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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X경수] 어둡고 슬프고 아련한 ver.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인스티즈

[지디X경수] 어둡고 슬프고 아련한 ver.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인스티즈

 

 

 

 

 

" G, 임무 잊지 않았겠지? 저번에 너의 미션 성적은 아주 좋았어. 내가 자네에게 아주 큰 기대를 걸고 맡기는거니까 실망시키지 말게.

분명히 말해두지만, 난 목숨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결과물을 갖고오는게 급선무인거, 자네도 나랑 수년동안 일해봐서 알거야. "

 

" 네, 회장님. 잘 알겠습니다. "

 

" 물론 난 자네가 미션 수행 도중에 죽던 말던 상관조차 쓰지 않는다는거, 잊지 말아주었으면 하네. 그게 우리 조직의 규칙이니까.

만에 하나, 그럴일은 없겠지만 자네가 우리 조직을 배신할 경우 어떤 보복이 가해질 지 그 때 가봐야 알거야. "

 

" 네, 걱정마십시오. 그럴 일 없는 거 회장님이 더 잘 알고계시지 않습니까. "

 

" 그래, 수고해. "

 

00그룹 회장과 관계된 주변인물들, 가족을 파멸시켜라.

그에겐 아주 간단한 임무였다. 그냥 말 그대로 파멸, 모조리 없애버리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가 8년동안 해온 일은 누구를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처참히 죽이는 것이다.

남의 목숨 따위 그에게 소중히 여겨질리가 없다. 내 임무가 우선이자, 의무니까. 동정심, 연민같은 애처로운 감정따위 잊은지도 오래다.

 

00그룹은 보안이 매우 철저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오랜만에 내가 일반인 복장 차림으로 일해도 보고, 참. 지용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잘 다려진 수트를 입고 00그룹에 면접을 보러 간다.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들켜서도, 조금이라도 수상한 점이 들춰져서도 안된다.

그는 임무 수행에 있어서 고수인만큼 자신의 목표물인 곳에 취직해서 정보를 입수한 뒤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후에 처리하는 것은, 죽이기만 하니까 문제 없고.

 

 

" 그래, 자네는 왜 우리 회사에 입사하려고 하는가? 따로 계기가 있는 것인가? "

" 오래전부터 이 회사에 입사하고자 많은 공부를 해왔었습니다.

유학을 하러 가던 도중 우연히 이 회사에 제가 관심있는 전기공학분야가 활성화되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유학을 가서도 이 회사를 목표로 꾸준히 전문적으로 연구했구요. "

" 오호, 그 정도로 우리 회사에 관심있었군. 자네 의견 잘 들었네. 나가보게 "

 

 

바보같은 것들. 지용은 쉽게 속아넘어간 면접관들을 뒤로 한재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한주먹거리도 안되겠어, 이번 임무는 아주 쉽게 끝내겠는걸. 그는 이 한마디를 남긴 채 비열한 웃음을 날리고는 꽉 맨 넥타이를 거칠게 풀고는 자신의 오피스텔로 돌아갔다.

 

 

" 비서요? "

" 그래, 경수야. 이 아빠가 널 위해 아주 믿음직스런 비서를 상대로 면접을 했단다. 아주 듬직하더라구. 아마 너랑 죽이 잘 맞을거야.

이제 너도 차차 배워야 할 때가 됬단다. 물론 우리 아들을 못 믿어서가 아니야. 너에게 도움이 조금이나마 되고자 내가 비서직을 마련한거란다. "

" 아버지, 이렇게까지 안해주셔도 되는데. 벌써부터 부담이 가네요. "

" 난 너가 잘해내리라 믿는다. 넌 내 아들이니까, 허허. "

 

00그룹 회장이자, 경수 아버지인 그는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 경수를 끔찍이도 아꼈다.

아들이 하나밖에 없는만큼 경수에게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더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었고, 경수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게 아버지의 마음인 것이었다.

뭐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란 경수는 티없이 맑고 깨끗하고 성품도 착해서 회사원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그래, 경수 부장님 정도면 회장님 직을 물려받아도 아주 마땅하지. 대부분 이런 호평을 하는 것이 다수였으니까.

 

 

똑똑-

 

" 네, 들어오세요. "

" 안녕하세요, 이번에 처음 비서직에 입사하게 된 권지용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 아, 그 비서님? 들어오세요! 제가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오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차라도 한잔 하실래요? "

역시 공손하고 예의가 바른 경수는 자신보다 계급이 높던 낮던 친절히 대하는 건 당연했다.

