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크리스마스,
연애 대행 서비스
( ; 대행 남친 권순영 X 모태솔로 너봉 )
EP. 01
부제, 두 사람의 등장.
야, 나 왔ㄷ..,
크리스마스에도 동아리방에서 투숙하는 내 친구들을 만나러 내가 아침부터 학교까지 발걸음을 하셨는데, 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건.
" 미친다, 이거. "
" 작살난다. "
" 나는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난 것 같다. "
왜저래.
지들끼리 모여서 뭐 보는건데.
" 야, 뭐 보는데. "
" 아씨, 깜짝아. 기척 좀 하고와라. "
" 똑똑ㅡ. 들어가겠습니다. "
" 저 또ㄹ, "
" 네, 들어오세요. "
" ... "
부승관이 돌아서서 품에 안은 저건 뭘까.
대체 뭐길래 얘네가 쌍으로 내 눈치를 보는거냐고.
" 맥심 뭐 그런거냐? 니네 한참 그럴 나이지, 이해해.
그러니까 나도 좀 보자, 어? "
" 아, 안된다고ㅡ. "
" 한 번만 ! "
말 뒤에 붙은 느낌표에 힘을 실어 부승관의 어깨를 잡아돌리자 눈에 보이는건,
내가 예상하던 그 살색파티가 아니라.
" 쥬쥬 색칠놀이.., 5세.. "
" 아이씨. "
" ..뭐하냐. "
유아용 색칠놀이 책이었다.
그니까 그걸 왜 굳이 보냐고! 하며 책을 책상위에 새침하게 내려놓고 흥, 하는 표정으로 나가는 부승관은 또 뭔데.
조용히 색연필 놓고 나가는 이석민은 또 뭐고.
그 와중에 아무생각없이 들여다 본 책 표지의 ☆쥬☆쥬☆공주의 생일파티 라고 적힌 제목이 홀로그램으로 빛난다.
" 저 초딩들 진ㅉ,
아, 깜짝. 뭐야. "
널부러져있던 색연필들을 정리하는데 언제 벨소리로 해둔건지 주머니 속에서 카톡. 하고는 알림이 울린다.
나 카톡 올 사람 없는데, 이석민 또 '비밀이야 쉿 (찡긋)' 이런거 보낸건 아니겠지.
책상에 머리를 대고 누워 확인하다가 나는 그 자리에서 기립했다.
" 미친. 미쳤어. "
권순영 님이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확인 닫기
손까지 떨린다 이제.
쉽게 맘을 주면 안 돼 라는 트와이스 언니들의 말 들은 귀에도 안 들어와.
난 이미 졌어.
ㅡ 안녕하세요
ㅡ 권순영입니다.
ㅡ 남자친구 대행 신청하셨죠?
" 아, 네. 네, 했어요. "
분명 카톡인데 나는 왜 육성으로 대답하면서 허리까지 굽신대는거고,
" 뭐하냐. "
니네는 언제 다시 와서 바나나우유 하나씩 물고있는건데.
▼
" 석민아. 너는 내 삶의 은인이야. "
" 석민아ㅡ? 서억민아? "
" 응, 이석민아. "
" 근데 왜? "
더이상의 말은 필요없어.
나는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카톡창을 이석민에게 보여줬다. 이석민은 카톡창을 확인함과 동시에 오ㅡ. 하는 표정으로 나와 눈을 마주한다.
" 너 하고 나면 나한테 후기 알려줘라. "
" 왜, 너 하게? "
" 그건 둘째치고, 솔로인 애 하나 더 있잖아.
저기 오네. "
이석민이 손가락 끝으로 가리킨 곳에는
제주도에선 수박을 된장에 찍어먹는데~♪ 하며 매점에서 이까 사온 빵을 들고 뛰어오는 부승관이 보였다.
석민 : 쟤 지가 솔로인건 알고 신나냐?
나 : 미안한데, 너도야.
석민 :
▼
후하후하,
심호흡만 몇 번을 하는지 모르겠다.
세봉사거리 정류장에서 만날까요.
