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오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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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반존대를 써요/채셔
나는 무턱대고 내 아랫입술을 물어오는 망개의 입술에 행동을 멈췄다. 아니, 어떤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내 뒷머리를 꼭 잡고 입술을 요리조리 물며 키스를 해오는 망개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망개의 타액에서 아까 계속 먹고 있던 팝콘 때문인지 단맛이 났다. 이내 망개는 눈을 크게 뜨고 모든 행동과 사고를 정지한 내게서 서서히 입술을 뗐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망개의 입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입술을 꼭 깨물고 부끄러운 표정을 하고 있던 망개는 곧 나를 향해 예쁘게 웃었다.
"미안해요, 놀랐지."
"……어, 어…."
"……어, 어…."
아고, 우리 술떡 침 떨어지겠다.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내 입술을, 망개는 엄지손가락으로 쓰윽 훔쳤다. 헤실헤실 웃는 망개의 볼에 볼우물이 깊게 파인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키스한 거지. 망개를 빤히 쳐다보는데 역시나 귀가 빨개져 있다. 치이, 내 입술 먼저 먹은 건 술떡이었는데 말이지. 이렇게 놀라니까 막 내가 덮친 것 같구, 막 그렇잖아요. 어유, 부끄러워. 곧 중얼거리며 터져나오는 망개의 말들에 웃음이 섞여있다. 나는 조용히 손을 들어 내 입술을 만져보았다. 아직 촉촉한 느낌이 스며있는 입술. 새어나오는 웃음을 굳이 참지 않고 흘려보낸다. 예쁘게 웃어보이는 나를 보며, 망개도 따라 이를 드러내며 웃어주었다.
"갑작스러운 거 알아요."
"……."
"근데 나, 술떡이 나한테 뽀뽀하고 나서 한숨도 못잤어요."
"……."
"아니, 사실 술떡 만나고나서부터 술떡 생각 안 한 적이 없어요."
"………헤헤."
"술떡 처음 만났을 때에는 계속 술떡 생각이 나서 바보처럼 웃게 되구. 그리고 술떡이랑 같은 회사 다니는 거 알았을 때도. 계속 웃게 돼요."
이렇게 챙겨주고 싶은 사람은 처음이에요. 아니, 솔직히 오지랖쟁이라고 애들이 막 그러긴 하는데. 너무 드라마 같나? 아니, 술떡한테는 매일 오지랖 부리고 싶어요. 자꾸, 그러니까 자꾸 웃게 돼요. 꼬시는 게 아니고, 정말. 아니, 꼬시는 건데. 그러니까…. 망개의 입에서 말들이 빠르게 쏟아져 나온다. 망개는 제가 하는 말이 뭔지 알고 말하는 걸까? 이젠 망개의 귀가 아니라 얼굴 전부가 빨개진 것 같다. 목도, 자꾸만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손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가락들도.
"난 원래 이렇게 들이대는 타입이 아닌데."
"……헤헤."
"정국이도 자꾸 술떡 소개해달라고 하구."
"………."
"또! 윤기 형도 술떡 귀엽다, 착하다 막 그러구."
"엥."
달콤한 표정으로 망개의 고백을 듣고 있던 나는 대뜸 인상을 찌푸렸다. 민윤기가 나한테? 눈을 동그랗게 뜨자 망개가 '헤엑.'하고 제 손으로 입을 막았다. '비밀이라고 했는데.'라고 말하기에 그게 또 귀여워서 푸흐, 하고 웃자 망개가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그렇게 민윤기가 남들한테 말해주니까 조금 감동이기도 하고.
"윤기 형 생각하지 마요오."
"응?"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데."
응, 알았어요. 하고 순순히 망개를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자 또 부끄러워 하기 시작한다. 몸을 베베 꼬기도 하고, 손가락을 의미 없이 움직이기도 하고. 아, 아니, 그래서어. 말 꼬리를 엿가락처럼 죽죽 늘이던 망개는 대뜸 주먹을 꽉 쥐고 나를 바라보았다.
"다른 남자가 술떡 생각하는 건 싫어요."
"……."
"질투 나."
