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순영
다시한번 로맨스 열번째
현 여친 김팀장 X 현 남친 권팀장
분명 화가 난 것도,
야근을 한 것도
예민이 최고조에 다다른 것도
나인 것 같은데
...왜 네가 아픈거지,
출근과 퇴근은 꼬박꼬박 함께했는데
왠일로 나 먼저 회사를 가라더니
점심시간에 찾아간 네 자리는 비어있다
남의 입을 통해 듣는 네가 아프단 소식은
기분이 참 별로다
아프다고 연락 한 통 없는 네게 섭섭한 마음도 잠시
눈에 아른거리는 네 모습에,
끊기지 않는 신호음에
나 역시 대책없이 조퇴서를 내고 네 집을 향해 달렸다
조퇴를 하고 다급히 뛰어가는 날 보며
"아휴, 저 팔불출
저럴거면 옆에 끼고 살던가"
딱 나만 들을 정도로 말하는 최승철의 말은 못 들은 척 한 채.
네 집 앞에 서서
시끄러운 초인종만 눌러대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 것 마냥 묵묵부답이다
너는 연락도 안되는 데다가
문도 안 열어주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멍하니 서서 애꿎은 손톱만 물어 뜯었다
빨리 병원 데려가야 하는데
분명 안 가고 안에서 앓고있을게 뻔하다
답답함에 무작정 비밀번호를 눌러댔다
네 생년월일도, 네 전화번호도 그 무엇도 아니다
계속된 잘못된 번호에 경보음이 시끄럽게 울려댄다
젠장,
뭐지
뭘까
단순한 너라면 분명히,
내가 너라면...
...?
말끔한 소리와 함께 손쉽게 문이 열려버린다
조심스레 열고 들어간 집안은 너무나 어둡고 조용했다
꽁꽁 처진 커튼에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도통 알 수가 없네
분명 예상하고 온 건데
아픈 거 알고 왔는데
식은땀을 흘리며 앓는 네 모습은
역시 예상을 했어도 감당하기 힘들다
누군가를 간호해 본 일이라곤
까마득한 옛날 우리가 사귈 때 뿐인데
너무 오래되어서
그리고 아픈 네 모습은 늘 내겐 버거워서
머리속이 하얘진다
조금 아플 때 병원가란 말은 죽어도 안 듣고
대체 얼마나 더 내 속이 썩어야 말을 들어주련지
네가 아프면
너 혼자만 아픈 게 아니란 걸
왜 아직도 몰라
"...여주야, 일어나봐"
"김여ㅈ...."
애써 정신을 차리고 널 병원으로 데려가려 하는데
널 깨우기 위해 흔들자 네 손에 꽉 쥔 휴대폰이 보인다
네 휴대폰 화면을 켜자 보이는건
[나, 아ㅍ]
내게 보내다만 메세지였다
요즘 널 만나고 네 감성만 따라배웠나
자꾸 이상한거에 울컥하려한다
아무리 깨워도 정신을 못 차리는 너에
네 정신을 깨우는 것보다 병원이 급하다는 생각에
급한대로 내 패딩으로 꽁꽁 싸매
널 들쳐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무작정 택시를 잡고 생각해보니
...나 차 끌고 왔었지,
응급실에 달려가 큰소리로 의사를 찾는 내 모습에
큰 사고라도 당해서 온 줄 알았는지
의사고 간호사고 우르르 달려오다가
하나 둘 멀어진다
독감이 조금 심하게 왔다는 말에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답답하고 속상하고
링겔을 맞으며 잠든 널 보며 깨면 하지 못할 말만 중얼거렸다
회의 망쳤을 때보다 더 속상해, 알아?
잠시 나가 내일도 여주 출근 못 할 것 같다고 병가 좀 내달라고
근데 나도 좀 쉬어야겠다고 최승철에서 협박같은 부탁을 하고
돌아오자
어느새 깨어나 민망한 듯 베시시 웃어보이는 너에
짜증이 난다
분명 알고 저러는거다
예쁘게 웃으면 내가 화 못내는거.
"...순영아 걱정 많이 했지.."
"어."
"...미안해"
조심스레 안겨오는 너에 삐죽삐죽 나오는 웃음을 애써 감췄다
지금 이렇게 넘어가면 분명 나쁜 버릇을 못 고칠테니
네가 안겼지만 무덤덤한 반응에 정말 내가 화난 줄 안건지
어쩔 줄 몰라한다
"...진짜 미안해 순영아"
"...알긴 알아?"
"...으응"
애써 혀를 깨물며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다
밤도 깊고 넌 환자고
"...됐으니까 자 이제"
"..너는?"
"..옆에 있을거야"
내 말에 표정이 환해지더니
금새 다시 시무룩해진다
너는 머뭇거리더니 이내,
"....순영아,
나... 재워주면 안돼?"
"...된다 할 것 같아?"
"...아니..."
조금 더 놀리면 울 것 같은 표정에
웃음이 새어나오고 말았다
그러자 너는 또 좋다고 웃으며
"어? 웃었다"
내게 안겨온다
"앞으로 아프면 미리 병원 가 안가"
"..꼭 가"
"이러고 또 안갈거지"
"아니야 꼭 갈거야 진짜"
"아픈것도 속상한데
병원까지 안 가면 난 어떡해"
"...꼭 갈게. 진짜로 약속!"
"그래 믿을게"
또 거짓말인거 알면서 믿는다 내가
아프지마 여주야
차라리 내가 아플게
재워달라 칭얼거리는 너에
환자도 아닌 주제에 환자침대에 누워
토닥토닥 널 다독였다
"...순영아...잘자"
나이도 잔뜩 먹어놓고 귀엽고 이쁘고 다해먹네
나이를 먹을 수록 어찌된게 더 이뻐지는 것 같다
"여주야"
"...응,"
"나 너네 집 비밀번호 맞췄다"
"...으응"
"내 비밀번호도 너랑 똑같은데"
"....응"
"우린 최승철 조심해야겠다"
"..."
참 쉽더라 문제가,
내가 너라면,
네가 나라면.
960615
마찬가지로 우리집 비밀번호는 역시
네 생일
잘자 여주야
내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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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라 슬프고 현생이 덕질을 막아서 슬프고 이래저래 토닥토닥이 필요하네요 권팀장은 아니지만 저라도 대신 토닥토닥.... 추운데 꼭 감기조심하시구 밖에 나갈 땐 꽁꽁!! 제 현생은 제 덕질을 막지만 제 독자님들은 다들 계 많이 타세요ㅠ_ㅠㅠㅠㅠㅠㅠ 내일은 못 올 것 같아...서욥 요즘 부쩍 바쁘답니다ㅠ_ㅠㅠㅠㅠ 이번 주는 특히 더 바빠요ㅠ_ㅠㅠㅠㅠㅠ현생아 비켜줘ㅠ_ㅠㅠ 제가 못 타는 계 제 독자님들은 어디서든 많이많이 타시길 빌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최팀장을 조심해야 되는 이유는 최팀장은 둘의 생일을 알고있으니...! 물론 승철이는 둘의 집 비밀번호고 뭐고 관심없답니다^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