하는 카톡을 몇 번이나 읽어본지 모르겠는데,
내가 여기에서 얼마나 서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지금 얼굴이 얼마나 붉어졌는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다 모르겠고..,
" 김ㅇㅇ 맞는 것 같은데. "
아, 하느님. 이 사람 잘생긴것만 알겠어요.
진짜 멍때리면서 얼굴만 쳐다보는데 네가 다시 되묻는다. 맞죠? 하면서,
나는 열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맞아요. 하면서.
" 여기 계속 서있을 건 아니고.
"
" 네? "
" 데이트잖아. 뭐 할까? "
뭐 하고싶냐고 물으신다면,
그런거 없구요. 그냥 (너랑) 놀고 싶습니다.
아, 아니 이게 아니라.
" 아, 저는 어디든 좋아요. "
" 그럼 보고싶은 영화있는데, 그거 볼까? "
" 네, 감사합니다.
아니 감사한게 아니고. "
그리고, 남자친구인데 말은 놓고.
그 말에 길 한복판에서 무릎 꿇을 뻔했다.
순간 자리에 멈춰서 먼저 걸어가는 너를 한참 지켜보는데 그래도 입에 주먹넣고 울 뻔한거 있지.
저 순영님 홈마하면 되는건가요.
" 안 추워? "
" 어.., 네. "
" 감기 걸릴 것 같은데,
잠깐만. "
" 괜찮ㅇ, "
너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 하더니 내가 손을 들어보이자 한쪽 손을 제 손으로 잡아 한동안 자리에 서있었다.
사실 이 때부터 내가 설렘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너는 그러다가 주머니에서 핫팩을 꺼내 내 손 위에 올려두었다. 손 차갑다, 하면서.
결국 뭐, 또 그 자리에 멈춰서서 네 뒷모습만 가만 바라보느라 너보다 한참 늦춰졌지만,
내 발과 함께 뛰고있는 나의 Heart Beat..☆
" 아, 혹시 영화 슬픈거 못봐? "
" 잘 봐요, 안울고, 눈물이 많이 없어서. "
▼
흐어어어엉. 불쌍하잖아아ㅡ.
(눈치)(눈마주침)
흐어어어엉, 크응.
내가 휴지에 코까지 풀며 엉엉 울자 너는 그 앞에 앉아 계속 큭큭 웃었다. 안 운다며? 하는 놀리는 어조까지.
" 아, 웃지말라구요ㅡ. 왜 나만 울어. "
" 어어, 코 흥, 해. "
" 이미 다 풀었거든요 ! "
" 알겠어, 알겠어. "
너는 내 앞에 가득 쌓인 휴지를 가져다가 휴지통에 모두 버렸다. 그리고는 앉아있는 내게 손을 건넸지.
내가 애냐고. 혼자 일어날 수 ㅇ,
일어나자, 손.
네, 제가 이 나라의 아가입니다. 응애.
▼
맛집도 들리고, 오락실도 가고,
그래, 오락실 얘기를 풀어보자.
" 헐, 지방이다.
지방이 크리스마스 에디션. "
" 지방이가 뭐야? "
" 저거요, 저 하얀색. 목도리하고있는 친구. "
" 뽑아줄게. "
내가 인형뽑기 기계의 유리에 얼굴을 대고 숨만 쉬고있자 너는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서 그대로 인형뽑기의 투입구에 한장한장 넣는다.
만 원어치를,
만원? 마안원?
" 돈 많은가봐요?. "
" 어, 근데 이거 다 부모님돈이야. "
" 아ㅡ.
저도 가끔 엄마카드 쓰니까, 괜찮아요."
" 장난이고, 내 돈이야.
나는 인형뽑기할 때 이정도는 필요하더라. "
순간 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이 알바로 돈 많이 번다고 해도 인형 하나에 만원이라니,
는 무슨.
" 오와악 ! 아까워 ! "
" 아, 진짜 아깝다. "
" 진짜요. 와. "
" 내가 옆은 잘 안보여서, 옆에서 좀 봐줘. ㅇㅇ야. "
네에.
하고 옆쪽 유리에서 보는데.
아니 잠깐, ㅇㅇ야..?
...(짜릿)(감동)
" 잘 보고있지? 여기 맞아? "
" ..., 아, 아, 네. 좀 만 더 옆으로. "
" 여기? 지금 내린다. "
저거 감이 좋아, 이번에.