내가 제일 먼저 찜꽁했단 말이에요. 정국이보다도, 또 다른 회사 사람들보다도. 입술을 꾹 깨물던 망개는 주먹을 살짝 떨며 내게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공식적으로 찜꽁할래요. 내가 망개를 바라보자 망개는 침을 꼴깍 삼키고 똑바로 내 눈을 바라본다. 그 예쁘게 발광하는 눈동자에 오롯이 내가 담겨있다. 비어있던 머릿속으로 하나의 걱정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물론 망개가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우린 너무 서로를 모르니까. 골똘히 생각하는 눈을 본 망개는 내 볼을 손가락으로 찔러왔다.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망개는 속삭였다. 조금 이르지만 난 괜찮은데. 이내 망개는 아까와 같이 예쁘게 눈을 접어 웃어오며 말했다.
"그만큼 더 알아가요, 우리."
"……."
"그러니까."
나랑, 연애할래요?
망개는 주먹을 쥐고 있던 두 손으로 내 볼을 꼭 감쌌다. 따뜻한 감촉이 볼 아래까지 전해져온다. 그리고 잔뜩 긴장한듯 덜덜 떨리는 두 손의 진동도.
(번외)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거야, 누구의 인생이든
지민은 영화에 집중하는 술떡을 바라보았다. 어쩜 이렇게 예쁘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런 경험은 꽤나 오랜만이었다. 아니, 사실 10년여만에 처음 찾아온 감정이었다. 그 대상이 얼마 만나지도 않은, 아주 의외의 인물이어서 그렇지. 술떡이 입술을 물었을 땐 정말 심장이 빠져나가는 줄만 알았다. 지민은 제 심장을 만져보았다. 요즘 너무 빨리 뛰는 날들이 많아서 고장나지는 않을까 새삼 걱정이 된다. 이 여자는 도대체 씹덕이 아닌 부분이 어디일까.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거야, 누구의 인생이든.'
도통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 작은 손을 잡고 싶어서, 그 작은 머리통을 제 어깨에 기대게끔 하고 싶어서, 이 어둑한 분위기에 키스라도 해버릴 것 같아서. 지민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본능들을 간신히 참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영화에 집중하는 듯한 눈동자가 지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여자는 내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새삼 불안해지게 만드는 저 눈동자가. 침을 꼴깍 삼키고 지민 역시 영화에 집중하려는데 어느 대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술떡이 지민의 인생에 들어온 것처럼. 아주 사소하게 생각했던 오지랖의 한 종류가 지민의 감정을 이렇게나 간지럽힐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며칠 전 태형이 말했던 것처럼, 그건 운명이었다고 지민도 생각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라고 타이핑된 자막을 보면서 지민은 생각했다. 이 여자에게 고백해야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길 수 없었다, 이 여자를. 그러니까, 시간이 아까워졌다. 이 여자를 차지할 수 있는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는 빼앗기기 싫었다. 괜히 발동하는 남자의 자존심 같은 게 지민을 자꾸 툭툭 쳐대서, 지민은 길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결심한다.
"내가 중요한 걸 말을 안 했는데."
"으응……?"
"어제 있잖아요. 나한테 소원 8개 들어주기로 했는데."
"8개요? 언제……?"
"술 게임."
"아아…."
"나 두 개 쓸래요."
"네? 지금요?"
"응."
"뭐, 뭔데요?"
이 여자를 가지고 싶다고. 차지해야겠다고. 너무 순식간에 감정이 형성되었건, 조심스럽건, 빠르건 이제 신경 쓰지 않겠다고. 그저 지민의 눈에 보이는 것은 이 여자에 관한 감정들 뿐이었다. 그리고 온통 켜져있는 초록 불들.
"일단 하나는 나한테 요리해주기, 배고프니까!"
"……."
"두 번째는, 나도 술떡 먹어볼래요."
초록 불에 건너지 않으면, 그대로 빨간 불에 기다려야 할 텐데. 보기보다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니 지금 건너보기로 한다. 지민은 술떡의 입술에 직진했다. 교통사고가 나도 좋아, 지금은. 지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술떡의 아랫입술을 강하게, 빨아들인다. 달콤한 술떡의 타액이 제 입으로 넘어오는 것을 부드럽게 삼키며 지민은 웃는다. 인생은 원래 직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