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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다각] 눈꽃 01


벽지무늬 - 아이유








태어나서부터 난 고아였다. 부모는 날 낳자마자 버렸고 난 고아원에 맡겨졌다. 고아원 원장은 착했고 나에게 잘 대해줬다. 부모도 없이 자라서 그런지 유독 나는 고아원 원장을 잘 따랐다. 고아원 원장도 내게 잘 대해줬으며 난 초등학교 입학할때까지 원장이 나의 부모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난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 날 지옥을 맛봤다. 아이들의 이유없는 폭력에 가뜩이나 체구도 작았던 어린날의 난 무차별적으로 맞기만했다. 한참을 맞고 엉엉 울며 고아원에 가니 원장이 날 품에 안고 달래주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6년 동안 난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다.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그때가 더 나았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놀림거리가 아닌 성적으로 희롱의 대상이 되었다. 또래 아이들보다 체구도 작고 유난히 하얀 몸때문에 그런것일지도 몰랐다. 반에서 꽤나 논다는 아이들은 모여서 수근수근대며 내 이야기를 하기 바빴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도 서슴치않고 했다. 하지만 난 그런거에 연연해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일일히 놈들이 하는 일에 일일히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백색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점점 변해져가는 외형에 내가 봐도 내 모습이 징그러웠다. 연한 회색을 띄는 머리카락에 검은색이 아닌 보라색인 눈. 그러나 특이하게도 눈썹은 검정색이였다. 변해져가는것은 외형의 모습만이 아니였다. 태양아래 1분도 있지 못할정도로 몸자체가 햇빛을 거부했다. 여름에 잠시 밖에 나갔다오면 온몸이 벌겋게 달라올라 하루종일 누워있어야 될 정도였다. 그래서 내겐 썬크림이 필수품이 되었다. 내가 백색증인걸 깨달기 전부터 담임선생님이며 원장까지 알고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원장이 더 잘해준 것일지도 몰랐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을때 난 원장에게 고아원을 떠나겠다고 했다. 원장은 담담하게 네가 원하는대로 하라고 했고 난 얼마없는 짐을 싸서 고등학교 기숙사로 들어갔다. 고등학교를 입학했을때는 중학교때와는 뭔가 사뭇달랐다. 내 모습이 신기하다며 먼저 다가와준 친구도 있었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 친구도 여럿있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생활은 평탄할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학기초에 나와 친했던 친구들은 어느 순간부터 날 멀리했고 잘해주던 선생님들도 은근슬쩍 날 피하는 눈치였다. 그런 무시에 짜증이났고, 화가났다. 난 무시받고 살고싶지않아서 공부를 죽기살기로 했고 결국 전교 일등까지 하는 모범생이 되었다. 하지만 전교 일등을 했어도 주변 시선들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렇게 몇개월동안 무시아닌 무시를 당해가며 학교를 다녔다.


오늘도 아무 생각않고 공부만 하려했으나 머릿속에 들어오는게 하나도 없어서 바람이나 쐴겸 어둠이 내려앉은 학교 운동장 벤치에 앉았다. 겨울이라 그런지 날씨가 상당히 추웠다. 입고왔던 옷의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 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추워서 몸이 저절로 덜덜 떨렸다. 아 이제 곧 들어가봐야겠다, 하고 생각하는 찰나에 뒤에서 누군가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니가 그 도경수야?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깜짝놀라 고개를 천천히 돌려 뒤를 보니 키가 크고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학생이 서있었다. 아무말 못하고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있었더니 남학생이 걸어와서 나와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



“난 박찬열이야


…….