벌써 뽑은 후에 침대 위에 진열해놓는 상상을 하고있는데 집게가 딱 인형의 배를 움켜쥐고는 위로 올라온다.
우아아악 !
집게가 투입구에 인형을 가볍게 떨어뜨리자마자 너와 나는 무의식중에 서로 소리소리를 지르며 껴안았는데,
껴안았는데,
당황해서 공중에서 방황하던 네 팔이 나를 감싸안았다. 어어, 하면서.
그래서 내가 더 놀라서 순간적으로 떨어졌다. 내가 먼저 안아놓고.
" 아, 죄송해요. 무의식중에. "
" 뭘 이런걸 사과해, 괜찮아. "
" 그래도.., 어쨌든 감사해요 진짜. "
내가 머리를 긁적이며 지방이를 꺼냈는데 와중에 지방이 왜이리 예쁜거죠? (벅참)
그래서 오락실에 있는 내내 지방이를 품에 안고 앓앓 하는데 옆에서 갑자기 진짜 뜬금없이 물어오는게,
" 친구들이랑도 많이 안고 그래? "
" 어.., 네. 아마. "
" 남자인 친구들이랑도? "
" 네, 걔네가 남자인가요. 그냥 친구지. "
" 아.. "
하면서 지방이를 사격게임 선반 위에 올려놓은 후 누나 하는거 보고있어, 하고있는데 옆에서 네가 내 대답을 들은 후 고개만 계속 끄덕이고있다.
입술까지 삐죽내민채로.
" 왜 그래요? 왜 입술삐죽? "
" 내가? "
" 아닌가, 아니에요! "
" 그냥, 사격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중이었어.
사격 잘 못하거든. "
" 오, 그럼 내기합시다. 저녁값내기. "
▼
못한다며,
네 손에 들린 그 상품 인형 대빵만한거 뭔데.
카드 내밀고있는 나 뭔데.
" 아니, 못한다면서요! 거짓말은. "
" 너도 무서운거 잘 본다고 해놓고 울었으면서. "
" 아이, 그거랑 이거랑 다르죠! "
일부러 쿵쿵대면서 거리를 활보하는데 네가 손목의 시계를 확인한다.
벌써 7시. 애들이랑 크리스마스 송별회 하기로 했는데 8시에.
" 저기.., 8ㅅ, "
" 빙수먹으러갈까? "
" 좋아요. "
얘들아 미안. 내가 어쩔 수 없는 모태솔로인가봐.
너무 행복하잖니.
빙수에 연유를 뿌리고있는데 카톡이 요란맞게 울린다.
오늘은 카,카, 카톡 이런 수준이 아니라 ㅋ,ㅋ,카,ㅋ,카톡 수준이었다.
계속 버티면 애들한테 인디안밥으로 하루종일 맞을텐데? (위기감)
빙수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공으로 들어가는지.
여러분 저는 빙수를 모공으로 모공 !
죄송, 저를 벌하세요.
" 핸드폰 계속 울리는데. "
" 광고에요, 광고. "
" 아ㅡ, 오늘 무슨 날인가. "
" 하하, 글쎄요. 오늘 무슨 세일하나ㅡ. "
▼
생각많을 때 뭐 먹으면 안됩니다, 여러분.
생각이 많을 땐 레몬사탕만 드셔야해요. (뻔뻔)
제가 빙수를 먹는건지 연유를 먹는건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제가 연유를 퍼먹었구요.
[ 놀림거리 가 +1 되었습니다. ]
아까 처음 만났던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거의 다다를때 쯤, 눈송이가 사람들의 머리 위로 쌓이기 시작했다.
" 와, 눈와요. "
" 그러네. "
" 제가 크리스마스날 남자랑 있어보고, 새삼 감격스럽고.., "
" 모태솔로구나, 너. "
(입틀막)
네, 제가 바로 20년차 모태솔로, 마법사 준비중인 김ㅇㅇ입니다.
내가 원래 잘 울지 않는 사람인데 눈물이 다 나네.
" 어쨌든, 오늘 감사합니다. "
" 맞다. 이거. "
귀걸이?
