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127- Paradise
발 밑에 찰랑거리는 물결이 푸르른 빛을 띄며 부드럽게 요동쳤다. 두 발이 놓인 절벽 아래로 철썩거리는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파도가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넋을 잃고선 그저 아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제 너를 보러가야지. 눈을 질끈 감고선, 그대로 아래로 뛰어들었다. 몸이 공중에 잠시 떠있는 느낌이 든 후, 이내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그 느낌은 언제 마주해도 낯설기만 하다. 이윽고 마주한 네 세상은, 그저 아름답기만 해. 바다 본연의 색이 아닌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그 세상이, 마치 너의 웃음과도 같아 부드럽게 물살을 가르며 이리 저리 너를 찾아 헤메인다. 숨이 쉬어지지 않아도 상관없어. 너는 날 찾으러 올테니까. 손 끝에 스치는 물고기들의 이질적인 느낌에 까르르, 웃으려다 이내 공중으로 흩어지는 물방울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네가 속한 이 세상은, 너무 아름다워. 점점 숨이 아득해져 오는게 느껴진다. 불투명해지는 시야와, 힘이 점점 빠져오는 팔과 다리. 그치만 이마저도 난 더이상 두렵지 않아. 멀리서 네가 내게 오고 있을 테니까. 입가에 띄운 미소를 더 진하게 내보이며 물에 내 몸을 맡겼다. 몸을 감싸오는 그 시원하고도 부드러운 느낌이 마치 누군가 날 안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느끼고 싶어. 가만히 손을 휘저어 물살을 마구 흐트려놓았다. 그리고 눈이 감기기 직전에, 보이는 너. 날 마주하며 점점 가까워져 오는 너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황홀경에 빠져 네게로 발버둥쳤다. 이윽고 내게 가까이 다가온 네가 품에 날 가득 안았다. 아까의 느낌과는 다르게 이번엔 온전한 온기로 네가 날 감싼다. 그 따스한 느낌에 가만히 너의 너른 가슴팍에 안겨 눈을 감았다. 숨이 가빠 아득해지는 정신을 너의 입맞춤이 깨워낸다. 부드러운 감각에 가만히 눈을 떠 너를 내 시야 안에 가득히 담아낸다. 너무 경이로운 너의 모습. 부드러이 흐트러진 머릿결과, 심연의 바다 안에서 그 무엇보다 밝게 빛나는 두 눈동자. 그리고 그 아래로 뻗은 푸른 청록빛 너의 꼬리. 찬란히 빛나는 너의 꼬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면, 넌 날 더 꽉 끌어안고선 노래하듯 속삭인다. 어서와, 내 사랑.
파도가 몰아치듯 갑자기 내게 밀려와 내 모든 걸 앗아간 대신 그 자리를 온전히 꽉 채운 너.
그런 너를, 사랑해.
여름에 한번쯤 써보고 싶었던 인어왕자 권순영.... 엊그제 날려먹은 글 쓰기 전에 몸풀기로 올리고 도망가기...,, 총총꽃봉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