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같은 주말 아침엔 역시 늦잠이지.
둘 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서로 얼굴 보고 한 번 놀라주곸ㅋㅋㅋㅋㅋㅋ
순자가 먹고 싶다는 짜장면도 시켜서 같이 먹고, 집 앞까지 나와서 택시 태워 집에 보냈음.
아니 근데 얘는 대낮에 나오면서도 희망을 못 버리고 자꾸 아파트를 힐끔힐끔 거리길래 마지막으로 정말 꿈 깨라고 말해줬음.
주말에 놀기라도 할 줄 알았더니 별거 안 하고 보냈다구여?
ㅎㅎ왜냐면 나는 공부해야 하니까. 와. 진짜. 신난다.
.......(울뛰)
시험기간 망했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펜을 들긴 했다만, 집에서 혼자 공부하려니 이렇게 집중이 안 될 수가... 도서관이라도 가야 하나.
집에 있으면 30분 있다 정각에 시작한다 마음먹어놓고 괜히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 한 번 열어보고, 거실에서 티비 한 번 켜보고,
침대에 누워보고, 누우면 또 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할까 하다가 결국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게 될 게 눈에 훤히 보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
시험기간이라고 나름 분위기 잡은 친구들한테 연락해서 같이 도서관으로 터덜터덜...
글에서 힘이 쭉 빠지는 게 느껴지지 않음?...
하...
"오늘 음중 하잖아, 엑소 안 봐도 돼?"
"중간고사 끝나고 몰아서 보려고... 괜찮아, 견딜만해^^"
"눈물 좀 닦고 말하지그래..."
"...^^..."
그래 나도, 시발... 음중에서 존나 멋짐이 콸콸 흐르는 엑소를 마음껏 보고 싶다. 보고 싶다고. 보고 싶어 죽겠다 아주 그냥!!!!!!
노래도 한 번 밖에 안 들어서 감칠맛 나 죽겠는데... 무대 보면 정신 줄 놓을 게 뻔하잖아... 근데 내가 어떻게 보냐고...
이러다 마주치면 진짜 우는 거 아니냐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으로 생각 ^^
애써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엑소를 탈탈 털어내고 펜을 잡았음.
.
.
.
"근데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돼?"
"뭔데?"
"내가 요즘 폰을 못 써서 그러는데,"
"그러는데?"
"콜미베이비 스밍 좀 돌려줄래?"
"..."
공부하다 제사 지낼 뻔;
결국 내가 밥까지 사 먹여서 겨우겨우 스밍을 돌렸음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투덜투덜 대다가도 내가 애잔했는지 공부를 하면서 묵묵히 스밍을 돌려주는 친구였음.
이리 고마울 수가... 맛있는 거 많이많이 사줘야겠구먼...
어쨌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공부도 하고, 잠도 좀 자면서 시간을 때우다 문득 창밖을 보니 벌써 해가 조금씩 지고 있길래
친구들이랑은 무슨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가방을 부랴부랴 챙겨서 도서관을 빠져나왔음ㅋㅋㅋㅋㅋㅋㅋ
쉬엄쉬엄하지, 뭐. 이 정도면 많이 했어. 장하다!
라고... 애써 나를 스스로 다독이며 씩씩하게 집으로 향했음.
집에 가면 음중도 끝났고, 폰도 없는데 난 뭘 해야 하지? ...하하... 시발...
컴퓨터와 TV가 있다고 한들, 내가 그거 가지고 뭘 해. 뭘 하냐고. 엑소도 못 보는데 내가 뭘 해!!!!!!!
.....(해탈)....
다른 뭐... 예능이라던지, 그런 거... 뭐... 이대로 문명찐따가 될 수는 없으니까.
이 짓거리를 몇 주간 더 해야 한다니 정말 지옥이 따로 없네요.
어쨌든 오랜만에 해가 지는 걸 보면서 집으로 걸어오는 것 같았음.
