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남고생.01 (부제 : 남고생과 옆집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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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걘 왜 깠는데?"
"좋아하는 사람 있다니까."
"그럼 소개를 왜 받았냐?"
"내가 안 나간다고~ 안 나간다고~ 그랬는데 니가 나가라고~ 나가라고 그래서 억지로 나간거잖아."
멍청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호석에 정국이 고개를 저었다. 열여덟, 한참 연애하고 공부하고 열심히 놀 나이. 그리고 남고생, 주변에 친구들이 여소좀을 외쳐도 자신에게는 첫사랑이자 부인이 될 사람이 있다는 보기드문 해바라기 연하남.
"우리 누나가 왜 좋냐?"
"예쁘니까."
호석의 옆에 얼굴을 삐죽내민 태형의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하는 옆집누나 얼빠 전정국. 어릴 때는 그냥 예뻐서 조금 더 크니까 누나가 진짜 너무 예뻐서 지금은 진심 존나 예뻐서 좋아하는 이 시대의 평범한 남고생이다.
정국이 다섯살 때 처음 여주를 만났다. 정국과 딱 여섯살이 차이나던 여주는 이제 막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서는 열하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꼭 손에 막대사탕을 쥐고 나타나 정국에게 껍질을 훅훅 까서 쏙 먹여줬더랜다. 그때부터 전정국의 이상형은 츄파츕X를 졸라 잘까는 예쁜 여주래나 뭐래나. 그리고 정국은 그 어린 나이에도 여주의 손을 꼭 잡고 다녔다. 여주에게는 정국과 동갑인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정국과 우리 누나라며 울고불고 싸우다가 요구르트 하나씩 까서 짠하고 화해했다. 쪼끄만 정국이 콧물을 킁 하고 들이마시고 수줍은 얼굴을 하며 손을 꼼지락거렸다.
"너네 누나랑 결혼할 거야, 그러니까 여주 누나는 너네 누나 해. 그리고 난 여주 누나 남편이야."
여주의 동생인 태형은 요구르트를 쪽쪽쪼로록 소리나게 마시고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우리 누나랑 꼭 결혼해! 정국은 그 새끼손가락에 손가락을 걸고 엄지로 꾹 찍은 도장이 열여덟을 먹은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것에 마음이 시렸다. 이 지긋지긋한 교복... 아 교복하니 정국의 첫 교복입던 날을 이야기해야지.
중학교에 입학하고 첫 교복을 입던 여름, 정국은 이제 더이상 초등학생이 아니라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 엘레베이터 앞에서 마주친 여주의 앞에서 정국은 괜히 교복을 만지작거리며 큼큼 거렸다.
"어머, 정국이네. 정국이 안녕."
"어, 어... 누나 안녕하세요."
"이거 너네 교복이야? 아미중? 와 교복 귀엽다."
정국의 나이 열넷, 여주 나이 스물. 하늘하늘한 예쁜 원피스를 입은 여주는 눈을 반짝이며 정국을 이리저리 살폈다. 정국은 얼굴을 발그레 붉히며 시선을 내리깔고 머리만 긁적였다. 입을 가리고 웃는 여주에 정국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을 하며 여주만 빤히 내려다보았다, 여주가 정국의 엉덩이를 콱 움켜쥐기 전까진.
"허, 헉 누나 이, 손... 손."
"정국이 얼굴 빨개진 것 좀 봐, 귀여워."
"누나, 어, 안 돼... 안 되는데."
떡 주무르듯 조물거리는 여주의 손길에 정국은 몸을 비틀며 입술을 꾹 물었다. 나도 이제 교복 입는 의젓한 중학생인데 누나한테 엉덩이를 조물거림을 당했어. 정국은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쌩 내달려 마주친 호석의 새 교복에 진하게 눈물자국을 남겼다. 엉엉, 누나가 내 엉덩이를, 엉덩이를 만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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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안녕."
"안녕하세요."
"우리 정국이 궁둥이 얼마나 컸나 또 만져볼까?"
"안, 안 돼요."
"왜애? 또 엉엉 울어? 애기네 애기."
정국이 가방을 꾹 움켜쥐고 얼굴을 붉혔다. 아 씨 오늘도 존나 예쁘다 우리 부인, 아니 누나. 여주가 까치발을 살짝 들어 정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귀여운 여주의 하얀 운동화를 내려다보며 정국이 입을 꾹 물고 배시시 웃었다.
"근, 근데 누나 어디 가요?"
"어?"
"어디 가는데... 그렇게 예쁘게."
"응, 친구 만나러."
"남자예요?"
