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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이석민] 괴담(怪談) - EP.03 (부제: 끝의 시작) | 인스티즈


 ; 괴담(怪談)





EP. 03
( 부제 : 끝의 시작)



폭발 직전의 별은 다른 무엇보다도 위태롭지만, 그만큼 더 눈부시게 빛을 낸다.
마치 너처럼.








" 나 무서워. "

" 뭐가 무서워. "






석민은 ㅇㅇ가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처참하게 죽어있는 여자의 몸 주변으로 흐르는 핏물이 적나라하게 그들의 눈에 담겼다.
그 순간에 온 몸에 소름이 돋치면서 그렇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ㅇㅇ의 입이 다시 열리기 전까지는.






" 니가 가서 누군지 좀 봐줘. "






석민은 머뭇거리다가 ㅇㅇ가 떠미는 탓에 그 앞 까지 튀어나간다.

질끈, 눈을 감아도 코 끝을 찌르는 피비릿내는 더 지체하지 말라는 듯 석민을 재촉했다.

겨우 눈을 떠 시체 위로 번져가는 핏방울을 들여다봤을 때,
석민의 시선이 여자의 얼굴에 닿았을 때,
여자의 입이 찢어져 뼈까지 드러내더니 귀를 쨀 듯 들리는 여자의 비명이 들린다.






" 석민아, 살려줘. "

" 왜 그러는건데, 어디 아픈거야? "

" 도와줘, 제발. "






석민은 사시나무마냥 벌벌떨며 귀를 틀어막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ㅇㅇ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린다.
그 손을 쳐내고 계속 고개를 바닥으로 내리깔기를 반복하다가.
이내 싫어, 싫다고. 하고 격렬하게 고개를 내젓는다.


내저음과 동시에 튀기는 핏방울들에 힘을 주어 그 얼굴을 들어올리자 보이는 건 아까 마주한 시체와 같은 얼굴의 ㅇㅇ였다.


또 다시 들리는 비명.





-





석민은 누운 채로 눈을 번쩍 떴다. 이마에 흥건하게 흐르는 식은 땀을 닦으며 주변을 확인한다.

위태롭게 내는 숨소리를 진정시키기도 전에 그는 방문을 열어 2층으로 뛰어올라간다.
급하게 열어제낀 방문, 그 안에는 창문이 열린 채 커튼만 흩날리고 있다.

그 아이가 없다.





" ..씨발. "





석민은 머리를 헤집다가도 혹시, 하는 생각에 급히 옷을 챙겨입고는 밖으로 나선다.





-





" 어디야. 찾았어? "

- 똑같은 곳이에요.

" ㅇㅇ이는. ㅇㅇ이 괜찮아? "

- 형은 지금 그게 문제에요? 얘가 저지른 상황이나 보고 말해요.





신경질적인 목소리, 그 아이가 어떤 일을 저질러도 이쯤은 별거아니라고 웃어보이던 찬까지도.

고조되는 불안감에 석민은 핸들에 이마를 기대고 입술을 세게 깨문다.


새벽 4시.
한적한 도로에는 개미 하나없을만큼 정적이 흘렀다.
오로지 석민의 숨소리와 살려달라는 환청만이 가득할 뿐.





" ㅇㅇ이 어딨어. "





석민이 찬을 마주하자마자 던진 질문이었다.
찬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헛웃음지으며 손가락 끝으로 어딘가를 가리킨다.

그 곳에는 급한대로 덮어둔 담요를 안고 자는 그 아이가 있었다.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른 지도 모른 채 아이처럼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석민은 연신 마른세수만 반복한다.





" ..시체는. "

" 얼굴을 알아볼 수도 없어요. "






시체를 덮어두었던 흰 천이 붉게 물들만큼 그 시체의 모습은 처참했다.

얼굴 이곳저곳에 난도질되어있는 모습도,
이리저리 찢겨있는 옷과 피부의 피.
마지막으로 입이 찢어져 턱의 뼈까지 고스란히 보이는 하관까지.

석민은 힘이 풀리는 다리는 지탱하려 찬의 어깨를 붙잡는다.
찬은 석민은 힐끔보다가 시계를 확인하고서는 석민에게 말을 건넨다.





" 죽은지는.., 3시간 정도 지났어요. "

" ..그래. "





석민은 코트의 팔을 걷어붙히고 시체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파고드는 피의 느낌이 소름돋았다.
차게 식어버린 그 느낌.

이마부터 눈가를 지나 찢어져 벌어진 상처부터 크게 벌어진 입도 그 주위를 감싸는 푸른빛과 함께 맞붙는다.
시체의 배에 있던 큰 칼집까지 사라지자 석민이 손을 뗀다.

컥, 하며 검붉은 피를 뱉으며 몸을 들썩이는 시체를 찬이 받아들고 석민은 ㅇㅇ를 등에 업고 차에 태운다.





" 먼저 가볼게. "

" 네. "

" ..미안, 항상 고맙다. "

" ..네. "





찬에게 기대어있던 여자가 눈을 뜨고 석민의 차는 그대로 현장을 벗어난다.