박찬열이 손을 내밀었다. 뭐야 악수하잔 뜻인가, 박찬열의 손을 잡고 위아래로 살짝흔들었다. 갑자기 박찬열이 웃는다. 왜 웃는거지



“아 너 귀엽다



큭큭 웃으며 찬열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을 쳐내긴 뭐해서 그냥 박찬열이 하는 대로 뒀다. 실실 웃던 박찬열이 나중에 보자, 하곤 반대로 돌아서 걸어갔다. 뒤돌아 걸어가는 찬열의 모습을 넋놓고 보고있다가 종이 치는 걸 듣곤 빨리 뛰어 교실로 올라갔다. 자습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반아이들은 떠들기 바빴다. 평소같았으면 이어폰을 끼고 공부를 했을텐데 자꾸 머릿속에 박찬열이 떠올라서 집중이 되지않았다. 연습장을 하나 꺼내고 박찬열, 하고 썼다. 어두워서 얼굴을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같은 학년이거나 나보다 한 학년이 높을 것이다. 그리고 키도 굉장히 컸다. 아마 같이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고개가 아파서 못할거같다. 이런 저런 박찬열에 대한 생각을 쓰기 시작했던 빈 연습장 한페이지가 순식간에 꽉 채워졌다. 그리고 끝종이 쳤다.



종이 치자마자 가방을 싸들고 교실밖으로 나가서 신발을 갈아신었다. 그리곤 학교에서 나와 종종걸음으로 은행에 딸려있는 365코너로 향했다. 가방에서 통장을 하나 꺼내어 기계에 넣었다.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라는 창이 나오고 익숙하게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했다.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알기위함이였다. ´통장정리´를 누르니 기계가 소리를 몇번 내더니 통장정리가 끝났다. 나오는 통장을 재빨리 꺼내 잔액을 확인했다. 5,550,000원, 장학금을 꾸준히 저축한덕에 모은 돈이였다. 저도 모르게 싱글벙글 웃음이 났다. 내가 이렇게 돈을 모으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룸메이트가 있기 마련이다. 룸메이트와 트러블이 없으면 이런 돈을 모을 일도 없었을것이다. 유난히 나와 내 룸메이트는 트러블이 잦았고 그래서 결심한것이 기숙사생활대신 월세를 들어 사는것이였다. 물론 돈을 모을때까지의 시간은 꽤나 걸렸다. 하지만 곧 월세방에 들어가 살게 될것이다.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고하니 벌써부터 웃음이 났다. 싱글벙글 웃으며 기숙사로 향했다.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부터 공부열심히 해야지! 라며 생각하고 기숙사 안으로 들어섰다.



.

.

.




경수는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금요일, 내일은 주말. 벌써부터 월세방을 알아볼 생각에 들떠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평소와 똑같은 수업도 월세방을 알아볼 생각에 들떠서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였다. 석식을 먹은 경수가 기숙사 건물로 들어섰다. 연회색의 머리가 형광등빛에 반사되어 하얗게 보였다. 지나가던 학생들이 경수를 알아보고 자기들끼리 수근수근거렸다. 야 쟤가 걔라며? 아 징그러워, 눈 봐 보라색이야 으.. 다 들리는 말소리에도 연신 웃던 경수의 얼굴이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급속도로 굳었다. 룸메의 짓인지 경수의 책상이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경수가 짐짓 화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핸드폰 게임에 빠져있는 룸메이트를 불렀다.



“야 지금 이거 뭐하자는거야?


“뭐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경수를 한번 본 룸메가 다시 핸드폰으로 고개를 쳐박는다. 좋게 대화로 풀려고 했던 경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룸메이트에게 성큼성큼 다가간 경수가 다짜고짜 핸드폰을 뺐었다.




“야 씨발 안내놔?


“말해


“뭘, 내놔얼른


“김종대


“씨발 좆같은게



침대에서 일어난 종대가 경수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낚아채 가져갔다. 경수를 한번 째려본 종대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니새끼 잘난척하는거 꼴보기싫어



경수가 종대와 눈을 마주쳤다. 무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다가 종대가 먼저 기숙사방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한참이나 서있던 경수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책상으로 가 제 룸메인 종대가 어지럽혀놓은 책들을 싹 정리했다. 겨우 가방에 다 쑤셔넣은 경수가 침대에 누웠다. 이젠 여기서 잘 일도 없겠지, 하며 경수가 잠에 빠졌다.








작가쒜이!

어엏.. 프롤썼는데 몇몇분이 댓글을 남기셨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

댓글 받아보는게 신기해서ㅠㅠㅠ댓글 남기신분들 애정합니다. 누가요? 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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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백구예요! 아유 경수가 스알짝 안쓰럽네요ㅠㅠ 다음편이 더 궁금해요!
11년 전
남해
댓글감사합니다ㅠㅠㅠ다음편은 B상황이 연재될거에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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