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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씽X정여주] Kill me, Hill me

w. 라이트팬

 

나는 항상 죽임을 당하며 살아왔다.

죽어서 살아왔고, 남은 상상도 못할 스케일의 죽음을 겪으며 살아왔다.

나는 창녀였다.

 

고전문학인 부활에 나오는 카투샤.

그녀는 처녀를 남자주인공에게 잃은 후 그 남자주인공이 떠나자 창녀로 전락했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술냄새가 배인 비싼 옷을 입고 몸을 팔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어떤 사건에 휘말려 법정에 서게되고, 거기서 남자주인공을 만나고,

그 주인공은 죄책감을 이기지못해 타락한 카투샤를 순수하게 정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포기를 하며,

결국은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감동해서? 엿이나 먹으라고 해라.

 카투샤가 부러워서였다.

 

남자가 나를 구원해줘서? 그것도 아니다.

창녀라면서, 인간의 밑바닥을 매일 보고 사는 사람이면서, 어쩜 저렇게 고운 일만 하며 살아왔을까.

나도 저렇게 하고싶다.

 

질투였다.

나는 그만큼 피폐해있었다.

 

매일 밤 술잔을 머리에 맞고, 광택이 질질 흐르는 양복을 입은 노인네들 좆을 빨아야했다.

웃음을 팔고, 룸에선 그 누구보다 천하게 굴어야 했다.

마음속에서는 항상 욕이 맴돌았다.

 

좆같은 빚, 좆같은 인생, 좆같은 나.

그냥 뒤져버렸으면 좋겠다.

나중엔 그것마저 퇴화하게 되더라.

 

나는 한낱 쓰레기였다. 욕을 머금을 군번조차 되지 않았다.

이것을 중국에 팔려가면서 겨우 깨달았던 것 같다.

 

"야, 정여주. 중국 가야겠다."

"..."

"이 씨발년, 대답 안해? 진짜 중국 가고싶어?"

"네."

 

머리에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곧죽어도 대답을 해야했다.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중국이라는 말 때문에 어쩔수없이 네네 대답을 했다.

 

"어?이 잡년봐라?"

 

 

그리곤 중국행.

 

우리에겐 중국이 가장 무서운 곳이었다.

차라리 한국에서는 몸은 팔지만 목숨은 붙어있을 수 있었다. 물론, 인간취급은 바랄수도 없었지만.

 

그렇지만 중국은 달랐다.

여성을 높은 가치로 사들였기때문에, 빚같은건 진작에 다 갚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목숨은 부지할거란 상상은 버리고 가는것이 옳았다.

날파리 같은 목숨이라도 부지하고싶다면 어떻게든 한국에 붙어있어야한단 의미였다.

 

하지만, 중국에 팔아넘길 인원이 점점 사라지자 내가 저렇게 정신 없이 대답한 한마디에도

나는 속절없이 팔려나가야 했다.

 

난 벚꽃이 흐드러지던 날에 팔렸다. 베이징으로.

오랜만에 입은 티셔츠, 청바지의 간편한 차림. 원활한 출국을 위해서 평범한 옷을 입었었다.

인천공항으로 가던 지하철, 내 앞에 앉은 해사하게 생긴 남성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아, 내 마지막 길에는 이렇게 잘생긴 어린, 평범한 남자를 보고는 갈 수 있구나. 다행이다.

나는 유언을 하는 심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내 옆칸, 그리고 옆자리에 무서운 지배인들을 태운채로.

 

그러던 차,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EXO/장이씽] Kill me, Hill me | 인스티즈

 

아. 내가 좀 실례를 끼쳤던 건가. 눈을 이대로 내릴까,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고싶지 않았다.

선한 눈빛의 남자가 너무 부러웠고, 닳고 닳은 내가 처음으로 카투샤의 마음을 어설피 이해가 되는거같았다.

남자를 사랑했다면, 자기가 더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다시 돌아가고싶을수도있겠구나.

 

내가 이 남자를 보고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참 감사했다.

죽을때가 되면 사람이 좀 달라진다더니, 나는 딱 그짝이었구나.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고, 남자는 섬칫 놀라며 더 내 눈을 바라봤다.

뭔가.. 말을 거는거같은?

저를 왜 보시고 계세요, 무슨일이세요, 왜그러세요.. 뭐 그런 류의 이야기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냥 성심성의껏 마음속으로 대답을 했다.

 

그렇게 계속 눈만 바라보며 있던 차에, 옆의 지배인이 나를 툭 쳤다.

 

"내려."

 

그러면서 소름끼치게 한마디 덧붙인다. 저새끼랑 무슨 사이라도 되나보지.

순간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아와서 재빨리 내렸다.

저 남자라면 나를 좀 구해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니구나.

 

그리곤 티켓팅.

사실 나는 조금 더 철저하게 나를 은폐시켜 보낼줄로 알았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나를 풀어놓는다는것에 의구심을 느꼈었다.

그래서 일부러 이죽대며 지배인에게 물었다. 저 그렇게 가치없는 사람이었나요. 이렇게 풀어놓아도 돼요?

