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VS소아과 :: 21
By.아리아
새벽 5시, 겨울임을 알려주듯 아직 어둠이 빛을 감싼 듯한 하늘이었다. 이젠 습관이 되어버리기라도 한건지 알람이 맞추어져있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절로 떠지는 눈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잠이 많았던 저였지만 병원에 들어와 가운을 입고나선 조그마한 소리에도 잠이 깨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것이, 인턴이나 레지던트 시절엔 30분 정도 잤나 싶으면 이때다 하고 콜이 울렸으니. 푹 잔다는 건 말 그대로 그저 제 로망으로 치부되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오늘 또한 자연스레 떠진 눈에 잠시 과거 여행에 빠져있던 저를 깨워준 건 머리맡에 놓아둔 휴대폰의 반짝거리는 화면이었다.
[NS 권순영 교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자다 일어난 제 목소리가 듣기 싫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끊길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보여 결국 수신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어, 받았다-"
"안 자요? 이 시간에 왜 갑자기,"
"ㅇㅇ야."
"응?"
"보고싶어요."
나긋나긋한 어투로 들려오는 제 이름과 보고싶단 말은 새벽 감성에 촉촉히 젖어있던 제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제 우리 사이에서 보고싶단 말은 그저 '안녕' 정도로 익숙해져버린 말이었는데, 왜 그 익숙함조차 설레는 것인지. 그에게 붉어진 제 볼이 보여지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부끄러워지는 느낌에 괜시리 이불 속을 더 파고 들었다. 나른한 목소리로 들은 보고싶단 그의 말에 어쩔줄 몰라 파고든 이불을 만지작거리기만 한 채 대답을 하지 않자 대답 안 해 줄거야? 하는 그의 목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
"..나두요."
정말 가까서 들어야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조심스레 제 마음을 전하자 휴대폰 너머로 그의 웃음소리가 넘어왔다. 이어 웃음소리와 함께 시끌벅적한 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밖이에요?"
"응. 아까 친구들한테 끌려왔어요.."
"..설마 이 시간까지 술 마신건 아니죠?"
"..."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제 예상이 딱 들어 맞았나보다. 잠시 휴대폰을 귓가에서 떼어내 시간을 확인하자 오전 5시 13분이었다. 만나긴 늦어도 10시 전에 만났을거고 그럼 적어도 7시간 째 술을 마시고 있다는 건데, 시간을 계산하니 저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얼른 들어가요. 의사라는 사람이 무슨 술을 몆시간씩 마셔요."
"..나 진짜 들어가?"
"그럼 들어가야죠 뭐, 술 잔뜩 취해서 어디 길바닥에서 자게요? 권교수님 입 돌아갑니다-"
"나 김교수 집 앞인데."
"네, 네?! 무슨, 우리 집 앞이요?"
"응. 문 좀 열어줘요. 춥다."
아니 이 사람은 왜 이 새벽에 찾아오고 난리야, 싶었지만 내심 싫진 않았다. 고작 몇시간 못 봤다고 보고 싶었던 건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으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전화를 끊곤 급히 거울 앞에 서 제 상태를 확인했다. 자다 깼으니 좀 그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건 좀 심각했다. 전날 먹고 잔 과자 때문인지 퉁퉁 부은 얼굴에 살짝 떡진 정수리까지 정말 누가 봐도 자다 깬 얼굴이었다. 기름기가 살짝 있는 이마를 만지작거리다 에이씨, 모르겠다하며 입고 있던 후드티의 모자를 쓰곤 끈을 꽉 조여 리본 모양으로 묶은 뒤 현관문을 열었다. 조금 연 탓인지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고개만 내밀고 있던 몸을 조금 더 내밀어 복도를 확인하려던 순간, 바깥 쪽에서 당겼는지 문이 활짝 열리곤 제 시야는 그의 가슴팍으로 차단되어버렸다.
"ㅁ,뭐해요-"
"보고 싶어서 왔는데 김교수는 나 안 보고 싶었어요?"
"이거 놓으면 말 해줄게요. 술 냄새 나."
"그럼 안 들어도 되니까 안 놔줄래."
