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에이스 구준회X부상으로 복귀 불가능해진 김한빈 * 준회가 처음 보았던 한빈은 굉장히 멋있는 사람이였다. 그라운드 위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작은 공 하나를 치고, 잡고 던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던.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가장 빛나던 사람이였다. 그렇기에 그 길을 준회 역시 걸어보고 싶었다. 사람들의 시선과 환호속에 다리의 감각이 아둔해질 정도로 달리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한빈과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건 어느 무덥던 열 여섯살 소년의 여름이였다. 그 작은 계기로 꿈이 야구선수로 바뀐 준회는 남다른 운동신경과 민첩함으로 고등학교에 올라서자마자 단연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잦은 연습탓에 수업을 자주 빠지는 것은 좋았지만 지나갈때마다 수근거리는 목소리는 꽤나 귀찮은 일이라 생각해 복도나 급식실을 지나갈때는 항상 인상을 팍 쓰고 걷던 준회였다. 한빈과 함께 그라운드에 서고 싶어 진학했던 학교에서 입학한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요 근래 들어 준회를 짜증나게했다. 입맛도 없고 연습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급식 먹는것을 포기하고 처음으로 학교 뒤에 배치되어있는 한산한 연습장 안으로 들어서자 그 안에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몇번이고 허공을 향해 공을 던지는 낯익은 인영이 눈에 띠었다. 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준회가 마른침을 삼키고 기척을 줄여 벤치로 가 가만히 공을 던지는 모양새를 바라보고만 있자니 한빈이 맞았다. 하지만 옛날의 한빈은 아닌것만 같았다. 공을 던지는 폼새가 어쩡쩡해 처음 야구를 접하는 초보같아 보였다. 아! 의아함에 잠겨 작은 돌맹이들이 조금씩 박혀있는 모래 바닥만 보고있던 준회가 단말마의 고통섞인 신음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올려 한빈을 바라보자 한빈이 글러브를 바닥에 내팽겨치고는 반대쪽 어깨를 손으로 감싸쥔 채 자리에 주저앉았다. 뽀얗게 일어나는 모래에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소리없이 끙끙 앓는 모습에 준회가 천천히 벤치에서 일어나 한빈에게로 다가가 쭈그려앉아 한빈과 위치를 대등하게 맞추고는 한빈의 눈을 쫓았다. 당혹스러운 표정이 한빈의 얼굴에 떠올랐다. "뭐야." "어깨 다치신거 같은데. 맞아요?" "……그냥 가." 한빈의 움츠린 어깨에 준회가 손을 얹고 지압하듯 부드럽게 어깨 근처의 근육을 마사지하며 한빈에게 물었다. 자존심이 상하는 듯 아랫 입술을 이로 짓이기던 한빈이 무리하면서까지 준회의 팔을 내치고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려 애썼다. 바닥에 닿은 팔에 힘을 가할수록 어깨가 부서져내리는 듯한 고통에 식은땀을 흘리며 앓던 한빈이 자리에서 일어나 저의 허리를 붙잡고 일으켜세워주는 준회덕에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김한빈 선배. 맞잖아요." "너 뭔데. 신경 꺼, 나한테." "나 구준횐데. 신입생중에서 제가 제일 유명할걸요. 저 몰라요?" 허리에 감싸진 손을 쳐낸 한빈이 저려오는 팔을 반대쪽 손으로 주무르며 준회에게서 정 반대쪽으로 몸을 돌려 연습장을 벗어나려다 준회의 말에 멈칫했다. 신입생 야구부원 에이스. 저에게 작년에 붙었던 칭호였다. 어깨 부상만 아니였더라면 아마 주장은 자신의 것이였을 것이고 꾸준히 들어오던 러브콜도 지금처럼 사그라들지 않았을 것이다. 속에서 올라오는 울컥함에 붉어진 눈시울을 애써 감추려 한빈이 땀내가 베인 야구복 목 언저리에 고개를 숙여 푹 파묻었다. 작년에 선배가 뛰는거보고 취미에서 여기까지 온거예요. 선배랑 같이 뛰는게 소원이었는데 선배들이랑 섞어서 경기 들어가도 후보에도 선배가 없어서 많이 당황했었어요. 야구 이제 안하는거예요? 제 심장을 파는듯한 준회의 말에 입술이 말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그저 입만 달싹거리다 혀를 내어 입술을 축인 한빈이 눈물이 떨어질까 눈에 힘을 주고는 숨을 작게 몰아쉬었다. …연습해라. 아무런 대꾸없이 연습장을 빠져나가는 한빈의 등이 너무나도 작고 볼품없어보여 준회는 한참이나 한빈이 떠난 자리를 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 글이 이상하게 써져서 지우고다시썼어요ㅠㅠ신알신간거 죄송하ㅂ니다 공부하기 싫으니까 조각만 계속쓰게되네요 나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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