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영 단편, 졸업
졸업을 한다고 했다.
권순영 선배가
한 살 어린 것도 억울한데
그래서 내가 입학할 때 넌 이미 임자가 있던 것도 화나는데
이렇게 네게 뱉지도 못한 고백만 가슴에 담은 채
네가 떠나는구나
참 멋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입학하자마자 단장위에 서 있던 네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넌 기억 못하겠지만
나 입학하고 얼마 안 있다가
비 오는 날 혼자 비 쫄딱 맞고 가는데
우산 하나는 쓰고 하나는 들고가다가
나 슬쩍보더니 불쌍해보였는지 그 우산 줬잖아
처음엔 나한테 관심있나, 했는데
여주언니랑 한 우산 쓰고 웃으면서 오는거 보고 알았지.
그 우산이 필요없어서 줬다는 거.
난 그때 반했는데 말이야
반하면 뭐하나 이미 임자가 있는데.
억울한 마음에 일단 미워하고 시작한 언니였는데
더럽게 착하고 더럽게 예쁘더라
원래 못되먹어서 착한사람 잘 괴롭히는데,
여친있는거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래서 선배를 뺏어볼까
김여주를 괴롭혀볼까 고민했는데
못 이기겠더라고
자기 바라볼 때만 눈빛이 달라지는거
그 언니는 모르는 것 같던데
부러워
원래 빛나고 예쁜 사람인데
선배랑 같이있으면 더 빛나서 내가 져주는거야
졸업식 마지막으로 단장 위에 서있는 너는
여전히 더럽게 멋있다
좋아했어요 선배
많이 좋아했어
말은 못했지만.
부디 행복하세요
졸업 축하해.
더보기 |
야밤에 이건 뭔글이냐 물으신다면 분명 졸업 시즌이라 졸업하는 독자분을 위한 선물인데 찌통ㅇㅣ 되어버린 저레기...... 권순영을 좋아하던 수 많은 여학생 중 한명의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달달보다 찌통이 쉬운 .....저레기 졸업을 축하드려요 전 안하지만...이번주만 졸업식을 두개나 간답니다 사실 아련물도 오랜만에 쓰고싶고 막...허허허 늦은 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