쌍욕들로 점철되어 돌아온 대답은 조금 놀라웠다.

요즘 개인 비행기나 선박을 철저히 단속한다는 이유로 나는 평범한 비행기를 탈수있게되었단거다.

그게 공항에 온 이유기도 하고.

 

내가 놀라워 할 새도없이, 지배인은 언제 만들어놓은건지, 여권이며 신분증등을 내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도망 갈 생각 하고있다면 한번 해 봐. 장기매매를 한국에서 당할지 중국에서 당할지는 너가 결정하는거니까."

낄낄, 그렇게 웃으며 지배인이 말했다. 나는 머리끝까지 끼쳐오는 상실감에 눈을 감았다.

지배인이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뚜벅뚜벅 소리가 들렸지만 전혀 설레지않았다.

내 뒤에 있는 지배인의 심복은 무슨일이 있어도 따돌릴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눈만 감고 앉아서 유언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있었는데, 내 옆에 누군가 앉는 소리가 들렸다.

개의치 않았다. 아니..사실 그러려고 했는데.

 

"계속 눈감고 들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장이씽이라고 해요."

 

 

내게 너무나도 갑자기 살 길이 찾아왔다.

 

남자는 제 소개를 간단하게 한 후, 전화를 하는 모션을 취하며 계속 이야기를 했다.

사실 몰랐는데 계속 보다보니 남자가 둘이 계속 붙어다니는거며, 여러가지를 보며 내가 위험한 상황같다고했다.

도움이 필요하면 반응을 보여달라는 말에 다리를 바꿔 꼬았다.

남자는 영민한 사람이었다. 그 한 동작으로 모든일을 진행시켰다.

첩보영화처럼 옆으로 여권을 넘겨 내 비행기표 등을 보여주고, 그 남자가 하는 말을 들었다.

 

비행기에 일단 타세요. 그 뒤론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 말대로 그는 내 옆에 앉았고, 중국에 도착해서 화장실을 갔다오는 그 찰나 화장실 창문으로 날 빼내 도망가 주었다.

갑자기 스물 넷에 내 인생을 되찾아버렸다는 의미다.

그리고는 너무나 당연한듯 장이씽과 사귀게 되었다.

 

이 급작스런 인생의 전개는 나를 당황하게끔 만들었다.

나는 좁아터진 화장실 창문으로 빠져나오면서도 물었다. 왜 저한테 이러세요.

 

'당신 인생을 알것같아서 그래요. 나는 백만원을 날리는 거지만, 그 대가로 당신을 찾아줄수 있잖아요.'

 

그말에 나를 포기한지 2년만에 처음, 울어봤던거 같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그가 굉장한 부자였고, 중국에 살고있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한것이었지만.

 

나는 그의 집에 계속 묵고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계속 치유받았다.

하루하루 내 인생을 찾아주었다.

처음으로 핸드폰을 가져보았고, 바다를 보았고, 남자를 사귀어보았다.

사실 첫눈에 반했다며, 인생을 통틀어 당신같은 여자를 만나본적이 없다며 고백해오는 그를

나같은 여자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는가.

 

 

[EXO/장이씽] Kill me, Hill me | 인스티즈

 

"여주. 나한테 너를 왜 구해주었냐고 물었지.

첫눈에 반했는데, 사실 나도 왜그렇게 무모했는지는 모르겠어.

그렇지만 나는 너가 어떤 삶을 살았던 너를 연모해.

내 운명을 여주가 가져주었으면 좋겠어."

 

그를, 도대체 어떻게하면 밀어낼 수 있다는 걸까.

고백을 받았다. 그와 연애를 했고, 그리곤 당연하게 이어진 잠자리가 있었다.

 

놀라운 발전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시 내 몸을 내어준것은.

나는 장이씽에게 내 몸을 내어주는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결국은 내 인생이 그대로 똑같아져버릴까 두려웠다.

하지만 죽을 용기를 내서 그에게 나를 맡긴 순간 그는 나에게 정말 모든것을 주었다.

 

마음, 몸, 그가 가진 모든것을 공유해주며 나를 치유해주려 노력했다.

그러면서 내게 항상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정여주, 내 운명의 주인이 되어줘서 고마워. 라고.

 

 

 

 

 

-

 

 

 

 

 

 

세상에는 두 종류의 신이 존재한다고 , 언젠가 그가 보여주었던 인도영화에서 그랬다.

내게는 그 라는 신과 하늘의 신이 존재한다.

 

그를 만나게 해준 신과, 내 세상의 주인인 그라는 신이 존재하고있다.

 

FIN

 

 

 

 

 

 

 

 

 

 

 

 

-

 

 

 

 

안녕하세요 라이트팬입니다ㅠㅠㅠㅠ 아 진짜 조잡한글이기는 한데 너무 이씽이 글이 보고싶어서 적어봐써여ㅠㅠㅠㅠㅠㅠㅠ 예ㅃ게 봐주세요 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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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씽이 이런주제로 하는거 진짜 좋네요 작가님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8년 전
라이트팬
감사합니당ㅎㅎㅎㅎㅎㅎ....힐링천사를 제가 너무못살린거가ㅌ아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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