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주
다시한번 로맨스 열두번째 B
현 여친 김팀장 X 현 남친 권팀장
그런데
점심시간에 만난 권순영은,
"순영아 우리 끝나고 밥,"
"...나 오늘 야근인데."
"...아 정말?
그럼 내일은?"
"우린 이번주부터 야근시작인데."
이상하다 이상해
뭐지.
화난 게 아니라 삐진 것 같은데
얘가 나한테 삐질 일이 있나?
"...순영아 기분 안 좋아?"
"아니. 좋은데."
삐졌네,
확실히.
"순영아 내가 뭐 잘못했어?"
"...어."
"...무슨 잘못?"
"...네가 나를 제일 등한시했어."
"...뭐?"
"난 이 회사에서 제일 꼴찌였던거야
....난 부승관보다 못한 존재였어..."
알수없는 말만 혼자 중얼거린다
뭐라는거야
"...부승관?"
"....걔 우리 사귀는 거 모르는 거 맞지?"
"...아마?"
"...가만안둬"
권순영은 또 알수없는 말을 하더니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혼자 곰곰히 생각해봐도
초콜렛 때문에 저러는 거라고 밖엔
답이 안나오는데.
초콜렛은 싫어하지만 자기 빼고 주는건 섭섭했나보다
싶어서
당장 나가서 최고 맛있고 비싼 초콜렛으로 사서 가져다 줬는데
여러 종류의 초콜렛을 뒤적뒤적거리더니
"...뭐야."
"....?"
"...나 초콜렛 싫어하는거 알면서
왜이렇게 많이 샀어"
"...그러게"
넌 뭐 반지나 편지 뭐 그런 걸 기대했니?
그러게
굳이 내가 이렇게 안 사다줘도 됐을텐데
네 책상엔 정체모를 초콜렛이 산처럼 쌓여있으니
권순영 초콜렛 안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줘도 내가 줄거거든요
여친있는 사람은 안챙겨줘도 되는거 모릅니까
"부승관씨"
"...저, 저 권팀장님 안 괴롭혔어요!"
"....네?"
권순영과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때마침 만난 부승관씨를 부르자
화들짝 놀란다
죄지은 사람마냥
"권팀장님이 와서 제 초콜렛 뺏어가신거예요!"
"....?"
옆에 서있던 석민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오던 길을 되돌아간다
뭔진 모르겠지만
권순영의 삐짐의 원인에
부승관씨가 있다는건 잘 알겠네요
[순영아 나 먼저갈게 수고해]
[...응.]
삐지긴 했어도 내가 가는게 그리 아쉬운지
문자에도 아쉬움이 가득한 것 같다
평소같으면 얼굴이라도 비추고 가겠지만
오늘은 내가 바빠서
7시.
시간이 얼마없다
눈치도 없고 센스도 없는데
알수없는 매력이 있는 부승관의 말에 의하면
그니까
너무나 오랜만에 받아본 초콜렛에 감격하여
여기저기 자랑을 하고 다녔단다
초콜렛을 받았다고.
그러다 최팀장을 만나
똑같이 생긴 초콜렛들에 아, 김팀장님이 줬냐고 둘이 또 신나했단다
아니, 이석민씨까지 셋이.
그러다 지나가던 권순영이 구경을 왔고
여기까진 별 문제가 없었는데
그 못생긴 초콜렛이 문제였단다
'이 초콜렛은 뭐야?'
'아, 특이하게 생겼죠.
김팀장님이 만드셨데요.
권팀장님꺼에도 들어있을텐데
못 보셨어요?'
보실리가 있나
당연히 못 보시지
...주질 않았는데
그랬는데 점심시간에 대뜸 와서는
'이거 나 줘.'
'....네?'
이러곤 가져가 버렸단다
그 못생긴 초콜렛만.
이석민에
최승철 것까지.
BY 순영
발렌타인데이에 어여쁜 여친을 두고 야근에 이렇게 찌들어가는구나
초콜렛도 안 좋아하면서
김여주가 만든 초콜렛만은 왜 다른 맛인지 알수없다.
여주가 초콜렛도 왕창
이석민과 부승관꺼 합친 만큼 많이 주고갔는데
왜 나는 김여주 손으로 만든 그 초콜렛이
사실은 너무 못생긴 그 초콜렛이
...왜 그리 탐나는지.
그래서 괜히 퉁퉁거렸다
모두에게.
그리곤 모조리 뺏어왔다
김여주가 만든 걸 왜 너네가 먹어
내 이빨이 다 썩는 한이 있어도 내가 다 먹을거야
나도 아직 못 받아본
직접만든 초콜렛을.
하루종일
부승관, 이석민, 최승철에게서 뺏어 온
못난이 초콜렛만 내내 먹었다
아무도 못 먹게
하나도 안 남길거야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10시
오늘은 꽤 이르게 퇴근을 하게되었다
몸도 찌들고 마음도 찌들었는데
도시의 밤하늘은
오늘따라 왠일로 별이 보이는지
또 김여주의 초콜렛을
밤 하늘의 별을 안주삼아 먹는다
술도 아닌데 잘 넘어가네
...날 위해 만들어 준거면
더 맛있었을텐데.
느리게 차를 향해 걷는데
무언가 나를 향해 달려든다
넘어질 뻔 한 것을 간신히 버텨 돌아보자
"....뭐야
집 안갔어?"
"갔다왔지"
"...나 보러왔어?"
"...짠!
이거 주러왔어"
김여주가 건넨건
하트모양의 아까보다 훨씬 예쁜 초콜렛이다
분홍색도 하얀색도 알록달록한게
서툴지만
참 예쁘다
"...이거 뭐야?"
"...내가 만들었어!"
"나 단 거 안 좋아하는데."
"...어?"
"단 거는 네가 좋아하잖아"
부승관 것 따위는 비교도 안되는 예쁜 모양에 예쁜 포장이다
이걸 자랑해야 되는데
아쉽긴 하지만
하나 뜯어서
제일 크고 예쁜 초콜렛으로,
"나눠 먹으면 덜 달고,
더 맛있겠지?"
하나 문 채
네게 입을 맞춘다
역시나 너는 여전히 서툴고
초콜렛은 지독히 달지만,
살면서 먹어본 초콜렛 중에
제일 맛있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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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하다하다 초콜렛까지 빼앗긴 승관이...ㅎㅅㅎ 제가 초콜렛은 못 드리지만 여기에 사랑을 흩뿌리고 갈게요 괜찮아요 승철이도 석민이도 승관이도 솔로라 서로 초콜렛 자랑하니까여...! 오늘도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