매일매일 어두컴컴한 밤에 집에 돌아왔고, 주말에도 자주 놀러 다니는 편은 아니었으니까.
와... 애잔보스급...
일부러 느릿느릿 걸었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집이 코앞이었음.
집 가면... 씻고, 음... 문명찐따 방지를 위해 티비를 좀 보고... 잠도 자고... 이게 잉여지 뭐야... 슈발...
혼자 궁시렁 궁시렁대면서 아파트 현관문을 지나 늘 그랬듯 습관처럼 우편함에 눈길을 한 번 돌렸음.
?
아니 근데 저게 뭐야?
우편함에 있어야 할 우편물은 없고...
...? 누가 우편함에 검은색 봉투를 집어넣어놨어?
쓰레기인가? 쓰레기를 왜 남의 집 우편함에...? ㅂㄷㅂㄷ...?
되는 일이 없으려니까 살다 살다 집 우편함에 쓰레기까지 투척당하기나 하고 말이야 ^^...?
부들부들거리며 우편함으로 다가가 봉투를 확 잡아뺐음.
어쭈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묵직했음. 아주 꽉꽉 채워서 담아놓으셨네?
하... 혼자 성질 내서 뭐해ㅋ... 그러면 투척하고 간 사람이 와서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하는 것도 아닌데.
화낼 기운도 없어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의문의 검은 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러 다시 터덜터덜 현관문 밖으로 나왔음.
근데, 쓰레기치곤 무게감이 좀... 생각해보니 이상한데.
당연히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내용물은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확인해 봐?
조심스레 검은 봉투 안을 들여다봤음.
....헐?
아 헐 잠ㅅㅣ만요
이게 뭐야?
난데스까?
대박
봉투 안에는
쓰레기는커녕, 여러 가지 초콜릿이 잔뜩 들어있었음.
마치 편의점에서 종류 별로 싹 쓸어 담은 것 같이.
뭐야...
잠시만 나 지금 심장이 막 벌렁거리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간적으로 봉투를 확 닫고 주위를 두리번거렸음.
보이는 사람들이라곤 지칠 줄 모르고 신나게 뛰어노는 놀이터의 초딩들 뿐인데...?
대체 누가?
"당 떨어져서 곧 죽을 지도 몰라."
"의지가 대단하시네요."
"초콜릿 사줄래?"
"뭐라는 건지 1도 모르겠읍니다."
...대박, 순자.
무의식적으로 어제 순자와 집에 올 때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음.
지나가는 말로 그냥 흘리듯 말했는데 헐... 나 진짜... (입틀막)(오열)
아 진짜 이런 사랑스러운 애가 다있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 사줄 것처럼 빼더니 이게 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화ㅠㅠㅠㅠㅠㅠㅠ순자한테 전화해야해ㅠㅠㅠㅠㅠㅠ
[ 모시모시. ]
"야ㅠㅠㅠㅠㅠㅠ 너ㅠㅠㅠㅠㅠㅠㅠ"
[ 에? 뭐, 왜. ]
"야, 진짜... 너는... 너 최고다... 고마워 순자야ㅠㅠㅠㅠ"
[ ...엉? ]
"언제 또 여기까지 다시 와가지고 초콜릿 주고 갔냐고ㅠㅠㅠㅠ..."
[ 꿈꿨냐? ]
"뭐래 미친ㅠㅠ 내가 어제 초콜릿 먹고 싶다 해서 니가 초콜릿 사서 우리 집 우편함에 넣어놓고 갔잖아!"
[ ...?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개소리얔ㅋㅋㅋㅋㅋㅋㅋ ]
"...응ㅠㅠ? 아니야...? 너 부끄러워서 그래?"
[ 돈 없어서 나 치킨도 못 사 먹는데 내가 미쳤니? 제발 우리 드라마 좀 그만 보고 살자. ]
"뭐? 너 아니라고...? 아니, 구라 치지 말고. 진짜 아니야?"
