 사랑한다고오오.."
"그래 그럼 사귀자."
"쓰읍,"
"아 몰라. 애들한테 카톡할거야."
"야아..!"
그렇게 아웅다웅 장난치다가 기껏 주운 팝콘 다시 쏟아가지고 다시 주워담았지..
카톡 보낸다던 종인이는 팝콘 빨리 줍고 집에나 가자며 쪼그려 앉았어. 나도 같이 쪼그려 앉아 팝콘을 주었지.
"이 먹지도 않을 팝콘은 왜 가지고 나와가지고.."
부들거리며 말하는 종인이에 난 입을 열 수가 없었어..ㅎ
종인이는 그 후에도 나를 팝콘이라 놀리며 사랑한다고 말하더라고.. 물론 나도. 라고 대답은 하지만 종인이도 아는 모양이야..ㅎ
3. 김준면
천천히 걸어온 준면이가 표정변화 없이 말했어.
"1학년 1학기. 생과쌤 좋다고 말하고. 여름방학 직전. 전근간 문학쌤이랑 사귀고.
1학년 2학기. 당시 여자였던 부장선생님과 썸. 겨울방학 직전. 젊은 영양사쌤과 행정부 쌤이랑 양다리."
"저, 저게 그러니까.."
"지금 현재 여자친구 계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미리 연락해놔서 곧 전화 올 것 같은데."
"마..막내쌤.. 오늘 일 없던거로 할까요..?ㅎㅎ 먼저 가볼게요..ㅎ"
진짜 전화가 왔어. 그거 받으면서 가더라고. 끝까지 매너남이구만. 그리고 뭐 저딴 바람둥이가 다 있데??
"누나. 내가 오늘 누나 바람둥이한테 휘둘릴 뻔한 거 도와줬네?"
"그.. 그러네."
"하마터면 누나 싫다고 말도 못할 뻔했네?"
"그.. 그렇지..ㅎ"
"저딴 핵폐기물 같은 새끼한테 꾀어서 우리 얼굴도 못 볼 뻔했지? 그치?"
"...그.. 그런가..?"
"그래? 안그래?"
"그런 것 같아.."
어쩐지 묘하게 설득당하고 있었어. 그걸 제대로 인지하기도 전에 준면이는 나에게 몰아쳤지.
"그리고 누나 또 우리가 한 말 듣지도 않았네?"
"뭐.. 뭘..?"
"저 새끼랑 만나지 말라니까, 굳이 만나서 영화도 보셨네?ㅎㅎ"
.....무서워..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흐어어어어ㅓ엉
"영화는 재밌으셨나..?"
"미안.."
"아니, 왜 사과를 해. 난 아무렇지 않은데."
"그.. 그래도오.."
"아니야. 난 괜찮아. 그러나 이걸 내가 애들한테 말하면 아주 난리가 나겠어. 그치?"
생글생글 웃으면서 아주 사람을 들었다 놨다를 하더라.. 내가 정신도 못 차리도록 몰아친 준면이는 결국 나랑 단 둘.이. 영화나 연극을 보자하는 약속을 받아냈어.
"너.. 대단하다.."
"뭘 이정도 가지고 그래."
"넌.. 아마 회사든 뭐든 잘 이끌거야.."
"그럼 뭐해 누나가 안 이끌리는데. 회사든 뭐든 다 필요없고 누나나 이끌 수 있으면 좋겠다."
"이미.. 이끌렸는데..? 우리 대화 주도하는 거 너야..ㅎㅎ 난 이끌리고만 있잖아..ㅎㅎ"
"대화 이끌면 뭐해. 정작 누나 마음은 내가 아닌데."
"누구도, 아닌거야.."
"그게 그거지 뭐."
내 양 어깨를 잡은 준면이가 그때처럼 상체를 숙여 나에게 가까이 왔어. 코.. 닿겠다 야.. 멀어지려는 나를 또 당겨 그 거리 그대로 만들더니 말했어.
"참, 쓸데없이 예쁘다."