그는 고개를 제 어깨에 파묻곤 아이처럼 고집을 부렸다. 예전 같았으면 술 마시고 찾아와 이러는 건 딱 질색이라며 가차없이 밀어냈을 터인데 이런 그의 모습은 왜 싫지 않은 건지. 오히려 귀엽다는 생각이 더욱 많은 자리를 차지해 결국 그의 허리에 제 팔을 둘러 빈틈이 없이 꽉 껴안았다. 옅은 술냄새와 섞여 풍겨오는 그의 시원한 향이 좋았다. 한참을 제 집 현관 앞에서 껴안은 채 서 있었을까 제 귓가에서 들려오는 일정한 숨소리에 상태를 확인하려 품에서 잠시 나오려했다. 그러나 제가 떨어지자 힘없이 바닥으로 주저 앉아버릴 것만 같은 그의 잠든 모습에 결국 도로 그를 껴안아 부축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못 살아 진짜."
그를 제 침대에 조심히 눕혀 놓은 뒤 그 옆에 걸터앉아 잔뜩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기도, 불편해 보이는 듯한 정장 자켓을 힘겹게 벗겨 걸어놓기도, 무슨 꿈을 꾸는지 헤실거리는 입가를 보고 같이 미소를 띠기도 하다보니 어느새 햇살이 제 방을 가득 매꿨다. 연분홍빛의 벽지와 함께 어우러져 아늑해진 방에 그는 이불 속으로 더욱 파고 들었고 나는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를 두곤 부엌으로 향했다.
"뭐 해놓지.."
워낙 바빴던 탓에 아침은 물론 그냥 식사를 거를 때도 많았던 저이지만 오늘은 꼭 아침을 해먹고 싶었다. 어젯 밤 열심히 달린 그의 속이 걱정도 됐고. 검은 봉지에 담겨있던 콩나물과 그 외에 국물을 낼 만한 재료들을 꺼내 요리를 시작했다. 사실 딱히 요리라 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간단한 요리었지만 그래도 기분을 내서 나쁠 건 없으니 냉장고 옆에 걸려있던 분홍색 하트가 그려져있는 귀여운 앞치마를 허리에 둘렀다.
"오이가 어딨지-"
반찬거리로 쓰려고 꺼내놓은 오이를 찾아 도마 위에 올려놓곤 탕탕 썰어가던 제 손길이 잠시 멈칫했다. 뒤에서 저를 안아와 어깨에 턱을 기대는 그 덕분에 말이다. 살짝 고개를 돌려 그를 보자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로 제게 기대어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일어났어요?"
"응. 나 어제 뭐 실수 한 거 없었죠?"
"글쎄요. 속은 괜찮아요?"
제 질문에 통통한 입술을 쭉 내밀곤 고개를 절레절레 내젔는 그의 모습에 기분 좋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요리하는 내내 저를 안은 손을 놓지 않은 그에 속도가 조금 더디긴 했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완성된 음식들을 식탁에 놓자 꽤 봐줄만 한 음식들이었다. 배가 고팠던건지 속이 쓰렸던건지 숟가락을 들어 국부터 한숟갈 떠먹는 그에 괜히 긴장이 돼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곤 또 한 숟갈을 떠먹은 후 고개를 들어 저와 눈을 마주했다.
"요리도 잘 하네. 잘 먹을게요."
예쁘게 웃어보이며 제 머리를 쓰다듬는 그에 제 입꼬리 또한 함께 호선을 그렸다.
정말 맛있었던 건지 잔반 하나 없이 싹싹 비운 그 덕에 콧노래를 부르며 그릇들을 치웠다.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며 주방을 기웃거리는 그의 손을 잡아 거실로 향했다. 소파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 제 허벅지를 툭툭 치자 피식 웃으며 제 다리를 베고 눕는 그였다. 설거지는 조금 미뤄도 괜찮겠지. 부드러운 머리칼이 제 다리를 간지럽혔다.
"티비 볼래요?"
"이 시간에 볼 게 있나?"
"글쎄."
소파 구석으로 팔을 뻗어 리모컨을 가져와 전원 버튼을 꾹 눌렀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방송 중인 프로그램은 대부분 주부들을 타겟으로 한 프로그램들이었다.살림방법, 육아, 요리 등 우리가 보기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들 말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틀었는데 끄긴 뭐하고, 찾다찾다 여행이 주제인 방송 채널에서 리모컨을 내려놓곤 그의 머리칼을 쓸며 티비를 보았다.
티비에선 국내 여행지를 소개한다며 밝은 톤으로 여행 온 커플에게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커플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서로에게 하트가 가득한 시선을 보내며 인터뷰를 하다 카메라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진한 뽀뽀를 나눴고 아까부터 느껴지는 아래에서 저를 올려다보는 진득한 시선이 함께 저를 괴롭혀왔다. 괜한 부끄러움에 시선은 티비로 고정한 채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열었다.