석민의 차가 도로 끝으로 사라질 때 쯤 여자가 천천히 눈을 뜨며 찬과 눈을 마주한다.

찬이 여자의 상태를 살피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눈 앞에 흑빛 코트를 입은 남자가 보인다.





" 이 여자 살린거, 이석민. 맞지? "

" ..아. "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살리고. 지랄들 하네.

남자가 비웃음섞인 목소리로 치아까지 보이며 웃는다.
그리고서는 눈 앞의 돌을 세게 걷어찬다.

눈은 웃고 있지 않았지만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간 상태로 찬에게 말을 건넨다.





" 연애는, 꼭 쟤네처럼 하고. 어? "





찬의 어깨를 잡은 남자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알겠지? 아픈 듯 움찔거리는 찬의 어깨를 놓아주는 듯 싶더니 다시 세게 잡고서는 사라진다.

이번에는 찬의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다.
설마, 하는 마음에 확인한 어깨는 손이 닿은 그대로 붉어져있었다.





-





ㅇㅇ를 눕히고 석민은 그 옆에 앉았다.
힘 없이 침대 위로 떨어진 손을 움켜잡자 그 사이로 탁한 회색빛의 연기가 피어오른다.


얼마 남지 않았다.
위태롭다.


마치 죽기 직전의 것들처럼,
너는 네 몸속으로 악마가 오가는 만큼 더 찬란해졌다.





" 5일. "





석민은 달력을 확인한다.
26일에 흑색 마커로 크게 엑스자를 그리고는 다시 내려놓는다.

너를 빼앗기기까지 5일, 너를 구해내는데도 5일.

ㅇㅇ가 살인을 저지르는건 매번 다른 시간이었다.
언제는 아침, 또 언제는 새벽. 규칙적이지 않았으며 또한 그 날짜가 반복적이지도 않았다.

이마를 짚으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데 ㅇㅇ의 핸드폰 액정이 깜빡거리다가 꺼진다.





" 전화, 전화. 그래. "





석민은 자리에서 곧바로 일어나 서재로 향한다.
검은 바탕에 검붉은 글씨로 제목이 쓰여진 책을 뽑아 들고서는 페이지를 한참 넘긴다.

여기있다.

손가락으로 필기체로 쓰여진 영문을 읽기 시작하더니 어느 지점에서 멈춰선다.





" 인간의 모습을 한.. 악령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그들의 몸 속에 파고든다.
그 수단이 생각이 되기도 하고, 접촉이 되기도 하며 간혹은 악령의 힘이 강할 경우 간접적 수단으로도 가능하다. "





간접적 수단, 간접적인 대화.

석민은 머릿속에 단어가 떠오른다. 핸드폰.


다시 ㅇㅇ의 방으로 돌아가 그 핸드폰을 집어들어 통화목록을 확인한다.


2016년 12월 27일
최한솔. 오전 3:17


그 전의 날들을 모두 확인했을 때도 그 이름은 빼놓지 않고있었다. 최한솔.

전에 물은 적이 있다. 한솔이 누구냐고. 너는 그때 친구라고 답했다, 최근에 같이 다니는 친한 친구라고.





-





" 그게 누군데. "

" 아ㅡ. 친구에요.
최근에 데이트도 하고, 뭐 그런? "

" 데이트? "

" 응. 친구끼리의 데이트긴 하지만. "





아, 그리고 걔는 항상 검은 코트만 입어요. 안에는 검붉은 폴라니트티.








외전




남자가 웃었다.
남자의 위로 드리워져 길게 늘어뜨린 샹들리에는 여느 조명처럼 백색이 아닌 붉은 빛이었다.

남자가 제 핸드폰을 그대로 바닥에 내치자,
샹들리에의 유리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귀를 째는 파열음이 들리고,

남자는 소름끼치게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 들켰네. "
















:) 사담

여러분 제가 석민이의 괴담을 들고 다시 돌아왔어요!
저번화와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다르죠?
오늘부터는 정말 어둡고 숨겨진 이야기들을 많이 다룰거기 때문에 그 저번화는 프롤로그같은, 어쩌면 외전이라고 볼 수도 있는 편이었습니다.

항상 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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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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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분위기가 매번마다 바껴서 깜짝깜짝놀라요ㅋㅋㅋㅋㅋ! 그래서 더 재밌는거 같아요ㅎㅎ 여주랑 한솔이는 어떤 사이일까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7년 전
플오당합
감사해요❤ 기대된다는 말이 정말 벅차는 것 같아요 :)
7년 전
독자2
우아....분위기가 어마어마하군요... 한솔이랑 여주는 어떤 사이이고 여주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7년 전
플오당합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3
분위기가 오오오... 석민이 ㅂ..발립니다 진짜! 한솔이도 엉엉 ㅠㅠㅠㅠㅠ 오늘도 좋은 글 너무 감사해요♡
7년 전
플오당합
감사합니다❤ 제가 표현하려는 분위기가 잘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
7년 전
독자4
은블리, 한솔이가 악마고 여주가 한솔이한테 홀려서 한솔이를 만날때마다 살인을 저지르는것인가...? 석민이는 무엇일까...ㅠㅜㅠ 너무 궁금한데요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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