 

" 아,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

" 하하, 무슨 실례에요! 우리 앞으로 오랫동안 같이 일하게 될 사이인데요 뭘! "

너무 해맑고 상냥해서 상대방이 더 당황해할 정도였다. 그게 경수의 매력이자, 천성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뭐 이렇게 바보같이 실실거리는 회장 아들이 다 있어. 너무 시시하게 끝나겠는걸?

지용은 속으로 00그룹 임무에 대해 부담이 갔던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고 경수를 맘껏 비웃었다.

너무 착하게 살아서도 안된다고, 도기수 회장 아들 도경수씨. 한방에 훅가거든

 

" 아 참! 전기공학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아버지께 들었어요.

 저도 그쪽 분야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 수 가르쳐주세요 지용 비서님! 제가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 하하. "

 

경수는 지용와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있는 채, 그에게 눈웃음을 날리면서 빈 에이포용지와 펜을 들고와 필기할 준비를 했다.

" 아, 제가 어떻게 감히.."

" 에이, 이제 지용씨와 저는 친구와 다름없는 사이에요! 같은 동료라구요. 편안하게 생각해요~ 음, 제가 궁금했던 건요. 어딨더라.. "

뭐야 이 사람. 냉랭하고 차갑기만 했던 지용은 너무나도 친절하고 상냥한 경수의 모습에 당황함을 금치 못한 것은 당연할 뿐더러,

 뭔가 말을 건넬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경수인지라, 더더욱 귀찮았다.

 

" 아, 이건 제 13원리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

" 아, 제가 그 부분이 진짜 헷갈렸어요! 진짜 고마워요, 지용 스승님! "

경수는 다시 한번 함박 웃음을 짓고는, 지용에게 팔짱을 끼며 살갑게 한발짝 다가가며 말했다. 

" 제가 오늘은 밥 사겠습니다, 스승님! "

" 아, 아니요. 전 괜찮습... "

" 거절은 받지 않겠습니다! "

경수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머금은 채 지용의 팔을 이끌고, 그가 자주 가는 파스타 집에 갔다.

 

" 아, 근데 지용씨는 잘 안웃는 것 같아~ 한번 웃어봐요, 응? "

" 아니요. 전 원래 잘 웃지 못해서. "

" 원래 잘 웃지 못하는게 어딨어요! 풉, 그게 이유라고 참~ 그럼 제가 지용씨 웃기게 해볼까요? "

" 네? "

뭐야, 진짜 피곤하고 귀찮게 만드는 사람이네. 하루빨리 임무를 수행해야겠어.

 

경수는 숨을 한번 골라 쉬고는, 귀엽게 표정을 지어보이며 엊그저께 유튜브에서 본 영상을 떠올려 애교를 부렸다.

" 일더하기 일은 귀요미! 이더하기 이는 귀요미! 삼더하기 삼은 귀요미! 사더하기 사는 귀요미! 오더하기 오는 귀요미!

육더하기 육도! 쪽쪽쪽쪽, 귀요미 ~ "

 

풉-

지용은 입안에 약간 있던 물을 내뿜었다. 순간, 경수의 어설픈 손짓과 표정이 너무 웃겼기 때문이다.

" 어, 웃었다! 웃었어 방금! 와, 제가 지용씨 웃기게 했어요! 제가 다 기뻐요, 헤헤. "

지용이 기쁜 것보다 더 행복해하며 기분 좋게 웃어보이는 경수를 보며, 지용은 이상하게 예전에는 없었던 오묘한 감정선이 들춰지는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아니,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다. 하루빨리 이 모든 주변인물들을 파멸시켜야만 한다. 자신이 변하기 전에.

 

"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서류 정리할게 많아서요. "

" 어, 아직 파스타 안나왔는데.. "

" 죄송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내일은 무슨.

 

자정이 되었다. 자정은 G가 항상 임무를 수행하는 시간이다.

항상 이 애매한 시간이 좋았다. 오늘도 아닌 내일도 아닌, 바뀌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

검은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총을 뒷주머니에 두개 챙겨넣고는 발빠르게 그리고 여유롭게 다가갔다.

올게 왔군, 드디어. 한방에 끝내버리자, G.

자신에게 다시한번 스스로 다짐을 하고는, 비서직을 근무하면서도 보안 시스템이 취약한 뒷문 통로를 이용해 손쉽게 안으로 침입했다.