[ 내 통장 잔고는 경수 거야. 엑소 거라고. 내가 어제 카페 쐈으면 됐지, 초콜릿은 개뿔이다! 그럼 이만, 난 바빠서 헤헤. 안뇽. ]
뚝.
...?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존나 나 혼자 감동받아서 벅찬 마음을 안고 전화 걸었더니...
당연히 순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하니까 또 혼돈의 카오스가 찾아왔음.
초콜릿 먹고 싶다는 얘기는 맹세코 어제 순자한테 밖에 안 했단 말이야...
진짜 아닌가?
순자가 아니면 누군데?
..
....
그 와중에
왠지 모르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
에이ㅋㅋㅋ
설마...
...설...마?
순간적으로 뒷목에 소름이 돋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몰라서 재빨리 봉투를 열어 초콜릿을 뒤적거렸음. 진짜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ㅋㅋㅋㅋ
그러던 중 봉투 안에 꽂혔던 내 시야에 딱 들어온 네모반듯하게 접힌 종..이...
이거슨... 설마 쪽지?
워ㅋㅋㅋㅋㅋㅋ 역대급 로맨티스트 돋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진짜 혹시나 하고 찾아본 건데 진짜 쪽지가 있었음.
아 대박 손떨려...
ㅇ...읽는다? 나 이거 읽는다...?
' 당 충전용 초콜릿 배달.
고삼 화이팅
ㅋㅋㅋ'
사담 |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여? 제가 46화에서 완결 얘기 한 번 꺼냈는데ㅠㅠㅠㅠㅠ 독자분들이 너무 아쉬워하셔서 제가 다 맴찢....8ㅅ8... 제 글이 뭐라고 이렇게 막ㅠㅠㅠ 아쉬워해주시고... 댓글 읽다가 눈물 찔끔 난 건 비밀. 정말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적 있나 싶은데, 저는 댓글 전부 다 읽어요.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서!!!! 완결 그리고 번외까지 독자분들이랑 같이 꽁냥꽁냥 할 거니까요! 너무 아쉬워하시지 마시고, 저랑 끝까지 같이 가요 'ㅅ' ♡ 아! 최종 암호닉은 사담 안 읽으시는 분들도 모두 보실 수 있게 숨김글에 넣지 않았어요. 아래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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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 ) 파다다닭, 파란풍선, 팽이버섯, 페브리즈, 펩시, 포도, 포도가시, 푸드파이터, 푸름푸름, 푸엥긴, 푸우, 퓨어, 피키포피키포, 핑쿠핑쿠, 핑큥, 핑크백현
ㅎ ) 하로로루, 하리보, 하얀쥐, 하얀현, 하이린, 하프하프, 한강, 핫뚜, 핫백, 핫후라이드, 해바라기, 해피, 해피딜라잇, 햄토리, 햇살, 햐랴랴, 허니잼, 헤꿍, 헤헤헿, 헤헿, 호떡, 호리호리, 호빗, 호빵, 호빵맨, 호잇, 홍홍, 화선, 화홍345, 황아, 횬니니, 후은, 훈훈, 희열, 흰둥이, 히지, 힐링몬, 힛챠, 힝구
알파벳 ) boice1004, dprth8391, hellosehun, lobo12, Qu핃
굵고 빨갛게 표시된 암호닉은 중복암호닉 입니다.
원래 중복암호닉이 있으면 제가 답글로 말씀드리는데, 완벽하지 못한 자까의 실수(...)로 중복암호닉이 기어코 생겨버렸어요.
중복암호닉 분들 중에서 바꾸고 싶다! 하시는 분은 댓글로 '저 ~인데, [~] 로 바꾸고 싶어요.' 라고 살짝 얘기해주시면!!!! 바꿔드릴게요! (...♡)
이상으로, 이번 화부터는 암호닉을 받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