"나 그만 보고 티비 봐요. 저기 되게 예쁜데."
"..."
"그만 보라니까..요."
대답이 없자 고개를 숙여 한 번 더 말하려던 제 목소리는 상체를 일으켜 제 뒷목을 슬며시 잡아 입을 맞추는 그에 의해 잦아들었다. 딱히 반항 없이 그의 입맞춤에 응하자 미소를 띠며 더욱 깊게 파고드는 그였다. 살짝 벌려진 입술 틈새로 온기를 가진 것이 스며들어 제 치열을 고르게 훑었다. 농염한 그의 놀림이 제겐 자극제가 되었고 제 손은 그의 목에 둘러져 있었다. 분명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제 다리에 누워있던 그는 어느새 제 위에 올라타 있는 듯한 자세로 제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한참을 서로의 입술을 탐했을까, 숨이 차 그의 어깨를 살짝 밀쳐내자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제 입술을 혀를 내어 살짝 핥곤 제 머리를 쓸어 넘겨주는 그였다. 달달한 분위기에 취해 저 또한 그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었다.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참 다정했다.
"여행 갈까."
난 그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게 즉흥적으로 계획된 여행에 그는 짐을 챙겨오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향했고 난 대학생 때 쓰던 배낭가방에 옷가지들과 세면도구를 챙겼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여행 기간이지만 여행이란 것 자체만이 주는 그런 설렘에 미소는 제 입가를 떠날 줄 몰랐다.
"옷은 이만하면 됐고, 어.."
거침없이 옷을 챙기던 제 손길은 속옷을 담아 둔 서랍 앞에서 멈칫했다. 색을 고르느라 5분, 디자인을 고르느라 5분, 10분의 고민 끝에 고른 건 검은색의 심플한 속옷 세트였다. 고이 접어 가방 안쪽에 넣어놓자 괜시리 볼이 붉어졌다. 세면도구와 다른 옷들로 속옷을 가리자 그제야 열이 식는 듯 했다. 짐을 다 챙기곤 가방의 지퍼를 잠근 순간 타이밍 좋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발신자는 다름아닌 그였고 제 얼굴엔 나른한 미소가 걸쳐졌다.
"여보세요."
"짐 다 쌌으면 내려와요. 밑에 차 대놨어요."
"차 타고 가게요? 안 힘들겠어?"
"괜찮으니까 얼른 내려와요. 보고 싶어."
"뭐 맨날 보고싶대-"
"그러게요. 확 결혼이나 해버릴까?"
"금방 갈테니까 기다리세요."
장난스러운 전화가 끊긴 휴대폰을 패딩 주머니에 넣은 뒤 가방을 메고 집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니 아까 전 바른 입술이 살짝 지워진 듯 해 립스틱을 꺼내 발랐다. 붉어진 입술에 미소를 지어보이자 나쁘진 않은 것 같아 괜시리 구름 위에서 노는 듯한 기분이 저를 감싸왔다.
오랜만에 타보는 그의 차는 역시 그의 향으로 가득했다. 조수석에 올라타자 그가 자연스레 제게 다가와 안전벨트를 매주곤 볼에 짧은 입맞춤을 남기는 것은 이젠 일상과 같았다.
"근데 우리 어디 가요?"
"가면 알아요. 피곤하면 좀 자."
"에이, 권교수님 운전하는데 나 혼자 어떻게 자요."
"괜찮은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제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에 저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여행에 대한 설렘인지, 여행을 함께 하는 사람때문에 생긴 설렘인지, 그 주체는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저 그와 함께 하는 순간이 제게 행복을 안겨 준다는 것을.
"자기야, 다 왔는데."
"으응? 벌써요?"
깜빡하고 잠이 든건지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시트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겨울임을 알려주듯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하늘은 붉은빚 노을을 그려내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던 제 시선이 내려와 건물들로 향했다.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2층짜리 분교와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의 동상, 조그마한 놀이터에서 술래잡기를 하고있는 아이들까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제겐 꽤나 신기한 풍경이었다. 쓱 학교를 둘러보자 '여긴 왜 온거지'하는 의문에 고개를 돌려 저를 바라보고 있던 그와 눈을 마주했다.
"근데 여기 어디에요? 초등학교?"
"내 모교에요."
"여기가요? 교수님 미국출신 아니었어요?"
"대학만 그 쪽으로 유학간 거고 고등학교까진 내내 이 동네에서 자랐어요."