일단 이 회사의 우두머리이자 회장인 도기수와 그의 아들 도경수는 위치 추적기를 이용한 바에 따르면, 아직 그들의 회사에 있었다.

그들이 아직도 회사에 남아있는 상황인 이상, 정보입수는 그들을 처리하고 난 후 해야될 것이다.

 

 

탕-

 

총소리가 재빠른 소리로 짧게 울리는 순간이었다.

  " 현재 9층 00그룹 회장 도기수의 사무실. 회장 도기수 처리 완료 "

" 그래, 수고했네. 다음 목표물도 잘 처리해주게나 "

" 네, 회장님. "

 

 

다다다다다다닥, 끼익-

 

8층 도경수 사무실.

G는 사무실 문을 손쉽게 열지 못했다. 갑자기 몸에서 식은 땀이 나고, 문고리를 잡으려던 손마저 약간의 수전증이 왔다.

젠장, 왜 이래 갑자기.

G는 한번도 이렇게 망설인 적이 없었던 냉철한 인간이었다.

 

탁-

그는 있는 힘껏 발로 그의 사무실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곤히 책상에 엎드려서 자고 있는 경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G의 동공은 아주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가르쳐준 전기공학 분야 서적과 필기들이 경수의 얼굴 옆에 나란히 있었고, 그 에이포용지 위에는 포스트잇이 여러개 붙어있었다.

 

' 이 원리가 금속을 연결하는데 있어서 적용이 되는지 지용 스승님에게 물어볼 것! '

잠이 들기 전 쓴 것이었는지 삐뚤삐뚤하고 곧지 않은 글씨였지만, 어떻게든 졸음을 참고 쓴 글씨라는 것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바보같기는.

G는 속으로 나지막히 중얼거리고는 피식 웃으며 쌔근쌔근 곤히 잠든 경수를 다시 내려다보았다.

이러면 안되었다. G는 경수를 내려다보며 저절로 웃음이 나온 자신에 대해 혼란스러웠다.

 난 임무를 수행하러 왔을 뿐이라고. 이러면 안돼. 미친거야, 내가 왜. 왜!!!!!!!!!!!!!!!!!!!!!!!!!!!!!!!!!!!!!!

 

으음...

그 때 잠에서 깬 경수는 약간의 소음을 알아채고는 눈을 가늘게 뜨며 부스스 일어났다.

어두운 조명에서 잘 안보이지만, 어두운 조명과 같은 색으로 보이는 검은색 물체로 보이는 것이 어렴풋 자기 눈 앞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흠칫 놀랐다.

 

" 누...누구세요? "

" .... "

" 아...아버지? "

" ........ "

" 지...지용씨? "

 

 

탕-

 

한순간이었다. 몇초도 안되는 그 순간이, 지용은 멀게 느껴졌을 것이다.

붉은 빛으로 흰 셔츠가 번져가는 경수의 모습을 보며 그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다가갔다.

한발짝, 두발짝.

 

하, 하, 하, 하, ㅎ.......... 하...... 하......... 하...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수를 내려다본 G의 눈앞은 뿌옇게 안개가 번진 것처럼, 그런 경수의 모습이 차차 흐려졌다.

 

" 날 믿지 말았어야 해, 당신은. "

" 하.....하.. "

 

G는 마스크를 벗고 경수의 얼굴 앞으로 한발짝 더 다가가 경수의 턱을 한손으로 치켜올리고는 그의 눈빛을 들여다보았다.

뭔가 저 마음 한 구석에서 치밀어오르는 것이 주체하지 못하고 토해내고 싶을 만큼 빛의 속도로 치고 올라왔다.

 

" 지..지용씨구나..하.....다시 와줄...줄..알았..어요.."

"......."

" 내..내일도..내..내..가..웃...게....해....줄...해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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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헐.....대박이다ㅠ
11년 전
와우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어두운것도한번써보고싶었어용 ^-^
11년 전
독자2
아이고ㅠㅠㅠㅠㅠㅠ경수어떡해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와우
경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불쌍해쥬게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븿징어 요번에도 또 왔뉴ㅠㅠㅠ요런 분위기 좋다.. 경수야ㅠㅠㅠㅠㅠ오늘도 잘 보고 가요 찡긋..
11년 전
와우
감사해요 매번^0^♥ 맨날 달달하다가 요런 어두운 거 써보니까 헿..저도 새롭네용 감사합니당!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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