손에 받아들고 의문의 시선을 던지자 너는 아무것도 아닌 척,
진짜 오다가 주웠는데 눈 앞에 내가 있어서 나한테 버린 척 굉장히 무심하게.
너랑 어울릴 것 같아서.
하고서는 본인이 부끄러운지 또 웃는다.
(벽부시기)
귀가 붉어졌는지 너는 손으로 제 귀를 감싸쥐며 도착한 버스 안으로 나를 밀어넣었다.
버스에 타서도 네 얼굴을 감상하고있는데 네가 갑자기 내게 인사를 건네왔다.
갑작스런 손인사에 당황해서 어버버, 허리를 숙이면서 손인사를 건넸지. 너는 또 고개까지 숙이며 웃었고.
왜 사나 모를 일.
▼
내가 포차에 도착했을 때 너희는 동아리실을 꾸미려고 했던건지 산 조명들을 저들의 몸에 감고
아주머니, 전기 연결 해주쒜요! 제가 이 포차의 트뤼임다! 하고 있었다.
놀고들있네.
" 죄송해요, 아주머님. 얘네가 아픈 애들이에요. "
" 크뤼수마수에는 축뽁을! "
" 야야, 이석미니ㅡ. 축복은 무슨 ! 솔로 밖에 업쒀. 새꺄! "
...
그리고 너희가 그 솔로잖아, 왜그래.
그들의 손에 들린 술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데 너희가 그제서야 나를 발견한건지 오어, 하고 나를 끌어당겨 앉힌다.
" ㅇㅇ야, 나느은. 네가 매일이 생일이었으면ㅡ, 한다? "
" ..야, 나 좀 감동ㅎ, "
" 매일매일.., 생일뽱 때리려고. 히히. "
" 때려라, 승관몬! 늦게 온 자에게는 벌을 ! "
?
이석민이 손가락을 공중에 들며 지시하자마자 부승관이 내 등을 북삼아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두둥, 두둥 울리는 내 등소리가 이렇게 청아하고 맑았구나. 새삼 울림통도 크고. (먼산)
내가 너희한테 맞아서 죽을려고 하나보다 갑자기 눈 앞에 내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ㄱ,
" 어, 뭐야. 김ㅇㅇ? 부승관에, 이석민? "
" 누구세요?
보시다시피 제가 지금 뒤를 돌아볼 수가 없어요. "
라며 머쓱하게 웃으면서 계속 등짝으로 북소리만 내자
그 남자는 내 앞에 앉아 테이블에 얼굴을 대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나 기억안나?
미친.
어디서 힘이 발휘된건지 내 어깨를 누르고있던 이석민의 손을 치우고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안녕하세요.
이런 누추한 얼굴일 때 하필.. "
" 아니야, 더 예뻐졌어. 오랜만이다. "
내 학창시절 기억조작남, 내 첫사랑.
외전
선배의 도움으로 그 둘을 집에 데려다 준 후,
씻고 11시가 되어서야 침대에 누웠다.
돌아눕자 보이는 지방이 인형을 보니, 또 그 사람 생각이 나버려서 애꿎은 이불만 뻥뻥찼다.
솔직히, 너무 좋잖아.
그래서 그 인형 이름도 이렇게 지었다.
찌방이라고.
왜냐면 아까보니까 햄찌 닮았더라고.
" 찌방아, 누나 옆에서 잘까? "
" 잘자, 찌방이 ! "
사담 :) |
여러분 저 요즘 좀 자주오죠? 그런 것 같아요 (세상뿌듯) 제 글 보러와주시는 많은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 |
암호닉 :D |
ㄱ [김민규 여자친구] ㄴ [냐냥] [느림의 미학] ㄷ [다라미] [당이] [독짜] ㄹ [라온하제] ㅁ [모라고] ㅂ [보나] [뿌] ㅅ [사랑둥이] [스타터스] ㅇ [에디] [우아나다] ㅋ [쿠조] [크롱크앙] ㅎ [허니하니] [호지] Y [Yib]
[8월의 겨울] [96] |
지방이 사진의 출처는?
: 네이버 쇼핑 (미다리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