하버드 의대 출신이라기에 당연히 미국에서 나고 자라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을 것이라 생각했던 제 예상은 곱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제보니 꽤 순박하게 생긴 게 시골소년의 모습을 담고있는 듯해 괜시리 웃음이 새어나왔다.그는 오랜 운전에 답답했는지 차에서 내렸고 저 또한 그를 따라 내려 손을 꼭 마주잡았다. 손에 땀이 찰 것 같은 느낌에도 놓지 않은 채 운동장 가장자리를 빙 돌며 땀을 뻘뻘흘리며 운동장을 휘젓고 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날이 저무는지도 모르는지 낡은 공 하나를 가지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고있자니 저 또한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한 바퀴 쯤 돌았을까, 운동장 한 가운데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오빠들이 찬 공에 맞았는지 대략 6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운동장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있었다. 다가갈까 싶어 발을 내딛으려 하는 순간 이미 여자아이를 둘러 싸고 있는 아이들에 괜찮겠지,싶어 시선을 거두었다.
"수아야, 그만 울어, 응? 오빠가 미안해-"
"엄마한테 이를거야!"
"아씨, 미안해. 응? 오빠가 잘못했어."
시선은 거두어도 신경은 그 쪽에 집중되어있었다. 서툴러도 한참 서툰 아이를 달래주는 소리에 결국 아이의 울음소리는 더욱 더 커져갔고 제 발걸음은 운동장 한 가운데로 향했다. 몰려있던 아이들은 처음보는 어른에 잔뜩 경계를 하다가도 익숙한 손길로 여자아이를 안아드는 모습을 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살짝 비켜섰다.
"수아야, 사탕 좋아해요?"
"..네에."
"뚝하면 언니가 사탕 줄게요. 언니 주머니에 사탕 엄-청 많은데. 다친 덴 없지?"
눈물을 글썽글썽 매단 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아이의 토실한 볼에 살짝 입을 맞추곤 주머니 안쪽에 있던 사탕 세 개를 꺼내주었다. 사탕을 받자마자 얼굴이 환해지더니 눈물을 뚝 그치는 아이에 공을 차던 남자아이들의 얼굴도 겨우 환해졌다. 난 조그마한 손으로 꼬물꼬물 사탕을 까 입 안에 넣은 여자아이를 조심스레 운동장 바닥으로 내려놓은 뒤 아이의 오빠로 보이는 남자아이에게 당부를 했다.
"맞은데 멍 들 수도 있으니까 집가서 찜질 잘 해주고, 혹시 멍 들면 약국가면 멍 빼는 약 있어요. 그거 사서 조금씩 발라줘요. 알겠지?"
"네, 감사합니다."
공을 옆구리에 낀 채로 허리를 숙이는 남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멀리서 저를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팔짱을 낀 채로 저를 멍하니 내려다보는 그에 괜히 머쓱해져 뒷목을 한번 쓸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직업병이라, ㅁ,뭐해요."
빤히 바라보다 저를 확 끌어안아버리는 그에 중심을 잃고 완전히 그에게 안겨버렸다. 그의 어깨 너머로 살짝 보이는 어둠과 노을의 공존이 마치 우리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이어 귓가에서 들려오는 그의 달달한 멘트와 함께 서서히 어둠이 짙게 깔렸다.
"진짜 결혼해야 될 것 같아."
"설마 그거 프러포즈 아니죠?"
"프러포즈 예고편 정도로 생각해요. 진짜 프러포즈는 더 좋은데서 해줄게."
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어둠으로 덮힌 운동장에 우리의 머리 위로 주황빛의 가로등이 켜졌고 그와 동시에 저와 그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서로에게 예쁜 미소를 지어보이다 자연스레 둘의 입술이 맞물렸고 그들의 그림자 또한 호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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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망작을 들고 온 아리아입니다....네...
여러분 제가 오늘 독서실에서 너무 공부가 하기 싫어서 제 글을 프롤부터 쭉 읽어봤거든요....? 정말 저 너무 쪽팔려서..ㅠㅠㅠㅠㅠㅠ무슨 글이 그따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글 좋게 봐주시는 독자님들은 정말 천사라는 걸 다시 한번 깨우쳤습니당....저 진짜 완결나면 신경외과 지울까봐요...너무 이상해흫허허허허헝 저 너무
글이 너무 이상해...저게 뭐시여....아무튼 독자님들 정말 사랑합니당....♥ 그럼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