정국은 저도 모르게 날카롭게 나와버린 질문에 입을 틀어막았다. 악 시바 뭐래 전정국 미쳤나봐, 남자면 어쩔거야. 정국은 입을 텁 막은 채로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 여주는 정국을 빤히 바라보다 입꼬리를 쭉 올려 배시시 웃어보였다. 정국의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오구 우리 정국이 많이 컸네, 질투도 하고."
"질투, 질투 아닌데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입을 막고 어버버거리는 정국의 뒤로 쓱 나타난 태형이 능글맞게 웃어보였다. 정국이 태형의 어깨를 팍팍 치며 입술을 꾹 물었다. 여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먼저 엘레베이터에 올라탔고 정국은 엘레베이터 거울에 머리를 꿍꿍 박으며 웅얼거렸다.
"누나, 누나는 연하 어때?"
"연하?"
으음... 태형의 질문과 고민하는 듯한 앓는 소리에 정국이 고개를 번쩍 들고 토끼같은 눈망울을 반짝거렸다. 여주는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끙끙거리다 엘레베이터에서 쌩하고 내리며 말했다.
"누나는 연하 별로, 나보다 어리면 남자로 안 느껴져."
고백도 아직 안 했는데 빛의 속도로 혼자 차여버린 정국이 제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기침을 콜록이며 엘레베이터에서 내렸다. 태형은 예상하지 못한 누나의 반응에 땀을 삐질거리며 정국의 어깨를 잡았다. 괜찮냐? 정국이 고개를 휙 돌려 태형을 째려봤다.
"씨발 마음이 너무 아퍼."
"어, 어... 그래 미안."
"누나 남자친구 있어?"
"몰라."
"누나한테 관심 좀 가져."
뭐래 병신이 내가 너도 아니고 왜 누나한테 쓸데없이 관심을 가지냐, 내 관심이 아깝다. 태형의 말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정국이 태형의 엉덩이를 뻑 소리가 나게 걷어차곤 먼저 나와있는 호석에게로 다가갔다. 엉덩이를 부여잡고 낑낑거리는 태형을 뒤로 하고.
"야, 이 시발 전정국 너... 우리 누나한테 다 일러!"
"우리 누나가 왜 너네 누나야, 우리 누나야."
"지랄하지마 우리 누나야, 우리 누나."
"나랑 결혼할 거니까 우리 누나지."
"우리 누나 연하 안 좋아한다니까?"
아 이 병신들... 호석은 말리기엔 자신의 말이 아까운 싸움을 멀찍이서 구경했다. 투닥이던 둘이 머리채를 잡고 놔라, 먼저 놔라 하기 시작하자 둘의 머리채를 꾹 잡고 그만하라며 겨우 뜯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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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하고 와? 태형이는?"
"어, 어... 친구들이랑 더 논다고..."
"근데 우리 정국이는 왜 먼저 들어왔어?"
"그, 그냥... 그냥 피곤해서요."
그래? 아, 귀여워. 여주가 배시시 웃으며 정국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정국의 얼굴이 따끈하게 달아오르고 입술을 꾹 물고 몸을 살짝 꼬았다. 여주는 그런 정국의 볼을 쪼물거렸다. 정국은 오로지 제 볼을 쪼물거리는 여주의 부드러운 손길과 술을 마셨는지 발그레 달아오른 사랑스러운 뺨을 보며 손만 꼼지락거렸다. 누나가 더 귀여워요 하고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정국은 제 얼굴을 주무르는 여주를 빤히 내려다보다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여주의 볼에 얹었다. 여주가 눈을 깜박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정국은 여주가 하는 것처럼 볼을 천천히 만지작거렸다.
"누나도, 귀여워요."
여주가 정국의 볼에서 손을 뗐다, 볼이 뜨뜻했다. 여주와 정국의 사이로 미지근한 바람이 불었다.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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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밤... (눈치)
쓰다버니까 이게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배고프다
여러분 떡국 많이들 드셨나요? 예에~!~!~!
새뱃돈도 많이 받으셨나요? 예에~!~!~~!!
저두요 ^ㅁ^
감사해용 저는 이만...^^ 뿅
이번 남고생은 제발 2편이 나오게 해주세요...
덕후 정국이 기억하쎄요? 저는 안 나요... (뻔뻔
여러분도 기억 까먹었을 때 조용히 들고와서 마무리할래요.
그거만 쓰면 현타가 와... 덕후와 아이돌의 연애라니... 울컥한다.
않이 이런 말 다 필요 없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우리 꼭 다시 만나요 안녕...
남고생 암호닉 일단 새로 신청해주셔요.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