"...쓸데없다니이.."
"정말 쓸데없이 너무 예뻐."
"말 좀.. 예쁘게 해주면 안돼..?"
"내꺼가 아닌데 예쁜 거잖아."
아무말도 해줄 수가 없어서 입을 꾹 다무니 준면이가 웃더라고. 곧 상체를 바르게 해 나와 멀어졌어.
"밀당을 하려해도 애새끼들이 들이댈까봐 못하고."
"...그걸, 왜해에.."
"그치? 우린 아무사이도 아닌데."
"그.. 그 말이 아니잖아.."
"알아. 놀리는 거야. 몰랐어?"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은 준면이는 그 후로도 나 불편하게 우린 아무사이도 아닌데.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제발.. 내가 다 미안해.. 그만훼 이노마...!ㅠㅠㅠㅠㅠㅠ
뭐 러브러브해서 누구와 이어지는 거 기대했지?
그치만 그럴 수 없었어. 아이들을 위해서.. 라고 하자!
그럼 에필로그도 진짜 끝!! 안녕!!!!!!!
이것은 +필독 |
열린결말입니다.^^ 와아 저 진짜 이거 시간 날때마마다 붙들고 있었는데 그때마다 끽해야 10줄? 그것밖에 못 썼었어요.. 이렇게까지 안써진거 난생처음.. 어휴.. 왜일까요..? 아무래도 러브러브때문인듯요.. 뭐 내가 남자가 있어야지 설렘포인트를 알고 그런거지.. 젱장.. 무튼, 열린결말이여요.. 각자 생각해주세요..ㅎ 그리고 다른 아이들 결말은 텍파에 올라가욤!!ㅎㅎ 텍파를 받을 분들의 큰 혜택ㅎㅎ
끄허허어어엉ㅇ 진짜 마지막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사랑 암호닉입니다ㅠㅠㅠㅠㅠㅠ 똥잠/콜덕/쌍수/매매/라임/체리/게이쳐/모카/빵/바람둥이/죽지마 코끼리/구금/메리미/세젤빛/나호/스젤졸/안녕/양양/체블/Luci 꽯뚧쐛뢟/찌즈/우리니니/뭉이/도비/곰탱이/하트./삼디다스/바닐라라떼 허니/타오네엄마/똥강아지/오호랏/우유퐁당/민석아찬열해/우유/워더 청포도/뀰/카프/세젤예/밍/홍합탕/까만원두/롤롤/해가빨리가장뜨는 시동/매쑝/설림/무민이/퐁퐁클린/4am/우럭우럭/네티큥/열페럿/이엘/여누 입꼬리/159/아말카/카망이/이런사과/여리/경수하트/엑엘/무빙스테이지 나의봄/거뉴경/스무살의봄/딘시/화선/♥/글잡캡틴미녀/망고빙수/깹송/현화 애기엄마/선물/뿅아리/0324/만두짱/민토끼/햎니스/쥬닝/비비빅/글로리아 히히히힛/스물셋/비초/변대박파스타/진블리/열럽/초코송이/고라니/유레베/겸디 혱구리/쪙만보/하리보/빠삐코/궁디/독일여자/내가스젤졸이되버림/큥됴/춤선굿 미니슈/귱귱/지녬/께헬/♥체니첸♥/뿌얌/묭/유키마쯔리/1127/피나/오타쟁이 숑숑이맘/글로리아/우리 밍소기/빠삐코/멍뉴/삼둥이/정동이/닭발/구사일생/한과 까까/하튜입술/행복하쟈나/hellosehun/뚀륵/세후니후니
+전편에 마감 전에 신청하셨는데 없다거나 하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암호닉 분들! 곧이어 공지 올라갈테니 공지에다가 이메일 주세요!! 공지 후에 바로 프롤로그 올라갈듯해요!! 안써질때마다 써놨더니, 어느새 완성..ㅎㅎ ++후속작은 오늘 pm10시쯤에 올려야징!!ㅎㅎㅎ 아님 그냥 지금 올릴까요..?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